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56)
올 힘 마법사 156화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분명, 이게 맞는 것 같았는데…….
내 추리는 정확한 줄 알았는데
여기 밑에 지하로 통하는 문이 있 을 것이라 여겼는데……!
틀렸다.
너무 큰 기대를 해서였을까.
완벽하게 틀리고 나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쿵!
“……이제 그만하지?”
쿵!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건데.”
쿵!
“야! 루인!”
“알았어, 알았다고.”
“아니, 저기 좀 봐.”
“••••••응?”
스트랑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크로스 로드 방향에서 말을 탄 사람 들이 우리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히이이 잉-!
이들은 우리 앞에 멈춰서 더니, 천 천히 말에서 내리며 매우 수상한 눈 빛으로 나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앞으로 나오며 물었다.
“너희들, 누구니?”
“ 예?”
“크로스 로드 사람은 아닌 것 같은 데. 여기서 뭐 하고 있어? 혹시, 길 을 잃었니?”
우리가 불쌍해 보였던 걸까.
하긴, 어려 보이는 남자애와 여자 애가 마을에서 멀리 동떨어져 있으 니 수상해 보일 수도 있겠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아무 일도요.”
“••••••그래?”
남자는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 계속 해서 주변을 살피며 내게 조심스럽 게 물었다.
“너희들 여기에 계속 있었니? 얼마 나?”
“한 시간? 그런데 왜요?”
“그러면, 혹시 이 근방에서 수상한 무언가를 봤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조금 전까지, 여기서 지진이라도 일 어난 듯 엄청난 굉음이 일어났거든. 우리가 추측하기로는 오우거 군단이 진군한다든가, 거인족이 나타났거나, 공성 병기의 화약이 폭발한다거나, 전쟁이라도 일어난 줄……
아, 나 때문이야 설마?
내가 바닥을 발로 걷어차서?
“모르겠니‘?”
끄덕끄덕.
내가 잘 모르겠다는 듯 순진하게 웃어 보이자, 남자는 ‘별수 없나’라 고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 다.
아무래도 내가 그 ‘굉음’을 내었으 리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들은 다시 말에 올라타며, 크로
스 로드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다가 도 문득 멈춰 서며.
“……잠시 정지.”
다시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내게 대뜸 물었다.
“너희들, 이곳 사람이 아니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의 눈 빛이 묘하게 변했다.
무언가 음흉한 계획을 꾸미는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것도 잠시.
원래의 호의적인 눈으로 돌아왔다.
“그렇구나. 혹시 부모님은? 같이 왔니?”
“저희 둘뿐인데요.”
“크로스 로드 방문은 처음이고?”
“ 네.”
“아, 그렇구나. 혹시, 여기 무슨 일 로 온 건지 알 수 있을까?”
“••••••여행?”
“하하, 둘 다 제법 어려 보이는데 단둘이서 여행이라고? 부모님들의 반대를 피해 크로스 로드까지 흘러 온 사랑의 도피 같은 건가? 하하!”
남자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는 가벼운 농담을 하려고 한 것처럼
보였지만…….
상대가 나빴다.
하필, 사랑의 도피라니.
스트랑이 ‘헤’ 하고 헤벌쭉 웃으며 중지 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남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곤, 스트랑은 관심 없다는 듯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가자.”
“어, 응.”
우리가 돌아가려 하자, 남자는 우 리에게 ‘호의’를 멈추지 않았다.
“자, 잠시만! 얘들아.”
왜요?”
“내 이름은 ‘럭스’란다. 실은, 딱 너희랑 비슷한 나이의 동생들이 있 거든. 너희를 보니 내 동생들 생각 이 나서, 너희들에게 맛있는 음식이 라도 사주고 싶은데……. 어떠니?”
길 잃은 어린 소년 소녀들.
낯선 도시가 두려울 순진무구한 아 이들.
저희 엄마가 함부로 낯선 아저씨 따라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요!
뭐,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건가?
그래.
무엇이든 좋다.
이 럭스라는 남자가…….
“하하! 부담 갖지 마. 정말 동생 같아서 그런 거니까.”
아니.
《맥스 주드》
《3성 암살자》
《잠재력 : 낮음》
‘맥스 주드’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 는 이 남자의 호의가 진짜 호의라면 아무 문제 없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저 호의가 진 짜가 아닌 ‘가짜 호의’라는 점이다.
선한 얼굴로 상대를 방심시키고, 등 뒤에 칼을 숨기고 있는 가짜.
