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13)
올 힘 마법사 113화
“이 빌어먹을 새끼가 감히 나를 먹 이려 들어?”
조르쉬 게리힐은 학생들은 팽개쳐 둔 채, 궁에 도착하자마자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그가 향한 곳은, 마탑에서도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겨진 회의실.
회의실에 모여 있는 인원을 보며 조르쉬 게리힐이 한숨 쉬듯 물었다.
“이게 전부입니까?”
“예? 그, 그게……
회의실 안에는 족히 20명은 넉넉 히 앉을 만한 커다란 테이블이 존재 했지만,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인 원은 고작 4명이 전부였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 신이 귀족들을 소집하면 40명은 우 습게 모여들었다.
아니, 40명이 뭔가?
회의실에 의자를 빼곡하게 채우고 도 자리가 가득 찼을 것이다.
그런데, 고작 4명이라니.
“이게 전부냐 물었습니다.”
“그, 그게…… 다들 의도적으로 만 남을 피하려는……
“제가 분명 말씀드렸을 텐데요. 루 인 아르델은 오늘을 절대 넘기지 못 할 것이라고. 그런데도 이게 전부란 말입니까?”
“저, 저도 분명 그렇게 전달했습니 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완전히 돌 린 귀족들이……
쾅
“어, 엄마야!”
조르쉬 게리힐이 테이블을 쾅! 하
고 내려치며 바드득 이를 갈았다.
“제기랄……! 그 망할 놈의 자식 때문에……
“무,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됐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일은 잘 처리되었겠지요?”
“예, 예! 오늘 밤 수도 경비는 모 두 저희 측 사람들로 구성해 두었습 니다. 그 어떤 소란에도 반응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 다.”
조르쉬 게리힐은, 금빛기사단장 벤 그라스 게겐에게 물었다.
“단장님께 부탁드린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어젯밤 암살자 5명이 아르델에 도 착했다는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자 정이 지나면, 암살자들이 저택에 잠 입하여 가주인 델린 아르델의 목을 칠 것입니다.”
조르쉬 게리힐.
그리고, 벤그라스 게겐이 준비한 창끝이 완벽하게 ‘아르델’을 향해 조준되 었다.
오늘 밤.
“그래도 부자(父 n가 같은 날에 죽으니 적적하지는 않겠군요.”
“부녀(父女)이기도 합니다. 델린
아르델에게는 딸도 하나 있으니까 요.”
“차후에 화가 될지 모르니 모두 죽 여야 할 텐데요.”
“이미 그리 명해두었습니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세상에 ‘아르델’ 의 피를 가진 놈은 단 한 놈도 남 지 않을 것입니다.”
“잘하셨습니다.”
조르쉬 게리힐이 준비한 암살자는 루인 아르델에게.
벤그라스 게겐이 준비한 암살자는 가주인 델린 아르델과 루이나.
그리고…….
“볼바르 페튼도 사라져야겠지요. 하늘에는 태양이 하나여야 할 테니 까요.”
“네. 그놈도 내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할 겁니다.”
볼바르 페튼까지.
아르델의 모든 핵심 인물들을 죽이 려는 위험한 암살 계획.
계획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위험 부담이 있다.
여기 모인 5명이 암살을 사주했다 는 사실은 어차피 드러날 테니까.
하지만 이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는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
루인 아르델만 죽는다면…….
‘게리힐’이라는 이름은 대체가 불 가능한 예전의 위상을 되찾게 되기 때문이다.
벌을 피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오늘 회의에 불참한 귀족들에게 반드시 전하십시오. 게리힐은 모두 를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위원님! 저, 저도 꼭 기억해 주셔 야 합니다!”
예전처럼, 모두가 자신에게 납작 엎드리게 될 것이다.
이전보다 자신들을 훨씬 더 두려워 할 것이다.
그러니, 이 계획은 반드시 성공해 야만 한다.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은,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뿐이 다.
