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19)
올 힘 마법사 119화
졸업 시험.
본 시험은 매년 존재했지만, 시험 의 종목은 해마다 다르게 이루어졌 다.
대련, 토벌, 계주, 함정해제, 해독 등.
여러 종목 가운데, 몇 가지를 섞어 서 선정한다.
보통 세 가지 정도를 섞어서 진행 하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학생들에게 시험 종목 을 미리 공개하지 않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마법사의 ‘종합적인’ 대 처 능력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두고 졸업 시험, 혹은 ‘챌린지’라 불렀다.
그리고, 올해의 챌린지가 결정되었 다.
“고립, 빙하, 파괴인가.”
고립.
모든 학생은 사방이 가로막힌 정육 면체 방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 고립된 방을 마법을 이용하여 탈출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
빙하.
이후 두 번째 관문은, 이어지는 위 험한 빙하 지대를 안전하게 주파하 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파괴.
어지간한 마법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을 돌벽을 파괴하면 끝나게 된다.
이 모든 챌린지는, 10명의 학생이 동시에 시작하며 15분 안에 끝내야
만 한다.
빨리 종료한 순서로 순위가 매겨지 고, 시험을 끝내지 못한 학생은 최 하점수를 받게 된다.
나는, 내 인생 ‘마지막 시험’을 바 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하네.”
나를 포함하여 대제전을 경험해 본 학생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종 목들일 것이다.
이렇게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시 험에 임하려는 나와는 다르게.
“..저걸 하라고?”
학생들 대부분은 챌린지 구조물들 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 다.
“우리 아버지도 보러 오셨는데 ……. 아버지 앞에서 우스운 꼴만 안 당하면 다행이겠는데.”
“마찬가지야. 작년에 졸업한 그 선 배 있지? 졸업 시험 때 귀족들 앞 에서 오줌 지리고 두고두고 놀림 받 은 그 선배.”
“알지. 너도 엄청 놀렸었잖아.”
“방금 떠올랐는데, 지금 내가 그 꼴이 될 것 같아.”
난이도는 매해 그렇듯, 그렇게 어 렵게 측정되지 않는다.
졸업생들의 평균 수준을 고려하여 측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시험장 한가운데에는, 이런 문구가 걸리기도 했다.
[어차피 수석은 루인]
그리고, 여기 모인 사람들 대다수 가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 았다.
저기,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틈 에 숨어, 나를 은밀하게 지켜보고 있는 두 명의 남자까지도.
“..스트랑.”
“ 응?”
“저 두 남자 말이야.”
내가 턱 끝으로 예의 그 두 남자 를 가리켰다.
“……분명 내가 아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내 말에, 스트랑이 아주 간단하게 말했다.
“응, 맞아. 네가 아는 사람들이야.”
“그래? 너는 어떻게 아는데?”
“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형상에 구애받지 않는 화신이라고. 이런 내 눈에 저런 역용술 따위가 소용 있다 고 생각해?”
“역용술이라고?”
역용술.
체인지 페이스 혹은 체인지 맨 이 라고 부르기도 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꾸는 마법을 말한다.
6클래스 마법사도 간신히 시전이 가능한 고위 마법에 속하는 마법.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하지 않기에 시전자의 수준이 낮다면 어딘가 불 안정하고 지속 시간도 매우 짧다.
또 상대가 마나를 세밀하게 느낄 수 있다면, 쉽게 간파당하고 만다.
7클래스 이상이라면 얼굴뿐만이 아 니라 체형도 변화할 수 있다고 하는 데.
누굴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역용술을 사용 하는 저 남자들은.
그때, 스치듯 하나의 이름이 머릿 속을 지나갔다.
“……염왕 테론.”
“맞아.”
“그 옆에는, 설마…… 황태자야?”
이는, 눈빛을 보고 느꼈다.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서, 복잡한 질투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답이었다.
“맞아. 너를 장난감 취급하던 그 변태 황태자. 염왕 테론이 얼굴을 바꿔줬어. 하지만, 저 께름칙한 분위 기는 속이지 못하는군.”
염왕 테론과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 나크.
