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48)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05화
퀘스트도 완료했고, 복수와 파괴의 신 쥬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 고…….
이 땅의 유일한 용, 드라카의 존재 도 확인했다.
거기다…….
“군주! 여기 있다!”
“오, 완성된 거야?”
“그렇다.”
오메루쉬가, 낡고 헤져버린 쿤칸의 모랄 너클까지 손봐주었다.
《쿤칸의 모랄 너클》
《제작자 : 오메루쉬》
(★★★★★★★★★)
《하늘산 오우거 초대 부족장 쿤칸 의 어금니가 부착된 너클. 하늘산의 철잡이꾼 오메루쉬가 제작한 평생에 다시 없을 역작.》
《본 너클은, 영구적인 패시브 스 킬이 존재한다.》
《모든 바위를 파괴한다.》
《모든 강철을 절삭 한다.》
《파도를 잠재우고, 산을 뚫어낸다.》
《무엇이든, 부순다.》
뭔진 몰라도, 무지하게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하늘산에서의 볼일은 모두 끝났지만, 나는 며칠을 더 머물렀다.
드라카와 조금이라도 떨어지고 싶 지 않은 스트랑 때문이다.
“스트랑, 이제는 정말 돌아가야 해.”
“아직 가을이 오기까지 2주나 남았 잖아. 며칠만……. 응?”
“마족이 습격하는 정확한 날짜를 아는 것도 아니잖아. 돌아가서 준비 해야지.”
“하지만……
스트랑이 드라카와 떨어지기 섭섭 하듯, 드라카 역시 우리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 자꾸만 내 허리춤을 끌어안았다.
“루인! 루인!”
아, 이를 어쩐다.
내게 아들은 없지만, 만약 아들이 있다면 딱 이런 기분일 것 같다.
슬퍼하는 이 녀석을 두고 휙 떠나 버리기엔, 나도 눈에 밟힌다고.
그렇다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 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교적 안전한 하늘산에 드라카를 두고 떠나거나, 아니면…….
“그럼, 데리고 갈까.”
“응? 저, 정말?”
데리고 가거나.
“응. 별수 없잖아. 헤어지기 그렇게 싫어하는데.”
“나,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 은 아닌데……! 정말 괜찮겠어?”
“뭐가? 드래곤을 데리고 다니는 거?”
“ O ” 흐.
“뭐, 괜찮지 않을까.”
지금도, 화신을 다루는 탑주인데.
드래곤을 다루는 탑주라는 이름이 하나 더 붙는다고 해서, 뭐 그렇게 달라질 것도 없지.
나는 육포 조각을 작게 뜯어 드라 카의 입에 넣어주며 말했다.
“그리고, 이 녀석도 밥값은 해야 지.”
“응? 하지만 밥값을 시키기에는 아 직은 너무 어린데……
“듣기로는 몇 달 안에 부쩍 자란다 고 하던데? 그럼, 그때는 밥값 해야 지. 9클래스 마법을 다루는 드래곤 을 그냥 놀고먹게 내버려 둬?”
“그건 아니지만..
요 며칠 겪어본 드라카는, 하루 종 일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를 반 복하는 나태함의 근본 같은 녀석이
었다.
나 때는 말이야, 방구석에서 그렇 게 놀고먹으면 엉덩이를 걷어차였다 고.
어찌 되었건, 지금이야 어리다는 이유로 내버려 두고 있는 것이지, 좀 더 자라는 순간 내게 자비란 없 을 것이다.
마족들을 날려 버릴 히든카드로, 마음껏 부려먹을 예정이니까.
“드라카, 네 생각은 어때?”
“루우우인!”
끄덕끄덕.
내 말에 드라카가 고개를 잽싸게 끄덕였다.
아마, 우리를 따라나선다는 계획이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괜찮죠, 킹그램?”
내 물음에, 곁에서 잠자코 지켜만 보던 킹그램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허락을 받고 말고 할 문제가 아 니다. 내 역할은, 너희들을 다시 만 나게 해주는 것까지만 이었으니까.”
