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81)
올 힘 마법사 181화
“우선, 팔테온 최고위원님께서 하 셨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예. 제가 맞습니다. 제가 데린쿠유를 무너뜨렸습니다.”
“••••••역시.”
내 즉각적인 대답에, 팔테온 최고 위원의 눈빛이 빛났다.
자신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 에 대한 확신이었고.
동시에, 모여 있던 위원들이 일제
히 내게 호기심을 보였다.
“데린쿠유라면, 야차가 있는 곳이 아니오?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 었을 텐데……
“주변 4개 국가의 썩을 대로 썩은 귀족들과 결탁하여 알게 모르게 세 력을 키워오던 곳이지요. 장차 10년 안에는 음지인 지하세계에서 벗어 나, 양지로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습니다.”
“그런 곳을 세력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무너뜨렸다? 이걸 믿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군.”
“이곳에서 거짓은 용납되지 않습니
다. 후보의 말을 믿어야지요.”
“흠, 그렇기는 한데…… 조금, 자세 히 말씀해 주실 수 있겠소?”
분명 내가 이곳에 들어설 때만 하 더라도, ‘취조’에 가까운 분위기였 다.
동의한 6명도, 내가 탑주가 되는 것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후보’ 자격으로 검 증하는 일에 대하여 동의한 것이니 까.
과장 조금 보태자면…….
‘이 어린 녀석이 후보라고?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들어나 볼까.’
이런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제 막 내 소개를 시작했 을 뿐인데 분위기가 상당히 부드럽 게 변했다.
아니.
상당한 호기심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내게 있어 좋은 일이었고, 나는 옅 게 웃으며 답했다.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야차 하 나만 제압하면 되었으니까요. 야차 를 제압하고, 데린쿠유의 동굴 외벽 을 무너뜨렸을 뿐입니다.”
“말이 쉽지, 병력이 야차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소?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데.”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결정적인 여러 도움을 준 친구가 있었으니까 요.”
“도움을 준 친구라? 그게 누구인지 물어도 되겠소?”
“……꼭 말해야만 합니까?”
내가 스트랑에 대해 말하길 주저하 자, 이때다 싶었는지 라이나크 제국 의 최고위원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이 자리는, 후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질을 숨김없이 검증하는 자 리. 자신에 대해 털어놓길 거부한다
면, 그 화살은 결국 후보 본인에게 돌아갈 것이오.”
내 모든 것을 털어놓는 자리.
그래, 이는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자리는 ‘거짓’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다.
마법사가 거짓을 하지 않기로 맹세 하는 대신, 대답 자체를 거부하는 ‘밀리의 맹약’이 통하지 않는.
절대적인 ‘검증’의 자리다.
그렇기에 나는, 스트랑에 대해 간 단히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정령이라고만 해두죠.”
스트랑은 처음에 정령석에 봉인되 어있었으니…….
화신이나, 정령이나.
틀린 말은 아니지.
“저, 정령?”
“후보께서는 정령도 다루신다는 말 씀이 오?”
위원들에게서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왔다.
‘정령人}’라는 존재가 귀하기는 하 지만, 이렇게 는■이 튀어나올 만큼 놀랄 일은 아니다.
대륙 남쪽에서는 ‘정령’을 보는 일 이 무척이나 드물지만, 대륙 북쪽의 ‘설국 아이젠아워’나 북동쪽의 방대 한 수풀 지역인 ‘이스트 포레스트’ 에서는 마법사보다 정령사가 더 많 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이들이 정녕 놀란 부분은 따로 있 다.
“마법사가 정령을 다루다니……. 이,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이오?”
바로, 마법사가 정령을 다룬다는 점이다.
마법사가 오라를 다루지 못하듯, 마법사가 정령을 다루는 것은 불가
능한 이야기니까.
‘그야 정령이 아니라, 화신이니까 그렇지.’
나는, 곤란한 표정으로 학장님을 바라보았다.
