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98)
올 힘 마법사 198화
발 없는 소문은 무섭게 퍼져 나갔다.
[라이나크 제국의 교황청 습격]
상상도 하지 못했던 소식은 대륙 전역에 퍼졌으며, 수많은 반발을 일 으켰다.
프렐 리아.
대륙의 이름이기도 한 이 여신은,
유일신이다.
평화, 풍요, 다산, 사랑, 행복.
한 가지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믿 음을 들어주는 유일신.
이런 교단의 본청을 습격했다는 것 은, 황제가 신(神)을 부정하겠다는 의미였고.
모든 ‘믿음’을 통제하겠다는 의미 이기도 했다.
수많은 반발을 일으켰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 까. 황제는 대륙 전체를 상대로 전쟁 이라도 일으킬 생각이라는 말인가!”
“맞습니다. 대륙이 열 개로 찢어져 있으니, 하나로 합치겠다는 뜻이지 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 안 되긴요? 불가능하다고 생 각하십니까? 정말로?”
딱 그것뿐이었다.
흔들린다.
황제 쇼메르탄은, 일부러 첫 번째 제물로 교황청을 선택했다.
본보기.
자신의 제안에 거절하면 어떻게 되
는지 제대로 보여줄 본보기로 삼은 것이고.
그 효과는 확실했다.
절대적인 중립국이라 여겨지던 신 성 공국이 무너졌고, 교황이 살던 본청이 불바다가 되었다.
이 화살이 다음에는 어디로 쏟아질 지 가늠하기란 어려웠지만.
확실한 것은, 언제고 자신에게 빗 발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흔들린다.
“라이나크 제국과 비등하게나마 싸 워볼 만한 전력은, 반국 페르나와 오요타, 마법사의 탑 정도가 유일한
데……
“반국 놈들 이름은 왜 꺼내시오? 이제 와 놈들에게 목숨을 기대기라 도 하자는 말이오?”
“어려운 일이지요. 제국 눈치를 보 느라 페르나와 척을 졌더니, 이제는 제국이 우리를 집어삼키려 드는구 나.”
“방법은 있습니다. 제국을 제외한 9개 연합 모두가 한뜻으로 힘을 합 쳐 제국에 대항한다면 분명 이 난국 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연합군 이지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민족도 문화도 사상도 다른 9개 국 가의 연합군? 그걸 어떻게 규합하겠 습니까? 누군가는 굴복할 겁니다. 그 럼 제국은 힘을 점점 불릴 것이고. 결국, 승자는 황제가 될 겁니다.”
그래.
누군가는 제국의 편에 설 것이다.
자신의 나라를 홀라당 넘기면서, 부귀영화를 보존하려는 이들은 어디 에든 존재할 테고.
이 변수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항복해야 합니다.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으려면, 오직 그 방 법뿐입니다.”
“아니, 나라를 넘기자는 말을 어찌 그렇게 쉽게 하시오?”
“그 누구도 항복하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항복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황제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 을 수 있습니다.”
“어허!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망발 이오!”
“망발은 무슨! 늙은 주둥이 닫고 너나 닥쳐! 충성스러운 척, 나라를 위하는 척! 가증스러운 연기는 그만 하고 현실을 보라고! 당장 제국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지!”
굴복이냐, 전쟁이냐.
모두가 눈치 보기만 바빴다.
자칫하면 아주 큰 피를 흘리게 될 지도 모르는 대전쟁의 바람이 불어 오고 있었고.
여기서 바람을 잘못 탔다간, 휩쓸 려 내려가 버릴 사람이 자신이 될지 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일단은 진정들 하시고, 한 번 더 지켜보시지요.”
섣불리 움직일 수 없던 이 눈치싸 움은, 제국의 다음 행선지만을 주목 하고 있었다.
바로, 약소국가 레디안이다.
♦ * ♦
“누, 누가 온다고?”
“제국의 황제입니다. 황제가 2만이 라는 대군을 이끌고 수도를 향해 진 격해 오고 있습니다.”
“……화, 황제께서 충성스러운 신 하인 내게 어찌 이러실꼬.”
레디안 왕국의 국왕, 페스터 레디 안.
심성부터 유약하기 짝이 없는 그
는, 애초에 한 나라를 짊어질 국왕 이라는 그릇에 어울리는 남자가 아 니었다.
납작 엎드리는 처세술과 어디서든 살아남는 생존능력만큼은 탁월했던 그는, 전대 제국의 황제인 타이탄 라이나크의 밑에 납작 엎드리며 국 왕 자리를 유지했고.
