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38)
올 힘 마법사 138화
에스페라나자 검투 대회 예선이 시 작되 었다.
하지만 나는 송판 격파 대회를 통 해 무위를 증명했기에, 예선은 자동 통과.
그렇기에 예선이 진행되는 동안 온 전히 나르메르 씨에게 체술을 배울 수가 있었다.
“역시, 눈썰미만 좋으신 것은 아니 군요. 걸음걸이는 안정되어 있고, 근
력은 차다 못해 흘러넘치고, 동체 시력까지 매우 우수하십니다. 하지 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죠.”
기본기는 비교적 착실히 익혀두었 지만, 오요타의 체술은 보다 더 근 원적인 부분을 다루기에.
나는 숨을 올바로 내쉬며,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부터 해야 했다.
오요타에서는 이를, 심법(心法)이 라 불렀다.
“나르메르의 체술은 자연과 하나 됨을 중요시합니다. 이를테면, 사계 (四季)와 닮아 있지요.”
“사막에도 사계절이 존재하나요?”
“그럼요.”
봄의 태양이 사막의 모래를 새로이 덥히고.
여름의 폭우가 바위산을 적신다.
가을바람에 모래는 흩날리듯 부드 럽고.
겨울은 여전히 뜨겁다.
“오요타에서 자연은 사막입니다. 사막은 삶이고, 오요타인들의 삶에 는 언제나 체술이 있지요. 그러니, 사막과 먼저 친해지시는 편이 좋으
실 겁니다.”
심법을 익힌 다음에는 낙법, 각법, 장법, 보법, 권법 등.
실전에서 쓰일 만한 고급 동작들을 주로 익혔다.
확실히, 레디안 왕국에서 익히던 체술과는 근본 자체가 다르다.
왕국에서 체술이란, 단순히 검을 잘 다루기 위한 체력 단련용쯤으로 쓰이는 운동이지만.
오요타에서는 마법사들의 마법이 나, 기사들의 오라처럼 하나의 ‘완 벽한 무기’로 존재한다.
“잘 보십시오.”
인간의 몸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 해질 수 있다.
파앙-!
쩌저적!
나르메르 씨는, 손바닥으로 단순하 게 밀어내는 힘만으로 거대한 바위 에 금이 가도록 만들었다.
“차크라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합 니다. 루인 님은 마나를 익히셔서 차크라를 익 히 시 지 는 못하시 지 만……
“힘이 세지요.”
“네. 차크라 없이도 이런 바위쯤은
가루로 만드실 수 있는 ‘힘’이 있습 니다. 그러니 그 힘을 정확하게 다 스릴 줄 아서야 합니다.”
단순히 힘이 강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힘을 올바로 사용하는 법.
무한하리만큼 강한 힘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다스리는 법.
작은 힘은 누르고, 강한 힘은 맞서 고, 더 강한 힘은 흘려보내는 법.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차갑게.
나르메르의 체술은, 사막의 밤낮처 럼 쉴새 없이 나를 몰아세웠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훈련 에만 집중하던 어느 날.
나르메르 씨가 말했다.
“준비되셨습니까.”
그래.
시간이 되었다.
에스페라나자 검투 대회.
본 대회에 참가하는 인원들은, 예 상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패배는 곧 죽음으로 직결되기 때문 이다.
하지만, 매해 꾸준하게 수십여 명 의 참가자들이 있다고 한다.
호기심에 참여하는 나 같은 이방인 도 간혹 섞여 있기는 하지만, 대부 분이 오요타 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에 일곱은 노예들이죠.”
“그럼 나머지는요?”
“나머지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
고 싶은 체술가들입니다.”
당연하게도 이 수십여 명의 인원 모두가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조를 몇 개 편성하여, 조마다 한 원형경기장에 집어넣고 싸우게 한 뒤.
살아남는 최후의 1인만이 본선에 진출하게 되고.
그렇게 걸러지는 인원은 고작 10 여 명 내외.
이 10명의 인원은 맹수와 오크들 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또다시 목숨 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며칠 밤낮으로 열렸던 예선전이 모 두 끝나고, 오늘.
본선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빈민가를 빠져나와 에스페 라나자를 관통하는 수로를 따라 북 서쪽으로 향했다.
에스페라나자 북서쪽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가장 큰 건물 두 개가 나 란히 세워져 있었는데.
하나는 대제가 머무르는 황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저기입니다. 콜로세움.”
