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1)
올 힘 마법사 161화
“저, 절대 정체를 알아내려 하지 않겠습니다.”
“복수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 고 살겠습니다.”
“데린쿠유에서 필요한 건 뭐든 가 져가십시오. 절대 쫓지 않겠습니다.”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제발 목숨 만 살려주십시오.”
데린쿠유의 모든 쓰레기들이 내게
애원했다.
뭐든 가져가라고.
제발 목숨만은 살려만 달라고.
자꾸 이러면 내 여린 마음이 약해 질…… 줄 아나.
“닥쳐.”
이 자식들은, 아무리 빌어도 용서 가 안 된다.
나는 쿤칸의 모랄너클을 고쳐 끼며 경매장 입구에 섰다.
“너희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 안 되는 쓰레기들이야. 그냥 평생 지하
에 묻혀 사는 게 세상에 도움이 되 겠지.”
“제, 제발……
“카타콤베라고 들어봤지? 공동 지 하 모.지. 앞으로 이곳은 데린쿠유가 아니라, 카타콤베라고 불리게 되겠 네.”
그래도, 당장 모두 죽이지는 않고.
아주 약간의 기회는 줄 생각이다.
무너진 지하 동굴을 뚫고, ‘살아’나 올 수 있다면 말이야.
나는 활짝 웃으며 두 주먹을 들어
올렸다.
“조금이라도 생명을 더 연장하고 싶다면, 너희 옆에 있는 친구들 등 에 칼을 꽂는 게 도움이 될 거야. 네가 먹을 음식과 물, 공기를 함께 갉아 먹는 나쁜 놈들이거든.”
“그럼, 다시는 만나지 말자.”
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석벽을 향해 주먹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쿵! 쿵! 쿵! 쿵!
와르르르!
데린쿠유 전체가 크게 울리며 머리
위로 먼지가 떨어졌다.
“으, 으앗! 으아아아아악!”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데린쿠유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 했으며, 눈치 빠른 이들은 벌써 칼 을 뽑아 들었다.
그것은 아주 찰나의 장면이었다.
콰르르르릉!
석벽 천장이 와르르 무너지며, 데 린쿠유와 세상을 완벽하게 단절시켜 놓았고.
내부에서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비
명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려왔다.
나는 손을 툭툭 털며, 어깨를 으쓱 였다.
“……청소 끝.”
♦ ♦ ♦
“싹 묻어버렸다고? 너답지 않네.”
“나다운 게 뭔데?”
“용서해 줄 줄 알았지.”
“용서는 무슨. 그 쓰레기들 중에서 용서받을 사람은 ‘럭스’ 한 명뿐이야.”
스트랑이 튜톤의 금고를 왕창 털고 빠져나올 때.
럭스는 경비대의 시선을 돌렸다.
경비들의 시선을 끌 방법이 없자, 아예 경비대의 뺨을 때리고 도망가 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목숨을 걸고 임무를 완수한 셈이 다.
나는, 여관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럭스를 향해 싱긋 웃으며 손을 내밀 었고.
“아, 으, 응.”
럭스는 여전히 내가 두려운지 머뭇 거리며 내 손을 맞잡았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나는 그대로 럭스의 손을 빠드득 꺾어버렸다.
“끄으으으윽!”
럭스는 비명을 내질렀지만, 특별한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오른손을 잃었지만, 목숨은 건진 것이다.
그동안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을 사 고팔았을 죗값에 비하면, 싸게 쳤다.
“앞으로는 착하게 살아요. 나쁜 짓
하지 말고. 두 번 다시 이런 꼴로 만나면, 그때는 알죠?”
“고, 고마워……
럭스는 또 다른 삶을 찾아 떠나고, 이제는 마무리만 남았다.
“저 녀석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 야?”
나와 스트랑의 시선이 데린쿠유로 납치당했던 소년, 소녀들에게 향했 다.
조금 안정을 찾은 모양이지만, 몇 몇은 여전히 두려운지 몸을 파르르 떨기도 했다.
“집은 있어?”
끄덕끄덕.
구해주긴 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이다.
저들의 인생에 개입할 생각도 없고, 어쭙잖은 훈수를 둘 생각도 없다.
대신, 나는 금화 한 움큼씩을 집어 아이들에게 건네주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그리고, 딱 한 가지만 말할게.”
“••••••네?”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마. 알았 지?”
