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73)
올 힘 마법사 173화
이는 분명 체스를 빙자한 ‘싸움’이 었지만, 체스에서 가장 중요한 룰을 따른다.
바로, 킹 (King) 이 죽으면 게임은 끝난다는 것.
“7성 기사와 5클래스 수준의 덜 자란 여자 마법사. 그보다 더 어려 보이는 소녀라……. 주목할 쪽은 8 성 체술가 하나뿐인가.”
황태자는 흑색 장포를 두르고, 으
리으리한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팔걸이에 턱을 가볍게 괴 며 따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여기서 단 한 발자국도 움직 이지 않을 거다. 그러니 알아서 끝 내고 오도록.”
“존명.”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선언은, 오직 황태자만이 할 수 있 는 말이었다.
자신의 부하들을 향한 무한한 신뢰 를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이 질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 지 않는 특유의 자신감.
그리고, 우리 전력에 대해 깊게 고 민하지 않는 안일함을 모두 갖추었 다.
그럴 수밖에.
“묵시의 기사들은 방대한 제국 연 방 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 는 월등한 기량의 기사들입니다. 하 나도 버거운데, 둘이 모두 모였군 요.”
황태자가 보유하고 있는 전력은, 단순한 기사와 마법사가 아니었으니 까.
8성 기사와 7클래스 마법사.
왕국에서는 하나도 보기 힘든 전력 을, 둘씩이나 갖추고 있다.
하나하나가 최정예이고, 몇 개 소 대는 우습게 쓸어버리는 괴물들.
황태자가 뿜어내는 자신감의 원천 은, 허세가 아니다.
그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가락을 튕겨 냈다.
“……가라, 나이트.”
“존명.”
황태자의 명에 묵시의 기사 하나가 검을 뽑았다.
스릉.
눈으로 좇기도 힘든 발검술과 동시 에 검풍(劍風)이 직선으로 쏘아졌 다.
콰과과과과과광!
경기장 바닥을 모두 헤집으며 날아 드는 검풍은, 너무 빨라 보고 피하 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지, 직격이야!”
콰과과과광!
검풍이 정면으로 날아들었다.
알테인 스타디움에 앉아 있는 모두
가, 전멸을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뿌옇게 일어난 흙먼지들이 사라지 고 나면, 8성 기사의 검풍에 나뒹굴 고 있는 시체들을 떠올렸을지도 모 른다.
그래.
상대가 ‘우리’가 아니었다면, 분명 그러했을지도 모른다.
“……살아 있잖아?”
“그, 그것도 멀쩡해……!”
하지만, 우리는 흙먼지 속에서 멀
쩡한 모습으로 대열을 갖추고 서 있 었고.
알테인 스타디움 전체가 떠나갈 듯 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
“부, 분명 성벽도 무너뜨릴 공격이 었는데! 어떻게……?!”
그래.
체스는 상대의 수를 읽고 그에 대 응하는 게임이고, 정보의 차이는 상
당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7성 기사라 소문난 창성 기사 볼 바르 페튼 경은, 실제로 8성 기사이 고.
5클래스 마법사로 알려진 아이린 프리우스는 6클래스에 접어들었으 며.
“잘했어, 스트랑.”
“뭐 어려운 일이라고.”
수수께끼 어린 소녀로 보이는 스트 랑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절대 죽이 지 못하는 만년 묵은 화신이다….
라는, 정보의 차이.
이를 안일하게 여기던 황태자는, 여전히 턱을 괸 채로 무덤덤하게 중 얼 거렸다.
“묵시의 기사의 칼끝이 무뎌진 것 인가, 아니면 저 녀석들이 예상보다 더 강한 것인가?”
“후자입니다.”
“멍청이들.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행동을 보고 싶은 거다.”
“••••••존명.”
묵빛 투구로 표정을 감추고 있던 묵시의 기사들이 고개를 좌우로 꺾 으며, 불편하다는 심기를 드러냈다.
두 번의 행운은 없을 거라는 듯, 자세를 낮추며 전력을 다할 기세를 풍겨대기 시작했고.
내 시선이 가늘어졌다.
또, 검풍이다.
“저들은 저희 진형으로 들어오지 못할 겁니다.”
