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48)
올 힘 마법사 148화
드라카가 하늘산에 머물던 시절.
그가 왜 이곳에 100년씩이나 머물 렀는지 알 수 있었다.
근육초를 뽑는 작업은 상당한 ‘힘’ 을 필요로 했다.
근육초들은, 어지간한 오우거들만 큼이나 힘이 강했고 성장기이던 드 라카였다면 꽤 고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힘이 완성되기까지 기간이 100
년씩이나 걸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웃차!”
“뀨우우우!”
한 번에 하나씩.
당기면 당기는 족족 근육초가 뽑혀 올라왔고, 미리 준비한 망태기에는 순식간에 근육초가 수북하게 쌓여갔 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근육초들 은 머리를 바짝 조아리며 죽음을 기 다릴 수밖에 없었고.
나는 일말의 자비 없이 녀석들의 머리채를 끌어당겼다.
하나당 힘 100.
100개면, 10,000.
그렇게 생각하면, 동정 따윈 없다.
“……그, 근육초 학살자!”
오메루쉬는 내게 ‘근육초 학살자’ 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나는 그 별명에 어울리게 녀석들을 학살해 나갔다.
“끝!”
망태기의 끝까지 근육초로 가득 쌓
였다.
아마, 100개는 족히 넘을걸?
“와아••••••
오메루쉬는 나를 향해 존경의 박수 를 쳤고, 자신의 죽음만을 기다리던 근육초들은 그 자리에서 몸을 부르 르 떨었다.
“뀨우우우!”
아무래도, 살아남은 것에 감사기도 라도 올리는 모양이다.
나는 양손에 각각 망태기를 들고, 오메루쉬에게 물었다.
“다음은 어디야? 산아래바위주걱.”
“거긴 여기서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 어서 가자.”
“좋다. 그런데. 내가 도와주겠다.”
“……응? 괜찮은데.”
오메루쉬가 내가 양손에 들고 있는 망태기를 가리켰고, 나는 비교적 가 벼운 근육초 망태기를 건네주었다.
“고맙다.”
하지만.
“으그그그그긋!”
오메루쉬는, 망태기를 들고 엉거주
춤한 자세로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 며 바들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거운 모양이다.
나는 말 없이 망태기를 들어주었 다.
“마음만 받을게. 어서 가자.”
“……오, 오우거는 힘의 종족이다. 하지만 지금 내 체면이 말이 아니 다.”
“괜찮아. 이해해.”
나는 잔뜩 굽은 어깨의 오메루쉬를 가볍게 두드려 주고는 자리를 박차
고 나섰다.
“ 가자.”
아침에 시작한 재료 모으기 작업 은,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컴컴해지 고 나서도 계속되었다.
다음 목적지.
‘산아래바위주걱’이 자라고 있다는 곳.
이곳은, 하늘산에서 물을 뜰 수 있 는 유일한 ‘계곡’이었다.
“저기다. 저기 저 폭포 아래 바위 에 ‘산아래바위주걱’이 자라고 있
지.”
계곡.
그곳에서도, 하늘산의 모든 정기가 모인다는 거대한 폭포.
그 아래에 있는 거대한 바위 밑에 득실거리는 해조류였다.
“그냥 바위를 들어 올리고 잡으면 돼?”
“그래. 하지만 바위가 어마어마하 게 무겁다. 오우거들은 산아래바위 주걱을 채취하기 위해 열 마리씩 무 리 지어 오고는 한다. 아홉 마리가 바위를 들고, 한 마리가 채취를 한
다.”
“••••••그래?”
“하지만 오늘 너를 보니 나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인간. 어서 가서 바 위를 들어 올리고 채취를 시작해라. 나는 얼른 쓰러져 자고 싶다.”
자식.
표정을 보니, 나를 안내하느라 완 전히 지친 모양이다.
하긴.
내가 너무 쉽게 해내서 그렇지, 일 반적인 오우거들에게는 상당히 고된
일일 것이다.
인간이라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테고.
근육초에 발목 잡혀 평생을 거기에 붙어 있거나, 검으로 베어버려야 할 걸?
“다녀올게.”
“ 인간.”
그때, 오메루쉬가 씨익 웃으며 말 했다.
“너는 오늘 하늘산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확신한다.”
가장 멋진 광경이라…….
이게, 무슨 말일까?
나는 옅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폭 포 아래로 이동했다.
쑤아아아아아!