만약 실패하여 루인 아르델이 살아 남게 된다면, 분노한 쌍둥이 왕자님 들이 ‘게리힐’을 가만두지 않을 것 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르쉬 게리힐은 계획이
성공할 것을 확신했다.
그의 시선이 회의실 구석에 서 있 는 마법사들에게 향했다.
“계획에 실패란 없습니다. 반드시 죽이십시오.”
“……가주님의 명을 받듭니다.”
저들이 누군가?
자킬 게리힐 같은, 아직 설익은 풋 고추가 아니다.
모두가 게리힐의 덕을 보며 자란 고위 마법사들.
그중에서도 최정예들로만 엄선된 마법사들이다.
모두 각각 6클래스를 넘기고, 궁정 과 마탑을 오가며 레디안 왕국 마법 계를 책임지고 있는 정예 중의 정 예.
이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는, 왕국의 존망이 달린 전쟁이 아니고 서야 보기 힘들 정도인데…….
오늘 모두가 모였다.
바로, 루인 아르델을 죽이기 위해 서.
그러니, 계획에 실패란 없다.
조르쉬 게리힐은 주먹이 부서질 듯 세게 쥐며 부르르 떨었다.
“그 웃는 낯짝도 오늘이 마지막이 다. 루인 아르델.”
수도 견학은, ‘견학’이라는 단어에 맞지 않게 무성의하게 이루어졌다.
견학의 모든 일정에 관여하겠다고 선포한 조르쉬 게리힐은 궁에 도착 하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져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으며.
웬 나이 지긋한 노인 마법사가 우 리를 인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실한 견학 내용에 비해, 견학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 다.
“이야……! 여기가 마탑이야!”
나는 마탑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 는 라이나크 제국의 수도 ‘레버다 인’의 마법사의 탑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마탑 방문이 이번 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입구 문에 손잡이가 없는 것이며.
무한한 길이의 복도를 마주한다든 가.
계단을 사용하지 않고 마나 게이트 를 이용하여 최상층으로 이동하는 등.
학생들이 보기에 신기한 것투성이 니까.
하지만, 나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 지 못하고 뒤에 서서 잠자코 둘러만 보고 있었다.
내 감흥을 자극하는 쪽은, 완전히 다른 쪽이었기 때문이다.
“……너도 느꼈지?”
“느끼고 말고 할 것도 없어. 아까 부터 대놓고 나를 주시하고 있으니 까.”
우리의 인솔을 맡은 노인 마법사.
그는, 커다란 눈을 더욱 큼지막하 게 뜨며 나를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던진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나를 그렇게 한참을 주시하다가 스 르르 고개를 돌릴 뿐이다.
그러기를 잠시.
어디선가 나를 향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면, 또 예의 그 노인 마법사가 나를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다.
마치, 내 일거수일투족 모두를 ‘수 집’하는 것처럼.
큰 눈에 툭 튀어나온 입술과 거무 튀튀한 수염.
그가 짓는 표정이 너무나 기괴해 다른 의미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 다.
“뭐야, 대체.”
이 끈적거리는 불쾌한 시선은, 첫 째 날 견학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해 서도 여전했다.
여관 2층에 잡은 내 숙소 밖 창가 를 내려다보면, 예의 그 노인 마법 사가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 었기 때문이다.
“밖에 누가 있어?”
“어라, 아까 그 마법사님이네? 그 런데 왜 너를 쳐다보시는 거지?”
나는 같은 방을 쓰게 된 제이슨을 향해 말했다.
“제이슨. 미안한데, 오늘만 나 혼자 서 방을 쓰면 안 될까?”
“웅? 너 혼자? 그럼 나는 어디서
자라고.”
“헹커스 방에 침대 하나 비잖아. 거기서 자 줘.”
내 말에 제이슨이 잠시 고민하더 니,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음흉 하게 웃어 보였다.
“알았다! 이 녀석……! 감히 누굴 속이려고?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 속인다고. 우후후후…… 하루 종일 훈련만 하느라 바쁜 줄 알았는데 도 대체 언제 ‘진짜 남자’가 된 거야?”