라이나크 제국의 속국이 되는 것에 평생을 다 바쳤다.
이후에는, 쌍둥이 왕자들에게 권력 을 양분하고 국정은 등한시한 채 언 제나 뒤에서 술판이나 벌여왔다.
그런 그에게, 나라에 대한 애정 따
위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황제께서 내게 무언가 불만이 있 으신 게 분명하다. 그러니 이렇게 매부터 드시는 거야. 말씀을 하시지, 내 뭐든 맞춰드릴 수 있는데. 이럴 게 아니라, 어서 밖으로 나가자. 황 제께서 오시는 길에 납작 엎드려 기 다리고 있으면, 분명 화를 푸실 것 이다.”
“••••••예?”
“뭣들하니? 너희들도 따라 나오지 않고.”
고민은 없었고, 결정은 빨랐다.
황제가 진군하는 길목에 머리를 처
박고 엎드려 있으면, 화를 풀 것이 라는 말.
이를 듣자마자, 쌍둥이 왕자들이 몸을 던져 국왕을 막아섰다.
“아버지! 안 됩니다!”
“……안 된다니?”
“황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나라입니 다! 레디안이라는 나라를 통째로 지 워 버리고, 거대한 제국을 만들려는 것이라고요!”
국왕, 페스터 레디안의 눈이 가늘 어 졌다.
“알고 있다.”
“••••••예?”
“그러니 넙죽 드리자는 것이다. 싸 워봐야 계란에 바위 치기밖에 더 되 겠느냐? 죽기밖에 더하겠냐 이 말이 다. 차라리 평화롭게 국권을 넘겨드 리면, 황제께서 우리 일가를 어여삐 여기셔서 ‘레디안 영지’라도 하사해 주시지 않겠느냐? 허허, 레디안 영 지라니. 참으로 거대한 영지로다.”
“그러니 입 다물고 너희들도 어서 따라 나오거라. 네놈들이 정녕 이 나 라를 사랑하는 왕자들이라면 말이다.”
노예근성.
이미 제국의 비호 아래 평화를 누 리던 국왕 페스터는 진한 노예근성 에 찌들어 있었다.
그 노예근성을 직접 확인하자, 쌍 둥이 왕자들은 너무 황당해 아무 대 답도 하지 못했다.
“뭣들 하느냐? 어서 나오지 않고. 황제께서 오시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모르느 냐? 쯧쯧, 너희들은 나이만 처먹었 지 정치하기에는 한참 멀었구나.”
아직 다음 왕세자가 책봉되지 않은 상황이라, 쌍둥이 왕자들은 국왕에
게 잘 보여야만 했다.
아부.
이것이야말로, 다음 왕의 자리를 결 정짓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둥이 왕자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명령’을 완강하 게 ‘거부’했다.
“싫습니다.”
“뭐라?”
“제 나라를 이렇게 홀라당 넘겨주 기는 싫다고 말했습니다.”
“흠흠, 제 뜻도 모처럼 형님의 뜻 과 같습니다.”
“……이놈들이? 여기가 네들 나라 더냐? 내 나라다, 이 멍청한 놈들 아.”
쌍둥이 왕자들.
첫째, 크로스터 레디안.
둘째, 포스터 레디안.
이 둘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왕자 들은 아니었다.
멍청하고 가끔은 바보 같은 짓을 경쟁하듯 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썩지는 않았다.
왕자로서 자존심을 팔아먹지는 않 았다.
그렇기에, 처음으로 아버지의 뜻에 반기를 들었다.
“아버지야말로 쪽팔리게 어디 나가 지 말고 이리 들어오십시오.”
“뭐, 뭣이? 쪽팔려?”
“형님! 제가 다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니 몸통을 붙잡으십시오! 어서 요!”
“오냐! 아우야!”
“이, 이, 이놈들이! 당장 놓지 못하 겠느냐! 여봐라! 거기 누구 없 느……! 읍, 으읍!”
쌍둥이 왕자들은 모처럼 잘 맞는
합공을 뽐내며, 왕을 둘러업었다.
“금빛기사단! 절대 움직이지 마시 오! 나 1왕자 크로스터가 책임질터 이니!”
왕을 호위하는 금빛기사단들은, 나 라를 팔아먹자고 맨발로 뛰쳐나가려 는 왕을 지켜야 할지.
아니면, 이런 왕을 보쌈하듯 들쳐 매고 창고로 향하는 왕자들을 막아 야 할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부
터가 이미 답은 나와 있지 않은가.
“그, 그렇다고 나라를 팔아먹기는 좀……
“와, 왕자님들…… 화이팅.”