어둠에 가로막힌 폭포가 거센 물살 을 자랑했고, 나는 그 폭포 사이를 가르고 들어가 아래에 잠들어 있는 거대한 바위를 거뜬히 들어 올렸다.
우지끈!
“후아!”
이거 진짜 무겁잖아?
힘 12,000이 훌쩍 넘는데도 불구 하고, 상당히 괴롭다.
왜 오우거 여러 마리가 달려드는지 바로 이해가 될 정도.
하지만, 나는 다리를 적당히 벌려 하체에 힘을 빡 주고는 그대로 등으 로 바위를 받쳐냈다.
그리고, 그 바위 아래 잠들어 있는 ‘산아래바위주걱’을 채취하려 했다.
동시에.
“••••••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산아래바위주걱.
이는, 분명 해조류였지만 반딧불이 처럼 자연 발광을 하고 있었다.
샛노란 불빛이 바위 아래에 득실거 렸고, 계곡물에 비친 이 불빛은 밤 하늘을 비추는 별처럼 보이기도 했 다.
라이트 마법 수백여 개가 동시에 떠오른 것 같기도 했다.
아름답다.
하지만, 감상에 젖어 있을 새는 없 었다.
바위가 무겁기도 했지만, 산아래바 위주걱 녀석들이 나풀나풀거리며 계 곡물에 떠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 둘, 셋, 넷…….
나는 열심히 이들을 채취하며 웃어 보였다.
“……끝이다. 이제.”
이제 고지가 눈앞에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착각이었다.
특제! 오우거 힘줄 영약의 메인 재 료.
오우거 힘줄.
가장 구하기 힘든,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 ♦ ♦
“……진짜 오우거의 힘줄이라고?”
“그럼 뭔 줄 알았나?”
“아니, 나는 설마 했지. ‘근육초’처 럼 괴상한 이름이 붙은 식물일 거라 생각하기도 했고. 그런데, 진짜 오우 거 힘줄을 잘라 쓴다고?”
“그렇다.”
심장나무열매, 근육초, 산아래바위 주걱.
힘들게 재료 각각 100여 개를 모 았고.
계곡에서 물도 충분히 떠놓았다.
하지만, 영약에 들어가는 마지막 메인 재료.
오우거 힘줄.
이게, 진짜 오우거의 힘줄을 잘라 서 쓴다고 한다.
“그건 어디서 구하는데?”
“죽은 오우거에게서 채집한다. 그 들의 시체는 후손들의 자긍심이 되 지.”
맙소사.
이거, 너무 잔인한 거 아냐?
하지만, 이건 지극히 ‘인간적인’ 생 각이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있 고, 오우거들에게는 오우거들만의 생활 방식이 존재한다.
“전통이다. 갓 태어난 오우거들에 게 영약을 먹임으로써, 선조들의 굳
건한 정신과 강인한 힘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건, 오우거들의 전통이고.
나에게는 그 전통이 필요하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는 없다.
“힘줄. 나도 구할 수가 있을까?”
“구할 수 있다.”
“어떻게?”
“중봉 아랫부족의 제사장 토테쿤 영감이 오늘내일한다고 들었다. 올 해로 벌써 3,000세가 넘었지. 그의 자긍심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영약 3그릇 정도는 나오겠지.”
하늘산 오우거.
고대의 오우거들로,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장수(長壽)’다.
어지간하면 죽지 않는다.
나는 드라카 같은 드래곤이 아니 고. 이들이 죽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다.
모르긴 몰라도, 내가 제일 먼저 늙 어 버릴걸?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오우거 힘줄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 있다.”
“ 뭐?”
“오우거들을 죽이면 된다.”
아, 그러세요.
그건 저도 알고 있는데요.
“아니, 그렇다고 내가 너희들과 싸 울 수는 없잖아?”
“누가 우리와 싸우라고 했나?”
“응? 그럼?”
“우리의 적과 싸우면 된다.”
“……너희들의 적?”
내 물음에, 오메루쉬가 눈에 쌍심 지를 켜며 말했다.
“인간들은 서로의 이득을 위해 서 로 싸우고 죽인다지.”
“응? 응, 맞아.”
“오우거들도 마찬가지다. 드넓은 하늘산의 자긍심을 좀먹는 놈들이 존재한다.”
오메루쉬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하늘산의 오우거들은, 기나긴 세월 동안 ‘결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살 아남는 생존법을 터득했다.
