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25)
올 힘 마법사 125화
진흥 평원.
이곳은 사우스 마운틴의 남쪽.
그러니까, 아르델 최남단에 있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평원을 의미한 다.
하지만,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로 평원보다는 ‘협곡’에 가깝다.
본래 진흥 평원의 이름은 아르델 벨리.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가로막혀 있
고, 유일한 길목이라 할 수 있는 남 쪽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수성에 유 리한 천혜의 요새다.
한때는, 이곳도 아르델 영토의 일 부였는데.
아주 오래전 머드맨들이 이곳을 점 령한 뒤부터 땅의 주인은 인간이 아 닌 머드맨들이었다.
진홍 평원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바로 이 머드맨들로부터 시작되었 다.
“그르르륵……
머드맨.
일종의 진훍 괴물.
흙과 바다가 닿아 있는 해변에서 자주 출몰하는데, 팔다리를 모두 가 지고 있는 인간형 몬스터다.
개개인이 그렇게 무서운 전투력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머드맨 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무시무시 한 ‘번식력’에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개체 수를 중식 하는 머드맨들의 숫자는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만큼 많았고.
“……왜 평원도 아닌 곳 이름이 진 홍 평원인지는 이제야 알 것 같네.”
때문에, 멀리서 보면 그냥 진흥빛 들판이 바람에 일렁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바로, 진홍 평 원.
나와 스트랑은 마을 울타리를 벗어 나 두 시간여를 달려 진홍 평원에 도착했다.
3천여 명의 대대적인 병력이 움직 이기 전에, 미리 ‘정찰’을 와본 셈인 데.
“엄청 많네. 족히 잡아도 수만은 되어 보이는데?”
“……그러게. 나도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야.”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압도적인 광경
은, 정찰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떻게 공격할 생각이야?”
“ O ” M…•
스트랑의 물음에 나는 턱 끝을 긁 적이며 생각했다.
삼면은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 고, 3천여 명이 한 번에 진격할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은 바다다.
하지만 항구는커녕, 그럴듯한 배 한 척도 없는 아르델에서 상륙전을 펼치는 것은 무리.
미니맵을 통해, 아주 옛날에 이용 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목을 발견하
기는 했지만.
문제는 길목이 매우 협소하다는 것.
“저곳으로 정면 돌파를 강행해야 하나?”
“아냐. 절대 안 돼.”
동시에 사람 두 명 정도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저 협곡에 발을 잘 못 들이는 순간.
절벽 위에서 덮치는 머드맨들을 막 아내는 일은 지옥에 가까울 것이다.
앞으로도, 뒤로도 물러설 수 없는 병력은 꽉 가로막혀 각개격파 당할 것이 자명한 일.
“그럼, 선두에 볼바르 페튼이 선다 면? 앞장서서 다 죽이면서 전진하면 되잖아.”
“그것도 안 돼. 숫자가 너무 많아.”
볼바르 페튼 경이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무한에 가깝게 달려드는 머드맨들을 모두 제거하기란 불가능 한 일이다.
“머드맨들은 일반적인 공격으로 쉽 게 죽지 않아. 머리의 핵을 정확히 파괴해야만 하는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지.”
“음, 그렇군.”
이제껏, 머드맨 토벌에 계속해서
실패했던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대대적인 병력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루트가 없기 때문에,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다.
약한 전투력을 뒷받침하는, 질긴 생존력과 번식력을 바탕으로 아르델 을 수십 년간 공포에 떨도록 만든 주적.
확실히 까다로운 적이다.
“그럼 방법이 없는 거야?”
고개를 들어 보았다.
협곡의 삼면을 에워싸고 있는 저
기암괴석 절벽.
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
만약 사람이 저 절벽 위로 올라갈 수만 있다면.
“방법, 있을지도……. ”
어쩌면, 방법이 생길 것 같기도 하 고.
병력이 아르델에 도착한 지도 어느 새 일주일이 흘렀다.
그사이, 몬조에서 고용한 용병 200 여 명이 아르델에 집결했고.
전투가 가능한 영지민들을 훈련 시 키니 100여 명의 병력까지 추가로 증원되 었다.
수도군 3,200명을 합쳐 이로써 총 3,500여 명의 병력.
금빛 기사단 소속 기사들도 다수 합류한 상태니, 이만하면 대군이라 부르기도 충분하다.
이렇게 토벌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 지만, 정작 모두가 기다리는 ‘출정’ 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문제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어떻게 머드맨들을 소탕 할 것이냐?’ 하는 작전 계획.
덕분에, 캠프 한가운데 지어진 ‘임 시 작전소’의 화로는 밤새 꺼지지 않았다.
두 가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으니까.
바로.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정면 돌파. 싸우는 것을 주저한다면 어떻 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정면 돌파를 주장하는, 금빛기사단 단장이자 수도군 총지휘관 머로우 경.
그리고.
“사령관님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니 지만, 예상되는 피해가 너무 큽니 다.”
보다 더 신중한 작전이 필요하다 는, 내 아버지이자, 아르델의 아버지 이신 델린 영주님.
이 두 사람은 며칠째 명확한 결론 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수도군 총지휘관 머로우 경이 답답 하다는 듯 말했다.
“영주님. 본래 저희 수도군 3,200 병력이 지원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면, 용병과 영지민들을 합친 300명
으로 토벌을 시작할 계획이었지 않 습니까?”
“네, 맞습니다.”
“고작 그 인원으로도 싸우려고 했 는데, 3,500명이라는 대군으로도 싸 움을 주저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인원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 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머 드맨들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좁은 협곡을 지나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 지만 놈들은 우리가 협곡을 지나는 것을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병력이 3백이든, 3천이든, 3만이든. 다를 바 없습니다.”
