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11)
올 힘 마법사 211화
“내가 저 녀석에게 진다고? 이런 말도 안 돼!”
“응, 말이 되니까 좀 조용히 해줄 래‘?”
“우아아악! 이 자식! 확실히 승부 를 보자. 나와!”
승부라…….
아이린 특유의 승부 근성은 아마도 가족력인 모양이다.
“그만 좀 하라니까? 그보다 아빠는 어디 있어?”
“아이린! 나는 네가 아장아장 기어 다닐 때부터 봐온 오빠다! 네 똥 묻 은 속옷까지 빨던 사람이 바로 나라 고! 그런데! 내 앞에서 감히 저딴 바람둥이같이 생긴 녀석 편을 들어‘? 어떻게 오빠한테 이럴 수가 있
“그만하라고 했지?”
아이린은, 시끄러운 강아지처럼 왕 왕거리던 아두마 프리우스를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
“아빠는 어디 있냐고.”
“••••••명상.”
“알았어.”
“그것보다 아이린! 도대체 저 녀석 은 뭐야!”
“아까부터 봤으면서 몰라? 남자 친 구야. 그러니까 귀찮게 시비 걸지 마.”
“남자 친구? 너, 아버지 성격 몰라 서 그래? 저딴 녀석이 네 남자 친 구라는 사실을 들으면 아버지 기절 하실걸? 아니지. 그 전에 저 바람둥 이처럼 생긴 녀석이 먼저 죽겠지 만!”
“……그래서 오고 싶지 않았던 거 야. 아빠랑 오빠들이 난리 칠 게 뻔 하니까. 오빠는 내가 아직도 9살짜 리 꼬마 앤 줄 알아?”
“아, 아이린! 어떻게 그런 섭섭한 말을! 속세에 나가 살더니 변했구 나……!”
도저히 제대로 된 인사를 할 분위 기가 아니다.
아두마 프리우스는, 아버지를 불러 와야겠다며 어딘가로 뛰어가 버렸 고.
아이린은 그런 자신의 오빠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멀뚱멀뚱 서 있는 내게 다가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많이 놀랐죠?”
“네? 아, 예. 조금.”
“미리 말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미안해요.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 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사람 은 아니에요. 그냥, 저를 너무 사랑 하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속세에 물들지 않고, 산에서 조용 히 살아가는 고수들이라…….
그래.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 들이랄까.
좋게만 보자면 말이지.
그리고, 오빠의 고자질에 황급히 등장한 아이린의 ‘아빠’는.
그야말로 ‘순수함의 결정체’ 같은 남자였다.
“뭣이? 내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무지무지 사랑스러우며, 눈에 넣어 도 아프지 않을 내 막내딸 아이린이 바람둥이 같은 남자 친구를?”
“아빠! 자, 잠시만!”
크, 크다…….
오우거를 닮은 거대한 덩치와 강철 같은 골격.
어째서 저런 남자에게서 아이린 같 은 딸이 나온 것일까.
잠시, 이런 고민을 하던 그때.
“흐흣!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것은, 각오는 되어 있다는 의미일 테고.”
“아빠! 하지 마! 다치게 해서는 절 대 안 돼!”
M | W
적개심을 조금도 숨기지 않은, 맹
렬한 주먹이 날아들었다.
딸과 여동생을 사랑하는 것도 좋 고.
순수한 것도 다 좋은데.
이 집안사람들은 왜 이렇게 ‘각오’ 를 좋아하는 것일까.
나는 그에 응당한 각오를 보여줘야 만 했다.
《아칸 프리우스》
《9성 격투가》
9성.
라이나크 제국의 초대 황제가 남긴 자서전이나, 옛 문헌, 할아버지가 전 해주는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나 등 장하던 경지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무력에 놀랄 틈은 존재하지 않았다.
9성 격투가가 전력을 다해 보이려 는 의지는, 어쭙잖은 각오로 상대하 기에는 방어가 불가능했으니까.
콰악
나는 전력을 다해 ‘예비 장인어른’ 의 주먹을 받아내었다.
주먹이 찌르르 울린다.
“크윽!”
“지금 네 체술로는 무리야. 단순하 게 접근해.”
스트랑의 말처럼, 격투술로는 제압 하기가 버겁다.
하지만, 그가 9성이건 10성이 건…….
단순한 힘 싸움에서만큼은 내가 우 위다.
