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55)
올 힘 마법사 155화
내 본능이 감춰 버리고 싶었던, 끔 찍한 기억.
억지로 까맣게 칠해 놓았던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나,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완전히 미친놈이었잖아?
“오메루쉬. 정말 미안. 그리고 다들 미안해.”
“흠흠. 괜찮다. 그보다 군주. 너 무 척 강해졌다. 세상에 너보다 강한
존재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래?”
영약 100그릇을 끊임없이 들이키 며, 힘을 대폭 끌어올렸다.
폐관 수련 초반에 ‘대성공!’을 통해 수치를 잔뜩 끌어 올려두었는데, 이 게 주효했다.
스트랑의 말처럼 중반이 넘어가자 약효가 반 토막 나기 시작했을 때 는, 정말 다 포기해 버리고 싶었으 니까.
《힘 : 24,970》
어쨌든, 소기에 목표했던 힘 ‘2만’ 은 넉넉하게 달성했다.
스트랑이 성장하면 나도 함께 강해 지는, 고유 스킬 ‘동행’의 효과 덕분 이다.
“2만이라……
힘이 2만을 돌파하게 되면서, 근골 자체가 바뀐 기분이다.
낡은 뼈가 새로운 뼈로 바뀌고.
쓰임이 적던 근육들도 강화되었다.
몸도 한결 가벼워졌고, 포스 서클
에 흐르는 힘의 순환도 한결 빨라진 것 같다.
덕분에 마나도 훨씬 충만하게 느껴 진다.
아예,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났 다고나 할까.
으음.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키도 좀 큰 것 같기도 하고.
“군주. 키도 더 커진 것 같군.”
“그래?”
아무래도, 기분 탓은 아닌 모양인 걸.
“정말이다. 조금만 더 크면 내 팔 꿈치에도 닿겠다.”
“ 흐음.”
이건 무슨 마법 같은 일일까.
시험해 보자.
나는 가볍게 제자리에서 뛰며 눈앞 의 바위 하나를 겨냥했다.
그리고, 나비처럼 날아들어 가볍게 바위 하나를 건드리자.
파앙-!
바위가 산산 조각나며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미, 미친……
아주 가볍게 터치했을 뿐인데, 웅 크리고 있던 힘이 통제가 불가할 정 도로 거세게 튀어나온다.
이건 단순히 힘이 늘어났다는 수준 이 아니다.
‘격’ 자체가 달라졌다.
이래도 되는 거야?
내가 화등잔만 해진 눈으로 스트랑 을 바라보자, 그녀가 말했다.
“원래 그런 거니까 의심하지 마. 드라카도 처음 힘 2만을 돌파했을 때 그랬으니까.”
“그래?”
“응. 3만이 되면 또 변하게 되지.”
“힘 3만이 넘으면 어떻게 되는데?”
내 물음에 스트랑이 음흉하게 웃어 보였다.
“후후, 겪어 봐. 직접.”
음, 조금 걱정되는걸.
내가 물었다.
“힘 4만이 넘어도 뭔가 변하게 될 까?”
“글쎄. 나도 본 적이 없어서. 아마 도 변하겠지?”
“본 적이 없다고? 드라카는 힘이 몇이었는데?”
“3만이 좀 넘었지. 드라카는 힘 4 만을 넘기지 못했어. 힘을 더 끌어 올릴 방법을 찾지 못했거든.”
“힘을 올릴 방법? 그야 퀘스트를 열심히 하면 되잖아.”
“맞아. 하지만 수백 수천 년 동안 매일 반복되는 퀘스트를 견뎌낼 종 (M)이 어디 있을까? 드래곤도 절대 예외는 아니야. 당연히 지칠 수밖 에.”
“ 아.”
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지친다.
고작 1년 한 나 역시, 매일 똑같은 퀘스트에 지칠 때도 있으니까.
하물며 수천 년을 반복한 드라카는 어떠할까?
“드라카는 무리해서 유물 조각 4개 를 다 모았어. 너도 알다시피 조각 4개를 다 모으기 위해서는 힘이 최 소 4만은 넘어야 하는데, 드라카의 힘은 3만이었지. 그 결과는, 알지?”
“••••••알지.”
파멸.
자신을 멸시하던 드래곤들과 함께 자멸했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 니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드라카보다 더 빠르게.
하지만, 드라카처럼 무모하지 않게.
