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20)
올 힘 마법사 220화
철의 장원 메텔 다음 역인 ‘산의 보고’에 도착했다.
수십여 개의 탄광이 모여 있는 이 산맥 능선에서는, 메텔이 한눈에 내 려다보였는데.
저 아래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활 활 타오르는 불구덩이 지옥뿐이다.
도대체 저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루인! 여기! 여기 말이 있어!”
우리는 산길 외곽에 묶여있던, 운 반용 나귀에 올라타고 메텔을 향해 달려갔다.
“현재 메텔의 모든 수정 통신이 두 절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한 것 같습니다.”
나귀 고삐를 잡은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습격.
이 단어의 무게는, ‘메텔’에서 만큼 은 두 배로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메텔을 공격했 다면……. 무기와 마도 물품을 노린 것이겠군요.”
“현재로써는, 그 가능성이 가장 높 습니다.”
메텔은, 진귀한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흔하게 제작되는 평범한 철검조차, 메텔산(産) 철검을 따라갈 수가 없다.
하물며 루이나가 사용하고 있는 ‘제니그라실’ 같은 이름난 명검들은 어떠할까.
작은 정교함의 차이는, 적게는 수 만 골드부터 시작하여 많게는 수십, 수백만 골드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런 군수 물자들이 대량으로 제작 되어, 대륙 전체로 운송되는 곳이 바로 메텔이다.
그런데, 이런 ‘보물창고’가 누군가 에 의해 털렸다면?
“중립국을 건드리다니, 어떤 정신 나간 놈들이지? 역시, 목적은 돈이 려나?”
제이슨의 말도 일리가 있었으나, 나는 왠지 메텔을 습격한 자들의 정 체가 인간이 아닐 것이라 예상했다.
국가 하나를 전복시킬 만한 도적 때도 없을뿐더러, 메텔은 어지간한 인간들에게 뚫릴 곳도 아니다.
중립국인 메텔을 잘못 건드렸다가 는, 대륙 전체의 공적이 될 수도 있
는데 그런 위험을 무릎 쓰고 메텔을 습격한다?
상식적으로 동의하기 힘든 일이다.
거기다, 이런 내 가설에 확신을 더 해주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하늘.
“그나저나, 여기 날씨가 왜 이래? 폭우라도 쏟아지려고 그러는 건가?”
“저건 단순한 비구름이 아니야.”
“그럼?”
“잘은 모르겠지만, 마족의 기운이 느껴져.”
“마, 마족? 마족이 메텔을 습격했
다는 말이야?”
세상을 집어삼킬 듯이 시커먼 하늘.
검은 구름을 뚫고 쏟아지고 있는, 검붉은 기둥.
도처에 깔린 칙칙한 분위기가 말해 주고 있다.
이건, 위험하다고.
인간의 위험이 아니라고.
“조심해. 내 예상이 맞다면, 메텔을 습격한 자들은 마족이니까.”
산의 보고에서 가파른 비탈을 타고 30분 정도를 내려오자, 메텔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메텔 초입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자체였다.
부모의 죽음에 통곡하는 아이들, 난리 통에 잃어버린 자식을 찾기 위 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
무너진 건물 벽에 다리가 깔려 비 명을 내지르는 여인과 불을 끄기 위 해 물을 길어 나르는 사람들까지.
그러다, 우리를 발견한 한 노인이 다가왔다.
“나으리들! 사, 살려주십시오! 제발 저희를 좀 도와주십시오!”
“일단 진정하세요. 도대체 메텔에 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힉”
조금 전, 이곳에서 일어난 참극을 떠올리는 노인의 눈이 빛을 잃어갔다.
그는 상상 속의 공포에 뒷걸음질 치며, 돌부리에 걸려 그 자리에 주 저 앉았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 악마……. 놈들은 악마였습니 다. 헬킨 같은 하급 악마들이 아니 라……. ‘진짜’ 악마들이요……. 힉! 히익!”
“ 악마••••••
노인은 두 머리를 쥐어짜며 공포에
몸서리쳤고, 제이슨이 그 노인을 부 축하며 말했다.