손바닥 힘만으로 9성 격투가의 주 먹을 받아내자, 연달아 주먹이 날아 들었고, 나는 그 주먹을 압도적인
악력으로 밀어내며 내 각오를 선보 였다.
“후우…….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각오를 보이기도 전에 죽을 테니, 제대로 상대하겠습니다.”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
내가 주먹을 들어 올리며, 힘을 끌 어내었다.
주변 공기가 삽시간에 무겁게 가라 앉기 시작하자, 아칸 프리우스의 눈 빛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내 사랑하는 딸아. 같이 온 저 녀 석은 누구냐? 뭐 하는 녀석이지?”
방금 공격은 나를 죽이기 위한 수
가 아니라, 내 실력을 보기 위한 공 격이었고.
실력 확인은 단 ‘한 수’면 중분하 다.
하지만 아이린은, 나를 또 공격하 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듯 경고했다.
“그걸 이제야 물어보는 거야? 왜?”
“……응? 따, 딸아.”
“왜 누구인지 묻기도 전에 주먹을 날리는 거냐고!”
“그, 그게……!”
“아빠에게 내가 소중한 사람이듯,
이 사람도 내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 야! 그러니까 사과해! 오빠도!”
“아, 아이린……
“ 얼른!”
불곰을 닮은 9성 격투가인 예비 장인어른과 강아지처럼 시끄러운 8 성 격투가인 예비 처남.
두 사람은, 아이린의 말 한마디에 꼬리를 내렸고, 뭐 마려운 강아지처 럼 몸을 배배 꼬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남성미를 풀풀 풍기는 이들에게서,
미안하다는 말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그때, 뒤에서 무척이나 고운 미모 를 자랑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 나셨다.
“하세요. 얼른.”
“……여, 여보!”
여보?
그녀는, 내 예비 장모님이셨다.
아, 이제야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아이린은 장모님을 닮았구나.
“……어, 엄마”
“응, 내 딸. 오랜만.”
장모님께서는, 아이린을 꼬옥 끌어 안으시고는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주먹을 들어 올리셨다.
“사과, 안 하실 거예요?”
그녀의 협박이 통했기 때문일까.
우물쭈물하며 사과할 타이밍을 놓 쳤던 아칸 프리우스는, 나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미, 미안하군……. 아주 조금.”
“그래요. 지성의 대화는 그렇게 하 는 거예요.”
예비 장모님은, 마치 사나운 야수 를 길들이는 것 같은 숙달된 솜씨를 보여주셨다.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세이다 프리우스》
《8성 격투가》
도대체, 뭘까…….
이 집안.
♦ * ♦
대영주 프리우스 가(家)
한때는 드넓은 장원을 소유하고 찬 란한 명성을 자랑하기도 했던 이곳
역적 가문이다.
초대 황제 라이나크 사후, 2대 황 제를 옹립하는 과정에서 반역이 일 어 났고.
당시 프리우스의 가주는 역모의 수 괴로 지목되어 참형 되었다.
찬란하던 과거는 짧았고, 현실은 차가웠다.
어찌어찌 살아남은 소수의 후대만 이 대륙 여기저기를 떠돌며 방랑 생 활을 했고.
그러던 중, 이곳 인적이 없는 ‘마 에타 산악 지대’에 터를 잡았다.
프리우스 가문은 그렇게 명맥만을 유지하며 간신히 살아남았고.
그것이 벌써, 수백 년도 훨씬 지난 오래전의 일이다.
역적 가문이라는 기억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이미 진즉 사라졌지만, 이들은 산속 은둔 생활을 멈추지 않 았다.
속세에서 그 뜻을 펼치려던 선조들
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가르침 은, 오랫동안 대물림 되어 내려온 것이다.
산속에 틀어박혀 살며, 기약 없는 수련과 명상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아이린은 달랐다.
마법에 재능을 꽃피웠고, 마법사로 성공하여 가문의 명성을 회복하겠다 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나를 만나게 되었다.
“미안해요. 초면에 실례가 많았죠.”
세이다 프리우스.
아이린의 엄마.
내 예비 장모님께서는, 담백한 향 이 일품인 차 한잔을 건네주시며 말 씀하셨다.
“이 집 남자들이 좀 그래요. 툭하 면 주먹이 먼저 날아가는 못 말리는 사람들이지만, 보기보다는 나쁜 사 람들은 아니에요. 그저, 딸을 너무나 도 사랑해서 그런다고 생각해 주겠 어요?”
