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83)
올 힘 마법사 183화
“ 냠.”
모처럼 만에 먹는 ‘진짜 식사’에 음식을 양껏 입에 밀어 넣었다.
내 주변으로 둥그렇게 모인 10인 의 최고위원들은, 나를 신기한 동물 보듯 바라보았고.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정말 저 혼자 먹어도 괜찮으신가 요?”
“드, 드십시오. 저희는 후보님이 드
시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 릅니다. 하하!”
“……뭐, 그러시다면야.”
마나가 만들어낸 환영에 불과한 영 양분 따위가 아니라, 얼마 만에 먹 는 ‘진짜’ 음식이라는 말인가.
꿀꺽!
나는 음식을 입안 가득 욱여넣고는 행복함에 미소를 지었다.
내가 웃자, 그 웃음소리에 맞춰 몇 몇 위원들이 덩달아 웃어 보였다.
“아하하, 하하!”
“하하! 후보님께서는 식사를 참으
로 복스럽게 드시는군요.”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아직 ‘탑주’가 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검증은 더 필요하지 않을 만큼 ‘8클래스’ 마법사로서의 자격 검증 을 끝냈다.
이제 남은 것은, 최고위원 10인의 투표.
여기서 과반수이상의 동의를 얻어 내야 ‘탑주’로 선출 되는데…….
“고작 한 번 홅어보고 그 어려운 마법식들을 모조리 외우시다니.”
“천재라는 말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는 또 처음이군.”
지금 분위기로 보아서는 투표는 아 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거의 확정적 이다.
에이, 한 번 보고 외우다니.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출제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을 뿐 인걸?
……그렇다고 굳이 이걸 말할 필요 는 없겠지?
어쨌든, 이들은 나를 더 이상 후보
가 아니라 ‘탑주’ 대하듯 대하고 있 었다.
“우물우물……. 음식이 참 맛있네 요. 우물우물……
“그런가요? 하하! 이거 탑주님께서 워낙 복스럽게 음식을 드셔서, 저도 군침이 도는군요. 여기! 저도 한 그 릇 먹어야겠습니다.”
“탑주님이요? 저는 아직 탑주가 아 닌데요?”
“이런, 죄송합니다. 제 속마음이 그 대로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하하! 저는 마제로스 해역 연방의 최고위 원, 루크 아실라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 다.”
실수를 가장한 노골적인 호의를 드 러내며, 점수를 따려는 이가 있는 한편.
“한시라도 비워 두어서는 안 되는 탑주의 자리에 적합한 대체자……. 아니, 염왕보다 더 훌륭한 ‘완벽한 주인’을 찾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 생각하오.”
“염왕이라고요? 그가 마족을 섬기 는 마인이었다는 사실을 듣지 못하 신 것은 아니실 테고. 어찌 그런 단 어를 입에……
“그러는 자네는 전대 탑주를 가장
잘 믿고 따르던 위원이 아닌가? 후 보 앞에서 괜히 전대 탑주를 욕보이 는 모습이 썩 보기에 좋지는 않군.”
“……뭐라고요?”
전대 탑주를 비방하거나, 서로의 빈틈을 공격하며.
조금이라도 내게 호의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익숙해져야 할 권력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익숙해져 야 하는 권력이랄까.
나는 조용히 이들의 대화를 듣던 와중, 문득 호기심이 생겨 한 사람 을 콕 집어 물었다.
“그런데, ‘이스트 포레스트’의 라쿰 위원님께서는 제게 단 한마디도 하 지 않으시는군요.”
사실이다.
프렐리아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대 숲, 이스트 포레스트 연방의 최고위 원은 마탑에 도착한 뒤로 내게 단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주렁주렁한 로브로 얼굴을 완벽하 게 가린 채로, 입을 꾹 다문 채 쥐
죽은 듯 앉아 있는 것이다.
‘저 사람이 내게 기권표를 던졌었 지.’
지나치게 과묵한 사람인 것일까.
아니면, 내가 싫은 것일까.
나는 이에 호기심을 느꼈고, 최고 위원들이 재촉했다.
“라쿰 의원. 어서 대답해 보시오. 후보께서 궁금해하시지 않소?”