“이유는요?”
“꿈쩍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황 태자를 지켜야 할 테니까요. 볼바르 경과 나르메르 씨가 묵시의 기사들 을 맡아주십시오.”
“그렇다면, 도련님은요?”
“시선을 묶어주시면, 제가 킹과 마 법사들을 노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나이트와 룩으로 측면을 노리고.
내가 직접 킹을 노린다.
콰과과과광!
지면을 박살 내며 또 한 번 날아 든 검풍을 스트랑이 막아내며, 자욱 한 흙먼지 속에서 볼바르 경과 나르 메르 씨의 신형이 앞으로 튕겨 나갔 다.
츠츠 I
“스트랑, 너는 아이린을 지켜줘.”
“알았어.”
아이린은 후방에서 마법으로 전투 를 지원하려 했지만, 섣불리 마법을 사용하지도 못했다.
쾅! 콰과광!
8성 무인(武人) 4명이 서로를 향해 전력을 쏟아내자, 그 어떤 틈도 만 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간이 비틀어지고, 이들이 움직인 뒤에는 잔상만이 남았다.
서로에게 겨눈 검은 하나하나가 필 살이었으며, 허투루 받아낼 공격은
존재하지 않았다.
“……소국의 창성 기사 볼바르 페 튼. 시간이 너무 흘러 알아보지도 못했군.”
“뭐, 오래된 이름일 뿐이오.”
“8성에 올랐던가? 언제부터?”
“그 역시, 오래된 일이지.”
서로가 안부를 물으면서도, 검은 쉬지 않았다.
볼바르 경이 가볍게 창을 휘저었 다.
금빛의 오러 스피어는 맹렬한 기세 로 묵시의 기사의 숨통을 노렸지만.
챙!
묵시의 기사들은 가볍게 공격을 쳐 냈다.
그 틈을 나르메르 씨가 덥석 물며 주먹을 밀어 넣었다.
묵시의 기사의 눈빛에 이채가 띄었 다.
“너는 누구지? 소국에 이런 고수가 있었던가?”
“알려 드릴 만큼 자랑스러운 이름 은 없습니다.”
“차크라를 다루고, 억양이 억센 것 을 보아 ‘사막인’이군. 왜 아르델을
도와 싸우는 거지?”
“……그 역시, 알려 드릴 이유는 없습니다만.”
나르메르 씨는 몸 주위로 차크라를 극한까지 뿜어내며 사정없이 상대를 압박해갔다.
그의 본 실력이 드러나기 시작하 자, 그는 더 이상 내가 알던 나르메 르 씨가 아니었다.
공격 하나하나가 뼈를 부수고, 살 을 발라내는 귀신 같은 살인귀 ‘마 르타 첸’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슉!
쇠뇌를 이용해 차크라를 쏘아 상대
의 ‘감속’을 유도하고, 목을 틀어쥔 다.
“대, 대단해……
“저게 진짜 고수들의 싸움인가.”
어깨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것도.
발의 보폭을 예측하는 것도.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방향에서 공격 이 전개되었으며, 오직 본능만으로 서로의 허점을 노렸다.
이렇게, 단순한 전투의 양상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 쪽이 압도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 다.
“……묵시의 기사들. 저희를 상대 로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력을 다해 맹공을 퍼붓는 우리와 는 다르게, 묵시의 기사들은 늘 하 나의 수를 아껴두고 있었다.
바로, 킹을 노리려는 나를 의식한 ‘한 수’였다.
츠츠 I
내가 황태자를 잡기 위해 측면을 돌파해 허점을 파고들면.
“어딜.”
어김없이 묵시의 기사들이 나를 막 아섰다.
몸이 두 개라도 되는 양, 빠른 몸 놀림으로 전투에서 이탈하며 내게 검을 쑤셔 넣었고.
이렇게 묵시의 기사가 아주 잠깐의 시간을 벌면, 황태자 옆에 서 있던 마법사들이 마법을 시전한다.
7클래스.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은, 무의미한 공격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내가 묵시의 기사의 검을 피하기 위해 지면에서 발을 떼면.
“ 지금.”
기다렸다는 듯이 완벽한 타이밍에 마법을 쏘아 보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허공에서 그대로 격추당했을 테지만, 나는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지.
