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28)
올 힘 마법사 1부 외전 005화
Ep 2. 세계파괴자 (3)
“……사라졌어.”
스트랑의 중얼거림에, 드라카는 무 엇이 사라졌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차 렸다.
그래.
쥬토가 ‘영멸’했다.
이제 다시는, 그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없다.
자신을 버린 용족, 쥬토를 버린 신 들….
그리고, 마신.
알 수 없는 분노가 몸을 지배하는 것이 느껴졌고,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 분노가, 자꾸만 퀘스트를 방해 했다.
“야, 드라카. 자세가 다 흐트러졌잖 아. 발차기 제대로 하지 않으면 횟
수 안 세어지는 거, 몰라?”
“멍청한 용 녀석……. 딴 생각하지 말고 집중하라고, 집중!”
화를 잊으려 몸을 움직였다.
아무 생각하지 않기 위해 주먹을 뻗었다.
자신은 나약하기 짝이 없었고, 무 력했으며, 언제나 혼자였다.
쥬토는, 이런 자신의 생을 바꿔주 었다.
복수와 파괴의 신이 전해준 능력이 설령, 불완전하고 사악한 힘일지라
도 이제는 상관없다.
쥬토가 그를 움직이도록 만들었고, 드라카는 주저앉아있지 않고 땀을 흘렸다.
지금으로써는, 이만하면 충분하다.
물론, 스트랑의 시선에서는 그 노 력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젠장, 하루 퀘스트하고 한 달 쉬 고, 또 하루 퀘스트하고 두 달 쉬 고. 이래서 언제 강해질래?”
“쥬토가 그랬다. 내게는 시간이 많 으니, 천천히 하면 된다고.”
“야, 그건 네 기준이지. 벌써 몇 년이 흘렀는지 알아? 30년이라고,
30 년.”
“너도 늙으면 죽나?”
“어? 그렇지는 않지만……
“그럼 됐다. 나는 낮잠을 자겠다.”
“야, 야! 나 배고프다고! 나 굶기 지 말라고!”
드라카는, 30년 동안 주먹질을 하 고 발차기를 했다.
그렇게 얻어낸 힘의 수치는 고작, 《3,200》
한 달 평균, 반복 퀘스트를 1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정도 힘으로는 지나가는 고블린
들 상대하기에나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드라카가 싸울 상대는 용족 이고, 마신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복수는커녕, 그 전에 늙어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야, 덩치 큰 도마뱀.”
“……나 낮잠 잘 거라고 말했을 텐 데.”
“너 왜 이렇게 게으르냐? 진짜 복 수하고 싶은 거 맞아?”
“드르렁……! 쿨, 쿠울……
“안 자는 거 다 알거든? 어휴, 속 터져!”
스트랑도 알고 있다.
이건, 드라카 개인의 의지박약 문 제라기보다는…….
드래곤이라는 종족 특성과 연관되 어 있다는 것을.
나태함, 권태로움.
태생부터 9클래스 마법을 다루는 ‘완성’에 가까운 종족인 용들은, ‘노 력’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헤츨링일 때부터 이미 지상 최고의 포식자가 바로, 드래곤이지 않은가?
그들은 삶을 영유하고, 즐기고, 꽃 피운다.
이렇게 주먹질하고, 땀 흘리는 드 래곤은 세상에 드라카가 유일할 정 도였다.
하지만, 이런 종족 특성을 고려하 고라도 스트랑은 드라카를 채찍질하 려 했다.
아직, 강해지려면 갈 길이 머나먼 구만리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배고프기도 하고.
스트랑은 드라카의 콧구멍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안 되겠다. 너, 나 따라와.”
“어딜 가나?”
“잔말 말고 따라와.”
결심했다.
드라카를 각성시키겠다고.
드라카를 각성시키는 계획은 간단 했다.
지상 최고의 포식자라고 알려진, 드래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다.
자존심을 짓밟고, 나약함을 온몸으 로 체감하도록 만들고, 약자의 자극 을 몸소 느끼게 만든다면…….
제아무리 권태로운 드래곤이라 할 지라도, 활활 불타오르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라카보다 힘이 센 종족을 찾아야 했는데, 이는 ‘오 우거’가 유일했다.
마침, 인간계는 오우거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는 곳이고, 오 우거라면 들판에 자라는 잡초처럼 흐드러지게 있었다.