착실하게 힘을 끌어올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화급 퀘스트》
《세계파괴자, 드라카의 유물 조각
n
*다음 연계 퀘스트는 최소 힘 20,000 이상을 요구합니다.
퀘스트는 내게 거짓말을 하지 않 고.
그래야만, 같은 꼴이 나질 않는다.
드라카 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
《세계파괴자, 드라카의 유물 조각
n
《조건을 충족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나는 이제, 다음 유물 조각을 찾으 러 갈 준비를 마쳤다.
♦ ♦ ♦
“군주.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면, 언제든지 차원문을 통해 불러 라.”
“잠시 떨어져 있겠지만, 너는 우리 의영원한 군주다.”
하늘산 오우거들과의 이별.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아쉬움 같 은 감정은 들지 않았다.
오메루쉬의 말대로, 저들이 보고 싶을 때. 내가 저들을 필요로 할 때 면 언제든 다시 불러낼 수 있기 때 문이다.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언제든지 싸울 수 있도록 준비 단 단히 하고 있어. 너희는 잘 모르겠 지만, 나를 노리는 적들이 꽤 많이 있거든.”
“하늘산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지. 우리는 끝까지 군주와 함께 싸운 다.”
“응, 고마워.”
“군주. 악수다.”
오메루쉬에게 ‘악수’를 배운 오우 거들이 일렬로 늘어서 내게 손을 건 넸고.
나는 옅게 웃어 보이며, 이들의 손 을 하나하나 모두 마주 잡았다.
“이제는 우리도 친구인가?”
“그야 당연하지.”
친구.
내겐 참으로 고마운 존재들이지만, 세상 사람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불량한 친구들이 생겼다.
아직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 더라도, 언젠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이들을 내 친구라고 소개하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그래.
어쩌면, 언젠가는 ‘아르델’로 데리 고 올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사우스 마운틴을 지켜주는 오우거 들로 말이야.
……생각해 보니, 거 참 괜찮은 생 각인걸.
“군주. 몸조심해라.”
“응, 너희도.”
아쉬움 같은 감정은 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온기를 나 누고 나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무거운 마음 을 휘휘 털어내며 보다 가벼운 기분 으로 걸음을 옮겼다.
갈 길이 멀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얻어야 할 것도 차고 넘친다.
* * *
《신화급 퀘스트》
《세계파괴자, 드라카의 유물 조각
n
* 해당 퀘스트는 최소 힘 20,000 이상을 요구합니다.
* 조건을 충족합니다.
* 미니맵을 참고하십시오.
신화급 퀘스트의 불친절한 설명에 는 이미 익숙해졌다.
그런데.
“스트랑. 여기가 맞아?”
“분명 맞는 것 같은데
“ 정말?”
왜 미니맵마저 불친절한 거야.
완전 먹통이다.
“도대체 여기에 뭐가 있다고?”
나와 스트랑은 테시란에서 마나 열 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왔다.
우리의 목적지는 라이나크 제국, 반국 페르나, 신성 프렐리아 공국, 그리고 팔테온.
총 네 개 국가의 ‘국경이 만나는 교차로’.
중립지역, 크로스 로드.
하지만 정작 미니맵이 안내한 곳은 크로스 로드가 아니었다.
크로스 로드에서 족히 1km는 떨어 져 있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 판이었다.
“내 생각에는 말이야. 아무래도 미 니맵이 고장 난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없잖아.”
“여기 좀 봐. 미니맵은 크로스 로 드가 아니라, 분명 여기라고 안내하 잖아. 근데 여기 뭐가 있냐고?”
“그야……
“아무것도 없잖아.”
황량한 들판에 있는 것이라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나무.
사람이 누울 수 있을 만큼 평평하 고 큼직한 바위.
이런 곳에 드라카의 유물 조각이 있다고?
에이, 그럴 리가.
“근데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신경질 낸 건 아니고……. 음, 미 안.”
“조심해라. 또 당수로 맞기 싫으 면.”
아, 예.
녀석, 한 번 이겼다고 엄청 기고만 장하네.
나는 바위에 걸터앉아 고민했다.
물론, 에스페라나자 때와 비슷한 힌트가 하나 더 존재하기는 했다.
《제 발로 찾아가는 영원한 안식
처. 그곳은 스스로 문을 열지 않는 다.》
“……제 발로 찾아가는 영원한 안 식처라, 영원한 안식처는 죽음을 의 미하잖아?”
“좋은 접근이야.”