싱긋 웃어 보이자, 아이들은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래.
모든 것이 잘 끝난 듯 보였다.
쓰레기들도 싹 한데 모아 청소도 했고, 구할 수 있는 이들도 구해냈 다.
내가 찾으려 했던 물건도 찾았으 며, 혜력의 조각을 귀속하는 즉시, 퀘스트도 완료될 것이다.
하나 남아 있는 문제가 있다면
“이것들은 어쩌지?”
스트랑이 데린쿠유를 빠져나오며 챙겼던, 장물 수십여 종.
그리고, 여전히 막대한 양을 자랑 하는 금화들까지.
“돌려줘야겠지?”
“누구에게?”
“그야……. 주인들에게?”
“누가 뭘 잃어버렸는지 알고 어떻 게 돌려주냐?”
“으음, 그런가. 그럼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이건 네 전리품 이야. 그 고생을 하고 얻어냈는데,
네가 갖는 게 맞지.”
도둑들에게서 훔친 돈을 모조리 내 가 가지는 것은 도둑질인가.
맞다.
죄책감 따위는 없지만.
이것 또한 분명한 도둑질이었고, 내게만 편한 잣대를 들이댈 생각은 없다.
그럼, 이 돈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건 선택의 문제다.
“그냥 써. 어떻게 쓰던 데린쿠유에
있던 때보다는 훨씬 좋은 일에 쓰일 테니까.”
“좋은 일이라……
고민은 길지 않았다.
“으얏호!”
크로스 로드에서 레디안 왕국의 수 도까지 마나 열차로.
수도에서는 마차를 구해, 다시 아 로델로.
덜커덩! 덜커덩!
마차 바퀴가 휘어질 만큼, 막대한 금화와 장물들을 싣고 제대로 금의 환향한다.
내가 이 장물들과 막대한 금화를 사용하는 방법.
하나밖에 없잖아?
“이건 제이슨 주고, 이건 한슨 주 고, 이건 볼바르 경에게……. 그리고 이건, 루이나 주면 되겠다. 엄청 좋 아하겠는데?”
“이건 어때?”
“……아이린. 선물로 주자.”
선물.
그리고, 영지에 기부.
결국, 나를 위해 쓰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맞다.
에이이이잇! 몰라!
그럼 어떡해? 이 많은 걸 그냥 땅 속에 묻어버려?
이번만큼은, 그냥 눈 딱 감고 파렴 치한이 될 테다.
“저기 좀 봐!”
“……이야, 많이 변했네.”
아르델로 들어서는 초입.
지난 몇 달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르델은 많은 것들이 변해 있었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화사한 봄을 지나, 어느덧 푸르른 녹음을 품에 안은 내 고향.
아르델의 입구에는.
《아르델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부 푼 희망을》
이라는 간질거리는 문구가 적힌, 거대한 팻말이 세워져 있었고.
입구에는 초소로 보이는 건물도 세 워져 있었다.
경비대도 완전히 새롭게 개편된 듯, 못 보던 얼굴의 병사도 여럿 존 재했다.
“아르델에 방문하셨습니까?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으음. 저를요?”
소가주인 내 얼굴을 모르는 것을 보면, 아마 다른 곳에서 아르델로 넘어온 이주민이리라.
나는 장난스럽게 팔짱을 끼며 물었 다.
“네. 검문하셔야죠. 어디, 검문해 보세요.”
“……마차에 짐이 상당히 많은데, 전부 무엇입니까?”
나는 대답 대신 금화 자루를 열어 보였고, 장물이 든 보따리도 시원하 게 열어젖혔다.
“이, 이게 전부……
검문하는 경비병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이런 막대한 금화는 평생 본 적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는 정신을 바짝 차리려는 듯, 휘
휘 고개를 내저으며 방문명단에 이 것저것을 기입하기 시작했고.
또 다른 경비병이 내게 물었다.
“어디서 온 누구십니까? 신분증이 있다면 제출해 주십시오.”
“네, 그러죠.”
신분증을 꺼내려 품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그때 였다.
“도, 도련님!”
“이야, 필 아저씨. 오랜만이네요?”
“……도련님이라고?”
내 얼굴을 알고 있는, 10년 차 경 비병 필 아저씨가 내게 쪼르르 달려 오셨고.
‘도련님’이라는 단어에 사고회로가 정지된 경비병들에게 한마디 했다.