저들이 왜 이곳을 찾았을까?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내고 방문했 다면, 공식적인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역용술을 이용해 정체를 숨겼고.
이는, 무척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이곳을 찾아 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생각나는 이유는 하나뿐 이다.
“……나 때문인가?”
“당연하지. 그것 말고 이유가 또 어디 있겠어? 대제전이 끝나고 반년 이 넘게 지났으니까. 네가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 궁금했겠지.”
그래.
강해 졌다.
지난 3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매일 퀘스트를 하지는 못했지만 가 능한 매일 퀘스트를 수행했다.
덕분에 내 힘은, 어느새 9,900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게 저들과 무슨 상관이
란 말인가?
“분명, 같은 제안을 하려고 할 거 야. 자기들 밑으로 들어오라고.”
똑같은 제안.
이 세상의 모든 황금을 주겠다는 제안 뒤에 숨겨진, 황태자의 비틀어 진 욕망.
나는, 저 불길한 소유욕에 대해 확 실한 답을 주리라 다짐했다.
내 시선이 오만한 얼굴의 황태자를 향했고, 객석에 앉아 있던 황태자의 시선과 허공에서 부딪혔다.
황태자는, 마치 내게 이렇게 묻는 듯했다.
‘잘 있었나?’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려 하였지만, 곧 시선을 거두어야만 했 다.
“이그니트 아카데미 510회 졸업 시험! 올해의 챌린지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졸업 시험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 ♦ ♦
《고립, 빙하, 파괴》
앞서 말한, 세 가지 챌린지를 빠르 게 통과해야 하는 타임 어택 시험.
고립된 방은, 마법사의 지적 능력 을 시험한다.
자물쇠로 문이 굳게 잠겨 있는 방 을 빠져나오는 방법은, 다양하다.
캔슬 락 마법을 사용하여, 자물쇠 를 무력화시키거나.
마나 잼을 이용하여 열쇠 구멍 모 양과 일치하는 열쇠를 제작하여 문
올 여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좋다.
방법이 무엇이든, 저 방을 빠져나 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6조에서 7명의 마법사가 거의 동 시에 방을 탈출했습니다!”
‘고립된 방’을 탈출하는데, 10명 중 평균 7명의 학생이 평균 5분의 시 간을 소모하며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빙하 지대에 들어섬 과 동시에 통과자들은 절반으로 확 떨어졌다.
“아쉽습니다! 또 한 명이 함정을 밟았어요! 빙하 지대는 함정과 더불 어 얼음 괴수들이 나타날지도 모르 죠? 가장 위험한 난코스입니다!”
빙하 지대는, 사람의 체온을 순식 간에 떨어뜨린다.
이 체온을 유지하면서, 곳곳에 숨 겨진 함정을 해제하고 언제 튀어나 을지 모르는 얼음 괴수를 소멸시켜 야 한다.
학생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크게 요구되는데, 이 부분에서 학생들의 개개인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 이다.
‘여기서는 대략 8분.’
남은 시간은 2분.
이제 마지막.
파괴 챌린지는, 마법사의 ‘전투’ 능 력을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 다.
자신이 시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 한 마법을 사용하여, 굳건한 돌벽을 부숴야만 한다.
하지만 빙하를 통과했다면, 마지막 챌린지는 비교적 무난하게 모두 통 과하고는 했다.
“제이슨 데이먼! 잔여 시간 55초!
6조에서 1위로 챌린지를 통과합니 다! 이건 기적이에요!”
“이얏호!”
……제이슨.
자신을 모셔가도록 만들겠다고 그 렇게 호언장담하더니, 제법 준비 많 이 했는걸?
이렇게 동기들의 챌린지를 지켜보 다 보니,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평균 3명 통과인가.’
10명 중 3명 통과에, 잔여 시간은
1분 미만.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훌륭한 성적 을 거둔 학생들도, 잔여 시간 2분을 넘게 남기지 못했다.
모두 15분이라는 시간을 아슬아슬 하게 소모하는 것이다.
대부분 ‘빙하’ 지대에서 시간을 많 이 소비했고.