이런 오우거 중에서도, 가장 강인 한 오우거들이 있는 곳.
하늘산.
이곳이라면, 드라카를 제대로 혼쭐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여긴 왜 온 거냐, 스트랑.”
“뭐랄까, 일종의 시험무대라고나 할까?”
“무슨 시험을 말하는 건가?”
“네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해 보고 싶지 않아?”
“••••••별로.”
“잔말 말고 따라와.”
스트랑이 또 한 번, 드라카의 콧구 멍을 잡아당겼다.
드라카는 현재 인간형으로 폴리모 프한 상태다.
인간이 오우거의 땅에 들어왔다는 것.
이것은, 먹잇감이 자진해서 집 앞 으로 굴러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킁킁. 이, 인간! 인간이다!”
“오늘은 고기! 고기 파티다!”
“일단 먹지 말고 기다리도록! 쿤칸 부족장님의 명령을 기다려라!”
오우거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드라 카를 에워싸기 시작했고.
드라카는 언어변환 마법을 사용하 여, 오우거들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말해, 얼른.”
“……흠흠. 내 이름은 드라카다. 이 곳 로드가 누구냐?”
“이, 인간이……. 우리의 말을 하는 건가? 그런데, 로드가 뭐지?”
“킁킁. 인간, 분명 인간인 것 같은 데? 너는 정체가 뭐냐!”
드라카는, ‘용’이라고 대답할까 하다 가 그냥 입을 다무는 것을 택했다.
스트랑이 곁에서 ‘절대 밝히면 안 돼!’라고 소리 지르기도 했고, 누가 봐도 이곳 하늘산의 ‘로드’처럼 보 이는 오우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쿠웅! 쿵!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지축을 울리 는 오우거.
다른 오우거 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다란 그는, 강철같이 단단한 육체 를 가진 오우거였다.
그는, 왜소한 체격을 가진 드라카 를 한껏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하늘산의 부족장, 쿤칸이다.”
“……그렇군. 나는 드라카다.”
“인간이 어떻게 우리의 언어를 말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찾아온 용건이 무엇인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여기
왜 왔는지.”
“말해! 멍청아! 어서 한판 붙어보 자고!”
“ 모른다고?”
쿤칸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했 다.
그는 드라카를, 자신들을 상대로 장난이나 치러온 인간이라 치부했 고…….
>*、표 f A IE I
-厂“夕! 〒■石’!
단숨에 밟아 죽일 기세로 콧바람을 몰아쉬었다.
참으로 위압적인 얼굴이다.
쿤칸이 들고 있던 배틀 엑스를 휘 두르려 하던 그때.
드라카가 입을 열었다.
“……붙어보자. 나랑……. 팔씨름.”
“ 뭐?”
“팔씨름……. 가능한가?”
팔씨름이라는 단어에, 오우거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이 나뭇가지 같은 인간 녀석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냐?”
“우리 하늘산 오우거와 팔씨름을 붙어보자고? 이거 참 황당하군.”
“인간. 네놈이 뭘 잘 모르나 본데, 우리 하늘산 오우거들은 아장아장 기어 다닐 때부터 팔씨름을 하며 자 란다.”
“푸하하하하!”
드래곤, 최상위 포식자.
9클래스 마법을 사용하는 ‘드래곤’ 입장이라면, 이런 오우거들쯤이야 손가락 하나로 죽일 수 있겠지 만…….
지금은, 단순히 ‘힘’을 겨루기 위해 찾아왔다.
그렇기에 마법 사용은 금지다.
오로지 힘으로만 이들과 맞서 싸워 야 했는데, 오우거들이 풍기는 ‘힘’ 의 위압감은 공기 전체에 짙게 퍼져 있었을 만큼 충만했고.
솔직한 생각으로 드라카는, 번지수 를 잘못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냥 돌아갈까, 스트랑.”
“절대 안 돼!”
“인간 녀석이 혼자서 뭐라고 떠드 는 것이냐!”
“좋다, 인간! 하늘산 오우거의 명 예를 걸고 상대해 주마!”
드라카는 별수 없이 ‘팔씨름’에 응 할 수밖에 없었고.
하늘산의 부족장인 쿤칸은, 코웃음 치며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팔씨름을 준비하라!”
* * ♦
팔씨름.
오우거에게 있어 일종의 전통 민속 놀이로, 이 팔씨름을 통해 오우거들 사이에서 서열이 정해지게 된다.