싫은 것이다.
오랫동안 제국의 보호 아래 살아온 약소국이었지만, 이 약소국 딱지를 좋아하는 기사는 아무도 없다.
왕자들을 도와 국왕을 ‘감금’할 수 는 없으니, 잠시 방관할 뿐.
이게 소시민들이 할 수 있는 최대 한의 충성이었다.
“ O O O | ”
버 9 비 버*
국왕 페스터 레디안을 좁은 창고에 감금하는 것에 성공한 쌍둥이 왕자 들은, 모처럼 한숨을 돌렸다.
“후, 아버지는 일단 처리했고.”
“모처럼 형님과 뜻이 통해서 기분 이 좋습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라 팔아먹자 고 냉큼 아버지께 붙어 아부했다면, 나는 너를 절대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나 저나, 형님.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 습니까?”
“……모르겠다. 답을 알고 있었다
면, 이러고 멍하니 있지도 않았겠 지.”
“루인 공이라도 계셨다면 조언들 들을 수 있었을 터인데……
전대 황제인 타이탄 라이나크는 ‘상식’이 통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현 황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남자다.
사교모임을 통해 아주 어렸을 적부 터 ‘쇼메르탄 라이나크’를 봐오지 않았던가.
그가 어떻게 황태자 자리에 올랐는지.
얼마나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고, 자신들을 하찮게 여기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소국, 소국 거리면서 약소국 취급 할 때도 참았고.
쌍둥이라 머리가 1+1로 두 개지 만, 정작 하나만 못하다고 비아냥거 리고 머저리 취급할 때도 참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참지 못 하겠다.
“저희가 먼저 들이받아 버릴까요?”
“아서라. 그러다 된통 깨지는 것은 우리다.”
“일단, 왕국 전체에 동원령을 내려 놓기는 했으니 곧 병사들을 이끌고
수도로 모일 겁니다.”
“모여 봐야 얼마나 모이겠느냐. 그 보다 황제가 먼저 수도에 도착하는 것이 더 큰일이다. 2만이다. 무려, 2 만.”
그때 였다.
“와, 왕자님들! 제국의 황제가 병 사들을 이끌고 수도로 들어왔습니 다!”
“뭐야? 누가 수도 문을 열어줬다는 말이냐!”
“그, 그게! 전하께서 문을 활짝 열 어놓으시라 명하시는 터라……
우물쭈물하는 사이, 코 베인다고
했다.
쌍둥이 왕자들이 명확한 대처법을 찾지 못한 사이.
황제 쇼메르탄이 2만의 대군을 이 끌고 수도로 들어섰다.
다급히 창밖을 확인해 보니, 이미 제국의 병사들이 궁궐 안을 점거한 상태였다.
1왕자 크로스터 레디안이 이를 바 드득 갈며 중얼거렸다.
“이 재수 없는 자식 면상을 오랜만 에 보겠구나.”
그때 였다.
“그 재수 없는 자식이 나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쌍둥이 왕자들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 로 눈을 바닥에 내리깔고 있는 신하 들과.
무심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황제, 쇼메르탄 라이나크가 있었다.
“아••…
황제의 얼굴을 보자마자 쌍둥이 왕자 들이 얼어붙었다.
아주 오랜 기간 쌓이고 쌓인 공포 때
문이다.
그때 황제의 곁에 있던 기사 하나 가 호통쳤다.
“황제 폐하를 뵈었으면 당장 예의 를 갖추시오!”
예의를 갖춰라.
머리를 찧고, 무릎을 꿇으라는 말 이다.
뭣도 모르던 시절에는, 아버지를 따라 골백번도 더 꿇었던 무릎이다.
이제 와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알 량한 자존심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릎을 꿇기가 싫은 것일까.
그건 아마, 일전에 제국으로 망명 한 게리힐을 이용해 궁궐을 습격하 도록 만든 사람이 바로, 눈앞의 황 제인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제전에서 우승한 차세대 마법사 를 보유하고, 탑주의 자리에까지 오 른 천재 마법사 덕분에.
이 작은 약소국에 대한 남다른 애 착이 생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좋다.
“당장 무릎을 꿇으시오!”
잔뜩 겁을 집어먹어 팔다리가 부들 부들 떨리고 있었지만, 쌍둥이 왕자 들은 무릎을 꿇지 않았다.
머리를 찧지도 않았다.
대신, 이가 부서져라 깨물며 깊게 고개를 숙이며 최소한의 예의만을 갖추었다.
“화,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 모습을 본 황제의 눈빛이 싸늘 하게 변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