“아뇨, 아뇨. 괜찮습니다. 이해합니 다. 저도 여동생이 있거든요.”
문득 든 생각인데…….
이번 소드 그랑프리에서 루이나에 게 고백했던 그 대머리 기사 녀석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조금 다르겠지만, 괜히 그 녀석이 떠올라 버렸다.
녀석에게 조금 더 잘해줄걸.
“제가 아이린 님을 가족으로부터 빼앗아 가려는 도둑놈처럼 느껴지는 기분. 잘 압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어쩜, 생각도 깊어라.”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머님이 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8성 격투가인 어머님께서는, 입을 가리며 소녀처럼 웃어 보이셨다.
“아이린이 좋아할 만한 남자인 것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요?”
“크흠!”
“또 왜 그래요? 애처럼?”
“틀린 말은 아니지. 본인 스스로 그런 표현을 한 것처럼 도둑놈으로 보인다. 실력은 그럭저럭 쓸 만한 것 같다만, 아직 내 딸을 넘겨줄 수 있다는 말은 아니야.”
“당신의 주먹을 맨손으로 받아낸 사람이라고요. 아직도 각오가 부족 해요? 언제까지 감싸고만 살 거예 요? 아이린도 이제 다 컸다고요.”
“•…”크홈!”
“지금 당장 인정하자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해보자는 거예요. 대화. 아이 린이 누구를 좋아한다고 말 한 일은 처음이잖아요.”
“험험험!”
어머님, 나이스.
아칸 프리우스의 눈이 내게 향했 다.
다행히도, 처음의 적개심은 상당히 많이 누그러진 상태였지만 나를 불 신하는 것은 여전했다.
“그래. 이름이 뭐냐?”
“좋아요. 다음부터는 주먹이 아니
라, 그렇게 말로 먼저 물어보는 거 예요. 아셨죠?”
“알았으니까……. 흠흠!”
그의 시선이 또 다시 내게로 향했 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대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저는 루인 아르델이라고 합니다.”
“아르델? 처음 듣는 곳이군.”
“당신, 정말 못 들어봤어요? 나는 기억하는데? 작년에 아이린을 이기 고 대제전에서 우승한 마법사잖아 요. 맞죠?”
“네, 맞습니다.”
“……마법사라고?”
아칸 프리우스의 눈이 가늘게 변했 다.
그에게는, ‘루인 아르델’에 대한 정 보가 전무 하다시피 했다.
탑주라는 사실을 알기는커녕, 내가 마법사라는 사실조차 의심하고 있었 다.
그럴 수밖에 없지.
누가 봐도 나는 마법사가 아니었으 니까.
“그래,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전도 유망한 마법사가 여기까지 왜 온 것
이냐?”
“저는 단지, 아이린 님의 가족을 만나 뵙고 싶었을 뿐입니다.”
“만나본 소감은?”
“꼭 마음에 들고 싶다고 생각했습 니다. 좋으신 분들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아양 떨어 봐야, 내 마음 이 동하지가 않는구나. 내가 네놈을 뭘 보고 마음에 들겠나?”
“아부도 아니고, 아양도 아닙니다. 제 진심을 말할 뿐입니다.”
“흐훗, 입바른 말은 잘하는구나. 내 가 산속에서 자라 많이 배우지는 못 했지만, 이렇게 입바른 말만 늘어놓
는 놈은 딱 두 부류만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사기꾼. 아니면, 덜 사기꾼.”
“당신. 그렇게 심문하듯 말하지만 마시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세 요. 당신은 궁금하지도 않아요? 아 이린이 좋아하는 남자라고요.”
아칸 프리우스.
겉으로는 무척이나 꼬장꼬장해 보 이지만, 그가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 여린 남자인지는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아이린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그는 진정으로 움찔거렸기 때문이 다.
그렇기에, 나는 이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루인 아르델이라고 했나.”
“ 네.”
“사내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힘 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역경 속에 서든 내 여자와 내 가족만큼은 지켜 낼 수 있는 힘. 그로 인해 저절로 나오는 책임감까지. 나는 그렇게 살 아왔고, 지금도 내 자식들에게 그렇 게 살라고 가르치고 있다.”
“훌륭한 가르침이십니다.”
“내가 보기에는, 너는 부족함 없이 자라난 귀족가의 자제 같은데……. 너에게는 그런 사내다운 힘이 있기 는 한가?”
힘?
나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 다.
“제가 가진 것은 힘뿐입니다.”
이건, 사실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