“그럼, 결정! 드라카를 데리고 아 르델로 가자. 갑자기 드래곤 모습으 로 나타나면 혼란스러워질 수 있으 니까, 드라카가 조금 더 자랄 때까
지만, 폴리모프를 이용해 드래곤이 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하고. 어때?”
“야호! 신난다!”
“스트라아아앙!”
뛸 듯이 기뻐하는 스트랑과 드라카 를 보며,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녀석들, 그렇게 좋을까.
드라카의 정체를 몇 달만 숨긴다.
이때 까지만 해도 나는, 이 계획에 서 가장 커다란 문제점 하나를 놓치 고 있었다.
드라카가 아무리 인간으로 완벽하
게 폴리모프 한다고 하더라도…….
그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 ♦ ♦
한때는 인간계에서 천 년이라는 시 간을 살았던 드라카는, 인간형 폴리 모프에 무척이나 능숙했다.
순식간에 멋들어진 콧수염에 단정 한 중절모를 눌러 쓴 꽃중년 남성으 로 변신한 드라카는, 상당히 들뜬 얼굴로 우리를 따라나섰다.
그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유희일 것이다.
“스트랴아아앙!”
처음으로 타보는 ‘말’에 잔뜩 흥분 하기도 하고…….
“스으트으랑!”
테시란에 도착해서 먹은, 맛있는 요리들에 어린아이처럼 감탄하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마나 열차라는 최첨단 마도 문명을 경험했을 때는…….
“스, 스트랑……
신문물을 처음 본, 대숲의 원시인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옛날에야 하늘을 나는 것은 용에게 만 허락된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아 니라고.
어때, 많이 변했지?
“여기야, 드라카. 앞으로 네가 머물 게 될 곳.”
우리는 아르델에 도착했다.
마나 열차 환승역을 지나, 저택 방 향으로 걷고 있었는데.
우리가 왔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은 것인지, 제이슨이 나타나 잽싸게 내 앞을 가로막았다.
“루인!”
“……제이슨?”
“너…… 너, 너! 지금 어디 갔다 왔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집에 들렀다가 인사도 안 하 고 사라진 거, 아이린이 알아 버 렸…… 웅?”
제이슨은 두다다다! 말을 화살처럼 쏘아내더니, 내 옆에 드라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정중하게 인사했 다.
“아, 죄송합니다. 손님이 계셨군요. 갑자기 나타나서 실례를 범했습니 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제이슨
데이먼이라고 합니다. 델타곤의 마 법사이며, 루인의 친구입니다.”
“루인?”
“네, 루인이요.”
“루인!”
“••••••네?”
드라카의 듣도 보도 못한 반응에, 당황한 사람은 제이슨뿐만이 아니었 다.
……망했다.
나는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을 까를 후회하며 이마를 탁 때렸고, 스트랑 역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하하……
제이슨은 조금 당황한 듯 보였지 만, 초면에 그런 기색을 내비쳐서는 안 되기에 멋쩍게 웃었다.
“아하하하……. 네, 루인의 친구요.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 지……
“루인!”
“……루인이요? 성함이 ‘루인’이신 가요?”
“루인!”
제이슨은 과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멋들어진 콧수염을 기른 중년 남자 가 자신을 농락하고 있다고 생각할 까.
아니면, 생긴 건 멀쩡한데 제대로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제이슨은 언제나 의외의 선택지를 고르는 사람이고, 이번에도 나를 실 망시키지 않았다.
“와, 이렇게나 신기한 일이……. 루 인이랑 같은 이름 가진 사람 처음 봐요!”
믿는구나
믿어.
이런, 멍청한 자식.
제이슨이 이쯤 나오자, 당황한 쪽 은 오히려 드라카였다.
“루, 루인?”
드라카는 제이슨을 흘깃거리며 나 를 바라보았는데, 그 눈은 마치 이 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얘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미안, 내 친구야.
* * ♦
“루인, 정말 저분 성함이 너랑 똑 같은 ‘루인’이야?”