검투사들의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죽음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이 위치해 있다.
“사람들이 엄청나네요.”
콜로세움 근방에는 검투 대회 예선 을 관전하러 온 시민들로 넘쳐났다.
“누가 이길 것 같아?”
“그야! 타르만이지!”
“뭐? 타르만? 그 개자식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내가 그 자식 때문에 날린 돈이 얼마인 줄이나 알아?”
이들 모두, 벌써 시작된 검투 대회 본선에 대해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금 낯선 장면이라면…….
“어린아이도 있는데요?”
애나나 신디아쯤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도 여럿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르메르 씨는 별것 아니라 는 듯 말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에 스페라나자의 가장 큰 축제니까요. 이곳에서 피를 보지 못한다면, 그해 에 불행이 닥친다는 이야기는 전통 처럼 내려오죠.”
피를 보지 못하면 불행이 찾아온 다.
타인의 피를 봄으로써, 자신의 불 행을 막아낸다는 의미인가.
어쩐지 둥골이 조금 서늘해지는 전 통이다.
“거기다, 입장료가 공짜거든요.”
“아.”
나는 줄지어 선 사람들을 뒤따라 콜로세움 안으로 들어섰다.
입장은 공짜지만, 이 대회를 제대 로 즐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암표를 통해 암암리에 판매되었고, 이런 피의 축 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술 한잔은 필 수다.
거기다, 도박도 빠질 수 없다.
콜로세움에 들어섬과 동시에.
나는 이곳 시민들이 왜 그토록 검 투 대회에 열광하는지 조금은 알 것 도 같았다.
“가서 죽여 버려!”
“핸더슨! 놈의 머리통을 날려 버려 라!”
“와아아아아아!”
“무슨 사람이……
원형경기장 객석을 가득 채운 시민 들은, 저마다 손에 돈 자루를 든 채 로 침을 튀기고, 술을 마시며, 거친 욕설을 내뱉는다.
이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집중되어 있다.
바로, 벌써 죽음의 사투가 시작된 원형경기장 한가운데로.
“놈의 심장을 씹어먹어라!”
무수히 많은 맹수와 오크들이 검투 사들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고.
맨손 상태인 검투사들은 맹수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살아남기 위해 사 투를 벌이고 있다.
저들이 저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목적은 단 한 가지.
이 싸움에서 살아남아 얻게 될 관 중들의 열광, 그리고 존경.
시민들에게 존경을 얻게 된다는 것 은, 지리멸렬한 노예의 삶을 끝내고, 위대한 전사가 된다는 것이다.
죽느냐, 인생을 뒤집어버리느냐.
그것뿐이다.
죽음의 공포를 잊은 검투사들은 서
로의 목을 찌르고, 팔을 베었다.
“와아아아아아!”
퀴퀴하면서도 뜨거운 콜로세움 안 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며 바닥은 피로 흥건하게 적시고, 시체 는 산처럼 쌓여갔지만.
그럴 때마다 관중들은 더더욱 환호 했다.
“어떠십니까? 검투 대회를 직접 관 전하신 소감이.”
나는 나르메르 씨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군요.”
“네. 오요타도 마도 문명을 받아들 이고 문명국이 되어가고는 있지 만……. 검투 대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야만의 잔재죠.”
“야만의 잔재라. 오요타 사람이 그 렇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는데요.”
“저도 몰랐습니다. 저 역시도 검투 대회에 참가했던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을 키워보니 알겠더 군요. 그리 좋은 문화는 아니라는 것을요.”
애나와 신디아는 여전히 검투사 놀 이를 한다.
싸움에서 패배한 노예는 죽어야 한 다는 말을 하면서…….
확실히, 아이들에게 교육 환경이 좋은 도시는 아니다.
나르메르 씨가 물었다.
“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 물음은, 나 역시 저들처럼 무자 비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겠냐는 의 미다.
무자비하게 살육을 할 수 있냐고?
“ O ” M.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아꼈 다.
처음, 검투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만 해도, 사람을 죽 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
뭐, 아주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동기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테니까.
하지만, 막상 이곳에 와보니 생각
이 조금 바뀌었다.
“가능한 무의미한 살인은 하지 않 을 생각입니다.”
저기 있는 검투사들은 죽어야 할 마땅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저들이 범죄자도 아니고, 노예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 다.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진 비루한 운 명을 바꾸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내 작은 목적을 위해서 저 들을 모두 죽인다?
아니.