이스트 포레스트의 최고위원, ‘라 쿰 네이처’.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후우, 별수 없네요.”
한숨을 푸욱- 내쉬고는 얼굴을 가 리고 있던 로브 자락을 뒤로 쓸어넘 겼다.
그의 얼굴이 드러나자, 주변의 최 고위원들은 헛숨을 집어삼켰다.
“라, 라쿰 의원! 그대의 얼굴이 왜……
“얼굴이……. 고양이?”
그의 얼굴은, 한 마디로 ‘짐승’에 가까웠다.
몇 날 며칠을 씻지 못한 짐승의 몰골이 아니라, 정말 ‘고양이’를 닮
은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이 다.
이에, 라쿰 위원은 털을 발톱으로 긁적이며 멋쩍은 듯 웃었다.
“하, 하하……. 너무 부끄러워서 가 능하면 숨기고 싶었는데. 후보님께 서 궁금해하시니 어쩔 수가 없네 요.”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오? 일전에 보았을 때만 해도 이런 얼굴 이 아니었는데……! 설마, 수인족에 게 당한 것이오?”
“예, 제 실수입니다. 얼마 전 대숲 을 침입한 수인족들을 상대하다가
그만, 수인화 저주에 걸리고 말았습 니다.”
“이런! 조심하지 그러셨소! 해주제 는 아직 구하지 못한 것 같은데?”
“아시다시피, 수인화 해주제로 쓰 이는 ‘재생의 열매’가 구하기가 좀 까다로워서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뭐, 금방 구할 수 있겠지요. 빠르면 한 5년 안에는? 하하……!”
과묵한 것도, 내가 싫은 것도 아니 었다.
그냥, 수인족처럼 변해 버린 자신 의 얼굴을 숨기고 싶었을 뿐이다.
심지어, 나이도 30대 후반 정도로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상당히 어린 편에 속했고, 성격도 무척이나 쾌활 해 보이는 남자였다.
“저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저도 후보님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제 몰골이 너무 부끄러워서 숨고만 있었습니다.”
“아뇨,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단 지, 조금 궁금했을 뿐입니다. 제가 싫으신 건가 해서요.”
“싫다뇨, 당치도 않습니다. 정확히 는 싫을 것도 좋을 것도 없는 말이 정확하겠군요. 아직 저는, 후보님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쾌활해 보이는 웃음 과는 별개로 그는 내게 적당한 선을 긋고 있다.
그래.
나는 아직 탑주가 아니고.
저들이 완벽하게 ‘내 사람’이 되었 다는 의미도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괜히 내 환심을 사려는 다른 위원들에 비해 중립적 인 라쿰의 태도가 더 마음에 들었 고.
그런 그에게 제안했다.
“라쿰 위원님.”
“아, 네. 후보님. 말씀하십시오.”
“제가 위원님께 걸린 저주를 풀어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수인화 저주를요?”
“네.”
수인화(獸人化) 저주는, 수인족들 중에서도 영악하기로 소문난 ‘묘인 족’들의 전유물이다.
대상을 죽게 만들거나, 정신을 지 배할 수는 없지만.
털이 자라고, 발톱이 돋아나며 이
빨이 날카로워지는 등 외형을 수인 족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저주.
대륙의 북쪽에서는 수인족들이 심 심치 않게 등장하지만, 수인족이 흔 치 않은 대륙의 남쪽 사람들은 잘 모르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는 일전에 책에서 읽어 서 알고 있다.
수인화 저주를 치료하기 위해서 는…
“후보님께서는 혹시, 재생의 열매 를 가지고 계십니까?”
무척이나 귀한 ‘재생의 열매’가 필 요하다는 것과.
재생의 열매가 아니라면, 그 어떤 해주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을.
기대감에 번뜩이던 라쿰 위원에게 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뇨, 없습니다.”
“……아.”
라쿰 위원의 눈빛이 있던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실망한 것이다.
“죄송하지만, 후보님. 재생의 열매 가 아니라면 다른 치료 방법은 없습 니다.”
그래.
재생의 열매 없이 수인화 저주를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재생의 열매 없이, 제가 저주를 풀어드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 습니까?”