과거처럼 인간을 죽이고, 이들이 가진 것을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듯이 야생동물을 사냥 하고, 자연이 가진 그대로를 채집하 는 방법들이 그러하다.
날카로운 이빨을 일부러 무디게 만 들어, 야생의 본능을 억누르며 사는 셈인데.
모든 오우거가 이러한 생존법을 따 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녀석들은 하늘산을 뛰쳐나가, 호 시탐탐 인간들을 사냥하고 있다.”
“하늘산 오우거들이?”
“아니! 놈들은 하늘산 오우거가 아 니다! 더러운 야생 오우거들이다!”
오메루쉬가 처음으로 날카로운 이 빨을 드러내며, 공격 본능을 만개하 기 시작했다.
“하늘산의 자긍심을 버린 변절자 들. 오우거의 명예를 더럽히고 피와 본능만이 지배하는 짐승들! 나 오메 루칸의 아들 오메루쉬! 녀석들의 심 장을 뽑아 아침밥으로 먹을 것이 다!”
고오오오!
오메루쉬의 주변으로 힘의 파동이 메아리쳤다.
“우리 하늘산 오우거들은 그 짐승 들과 전쟁을 시작했다. 명예와 자긍 심을 버리고 살육에 지배당한 오우 거는! 오우거가 아니다!”
이해했다.
하늘산을 떠나, 결계 밖에서 인간 들을 살육하며 살아가는 맹수들.
인간들의 사회로 보면, 일종의 역 적이랄까.
이런 야생 오우거들에게도 자비를 보일 필요가 있을까?
막말로, 내 ‘친구’들도 아닌데?
모르긴 몰라도.
“녀석들은 어디 있는데?”
완벽한 내 ‘사냥감’이 될 것 같은 데.
“황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인간 들을 습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생포한 놈에게서 소식 하나를 들었 다.”
“무슨 소식인데?”
“하늘산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인 간들의 거대 도시를 습격한다는 이 야기다.”
하늘산에서 가장 가까운 거대 도시 라고?
잠깐만.
거기는, 고성(J.•城) 테시란이다.
한때는 오우거들의 침략에 맞선 인 간들의 방패로 기능했지만, 지금은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부랑자 와 불량배, 약자들만이 남아 있는 황량한 도시.
테시란이 자랑하던 강인한 군사력 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술판을 벌이는 경비병들만 넘쳐나는 도시.
만약 그곳이 오우거들에게 침략을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테시란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 언제?”
“날짜는 모른다. 엊그제 잡은 녀석 입에서 ‘며칠 내’라는 말을 들었으 니, 어쩌면 이미 쑥대밭이 되었을지 도 모르겠군.”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다녀와야겠어.”
“어딜?”
“테시란.”
“……그 짐승 녀석들을 죽이러 가 나?”
테시란 사람들을 살리고.
내 목적도 달성하고.
그리고.
《돌발 퀘스트》
《긍지를 잃은 오우거에게는 죽음 뿐》
《야생 오우거들의 침략을 막아내 고, 테시란 방어전을 완성하십시오. 라이나크 제국민들에게 존경을 얻어 내십시오.》
《*오우거 0/100)
《*테시란 방어전 0/1>
《*제한 시간 : 147:59:51》
《*보상 : 막대한 명성. 다량의 오 우거 힘줄.》
퀘스트를 달성하기도 하고.
“응. 맞아. 사냥이야.”
내가 자신만만하게 웃어 보이자, 오메루쉬가 안타깝다는 듯 눈을 부 라렸다.
“나도……. 녀석들과 싸우고 싶다. 놈들의 심장을 씹어 먹고 싶다.”
“그렇게 하면 되잖아?”
“하늘산의 오우거들은 결계 밖으로 함부로 나가서는 안 된다. 반드시 인간들을 마주치게 될 테고. 인간들 은 우리를 죽이려 들 것이다. 우리 도 죽지 않으려면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래.
맞는 이야기다.
오우거들이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 면, 눈에 띄기 싫어도 눈에 띄고 말 테니까.
하지만, 하늘산 밖으로 제 마음대 로 오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
떨까?
하늘산 오우거들은, 백병전(白兵 戰)을 통해 자긍심을 지키고.
변절자들에 대한 복수를 완성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오메루쉬.”
“ 음?”
“내가 너희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 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가?”
나는 차원 문을 열어 보이며, 조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의 ‘군주’가 되면 돼.”
너, 내 부하가 되어라.
이거,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오글 거리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