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8)
올 힘 마법사 168화
메테오 스트라이크.
전능한 8클래스 마법 앞에 ‘게리 힐’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초고열의 불길에, 조르쉬 게리힐을 비롯한 워록들의 시체는 흔적도 없 이 재로 변하며 사라졌고.
‘게리힐’이라는 이름도, 나와의 악 연의 고리도 모두 끊어졌다.
이번 습격으로 인해, 중요 요직에
앉아 있던 수많은 귀족이 죽거나 다 쳤지만.
더 큰 피해.
어쩌면, ‘몰살’에 가까운 재앙이 닥 쳐올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본다 면…….
전체적으로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우리는, 쌍둥이 왕자님들이 기거하 시는 별궁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 다.
왕자님들은 사건 뒷수습을 하느라 바쁘셨다.
“사악한 흑마법사들로부터 왕가와 궁궐 전체를 지켜내었는데! 그 공을 치하하지도 못하다니!”
“그, 그런 뜻이 아니오라……. 사망 한 귀족들이 많은 관계로, 대대적인 장례를 먼저 치른 후에 그때 공을 치하하심이 옳은 줄로……
“어허! 루인 공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것 을 왜 모르는가? 후문이 있던 자리 에 루인 공의 황금상을 세우며 그 공을 기리고, 죽은 자들의 넋을 달 래는 비석을 세울 것이니라.”
수습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 기분 을 좋게 만들지에 대해 더 몰두하시 는 모습이었지만.
뭐, 저것도 수습이라면 수습이겠지.
“그럼, 검술대회는 어떻게 되는 거 야?”
진행 중이던 검술대회는 차후로 미 루어 졌다.
어쨌거나, 소드 그랑프리에 참가할 왕국 대표는 뽑아야 하니까.
지금처럼 성대하게 열리지는 못해 도, 약소하게나마 대회를 끝내겠다 는 뜻을 왕자님들께서 밝히셨고.
우리는, 며칠 더 왕궁에 머무르기 로 했다.
왕궁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의 소식 을 들은 학장님께서도 나를 찾으셨 다.
“루인 군.”
“학장님.”
학장님은 궁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메테오’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한 점이 많은 듯한 얼굴이셨지만.
언제나 그렇듯, 내게 직접 묻는 대 신 장난스럽게 돌려 반응하셨다.
“쥐 몇 마리 잡으려다 궁궐 전체를 홀라당 다 태울뻔했군.”
“아, 하하……. 그런가요.”
“이쯤 되면, 루인 군이 사건 사고 를 몰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 러울 지경인데.”
“농담일세. 고맙네. 정말, 고맙네.”
이거 참, 쑥스러운걸.
학장님은 이렇게나 조심스러운 반 응이셨지만, 아이린만큼은 달랐다.
“정말 말씀 안 해주실 거예요?”
“우리 말 놓기로 했잖아…… 요.”
“여자친구에게까지 모든 일을 숨기 는 수상한 남자에게 말을 편하게 하 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요.”
“……으음, 여자친구라. 그거 듣기 좋은데요?”
“루인 님!”
“아, 알았어요, 알았어.”
그녀는,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 를 원했다.
7클래스 플라이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리고, 17세에 8클래스 마법인 메 테오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
이는, 내 머릿속에 있는 고룡의 지
혜, ‘혜력(흐方)’ 덕분이다.
용.
인간이 숨을 쉬듯, 용들에게 마법 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의 이분법적 논리로 나눠진 ‘클래스’라는 체계에 구애받지 않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행위.
이 혜력을 바탕으로 내 막대한 힘 을 사용하면, 메테오를 난사하지는 못하겠지만.
한두 번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아 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 겠는가.
“기연이었어요. 기연.”
나는 기연이라는 핑계로 대중 넘어 가려 했고.
아이린은 여전히 나를 의심스럽다 는 눈빛으로 보기는 했지만, 다행히 그 이상 묻지 않았다.
“우연이 아니라, 기연이군요.”
“우연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요.”
“그렇다면, 루인 님은 이제 8클래 스 마법사인가요?”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만…….
나는 뭐라 대답할지 몰라 대충 맞 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 린은 이 정도 대답이면 충분한 듯했 다.
“조금 쫓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이 제는 아예 쫓아가지도 못하도록 달 아나 버리시네요.”