“루인. 여기 사람들은 내가 남아서 도울게. 만약 마족과 싸움이 일어난 다면……. 난 별로 도움이 못 될 테 니까.”
“부탁할게, 제이슨.”
“ O ” ‘〒
나와 길고양이 씨는 도시 중심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내 어깨 위에 있 던 스트랑이 모처럼 인간형으로 변 하며 말했다.
“아직 놈들이 있어. 조심해.”
그래, 불길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나는 이미, ‘진짜 마족’의 기운을 한번 경험한 적이 있지 않은가.
반인반마 둠 프라임에게서 느꼈던, 그 퀴퀴한 기운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다.
이 도시 어딘가에, 녀석들이 존재 한다.
“루인! 미니맵을 확인해!”
미니맵을 열자마자 보이는, 정체불 명의 붉은 점들.
마족들은 하나의 지점으로 집결하 고 있었고.
쾅! 콰과과광!
그곳에서, 메텔 전체를 뒤흔들 엄 청난 굉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장소는 바로, 마법사의 탑.
“탑주님! 정면입니다!”
U I W
달리던 걸음을 다급히 멈춰섰다.
정면에는, 족히 삼백 마리는 넘을 법한 마족의 군대가 마탑을 무너뜨 리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6급 마족》
《13군단의 패잔병》
《염원의 악마, 말레록의 자식들》
《13군의 군단장 말레록이 죽으며, 마계로 달아났던 패잔병들.》
낯설다.
이들이 풍기는 위압감이 너무나 익 숙했기에,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머리에 뿔이 달린 악마, 짐승의 탈 을 쓴 마수, 단단한 갑각류의 외피를 가진 공성 병기 크기의 괴물들까지.
외형은 분명, 인간이 아니었음에 도…….
“말레록! 내 아버지의 케케묵은 복 수를!”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의 분위기 까지 닮아 있는 것일까.
저게, 진짜 마족인가.
내가 잠시 벙찐 표정으로 서 있자, 길고양이 씨가 물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탑주님.”
“……막아야죠. 저와 스트랑이 저 들을 막겠습니다. 시선이 분산된 틈 을 타, 길고양이 씨는 마탑으로 들 어가 멀린 위원님의 생사를 확인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마족들의 숫자는 어림잡아도 삼백 이상.
나와 스트랑 단둘이서 막아낸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듣는다면 신박 한 자살 방법이냐고 물을지도 모르 지만.
길고양이 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이를 수락했다.
몇 번의 사건들로부터 생긴 믿음이다.
탑주는 절대, 이런 곳에서 죽지 않 을 것이라는 믿음.
탑주가 또 한 번, 기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
나는 이 믿음에 보답해야만 했고.
“스트랑, 준비됐어?”
“물론.”
나는, 저들을 막아야만 했다.
* * *
대륙 서북단, 철의 장원 메텔에서 일어난 참극은 빠르게 주변 국가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아이젠아워, 오요타, 팔테온, 페르 나…….
그리고, 라이나크 제국까지.
황제.
전범으로 낙인찍혀, 스스로 이빨과 발톱을 뽑은 황제였지만…….
그는, 여전히 제국의 대륙 제일의 패권국의 지배자였다.
“메텔을 습격한 이들이 마족이라고 했나?”
“네, 폐하.”
“……대부님이시군.”
그 얼굴이 떠올랐다.
수개월 전, 자신을 죽이려 들었던 대부님의 얼굴을.
염왕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8성 기사들의 무수히 많은 검에 찔리면서도, 살아서 레버다인을 빠 져나갔다.
추격조는 몰살당했고, 지금껏 그림 자 하나 드러내지 않았다.
어디선가 몸을 웅크린 채, 복수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오늘이다.
“현재로써는, 테론 아르테미스의 흔적이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말해 뭐할까……. 대부님이 분명
하다.”
황제는 확신하고 있었다.
염왕이 돌아왔다는 것을.
자신이나, 루인 아르델을 먼저 공 격하지 않고 ‘철의 장원 메텔’을 먼 저 공격한 것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범위였다.