나는 이를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 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러시죠.”
“••••••좋아.”
럭스의 눈빛이 또 한 번 꿈틀거렸 다.
나와 스트랑을 향해 비틀린 욕망을 품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선한 가면을 쓴 채 웃고 있었다.
“어서 가자. 딱 저녁 먹을 시간이 구나.”
“네.”
럭스의 무리들이 저만치 앞서가자, 스트랑이 내 옆구리를 찌르며 ‘도대 체 왜 그래?’라고 물었고.
나는 그런 스트랑에게 작은 목소리 로 말했다.
“저 녀석들, 분명 조금 전까지 ‘지
하’에 있었어.”
“••••••뭐?”
그래.
내가 저 ‘낯선’ 남자를 따라나선 이유.
나 역시, 저 남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바닥을 발로 걷어찬 소리.
그걸 분명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엄청난 굉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지상 1km나 떨 어진 크로스 로드까지 들린다고?
이건 말이 안 되잖아.
나는 단지 발을 굴렀을 뿐이라고.
바로, 내 발밑 ‘지하’에 있었다면 또 모를까.
‘크로스 로드 지하에 뭐가 있는 걸 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들 을 보니 구린내가 풀풀 풍긴다는 것 은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찾는 물건이 있다는 사실도 확실하다.
자진해서 나를 ‘지하’로 모셔가려 는 저들을 내가 따라가지 않을 이 유?
없다.
나는 가면으로 본성을 숨긴 럭스에 게 최대한 순진무구하게 웃으며 말 했다.
“비싼 거 사주세요.”
♦ ♦ ♦
“..하하, 한 끼 식사에 1골드라
니……. 너희들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구나?”
1골드면, 평범한 여관에서 성인 10 명이 식사를 하고도 남을 정도의 금
액이다.
물론 큰 금액이지만, 없는 요리가 없다는 크로스 로드 식당에서는 그 리 큰 금액도 아니다.
4개 국가의 국경에 위치한 중립지 역 크로스 로드는, 4개의 국가의 문 화가 공존한다.
없는 음식이 없고, 못 사는 물건이 없고, 못 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다 양한 인종과 문화를 자랑하는 것이 다.
이런 곳에 왔는데, 한 가지 음식만 먹을 수는 없지.
“더 먹어도 되죠?”
“으, 응? 또 먹게? 너희 배 안 부 르니?”
“팔테온의 전통 음식 맛도 궁금해 서요. 오늘이 아니면 또 언제 먹어 볼까 하고……
내 불쌍한 연기가 제대로 먹혀들었 기 때문일까.
아니면, 실컷 먹어둬라. 나중에 저 녁값의 몇십 배를 받아낼 테니까 같 은 ‘악덕 노예 상인’의 최후의 양심 일까.
럭스는 약간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 를 끄덕였다.
“마, 마음껏 먹어둬.”
“고맙습니다! 럭스 님의 동생분들 이 참 부럽네요. 이런 맛있는 음식 도 잔뜩 사 주시고.”
“……맛있니?”
나는 식당에서 가장 비싼 ‘팔테온 칠면조 스테이크’를 입안 가득 쑤셔 넣으며 물었다.
“드셔보실래요?”
“아냐, 괜찮아.”
“다행이다. 나눠주기 싫었거든요.”
빠직!
동시에, 이미 식당 주변을 둘러싸 고 있는 음침한 기운들까지 모두 확 인한 터였다.
‘네 명 정도인가.’
많은 인원도 아니다.
눈앞의 럭스라는 남자를 포함하여 다섯 명 중에 이렇다 할 강자도 없 다.
기껏해야, 3성 정도의 수준이 한계 인 약자들.
고작 이 정도 수준으로 음흉한 계 획을 꾸민다는 것은, 정말 나와 스 트랑을 순진한 어린아이라고 생각하 고 있다는 반증이다.
만약, 내 진짜 정체를 알았다 면…….
이런 3성짜리 암살자들 100명이 동시에 덤벼도 모자랄 테니까.
“아, 잘 먹었다.”
“그, 그래……. 이제야 배가 부른 모양이구나.”
“네.”
나와 스트랑은 식당에서 빠져나와 럭스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고개 를 숙였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이렇 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셔서 감사합
니다.”
“……으, 응?”
자, 우리 한번 다 같이 셋을 세어 볼까.
하나….
둘….