“아시잖아요. 제가 좀 적이 많은 거.”
“위험한 남자는 별론데요.”
“왜요, 너무 치명적이라서요?”
“……뭐, 아주 반박하지는 못하겠 네요.”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며칠이 흘렀다.
워록들의 습격으로 인해 부식된 왕 궁은 복구작업이 한창이고, 궁에서 일어난 참사를 기리는 석비도 세워 졌다.
혼란스러웠던 수도 경비는 제자리 를 찾았고, 무관장들에게 권한이 집 중되지 않은 왕자님들 중심의 자체 적인 경비 체계도 새롭게 확립했다.
과거의 아픔에서 미래를 배운다고.
상황은 이렇게 잘 마무리되는 듯 보였지만.
이것이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했 다는 말은 되지 못한다.
“완전히 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 결국, 똑같은 일은 다시 일어날 겁 니다. 형태는 조금 변하겠지만.”
“뿌리라니? 루인 공이 뿌리를 아주 제대로 뽑아버렸지 않소?”
“그렇지 않습니다. 게리힐의 배후 에 누군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합니
다.”
“게리힐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 배후가 존재한다?”
“일은 독단적으로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게리힐의 워록들이 지난 몇 달간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단순히 어디 산골짜기에 숨어 지냈다기에는 부피가 너무 큽니다. 즉, 누군가 숨 겨준 사람이 있다는 말이지요.”
게리힐을 숨겨준 자들.
그리고, 이번 일을 암묵적으로 도 운 자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 그게 누구란 말이오?”
“짐작 가는 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왕자 님들께서는 주변국 모두를 의심하셔 야 합니다.”
“의심, 의심이라……
이들이 원하는 것은 누구일까.
왕가( I:家)인가, 아니면 내 목숨인 가.
본능적인 느낌으로는 후자의 가능 성이 더 커 보인다.
반역이었다면, 이 정도 수준으로 그치지 않았을 테니까.
“그 짐작 가는 자들이 누구인지 물 어도 되겠소?”
“게리힐이 노리는 것은 왕가의 피 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을 배신한 귀족들과 저와 제 동생. 즉, ‘아르 델’이었지요.”
“……배후는, 아르델을 노리려는 자다?”
“ 네.”
만약, 주변국에서 게리힐의 망명을 도와주고 숨겨주었다면.
이는, 쉽게 승낙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디안 왕국과의 관계가 틀
어질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게리힐을 받아주었다는 것은.
게리힐과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 아떨어졌다는 의미일 터.
즈
‘……내 목숨을 노리는 자.’
누굴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당연 히 ‘그들’밖에 없다.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
그리고, 염왕 테론.
그 정도 거물들이라면, 게리힐의 망명을 쥐도 새도 모르게 받아주었
을 가능성도 충분할 테지.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이 짜 맞혀 지는 기분이다.
“올해의 소드 그랑프리 본선은 어 디에서 열리게 됩니까?”
“루인 공께서도 가본 적이 있는 곳 이오. 라이나크 제국 연방의 공국 ‘알테 인’이지.”
만약, 루이나가 귀족 검술대회에서 우승하면.
적의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 꼴이다.
나는, 오빠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만 할까.
루이나에게 너의 꿈을 포기하고, 아르델로 내려가라고 조언해야 하는 가?
아니면, 루이나의 꿈을 위해서라도 이번 일을 완벽하게 뿌리 뽑아야 하 는가?
상대는, 제국의 황태자다.
나는 어느 때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고민을 길게 하지는 않았 다.
“조만간, 황태자를 만나러 가야겠 군요.”
‘황태자’라는 단어에 왕자님들이 두 눈을 크게 뜨셨다.
* ♦ ♦
“……이게 황태자 전하께서 정녕 원하시던 그림입니까?”
“아아, 대부님.”
“다 쓰러져가는 소국(小國)에서 좀 날리던 쓰레기들을 보내어 ‘그 녀 석’을 자극하는 일이요?”
“대부님, 일단 진정하십시오.”
라이나크 제국의 수도, 레버다인.
그곳에서 가장 고풍스러운 건물인 모란궁의 주인.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는 여유 로운 얼굴로, 홀짝이던 찻잔을 내려 놓았다.