스트랑의 존재에 대하여 대략이나 마 알고 계신 학장님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아마, 여기 있는 이들 모두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리라.
나는 콧등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네, 말씀드리죠. 정령이 아니라 ‘화신’입니다.”
그때, 츠츠츳!
내 어깨에 있던 스트랑이 앞으로 불쑥 튀어나오며 인간형으로 변신했 다.
허공에서 난데없이 튀어나온 인간.
“히, 히익!”
어찌나 놀랐는지, 라이나크 제국의 최고위원은 뒤로 그대로 자빠지며 비명을 질렀고.
스트랑은 팔짱을 끼고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 치며 말했다.
“왜? 화신은 처음 보냐?”
그녀의 목소리에는 신(神)에 버금
가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
* * ♦
취조, 호기심, 놀라움.
시시각각 변화하던 위원들의 마음 가짐은, 마지막 하나로 종결되었다.
경이로움.
“하, 하하…… 화신이라니……
“티리온 위원님께서는 이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예, 뭐……. 알고 있었습니다. 그
간 말씀드리지 못했던 사정은 이해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 이런 일이……! 화신이라 니……! 정말 신이 존재할 줄이야.”
스트랑이 화신이라는 것을 의심하 는 위원들은 없었다.
학장님께서 제일 먼저 보증하셨고, 스트랑은 그 어떤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모습을 변형했으 니까.
하지만, 화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보 다 더욱 놀라운 점이 따로 있었다.
바로.
“제 대답은, 이만하면 되었나요?”
화신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마법사 가 있다는 것.
내 물음에 10인의 위원들이 일제 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싱긋 웃 으며 대답했다.
“스트랑에 관해서는 괜한 소문이 돌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에 대해서 도 마찬가지고요.”
“이, 이해합니다.”
“그럼,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팔을 들어 올리며, 마 법을 시동했다.
가장 기본적인 파이어볼이 떠올랐 고, 나는 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탑주 후보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지만, 저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일반적인 마법사가 아닙니다. 어쩌면, 가장 자격이 없는 마법사일 지도 모르죠. 보세요, 이 작은 마법 조차도 방출하지 못하거든요.”
내 손아귀에 떠오른 파이어볼은 단 10cm 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런 내 모습에 실망하는 위원들은 없었 다.
‘루인 아르델 = 마법 방출 장애.’
이 정도 정보는 이미 습득하고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내가 지금 무엇을 보여줄지를 기대하고 있었고.
“하지만, 저는 이 파이어볼 하나로 산(山)을 부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생 각이다.
“길고양이 씨.”
“네, 후보님.”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검증이 무 엇인가요?”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8클래스’
마법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는 것입 니다.”
“하죠, 지금 당장.”
내 대답과 동시에,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마탑의 바닥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 져 나오고 공간이 비틀어지며, 완전 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단순한 ‘허상’이 아니다.
애초에 유한하게 지어지지 않은 마 법사의 탑 최정상은, 마나가 더해지 면 이렇게 무한한 공간이 되기도 한 다.
마탑의 마법사들은 이를 ‘소우주’
라고 불렀다.
“소우주 속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제멋대로입니다만, 공간의 유의미함 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탑주님께서 는 이곳에서 저희에게 궁극의 ‘8클 래스’를 보여주시면 됩니다.”
소우주.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
칠흑 같은 어둠 한가운데 있던 내 가 산(山)을 떠올리자, 아르델의 동 쪽을 둘러싸고 있는 ‘사우스 마운 틴’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손에 아주 작은 파이어볼 하 나만을 쥔 채로 이 거대한 산맥 앞
에 홀로 섰다.
이곳은 무엇이든 존재할 수 있지 만, 결국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 는 ‘무(無)’의 세계다.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치 않고.
힘 조절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나는 가볍게 뛰어오르며, 주먹을 있는 힘껏 내질렀다.
“오! 오오!”
쿠콰앙-!