드라카의 상대로 출전한 오우거는, ‘오메루칸’이라는 이름의 오우거였다.
하늘산 서열 10위의 정예로, 부족 장 쿤칸 휘하의 가장 강력한 전사 중 하나였다.
그는, 드라카의 손목을 움켜쥐며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였다.
“인간! 이 얇디얇은 손목을 단숨에 부러뜨려주마.”
“우! 우! 우! 우!”
드라카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 으면서도…… 스트랑의 예상이 적중
했다.
묘하게 승부욕이 발동하는 것을 느 낀 것이다.
만약 여기서 지게 되면, 최강의 포 식자라 불리는 드래곤의 명성에 먹칠 하는 것은 물론, 적잖은 충격일 터.
시작하기 전이었으면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했다면 절대 지고 싶지 않 은 싸움이었다.
그래, 결심했다.
이기겠다.
이 싸움에서 멋지게 이겨, 어디선 가 보고 있을 쥬토에게 당당하게 웃 어 보이겠다.
내가 이만큼, 노력했노라고.
“시작!”
드라카는 시작과 동시에 이를 악물 었다.
쿵!
그리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 *
“어, 어어어엇!”
드라카는 악몽이라도 꾼 듯 몸서리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드라카의 콧등 위에는, 스트 랑이 한심하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알았냐, 네가 드래곤이 아니 라 덩치만 큰 도마뱀이라는 걸?”
떠올랐다.
팔씨름이 시작하자마자, 제대로 버 텨보지도 못하고 몸이 넘어 가버린 것을.
넘어간 것도 모자라, 땅에 머리를 처박으며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기절 한 것을…….
이건, 꽤 충격적이었다.
30년을 열심히(주관적인 기준에서) 훈련했는데, 오우거 한 마리도 힘으 로 제압하지 못하다니…….
드라카는 할 말을 잃고 벙찐 얼굴 로 ‘말도 안 돼’라는 말을 반복했고.
스트랑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래도, 오우거 녀석들이 꽤 놀라 더라.”
“왜?”
“한 번에 두개골이 깨져 죽어버릴 줄 알았는데, 죽지 않고 기절한 것 으로 끝난 게 용하다나 뭐라나…….
살아 있는 것이 기특해서 당분간은 살려주겠데. 너, 하마터면 ‘드래곤구 이’ 될 뻔한 거 알아? 쪽팔리게.”
“……수치스럽다.”
드라카는, 결심했다.
다음번에 붙을 때는 절대 지지 않 겠노라고.
하지만, 그 결심은 또 금방 무너져 내렸다.
그는 어쩔 수 없는 권태로움의 상 장인 드래곤이었으니까.
부족장 쿤칸의 아들인 킹그램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며, 하늘산 오우거 들과 가족처럼 지냈다.
천성적인 느긋함 덕분에, 하늘산 최고의 전사 중 하나인 ‘오메루칸’ 을 꺾는 데만 무려 ‘17년’이 걸렸고.
그렇게 100년쯤 지났을 때야, 드라 카는 하늘산을 떠났다.
그 뒤로,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천년의 세월이 흘렀을 즈음에
“힘 32,000을 넘었다. 어떠냐?”
“하이고, 고작 3만 2천이라니……. 한 달에 1번씩만 퀘스트 했어도, 천 년이면 32만은 넘었어야지!”
“땀 loo e 흘리기. 이건 드래곤에게 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퀘스트 난 이도가 오르면서, 내 성장도 멈췄다.”
“얼씨구, 자랑이다.”
“그리고, 동면에 들었던 기간도 빼 야……
“자랑이라고! 그래! 너 잘났다!”
드라카는 한계에 부딪혔다.
애초에 최소 목표는 힘 4만으로, 쥬토가 남긴 신력의 극한까지 모두 획득하는 것이었지만…….
이건, 불가능한 일로 판단.
퀘스트 난이도가 오르면서 퀘스트 를 진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되 었고, 성장은 아예 멈춰 버렸다.
그렇기에, 그는 결심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AH랏” – — O •
“왜‘?”
“이번만큼은 말리지 마라.”
“얼씨구, 또 낮잠 자려고? 자라, 자! 언제는 내 허락 맡고 잤냐?”
“아니, 고니아스에 간다.”
“••••••뭐?”
용의 땅 고니아스로 향하겠다고.
그건, 천 년을 기다린 복수의 시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