뛰어오른 상황에서 허공을 발로 차 며 얻어낸 추진력으로, 날아드는 마
법을 피해냈다.
“호오. 신기한 재주를 가졌군.”
“신기하기만 한 줄 알아?”
그러곤 동시에, 신형을 앞으로 쏘 아 보냈다.
“똑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묵시의 기사들은, 내가 황태자에게 닿을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해 방어 하려 했다.
하지만, 똑같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더 빠를걸.”
나는 그 타이밍을 속이기 위해, 직 전에 ‘시간 굴절’을 이용했다.
순간 200%만큼 빨라진 움직임으 로, 묵시의 기사의 검을 피해내며 진형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스슥!
내 등 뒤로 묵시의 기사의 검이 빗겨 지나갔다.
나를 놓친 것이다.
“도련님! 가십시오!”
볼바르 경과 나르메르 씨는, 이런 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내게, 킹을 노릴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나와 황태자 사이를 가로막는 적 은, 마법사 둘.
하지만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법을 방출했다.
“이번엔 피할 수 없을걸.”
피할 수 없는 무형의 마법.
할루시네 이션.
헛것을 보이게 만들고, 상대의 감 각을 지배하며.
자아가 분열되고, 감정을 파괴시키 는 ‘환각’ 마법.
그래.
환각 마법은 분명 피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100% 적중하며.
이 환각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마법을 다루는 마법사들보다 높은 정신력을 가지거나, 높은 경지여야 만 한다.
7클래스 마법사를 ‘고위’ 마법사로 분류하게 만들고.
평범한 마법사들을 공포 위에 군림 하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마법.
하지만.
“뭐 한 거야?”
I”
고룡(古•龍)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내게는, 무척이나 쓸모없는 마법이 다.
제아무리 대단한 마법사라고 할지 라도, 마법 그 자체인 ‘용’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황태자까지 이제 다섯 걸음.
나는 주먹을 뻗기 위해 어깨를 활 시위처럼 당겼다.
“히, 칙!”
마법사들은 화들짝 놀라며, 품속에 서 아티팩트 하나를 꺼내 들었다.
부웅-!
공간을 차단하고, 그 속을 허구로 꾸며내는 환상 마법이 발동되었고.
진짜 황태자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가짜’ 황태자의 웃는 낯짝이 나타 났다.
하지만, 내가 가진 영력은 거짓을 파괴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
나는 ‘환상’을 향해 주먹을 꽂아 넣었고.
쩡! 쩌저정!
거울에 금이 가듯, 공간이 와장창 깨어지며 ‘진짜’ 황태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 막아라!”
황태자를 지키는 마법사들은, 온몸 을 던지며 방어하려 했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몸을 보아, 자폭 마법이라도 사용한 듯 보였고.
세상과 함께 자멸할 기세로 내게 뛰어들었다.
나는 그런 마법사들의 턱을 가볍게
올려 쳤다.
빡!
턱이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몸이 솟구쳐 올랐고, 나는 그런 마법사의 복부를 후려쳤다.
마법사는 경기장 밖으로 튕겨 나가 며 벽에 머리를 박고 기절했고.
콰
곧이어 자폭 마법이 발동되며 경기 장 외벽이 폭발했다.
나는, 뒤따라 날아든 마법사의 목 을 움켜쥐었다.
콰직!
“컥, 커헉!”
프로즌 필드.
손아귀에서 뿜어져 나온 극한의 냉 기에 마법사의 안면이 그대로 얼어 붙었고.
나는 그런 마법사를 냅다 던져 비 리며, 황태자에게 다가갔다.
킹에게 닿기까지, 단 두 걸음.
“어떻게……. 사람 목숨을 체스 말 다루듯 다루니, 재미있으십니까?”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는 여전 히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킹(King)을 잡을 두 번째 기회.
나는 포스 서클 가득 휘몰아치는 힘을 만천하에 개방시키며 손을 위 로 들어 올렸다.
화르르륵.
눈앞에서 타오르는 열화의 불꽃.
메테오를 한 손에 떠받친 채로, 황 태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체크메이트.”
외통수.
그런데, 게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황태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