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26)
올 힘 마법사 126화
준비물, 이불.
그리고 다량의 솜.
“저기……. 루인.”
“왜?”
제이슨.
그는 온몸에 이불을 꽁꽁 휘감은 것도 모자라, 옷 안에 두꺼운 솜을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나 고소공포증이 있
거든. 어렸을 때 지붕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서. 3층 정도 높이에만 올 라가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막 어지 럽고……
없던 병까지 생기다니.
많이 절박했던 모양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 아쉽다. 네가 오늘 작전의 ‘핵심’인데……
“•…”핵심?”
“응. 이 역할이 제일 중요하거든. 그래도 정 못 하겠다면 할 수 없지.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수밖에. 세타
에게 부탁을……
“자, 잠시만!”
‘중심’, ‘센터’, ‘멋있는’.
이런 단어를 좋아하는 제이슨은, 조금 머뭇거리며 물었다.
“무, 무섭지는 않을까?”
“괜찮아. 공포를 느낄 새도 없이 눈 깜빡하고 나면 도착해 있을 테니 까.”
“거기다, 마나 배리어로 너를 보호 할 거고. 여차하면 밑에서 아이린 님이 널 도와줄 거야. 오히려 이불 이나 솜 따위는 거추장스럽기만 하 지 전혀 필요 없을걸.”
“이래도 무서워?”
묵묵부답.
제이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옷 속에 솜뭉치들을 구겨 넣었다.
기특한 자식.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생 각은 없는 모양이다.
출정이 시작되었다.
“ 전군-!”
척! 척!
“출정!”
총지휘관 머로우 경의 출정 명령 아래 도합 3,500여 명에 달하는 병 력이 남쪽으로 진군을 시작했다.
선두에는 지휘관 머로우 경을 비롯 한 금빛기사단.
오랜만에 갑주를 차려입은 볼바르 페튼 경과 아버지가 섰고.
이 대열의 가장 후미에는.
“……나도 멋있게 출정하고 싶은 데.”
이불과 솜으로 온몸을 칭칭 감은 제이슨을 필두로 나와 친구들이 뒤 따랐다.
나는 ‘멋있어’ 보이고 싶은 제이슨 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멋있어.”
“정말?”
“저기 봐. 사람들이 다 너를 쳐다 보잖아.”
“어디? 사람들이 나 쳐다보면서 비
웃는 것밖에는 안 보이는데.”
“응, 제대로 보고 있는 거 맞아.”
“야! 루인!”
“푸흡.”
큭큭.
이런, 단순한 녀석.
하지만, 제이슨이 이번 작전의 ‘핵 심’이라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다.
제이슨이 절벽 위에서, 얼마나 성 공적으로 머드맨들을 몰아내는지가 이번 작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 포인트니까.
아르델을 빠져나올 때까지만 하더
라도.
제이슨과 이런저런 농담을 하면서 출발했지만.
막상 진홍 평원이 가까이 다가오 자,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었다.
스산한 전장의 분위기가 우리를 휘 감는 것이다.
“마법사가 되자마자 이런 실전을 겪게 될 줄은 몰랐네.”
“그러게.”
제이슨을 비롯하여, 세타, 한슨까 지.
이들은 모두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전 경험이 풍부하지는 않 다.
나와 아이린은, 둘에 비해 조금 겪 어 보기는 했지만.
이런 대규모 전장은 처음이니, 긴 장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전군 정지!”
히이이잉-!
저 멀리 진흥 평원이 서서히 모습 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대열은 잠시
멈추어서며 전열을 갖추기 시작했 고.
나는 친구들과 함께 대열 가장 앞 쪽으로 이동했다.
내가 다가오자, 지휘관 머로우 경 이 나를 맞이했다.
“루인 공. 어서 오시오. 이제 마지 막으로 작전을 검토해 볼 생각이니 까.”
그러고는, 이번 작전의 헤드급들을 모두 모아 브리핑을 시작했다.
“일단, 루인 공과 여기 계신 이 젊 은 마법사님이……
“제이슨이요. 제이슨 데이먼.”
“……마법사 제이슨 데이먼 님이 머드맨들을 협곡 밖으로 빼내는 작 전까지는 좋습니다. 다음은 전면전 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왕이면 협곡 입구를 틀어막고 궁수들을 이용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좁은 협곡로를 이용해 달아나는 머 드맨들이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화살을 쏘 아 잡는 방법.