이 자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언젠가 네가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하게 될 날이 올 줄 알았지. 후후, 이 형님이 눈치껏 오늘만 자리 비켜 준다. 그러니까 마음 놓고 힘내라 고.”
도대체 뭘 힘내라는 걸까.
제이슨이 여전히 음흉한 미소를 유 지한 채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 서 있는 스트랑을 보고는 기겁하며 중얼거렸다.
“스, 스트랑? 아, 안 돼……! 루인 은 네 사촌 오빠라고……
“……갑자기 뭔 개소리야? 저리 비
켜.”
스트랑은 가볍게 제이슨을 밀어냈 고, 제이슨은 냅다 바닥에 엎어져 ‘아, 안 돼……’ 같은 말만 반복했 다.
제이슨.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안심하라고.
방 안으로 들어온 스트랑이 제이슨 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녀석, 뭘 자꾸 안 된다고 하는
거야?”
“웅 아무것도 아냐.”
“바보 같은 자식.”
“것보다, 저기 좀 봐.”
내가 창밖을 가리키자, 스트랑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아까 그놈이네?”
“ 맞아.”
“저기 서서 뭐 하고 있는 거야?”
“ 일루전.”
“……허상 마법?”
내가 창끝 쪽을 가리켰다.
그곳을 유심히 살피던 스트랑은 모 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윽. 눈 아파. 도대체 뭐가 보인다 는 거야? 나는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아주 미세한 마나가 계 속해서 느껴져. 일루전 마법으로 이 주변에 허상을 만들고 있는 거야.”
범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똑같 은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땅끝이 미묘하게 일그 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기 보이는 풍경이며 지나가는 사 람까지 죄다 가짜로 만들어진 허상 이라는 것.
거기다, 결계 마법까지 더해져 이 주변을 세상과 완전히 단절시키고 있었다.
즉, 내 예상대로 오늘 밤에 노리려 는 것이다.
《하이젠 게리힐》
《6클래스 마법사》
(???)
《아직은 열람할 수 없습니다.》
마법사의 수준은 6클래스.
한 사람이라면 해볼 만한 수준이겠 지만, 이 정도 규모의 허상 마법은 6클래스 마법사 혼자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적은 최소한 둘 이상이야.”
둘, 혹은 셋.
어쩌면 그 이상.
지금도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 는 저 하이젠이라는 불쾌한 노인 마 법사의 수준과 똑같은 ‘6클래스’들 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내 승산은 희 박해진다.
거기다 만약, 조르쉬 게리힐이 직 접 나선다면……?
위험하다.
내 시선이 스킬 목록 한 귀퉁이로 향했다.
《킹그램 소환》
《액티브 스킬》
《사용횟수 제한 0/1}
《칭호 ‘오우거 군주’의 사용 효과 로 1회에 한하여 ‘오우거 마법사’ 킹그램을 소환합니다. 지속 시간은 10분입니다. 지속 시간이 끝나면 킹
그램은 입상으로 돌아가게 됩니 다.》
킹그램 소환.
정말 마지막까지 아껴둘 생각이었 지만, 이 스킬을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어디 가는 거지?”
창밖의 노인 마법사가 나를 주시하 며 뒷걸음질 쳤다.
그 모양새가 마치.
“도망가는 건가?”
“아냐.”
“그럼?”
“나를 밖으로 불러내는 거야.”
나를 밖으로 유인하는 것.
기습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 만, 의외로 저들은 그러지 않았다.
대놓고 함정을 파고, 대범하게 불 러 낸다.
이 정도 예상쯤은 내가 했을 것이 라는 사실을 저들도 알고 있는 것이
아니, 어쩌면 알아차리라고 줄곧
신호를 보내왔는지도 모른다.
숙소처럼 좁은 공간에서 싸우면 내 가 유리하겠지만, 그렇다고 옆방에 서 조용히 자고 있는 학생들을 다치 게 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도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저들도 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려가야겠어.”
오늘 밤.
제법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