“..제 몰골이 이렇다고 농담하시
는 거라면, 재미있는 분위기를 깨어 죄송하지만. 수인화 저주 해제는 8 클래스 마법사라도 불가능한 일입니 다.”
“농담이라뇨. 제가 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위원님들의 표가 한 표 라도 아쉬운 이런 상황에서요.”
“제게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 니 만약, 제가 그 저주를 풀어드린 다면. 위원님께서는 제게 무얼 약속 해주시겠습니까.”
라쿰 위원의 얼굴이 사뭇 진지하게 변했다.
내 말에서 조금의 ‘농담’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조금 달라졌 다.
마치, ‘이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하는 시선이다.
내게서 돈이나 황금 따위를 바라는 속물적인 분위기를 읽은 탓이다.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퉁명스러워졌 다.
“제게 뭔가 원하시는 것이 있으신 듯한데……. 죄송하지만,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주머 니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가 못하거 든요.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이 라고는, 잠시 후에 있을 투표에서의 제 동의 표와 중성맹세 정도밖에는 없겠군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네?”
“표와 충성. 그거면 충분하다고 했 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위원님께서 들으셨으니 번복하시지는 않겠군 요.”
“그, 그렇기는 하지만……
내 대답에 라쿰 위원은 조금 놀랐 다는 듯 말을 더듬었고, 나는 스푼 과 포크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리고, 조용히 라쿰 위원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무, 무엇이 감사하다는 말씀 이십니까?”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게 해주셔 서.
나는 이 말을 목 끝으로 삼켰다.
“ 그냥요.”
그리곤 씩, 웃어 보임과 동시에 라쿰 위원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주 조금 따끔할 겁니다.”
“에, 예? 자, 잠시……!”
파아앗!
내 손바닥에서 새하얀 빛이 쏟아져 나와, 라쿰 위원의 몸을 감싸 안았 다.
빛무리는 조용히 라쿰 위원의 몸 전체로 퍼져나갔고, 이내 눈앞에서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아,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저건 마법이 아니야! 저런 마법이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는
수인화를 가속시키던 묘인의 영혼 이 말살되며.
라쿰 위원의 로브 자락에 감춰져 있던 털, 이빨, 발톱 따위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인간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마, 말도 안 돼……
라쿰 위원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 온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중얼거 렸고.
나는 떠오르는 시스템창을 보며 싱 긋 웃어 보였다.
《**스킬 퀘스트**》
《영혼 말살》
《대상을 잠식한 거짓된 영혼을 말
살시킨다.》
《해당 스킬을 자유자재로 사용하 기 위해서는, 3개의 퀘스트를 완료 해야 합니다.》
《마인의 영혼 말살 : 1/1(완료)》
《수인의 영혼 말살 : 1/1(완료)》
《어인의 영혼 말살 : 0/1》
내게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던 위원
의 충성을 약속받고, 퀘스트도 완료 하고.
일석이조에 꿩 먹고 알 먹고다.
“도, 도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
당혹스러워하는 라쿰 위원의 질문 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비밀입니다. 혹시, 이것도 자질 검 증이라는 명목으로 진실을 대답해야 하는 건가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이제, 위원님께서 제게 약속을 지켜주세요.”
동의 표와 충성.
라쿰 의원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그 어느 위원들보다
더 짙은 ‘존경’이 담겨 있었다.
아니, 모두의 눈빛이 변했다.
“자네는, 저런 마법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없네, 없어. 후보님의 그릇이 단순 한 8클래스가 아니라는 의미인 것인 가.”
“설마 9클래스를 두고 하는 얘긴 가? 하지만 그건 용의 경지일세. 인 간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영역이지. 그렇지만, 나 역시 확신하지 못하겠 군. 후보의 걸출한 재능 앞에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어.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연달아 목격하고 있
으니 말일세.”
“그렇지. 화신을 부리시는 데다, 한 번 본 8클래스 마법식을 모조리 외 워버리시고는, 수인화의 저주를 단 번에 풀어내시기까지 하다니.”
“지금 당장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역대 그 어느 탑주보다 뛰어난 그릇 을 가진 분이라는 것뿐이야.”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탑주로서 내게 ‘완벽한 충성’을 다짐하는 모 습이었고.
“그럼, 투표를 시작할까요.”
나는 새로운 역사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