“어떻습니까? 제 작전이?”
지휘관 머로우 경이 나름대로 고심 하며 떠올린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나쁘지 않은 전략이나, 여기에는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다.
이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버지께서 지적하셨다.
“화살을 맞는다고 머드맨들이 즉사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요?”
“머리의 핵을 정확히 명중시켜야 즉사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다시 일어날 겁니다. 이런 혼전 상황에서 궁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그럼, 영주님께서는 더 좋은 생각 이 있으십니까?”
아버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셨
“화공(火攻)입니다.”
“……화공이요?”
“머드맨의 신체는 진흙으로 이루어 져 있습니다. 고열의 불로 공격한다 면, 녀석들은 딱딱하게 굳어져 버릴 겁니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머드맨들을 파 괴한다? 좋은데요?”
“네. 문제는 단순한 불화살만으로 는 머드맨들이 굳어지지 않을 것이 라는 점입니다. 머드맨들을 ‘벽돌’로 만들어버리기 위해서는 초고열의 화
염이 필요한데……
그러자, 세타 말키리가 번쩍 손을 들어 올렸다.
“제가 하죠. 뭐.”
“……도와주시겠습니까?”
“이래 봬도, 화염 속성 마법은 제 특기거든요. 머드맨 녀석들을 벽돌 로 구워 버리는 데에는 저만한 사람 이 없죠.”
작전이 세워졌다.
나는, 제이슨을 위로 집어 던지고.
제이슨은 광역 마법으로 머드맨들 을 밖으로 유인해낸다.
세타 말키리는 쏟아져 나오는 머드 맨들을, 차례로 벽돌로 만들어버리 고.
용병 및 영지민으로 구성된 300명 의 별동대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머 드맨들을 깨부숴 버린다.
이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이 지.
자신들의 역할이 사라져 버리자, 지휘관 머로우 경이 되물었다.
“그렇다면, 저희 수도군은 뭘 하면 되겠소?”
총지휘관님이 직접 작전을 짜셔야 지, 왜 나한테 물으시는 거야.
나는 일전에 ‘정찰’ 때 미니맵으로 확인했던 해변으로 통하는 길을 가 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쪽으로 돌아가시면 협곡 해변으로 향하는 길이 존재합니다. 근처에 숨어계시다가, 작전이 시작 되고 혼란이 일어나면, 그때를 틈타 길을 통해 협곡 뒤쪽으로 진입하세 요.”
“그곳은 왜……?”
“협곡 길목이 완전히 를어막혔다고
판단되면, 머드맨들은 어디로 도망 치겠습니까?”
“ 바다?”
“맞습니다.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 가려 하겠지요. 그러니 그곳에서 녀 석들을 ‘완전 소탕’하셔야 합니다.”
“아. 알겠소!”
결정되었다.
한슨과 내가 300명의 별동대를 지 원하기로 했고.
비교적 난전이 예상되는 3,200명의 수도군 측에는 볼바르 페튼 경이 지 원하기로 했다.
이만하면, 작전은 세워졌고…….
나는, 손가락을 우두둑 꺾으며 말 했다.
“그럼, 시작할까요?”
“사, 살살……. 루인 살살……
“알았어.”
“살, 살살! 더 살살 던즈…… 우아 아아아악!”
부웅!
나는 제이슨을 꽉 붙잡고, 그 자리 에서 회전했다.
그러고는 관성을 이용해 제이슨을 목표지점으로 집어 던졌다.
“우어아아어어아아아! 나, 날고 있 다아아아아! 하늘을 날고 있다아아 아!”
만약 이 작전이 실패한다면, 그건 제이슨의 비명 때문일 것이다.
제이슨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창공을 날아가기 시작했고.
곁에 있던 아이린은, 날아가는 제 이슨에 마나 배리어를 걸어두고는.
착지 지점에 맞춰 정확하게 구속 마법인 프로즌 트리를 사용했다.
“후! 후아! 나! 나, 나 살았냐!”
덕분에, 나무줄기에 다리를 묶여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되었 지만.
성공이다.
“이야, 정확하게 던지셨는데요?”
“아이린 님 실력도 여전하시네요.”
“후후, 그럼요. 당연하죠.”