“대륙의 대장간을 먼저 파괴하고, 군수품을 끊어놓을 생각인 건가.”
아마, 가장 설득력 있는 추론일 것 이다.
적의 본진을 공격하기 전에, 보급 로를 먼저 끊어놓는 것 또한 무척이 나 중요한 일.
메텔은 무기와 갑주를 비롯하여 공 성 무기까지, 대륙의 총생산량의 절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여러 마도 물품만 놓고 본다면, 전 체 생산량의 80%에 육박한다.
이런 메텔이 무너진다면, 대규모 병력을 무장시키는 것에 제약이 걸 리게 될 터.
이렇게 군수품을 끊어놓았다면.
“다음은, 팔테온의 곡창지대와 우 리 프리에타 농경 지대겠구나.”
다음은 식량일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황제는 거
침없었다.
“각국 대표들을 모두 소집하라. 하 나도 빠짐없이.”
“……전부 말씀이십니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존명.”
마족의 정확한 숫자를 확실하게 알 지 못하는 황제로서는, 혼자 힘으로 이 위협을 타개할 생각이 없었다.
인마대전.
인간 이외의 종족과 치렀던, 첫 번 째 대전(大戰).
그게 첫 번째 페이지였다면, 그 두
번째 페이지가 열리고 있음을 그는 알아차렸다.
확신했다.
“대부님…… 오랜만에 뵙겠군요.”
이번 일의 배후에는, ‘염왕’이 있는 것이 분명하고.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 ♦ ♦
터벅터벅.
지저분한 몰골의 한 노인이 이정표
앞에서 멈춰섰다.
〈자유도시 아르델〉
“……아르델.”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지만, 그 눈 빛만큼은 또렷했다.
아니, 오히려 혁혁한 검은 안광을 휘날리고 있었다.
그가 도착했다.
염왕 테론 아르테미스.
자신의 소중한 것을 뺏어간, 아르 델에.
그는, 아르델의 어느 시끌벅적한 주점으로 들어섰다.
기다란 로브 자락이 바닥을 질질 끌어 사람들의 이목을 샀지만, 조금 도 개의치 않았다.
“ 계신가.”
“어서 오십시오, 어르신! 자유도시 아 르델 최고의 주점 늦봄 바람입니다.”
“자유도시라, 나약한 이들의 유토 피아라도 만들어보고 싶었던 건가.”
“••••••예?”
“녀석답군. 별말 아닐세. 아무 술이 나 한 잔 주시게, 독한 녀석으로.”
“아, 예에.”
주인장이 술을 내왔고, 테론은 그
런 주인에게 물었다.
“내 사람 하나를 찾고 있는데.”
“그러십니까? 제가 아르델만 40년 토박이입니다. 근래에 모여든 이주 만들 빼고, 토박이 중에서는 제가 모르는 사람이 없습죠.”
“그런가. 그렇다면 자네도 잘 아는 사람이겠군.”
“예. 누굴 찾으십니까?”
염왕은, 술잔을 들이켰다.
그 이름을 떠올리니, 술이 고팠던 탓이다.
“루인 아르델.”
“응? 루인이라면……. 저희 도련님 말씀이십니까? 하이고, 그 이름 모 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마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알 겁니다요.”
“어딜 가면 만날 수 있겠나. 꼭 만 나야겠는데.”
“글쎄요. 저 같은 놈이 위대한 탑 주님이 어디 계신지를 알 턱이 없어 서……. 한번 알아봐 드릴까요?”
“그래 주겠나?”
“예. 경비대에 문의하면 대략적이 나마 들을 수는 있을 겁니다. 근데, 누가 찾는다고 전하면 될까요?”
“염왕이 찾는다고 전해주게.”
“……염왕이라면?”
염왕, 분명 힘이 있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은 우는 아이도 그치게 만 드는 이름이었다.
사람들의 눈에, 지금과도 같은 낯 선 ‘경계심’ 대신 존경만을 불러오 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꼭 좀 전해주게. 내가 대화를 원 하고 있다고.”
사람들은 그를, 악마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