이곳을 빠르게 돌파하는 것이 올해 챌린지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일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며 계획을 세 우고 있던 그때.
“다음은 7조 학생들입니다! 앞으로 나와주세요!”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이번 7조에는, 저희 아카데미가 자랑하는 차세대 마법사 루인 아르 델이 포함되어 있죠.”
“맞습니다. 루인을 보기 위해 귀한 분들이 많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 대가 됩니다!”
내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이 술렁 거리기 시작했다.
“루인 아르델이 어딨어?”
“저기! 저기야! 1번 방 앞에!”
쌍둥이 왕자님들을 비롯하여 수도 에서 나를 보기 위해 온 귀족들.
그리고.
“오빠!”
“도련님! 잘하십시오!”
“루인! 가서 다 부숴버려!”
내 가족과 친구들.
마지막으로, 염왕 테론과 황태자까 지.
나는, 이들에게서 쏟아지는 열띤 응원과 호기심 가득한 시선들을 덤 덤하게 받아들이며, 고립된 방 안으 로 들어섰다.
철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물쇠가 잠 기는 소리와 함께 사방이 완벽하게 가로막히기 시작했다.
“7조의 챌린지! 지금 시작합니다!”
통통!
시작과 동시에 벽을 두드려보았다.
‘학장님. 준비 많이 하셨네.’
벽은, 어지간한 충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단단했다.
쿵!
힘을 조금 더 세게 주며 벽을 후 려 쳤다.
하지만 여전히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 여, 내 ‘힘’으로 절대 벽을 부술 수 없도록 특수 제작된 것이다.
나는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방법으 로 자물쇠를 해제할지를 잠시 고민 했지만.
내 시선을 잡아끄는 쪽은 다른 방 법이었다.
대제전에서 배우지 않았던가?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
제아무리 굳건한 벽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에 허점은 숨어 있게 마련이다.
나는 자물쇠가 매달려 있는 경첩을 주목했다.
단단한 벽에 비하여, 비교적 약하 게 설계되어 있을 경첩.
나는 자물쇠를 꽉 부여잡고,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스킬《강철 파괴》
철컹! 끼이익.
철로 만든 자물쇠가 끊어짐과 동시 에 문이 열리는 소리는, 경쾌하기까 지 했다.
“13…… 13초! 1번 방의 문이 고
작 13초 만에 열렸습니다!”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졸업 챌 린지를 관람하던 모든 관객이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뭐? 13초? 저, 저게 무슨……?”
“말도 안 돼. 다른 마법사들은 5분 씩 걸렸는데?”
관객들의 표정은 놀라움과 황당함 에 물들었다.
하지만, 이런 루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의 표정은 달랐다.
“역시, 루인이군.”
“말해 뭐해. 나는 이미 예상했다 고.”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그리 놀라지도 않는다.
[어차피 수석은 루인]
아레나 흘에 걸려 있는 문구처럼, 당연한 것이다.
이런 감정은, 객석 한가운데서 역 용술을 사용해 신분을 숨기고 있는 두 명의 남자.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과 염왕 테론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자물쇠를 부쉈나 보군요.”
“정확히 말하자면, 자물쇠를 지탱 하고 있을 경첩을 부쉈을 겁니다.”
“여전하군요. 안 그렇습니까 대부 님‘?”
염왕 테론.
그는 ‘여전하다는’ 황태자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히려 물었다.
“전하의 마음도 여전하십니까?”
“제 마음이요?”
“오늘 이곳을 찾으신 마음이요. 마
지막 미련이라고 하셨던가요?”
“네. 맞습니다. 마지막 미련.”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의 시선이 루인 아르델에게 고정되었다.
첫 번째 챌린지 ‘고립’을 13초 만 에 끝내고 탈출한 루인 아르델은, 주저 없이 ‘빙하’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전하께서 품으신다면 장차 득이 될 재능이지만, 품지 못한다면 언젠 가 화를 불러올지도 모릅니다.”
염왕 테론의 말에, 황태자는 무덤 덤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언제나 그랬듯, 품지 못한다면 부 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