제이슨은 목표지점인 반원 모양의 절벽 위에 정확히 착지하는 것에 성 공했다.
거봐.
이불이랑 솜은 필요 없다니까?
“저, 저게 뭐야……
제이슨 데이먼.
졸업생 평균인, 3클래스 마법사.
가지고 있는 재능은 제법 쓸만하 나, 여전히 공부보다는 노는 것이 좋았던 그는.
처음으로 아카데미를 열심히 다니
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제, 제기랄……. 왜 다리가 움직이 지 않는 거야! 왜.’
호기롭게 절벽 위로 날아든 것까지 는 좋았다.
그런데, 반대쪽 절벽 아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제이슨을 완벽하게 얼어붙게 만들고 말았다.
“그르르륵..”
“그륵!”
수천.
아니, 수만.
아니.
십만은 훌쩍 넘을 것 같은 무시무 시한 숫자의 머드맨들이 꽉 들어차 있는 협곡 중심은.
휘이이잉-!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새빨간 들판 같아 보이기도 했고.
잔뜩 모인 피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것처럼 끔찍하기도 했다.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제이슨! 이제 시작해!”
오직, 자신만을 지켜보고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 자신을 믿고 데려와 준 루인을 위해서라도.
‘실망시켜서는 안 돼!’
반드시 움직여야만 했다.
“으으……. 제, 제발 좀 움직여라, 다리야!”
두 다리를 부여잡고, 가까스로 한 걸음 내딛은 제이슨은.
눈을 질끈 감고 중얼거렸다.
“하,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다고!”
그러고는, 두 손을 모으며 마나에 집중했다.
3개의 서클에서 뿜어져 나온 마나 는, 삽시간에 그의 손 위에서 발열 되었고.
머리 위에 붉은 구름을 불러내었 다.
제이슨이 시전한 마법은, 화염 마 법 중에서 범위가 상당히 넓은 마법 에 속하는.
레인 오브 파이어.
일명, 불의 비라 불리는 3클래스 마법.
아직 그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구름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오후의 나른한 휴식을 즐기고 있 던, 머드맨들을 화들짝 놀라게 만들 기에는 충분했다.
우르르룽!
쩡! 쩌정!
“그르르륵! 그륵!”
화르르륵!
난데없이 쏟아지는 불벼락에, 머드
맨들이 고통스러워하며 황급히 이동 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치 쌓아둔 블록이 무너져내리듯 동시다 발적으로 혼란이 일어났다.
“으, 으아악! 징그러! 죽어! 죽어! 주, 죽어어어엇!”
그 모습이 마치, 벌레 떼가 후다다 닥 이동하는 것처럼 징그럽게 느껴 진 제이슨은.
여전히 눈을 질끈! 감은 채 연속해 서 마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는,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그륵!”
닿기도 힘든 높은 절벽 위에서 마 법사가 온갖 마법들을 시전하면.
아래에 있는 입장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륵! 그르르륵!”
“그르륵!”
머드맨들이 일제히 한 곳으로 고개 를 돌렸다.
저들이 주시한 곳은, 협곡을 빠져 나가는 샛길.
이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마법 을 피해 일제히 샛길을 향해 달려나 가기 시작했다.
♦ ♦ ♦
잘했어! 제이슨.
“자식. 잘할 거면서 괜히……
“세타 씨. 이제 준비하세요.”
“웅, 나만 믿으라고. 그런데 아이 린. 왜 아직도 세타 ‘씨’야? 자꾸 선 그을래? 그냥 ‘세타’라고 불러.”
“잡담은 나중에요.”
“……짓.”
세타 말키리는 코웃음을 치며 앞으
로 걸어갔다.
쿵! 쿵! 쿵! 쿵!
어찌나 많은 수의 머드맨들이 쏟아 져 나오는지 주변의 지축이 다 울릴 정도다.
하지만 세타 말키리는 조금의 주눅 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어서 와라. 이 진흙 벌레들……. 싹 다 통구이로 만들어줄 테니까.”
이를 드러내며, 강한 자신감을 드 러내 보였다.
그래.
세타 말키리 역시, 장차 오요타의 미래를 이끌어갈 초대형 유망주다.
나는 그의 실력을 알고 있고.
반년 만에 만난 세타는.
“벽돌이 되어라!”
믿기 힘들 정도로 더 강해져 있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