“그런데 죽음을 제 발로 찾아간다 고? 자살 같은 걸 의미하는 걸까?”
“그건 너무 단순한 접근 같은데.”
“죽음, 죽음이라……
음.
무언가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스트랑. 만약, 미니맵이 정말 고장 난 것이 아니라면 말이야……
“고장 같은 건 안 난다니까 글쎄.”
“그래. 네 말처럼 미니맵이 말하는 곳이 여기가 확실하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밖에 없잖아.”
“두 가지?”
나는 위를 가리켰다.
그러고는, 바닥 아래를 가리켰다.
“하늘, 아니면 지하.”
그러자, 스트랑이 턱을 긁적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런데, 하늘에
도 도시가 있나?”
“어렸을 때 듣던 전설 속에서나 있 었지,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럼 지하는?”
내 시선이 발아래로 향했다.
“……없을 것도 없지.”
영원한 안식처.
이는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죽어 잠 드는 ‘지하’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 발로 찾는다는 문장도, 지하로 통하는 길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래, 여기.
내 발아래 지하에 드라카의 유물 조각이 묻혀 있다?
끼워 맞춰놓고 보면, 꽤 설득력 있 는 이야기다.
“그럼, ‘스스로 문을 열지 않는다’. 이건 무슨 말일까?”
“누가 문을 굳게 닫아뒀나 보지.”
“맞아. 굳게 닫아 둔 채로 개방하 지 않는 거야. 하지만, 달리 말하면 누군가 ‘찾아가는 경우’에는 문이 열린다는 말이 되기도 하잖아?”
“오, 제법 그럴싸한데?”
“그렇지?”
후후.
이게 바로 6클래스 마법사의 해석 이다.
그렇다면 정답은 무엇이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랑에게 손짓했다.
“스트랑, 일어나봐.”
“왜?”
“이 바위. 뭔가 되게 작위적이지 않아?”
“……바위 아래에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스러운 문이 있다?”
“ 맞아.”
“오, 당장 확인해 보자.”
스트랑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나는 바위를 내리쳤다.
힘을 줄 필요도 없었다.
일전에 스트랑이 내 뒷목을 후려갈 겼던 그 ‘당수’로 아주 가볍게 내려 찍으면.
콰직!
바위는 산산이 쪼개지며 소멸해 버 린다.
하지만.
“ 없네?”
바위 아래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흙바닥을 슥슥 비벼봐도…….
아예 작정하고 쪼그리고 앉아 손으 로 바닥을 긁어내 보아도…….
숨겨진 비밀의 문은커녕, 작은 개 구멍 하나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꽝인 것 같은데.”
아, 허탈한걸.
어쩐지 너무 쉽게 풀리더라니.
뭘 그렇게 들떴던 거야?
드라카의 유물이 이렇게 쉽게 발견 될 리가 없잖아?
에잇!
“……뭐 하는 거야?”
“화풀이.”
나는 홧김에 바닥을 쿵! 하고 내리 쳤다.
♦ ♦ ♦
크로스 로드 지하에 잠들어 있는 거대 도시.
데린쿠유.
처음에는 채석장으로 사용되었지 만, 후에는 라이나크 제국와 반국 페르나 사이에 일어난 전쟁의 불길 을 피하기 위한 피난처로 이용되었 다.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복잡한 구조.
개미굴을 연상시키는 협소한 공간 이지만, 안에는 주거공간과 우물, 광 장까지 존재하는 이곳.
데린쿠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난 처의 기능을 상실하고 부랑자들의 아지트로 변질되기 시작하였으며.
지하 입구에 건물을 지어 굴뚝을
연결한 뒤, 아예 지하 도시의 정체 를 감추었다.
시간이 흘러 데린쿠유는 암시장, 노예시장, 도박장, 마약상 같은 은밀 한 검은 세력으로 진화했고.
그렇게 지하 도시 ‘데린쿠유’는, 아 는 사람만 아는 은밀한 공간으로 변 해있었다.
그리고, 현재.
“왜 이렇게 땅이 울리는 거야!
“지, 지진이다……. 지진이야!”
“갑자기 무슨 지진이야! 이런 적이 없었는데!”
데린쿠유에서는, 난데없이 일어난 지진에 당황했다.
쿵! 쿵!
정신없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굉 음에 사람들이 당황하자, 지하 세계 의 왕.
비대한 몸집의 재력가, ‘튜톤’은 부 하들에게 명령했다.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 고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