“진정하시고 일단, 제 얘기를 좀……
“진정하라고 하시는 것을 보니, 이 얘기는 듣지 못하셨나 보군요. 루인 아르델이 ‘메테오’를 사용했다는 이 야기를요.”
“……메테오? 그게 뭡니까? 마법입 니까?”
마법에는 문외한인 황태자가 모르
겠다는 듯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과 장된 행동을 취하자.
잔뜩 화가 난 염왕 테론이 말했다.
“네. 8클래스 마법이지요.”
8클래스.
염왕 테론의 표정은, 이쯤 되면 네 실수를 알아차리라는 뜻이 다분히 실려 있었지만.
오히려 황태자의 반응이 더욱 가관 이었다.
“햐, 그 녀석. 벌써 8클래스가 되 었답니까?”
“……황태자 저하.”
“물건은 물건이군요. 이렇다면 더 욱 탐이 나는데……. 8클래스라면 대부님과 동급이지 않습니까? 그럼,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 겁니까? 그래도 17살짜리보다는 대부님이 더 강하시겠지……
“쇼메르탄!”
염왕 테론의 눈에서는, 이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성난 노성이 터져 나왔다.
쩡! 쩌저정!
그의 외침 한 번에 모란궁에 있던 모든 유리창이 박살 났으며, 천장
위에 있던 샹들리에가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츠츠!
동시에, 모란궁 안에서 기척을 숨 기고 있던 그림자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며 황태자 옆을 지켰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 만,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는 여 전히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아, 역시 대부님이 더 강하시겠 군요.”
“너희들이 검을 뽑아봐야 대부님 근처에나 닿겠느냐? 그냥 잠시 홍분
하신 것뿐이다. 나를 해치실 분이 아니니, 썩 물러들 가거라.”
황태자의 명에, 그림자들이 일렁이 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짝!
박수를 치며 황태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대부님. 왜 그렇게 화가 나셨습니 까?”
“정녕 몰라서 물으십니까?”
“네. 모르겠습니다. 게리힐 녀석들 이라면, 어차피 이런 식으로 대충 사용하다 버릴 카드였습니다. 카드 게임에서 있으나 없으나 별 필요 없
는 조커 카드죠. 오히려 그 조커 덕 분에 루인 아르델이 ‘8클래스’ 마법 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 었으니, 제대로 이용한 셈 아닙니 까?”
“전하께서는 큰 실수를 하셨습니 다.”
“무슨 실수요?”
“그 날. 녀석을 죽이지 않은 실수 지요.”
그 날이란, 루인 아르델의 졸업식 을 의미했고.
“실수라……
황태자의 입에서 가벼운 조소가 터
져 나왔다.
“그건, 실수가 아닙니다. 전에도 말 씀드렸다시피 지우고 싶은 혹역사이 며, 실패한 첫사랑에 대한 일종의 아련한……
“아뇨, 실수입니다. 녀석은 이 짧은 시간에 8클래스 마법사가 되었으니 까요.”
“대부님. 혹시, 겁나십니까?”
“……뭐라고 하셨습니까?”
“왜 그렇게 녀석을 신경 쓰시는 겁 니까. 대부님께서는 대륙 전체를 쥐 락펴락하는 마탑의 주인이시고, 저 는 장차 이 거대한 제국을 이끌어갈
황태자입니다. 하지만 녀석은 그냥 이웃 소국에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 일 뿐입니다.”
겁나느냐는 황태자의 질문에, 염왕 테론은 곧바로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왜냐.
정말 겁이 났기 때문이다.
17세에 자신의 턱 끝까지 따라온 괴물 같은 재능이 겁이 났고.
차기 ‘권좌’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 로, X급 아티팩트 ‘쿤칸의 어금니’ 까지 반응한 녀석이다.
염왕 테론은 처음으로, 황태자에게 루인 아르델을 소개한 일을 후회했다.
아니, 한때 잠시나마 루인에게 일 말의 호감을 보였던 일까지도 후회 했다.
“녀석을 과소평가하시면 안 됩니 다. 무척 영악한 녀석이지요. 지금 쯤, 게리힐을 숨겨준 자가 전하라는 사실도 알아차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황태자가 광포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제가 그 사실을 숨기려 했 으리라 생각하시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