“이 신참 녀석들아! 우리 루인 도 련님이시라고! 너희들은 소가주님 얼굴도 모르냐! 도련님께 검문은 무 슨!”
“예, 옛? 앗! 추, 충! 몰라봬서 죄 송합니다!”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아뇨. 당연히 하셔야죠. 아르델의 경비대로서 당연한 일을
하신 겁니다. 그러니 너무 꾸짖지는 말아주세요.”
“아이고, 착하기도 하셔라. 어서 들 어오십시오. 그런데, 도련님……. 이 게 다 뭡니까?”
나는 뭐라고 말할까 잠시 고민하고 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전리품?”
“아!”
필 아저씨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 대신 마차 위에 올 라타 고삐를 쥐었다.
“얼른 가시죠! 영주님께서 무척이 나 좋아하실 겁니다.”
“우후, 네.”
저 멀리, 아르델이 한눈에 들어오 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아르델이 맞나 싶을 정도다.
“사람이…… 엄청 많네요?”
“네. 최근에 이주민이 급격하게 늘 었습니다. 수도며, 동부며, 남부며 가릴 것 없이 아르델로 몰려들었습 니다. 자국민뿐만이 아니라, 타국민 들도 여럿 있어요. 오요타의 에스페 라나자에서 아이들을 잔뜩 데리고 온 남자도 있고, 제국의 머나먼 테 시란에서도 사람들이 왔습니다.”
필 아저씨의 말에 나는 옅게 웃어 보였다.
오요타의 에스페라나자라면, 고아 원장 나르메르 씨다.
애나와 신디아. 나디아와 와즈너까 지. 모두들 잘 도착한 모양인걸.
그런데, 테시란은 또 뭘까.
“이야기 전해 들었습니다. 도련님 께서 테시란을 습격한 오우거들을 막아주셨다지요? 장하십니다. 이런 도련님 밑에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걸 수도 있다며 테시란 시민 200명 이 이 먼 길을 찾아왔습니다. 영주 님께서는 당연히 받아주셨고요.”
“아아.”
그런 이유에서구나.
“저기 저곳이 이번에 새롭게 지은 고아원과 체술관입니다. 어쩜, 그런 생각을 다 하셨습니까?”
아르델 남쪽에 크게 지어진 새로운 건물.
고아원과 체술관.
저 멀리 나르메르 씨와 아이들이 보였다.
“루인 님……. 아, 아니! 도련님!”
“오빠!”
애나, 신디아!
나디아와 와즈너까지.
“잘 지냈어요?”
이들은 나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 들어주었고, 나는 저들에게 화사하 게 웃어 보였다.
뿐만이 아니다.
“뭐야, 루인이잖아? 잠시만. 이거 꿈인가.”
동네 거리를 부지런히 청소하고 있 던 제이슨이 마차 위에 올라있는 나 를 보고 눈을 비벼댔다.
한 번, 두 번.
계속해서 비벼도 내가 보이자, 제
이슨은 화들짝 놀라며 내게 달려왔 다.
“이 자식! 오면 온다고 기별이라도 줬어야지!”
“……큭큭, 잘 있었냐? 약속했던 4 클래스는 달성했겠지?”
“그, 그야 당연하지……!”
마차는 속절없이 달려 검술훈련장 을 지나쳤다.
훈련장에는, 어느덧 선명하리만큼 붉은 오라를 뿜어내며 열심히 훈련 하고 있던 한슨.
그리고, 그런 한슨을 흡족한 눈으 로 지켜보시던 볼바르 경이 나를 발
견했다.
“……도련님?”
“루, 루인……!”
나는 그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 다.
한슨 녀석.
벌써, 5성을 아득하게 넘어섰구나.
확실히 재능은 재능이란 말이야.
마차는, 어느새 아버지가 계신 영 주 저택 앞에 도착했다.
“……루인?”
“오, 오빠!”
아버지와 루이나.
둘은 마당에 앉아 계셨는데, 거대 한 금화 자루와 함께 갑자기 들이닥 친 나를 보며 눈을 휘둥그렇게 뜨셨 다.
“잘 지내셨죠?”
나는 마차에서 내려, 내게 달려오 는 루이나를 와락 껴안았다.
“왜 이제야 온 거야!”
“미, 미안.”
그때.
저택의 문이 열렸고, 그곳에서 모습 을 드러낸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
아이린 프리우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조금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 고.
나는 그녀를 향해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