“하. 이야기가 계속 빙글빙글 도는 군요. 그렇다고 다른 좋은 계획이 있으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가 협곡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놈들을 밖으로 끌어내 야만 합니다.”
“어떻게요?”
“방법은 고민 중입니다. 조금만 기 다려 주십시오.”
“영주님. 저희가 그렇게 시간이 넉 넉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아르델에 한 달이고, 석 달이고 주야장천 머 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입니 다. 보급된 식량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 마당에
“영주님은 너무 소극적인 경향이 있으십니다. 피를 흘리는 것을 두려 워하여. 어찌 승리를 쟁취할 수 있 다는 말입니까? 전쟁에서 희생은 필 수불가결한 것이지요. 어차피 본 전 투의 지휘관은 영주님이 아니라 저 입니다. 좋은 계획이 없으시다면, 제 뜻대로 하겠습니다.”
지휘관 머로우 경이 그대로 회의를 종료하려고 흐}자, 묵묵히 지켜보고 만 계시던 볼바르 경이 끼어드셨다.
“지휘관님. 저 역시 그리 좋은 계
획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 볼바르 페튼 경.”
현재, 볼바르 페튼 경은 기사들 사 이에서 가장 큰 화두에 올라있다.
기사전에 실린 왕국의 유일한 기 사.
대륙 최고의 창 기사라고도 불리는 전설적인 기사가 살아 있다니?
더군다나, 자신들과 함께 참전한다 니?
무한한 영광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은, 지휘관인 머로우 경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볼바르 경에 대한 존경심이 누구보다 강한 남자였으니까.
“혹시, 볼바르 페튼 경께서는 혹시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그는, 기대감을 잔뜩 품은 눈으로 볼바르 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볼바르 경은 고개를 저으셨 다.
“애석하지만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군 요.”
“뭐, 뭡니까? 의견을 말씀해 주십 시오.”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가는, 모: 병력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이지요.
자신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볼바르 경까지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자, 지 휘관 머로우 경은 머리를 박박 긁으 며 괴롭다는 듯 중얼거렸다.
“으아아아! 이것도 안 되고. 저것 도 안 되고. 저는 어쩌면 좋다는 말 입니까아아……
가장 쉬운 방법인 정면 돌파를 선 택하면,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
하지만 뚜렷한 묘수가 없다.
이렇게 정답 없는 지지부진한 작전 회의가 오랫동안 이어졌고.
나는, 한 발자국 뒤에서 조용히 듣 고만 있는 입장이었다.
나 또한 확실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고, 수천 명의 목숨이 걸린 위 중한 상황에서.
어지간하면, 이런 문제는 경험이 많은 어른들에게 맡겨두고 싶었으니 까.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좋은데요‘?”
방금, 머릿속으로 무언가 휙 하고 스쳐 지나갔다.
그렇기에 이 대화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내 말에, 총지휘관 머로우 경이 내 게 물었다.
“좋다니? 소공께서는 좋은 의견이 있으시오?”
정답은 이미 나왔다.
“네. 정답은 아버지께서 말씀하셨 습니다. 저희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 라, 놈들을 끌어내야 한다고.”
“그 작전이 좋은 건 나도 알고 있 소만. 중요한 건, 놈들을 어떻게 협 곡 밖으로 끌어내냐 하는 방법이 아 니겠소?”
“절벽 위에서 공격하면 됩니다.”
내 말에 지휘관 머로우 경은 상상 이 안 된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절벽? 그 협곡을 감싸고 있는 거기 말이오?”
“맞습니다.”
“거긴 사람이 못 올라가는 곳이지 않소?”
사우스 마운틴과 진홍 평원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기암괴석은.
사람의 발길이 닿는 것을 거부한 다.
발을 딛고 올라설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많이 올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마 법사 1명, 2명만 올라가면 충분하지 요. 그 위에서 마법으로 놈들을 밖 으로 끌어내면 됩니다.”
“오호라. 좋기는 한데, 올라가는 방 법이 문제구려. 혹시 마법사께서는 플라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시 오‘?”
“아니요.”
“……그럼, 결국 똑같은 이야기지 않소? 답답하군. 자꾸 이야기가 빙 글빙글 도는 것 같은데.”
플라이 Fly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고위 마법사도 없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 절벽 위로 올라가야 할 까.
하지만, 방법은 있다.
나는, 옆에 앉아서 멀뚱멀뚱 옥수 수를 뜯고 있던 제이슨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친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음? 컥, 커억! 뭐? 나?”
그러자 제이슨의 입에서는 씹고 있 던 옥수수 낱알이 잔뜩 튀어나왔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도 못 올라가는 절벽을 내가 어떻게 올 라가?”
“아니, 올라갈 수 있어.”
“……내, 내가?”
“ O ”
흐.
그래.
매일 거리를 청소하고. 그 덕에 영 지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사과 파이며, 옥수수를 얻어먹으며 소소 한 행복을 느끼던 제이슨 입장에는
청천벽력 같은 말일 것이다.
하지만.
“가만 보면, 너는 네 재능을 너무 모르고 있다니까.”
“나한테 재능이 있다고? 나도 모르 는 재능을 네가 어떻게 알아?”
“난 알아. 넌 누구보다 용감한 친 구잖아.”
“……그, 그렇기는 하지만……
“걱정하지 마. 넌 올라갈 수 있어.”
나는 제이슨을 향해 빙긋 웃어 보 이며 말했다.
“내가 너를 위로 집어 던질 거거든.”
그래.
던진다.
내가 제이슨을 위로 올려 보내면, 제이슨은 절벽 위에 안전하게 착지 한다.
“……날 죽일 셈이야?”
제이슨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구겨 졌고,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였다.
“넌 할 수 있어.”
준비물이 조금 필요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