“자, 잠깐만!”
……셋.
거봐.
이대로 우리를 보내줄 리가 없다니 까?
만약 도망치려고 했으면, 납치라도
했을걸‘?
그리고 이제는, 오늘 어디서 묵을 건지 물어볼 거야.
분명해.
“네?”
내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자, 럭스는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너희……. 오늘 지낼 곳은 있 니?”
빙고!
아저씨들.
레퍼토리 연구 좀 더 하셔야겠어 요.
하지만, 나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순진한 아이로 보이는 방법.
“아, 그, 그게……
여기서, 남은 한 손으로 옷자락을 꼼지락거리는 것이 포인트다.
“아직 못 구했어요. 숙소……
“……그러니?”
럭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 ♦ ♦
물고기 두 마리가 미끼를 제대로 물었다.
크로스 로드의 지하 도시, ‘데린쿠 유’에서 노예상의 브로커로 일하는 럭스는.
루인과 스트랑이 보이지 않는 각도 에서 잇몸이 훤히 드러날 만큼 음흉 하게 웃어 보였다.
‘으흐흐훗, 이게 무슨 횡재야.’
지하 세계의 왕, 튜톤의 명령을 받 고 알 수 없는 지진의 정체를 알아
보기 위해 오랜만에 크로스 로드 밖 으로 올라갔다.
원래 목적이던 지진의 정체는 알아 차리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웬 꼬마 두 명을 만났다.
‘확실히 미남 미녀들이로군. 어디 귀족가의 자제들인가? 상관없지 뭐. 어차피 팔려가고 나면 노예든 귀족 이든 무슨 상관이람. 오히려 정복하 는 맛이 있다며 귀족 출신들만 찾는 변태들도 있으니……
남자인 루인은, 척 보기에도 훤칠 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비실비실하고 연약한 느낌은 아니
라 남자 귀족들에게 인기는 없겠지 만, 귀족가의 정부인들은 이 녀석을 갖기 위해 금화 자루를 들고 난리를 칠 것이 분명했다.
여자인 스트랑은 어떤가? 남녀 가 리지 않고 매력을 느낄 만한 귀여운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못해도 한 명당 1,000골드는 받겠 군. 아니, 1,000골드가 뭐야? 2천, 3천도 충분하지.’
오늘 식사비용으로 쓴 1골드의 족 히 수천 배는 받아낼 수 있을 터.
럭스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지하 도 시 ‘데린쿠유’로 통하는 집 앞에 멈
춰섰다.
이미, 예의 그 선한 얼굴로 변한 뒤였다.
“여기야. 너희 집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써도 돼.”
“……음, 여기군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루인이 럭스 에게 물었다.
“집이 꽤 넓네요. 그런데, 동생들은 요?”
“으, 응?”
당연히 동생 따위가 있을 리가 있 나.
럭스가 적당히 둘러대기 시작했다.
“오, 오늘은 늦게 들어오는 날이거 드 ” 1—•
“아, 그래요?”
“응.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이 리 와. 안내해 줄 테니까.”
럭스가 앞장서서 걸어가며, ‘지하 도시 데린쿠유’로 들어가는 문을 벌 컥 열었다.
“여기야. 지하인데, 그래도 너희 둘 지내기에는 썩 훌륭할 거야.”
“아, 여기구나.”
루인과 스트랑이 지하를 향해 발을
한 발자국 내딛자, 천장에서 암살자 4명이 툭! 하고 떨어졌다.
동시에, 럭스는 지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문을 쾅! 하고 거칠게 닫으 며 광포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으햐햐햐햐!”
낚았다.
잡았다……!
제대로 납치해 버렸다!
이제 울고불고 난리 쳐도 아무 소 용 없단다, 꼬마들아.
럭스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아내
며 품속에서 나이프 한 자루를 꺼내 들었다.
본색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너희들, 모르는 아저씨들 따라가 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니?”
그런데,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
이쯤 되면 눈치를 채고 울고불고 난리 치며 살려달라고 빌어야 정상 인데…….
“후후.”
도대체 왜 웃고 있는 거야?
꿀꺽……!
럭스는 순간 루인의 웃음 속에서 ‘광기’를 느꼈고, 온몸에 소름이 돋 아나는 것을 느꼈다.
광기의 주체.
루인 아르델이 피식, 웃으며 말했 다.
“아무나 집에 들이면 안 된다는 이 야기는 못 들어봤나 봐?”
럭스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 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