주먹 끝에서는, 27,000에 필적하는 무시무시한 힘이 터져나갔고, 그 힘 의 여파로 주변에 광풍이 휘몰아쳤
다.
“사, 산이……
그 덕에, 울창한 수풀을 자랑하던 사우스 마운틴의 한가운데에 움푹 구멍이 생겨났다.
“미, 미쳤군. 이게 단순한 파이어볼 이라고?”
“후, 후보께서 무척 강하시기는 하 시지만……. 아직 이것만으로는 8클 래스 마법사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 리가……
“잠자코 지켜보십시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나는 손목을 가볍게 털어내고는, 오른손가락을 튕겨내었다.
그러자, 열화의 불꽃이 모습을 드 러 내었다.
“메, 메테오……!”
혹자들은, 메테오를 시전하기 위해 장장 수십여 초의 시전 시간이 필요 하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단 1초의 시전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부술 수 없는 것이 없는, 무결점 마법.
메테오.
나는 이 거대한 메테오를 위로 번 쩍 들어 올리며, 가볍게 왼손도 튕 겨내었다.
그러자, 내 모습을 지켜보던 위원 들 사이에서는 경악에 찬 비명이 터 져 나왔다.
“두, 두 개를!”
“메테오가 두 개야!”
“이, 이럴 수가…… 어, 어떻게 저 런 일이……!”
메테오가 하나가 아닌, 두 개.
나는 세상을 집어삼킬 기세로 이글 이글 타오르는 두 개의 메테오를 번
쩍 들어 올리고는, 위원들을 바라보 았다.
기대감은 이미, 충족되었다.
♦ * ♦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어린 소년에게는 세상을 모두 잃은 기분일 것이고.
아버지를 닮아가던 청년에게는 심 장을 잃은 고통일 것이고.
아버지와 함께 늙어가던 노인에게 는, 차라리 살아 있을 때 당신을 보 내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이 모든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고.
“……왜 그대들이 눈물을 흘리는 가?”
“그, 그게……
제국의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 는 이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을 이해 하지 못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 했다.
그는 오히려 황제(皇帝)의 죽음에
통곡하는 신하들에게 묻고 있었다.
왜, 아들인 나도 울지 않는데 너희 들이 울고 있냐고.
“죄, 죄송합니다.”
신하들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지 만, 내색하지 못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이제 새로 운 하늘이었기 때문이다.
“공허하군.”
황제가 죽었다.
수십 년간 제국을 이끌어가던 ‘철 혈의 군주’가 죽었지만, 그의 아들 인 황태자의 감상은 딱 그것뿐이었
다.
공허하다.
“……벽이 사라진 것처럼.”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이 사라졌으니.
공허할 수밖에.
황태자는 염왕 테론의 테러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모란궁을 흘깃 바 라보았다.
마음에 둘 필요는 없었다.
그에게는 이미 새로운 집이 있지 않은가.
“가자. 새집이 궁금하구나.”
“황태자 전하! 아직 황제의 장례를 다 끝마치지도……
“……황태자?”
황태자의 시선이 기묘하게 일그러 졌고, 충언을 고하던 신하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장례 따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미, 차기 황제가 정해져 있는 마 당에.
“다시 한번 말해 보거라.”
“……소, 소인이 실언을 했사옵니 다, 화, 황제 폐하……
“그래, 그렇지.”
황태자는 그제야 흡족하다는 듯 웃 으며, 휘적휘적 궁을 거닐었다.
그의 걸음은 황제의 침소인 ‘태황 전’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는 자신이 한걸음 걸을 때마다, 황제의 죽음으로 인해 사라진 벽을 새롭게 채우는 것 같은 상상을 했다.
그래.
벽을 세운다.
마법사의 탑이고. 교황청이고…….
제국과 황제의 권력을 나눠 먹는 녀석들은 모조리 치워버리고.
그 누구도 넘지 못할 두터운 벽을,
새롭게 세운다.
황제가 물었다.
“……녀석은, 탑주가 되었느냐?” 제국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