나는 그만큼 냉혹하지가 못하다.
이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나르 메르 씨는 집요하게 물으셨다.
“검투사들은 주저 없이 루인 님을 죽이려 들 것입니다. 자신들이 죽기 직전까지 루인 님을 죽이려 들겠지 요. 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때도 관용을 베푸시겠습니까?”
“그럼. 죽기 직전까지 패줘야죠. 다 시는 덤비지 못하도록.”
다시는, 자신의 목숨을 하찮게 내 던지지 못하도록.
“O 흐”
이런 내 대답이 마음에 드셨는지, 나르메르 씨가 옅게 미소 지었다.
“루인 님은 역시, 다른 분들과는 무언가 다르시군요.”
“네?”
“그 뜻을 존중합니다. 이곳에서 무 엇을 찾으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투 대회는 루인 님 인생의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고작 이 작은 한 부분 때문에 평생을 안고 가게 될 크나큰 후회를 남기지 마시길 바 랍니다. 저처럼 말이죠.”
평생을 안고 살아가게 될, 큰 후회
를 남기지 말아라.
한때는, 살인귀로 살아가다 이제는 새사람이 된 나르메르 씨만이 할 수 있는 아픈 충고이리라.
“물론, 루인 님의 목숨이 위태로워 질 상황은 만들어서는 안 되겠지만 요.”
“네, 감사합니다.”
나는 다시 원형경기장을 주목했다.
노예라고 하기에, 그리 강하지 않 을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아니었다.
처절한 예선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라 그런지, 눈에 독기가 가득했고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강했다.
하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온 사람들인데 어쭙잖은 각오를 가 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 은 따로 있었다.
‘타르만 하심크.’
비록, 송판 격파 대회에서는 내게 밀려났지만.
각오하라던 그의 말은, 단순한 허 세가 아니었다.
《타르만 하심크》
《6성 체술가》
《극한의 체술, 강한 악력.》
6성 이상의 고수.
거기다, 눈앞의 모든 적의 머리를 깨부수는 패도적인 체술.
강한 악력을 무기로 적의 숨통을 쥐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놓지 않 는 잔혹함까지.
그는 분명 고수였다.
하지만.
“결정했어.”
“ 뭘?”
“이번 배팅은, 루인 너한테 걸 거 야. 그러니까 무조건 이기고 오라 고.”
“……뭐야, 그건 당연한 거 아냐?”
사기도박꾼…….
아니, 천성적인 승부사 스트랑이 보증했다.
“네가 이겨. 무조건.”
“……나도 알아.”
그래 봐야, 내 상대는 안 되지.
그때 였다.
“오, 오우거 군주님이시죠!”
“••••••예?”
“헤엑……. 아이고! 여기 계셨군요! 정말 한참 찾았습니다! 어서 따라오 세요! 바로 다음 라운드에 들어가실 거니까!”
“아, 아 네.”
검투 대회 진행자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했고.
‘오우거 군주’라는 단어를 들은 주
변 사람들이 황급히 반응했다.
“오우거 군주? 어디? 어디!”
“누구? 아, 그 송판 200장을 부순 괴물 말이지?”
“어! 진짜 오우거 군주다!”
“들었어? 저 사람. 겉으로는 어려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 잔인하대. 사람을 죽이는 그 손속이 너무 잔혹 해서 제국에 걸린 현상금만 무 려……
“무슨 소리야? 내가 듣기로는 공주 를 납치하고 수천의 병사를 혈혈단 신으로 돌파하며 사랑의 도피를 했
다던대?”
“뭐라고 하는 거야! 오우거 군주는 제국의 기사 30명을 몰살시키고 몸 을 피했다고 들었다고!”
공주와의 도피? 손속이 잔혹하다 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며칠 사이에 오우거 군 주라는 이름이 에스페라나자 전역에 꽤 유명세를 떨친 모양이다.
그것도, 죄다 안 좋은 이야기들로
만.
도대체 저런 소문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그 실력을 보여줘요! 오우거 군 주!”
“와아아아아아!”
어쨌든, 저들은 ‘오우거 군주’의 실 력을 기대하고 있고.
재미난 대회를 바라는 저들의 기대 를 저버릴 생각은 없다.
방법은 조금 다르겠지만 말이야.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재미난 대회를 할 수 있 다.
이를테면…….
“저랑 붙는 사람은 단 한 명도 걸 어나가지 못할 겁니다.”
화끈한 퍼포먼스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