“응?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아까는 루인이라고 하시 던데? 그럼 진짜 성함은 뭔데?”
“……드라카.”
“아아, 드라카? 그렇구나. 뭐 하시 는 분인데? 마법사신가?”
나는 드라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몰라서,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마법사는 마법사지.
드래곤이니까, 이 땅의 그 누구보 다 위대한 마법사일 것이다.
적어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라 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제이슨 에게만 슬쩍 사실대로 털어놓을까를 고민하긴 했지만…….
그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아……! 맞다! 아이린!”
“ 응?”
“아이린이 화났어! 이 말 하려고 너 찾아온 건데. 너 수련이 끝났는
데도, 자기한테 인사도 안 하고 그 냥 떠나버렸다고!”
“아, 거기에 대해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그리고 네가 알아야 할 소식이 하 나 더 있어!”
“••••••뭔데?”
“며칠 전에 아이린의 엄마랑 아빠 가 왔어. 그리고 오빠들도.”
“뭐? 누구?”
“나 그렇게 덩치 큰 사람은 처음 봤다? 어깨에 호피 가죽을 걸치고 있는 포스가, 무슨……. 와, 인간 오 우거인 줄 알았잖아.”
아니, 누가 왔다고?
이 소식은, 정말이지 조금도 예상 치 못한 소식이었다.
예비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세 명의 불같은 성격을 가 진 형님들까지.
나는 1년 전, 마에타 산악지대를 찾았을 때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내 사랑하는 딸을 훔쳐 가려는 도둑놈’ 취급을 받다가, 나 중에는 ‘내 사랑하는 사위’로 변했 었지.
그런데…….
그분들이 오셨다고?
오신 이유야, 짐작할 수는 있었다.
“상견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예고도 없 이 이렇게 갑자기?
“어, 얼른 가봐야겠어……
나는 저택을 향해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 * *
“……루인이 조금 전에 아르델에 도착했다는군요. 오래 기다리시게 하여 죄송합니다.”
“사돈어른께서 죄송하실 일이 아니 시지요. 이게 다, 저희가 예고도 없 이 찾아왔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뭐 해요, 여보? 얼른 사과드리지 않 고.”
“응? 으험험, 그렇지. 죄송합니다. 미리 기별이라도 넣고 출발했어야 하는 건데……. 허허.”
“웃기는 왜 웃어요?”
“내, 내가 실수했나?”
“아닙니다. 제집처럼 편하게 생각
하여 주십시오.”
대화가 뚝 끊어지며, 저택 아르델 은 어색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어떻게 편히 대화하겠는가?
어쩌면, 같은 집안사람이 될지 모 르는 자리다.
편하게 있으려야 있을 수가 없는 자리인 것이다.
거기다, 정작 주인공인 루인 아르 델은 자리에 있지도 않은 데다 가…….
마치, 산적 두목을 연상케 하는 아 칸 프리우스의 복장부터가 무척이나 불편했다.
바넬리 유모가 힐끔힐끔 복장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고, 이런 불편한 시 선을 느낀 아칸 프리우스는 뒷머리 를 긁적이며 말했다.
“여, 여보……. 그런데, 상견례 복 장으로 이건 좀 아니었던가?”
“ 예‘?”
그제야, 자기 남편이 걸치고 있는
호피 숄더가 예법에 안 맞다는 것을 깨달은 부인은 이마를 부여잡았다.
“아, 내 정신 좀 봐……. 이 집 남 자들이랑 살다 보니, 이런 실수 를……. 여보, 얼른 옷 좀 갈아입고 와요.”
“어, 어디서?”
“화장실에서 입던 밖에서 입던, 얼 른!”
“하하, 아닙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그보다, 오시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 으셨습니까?”
“아, 네.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초 행길이다 보니 조금 오래 걸렸습니
다.”
“마에타 산악지대에서 오셨다고 하 셨지요. 가장 가까운 마나 열차까지 육로로 이동하셨다면, 3일 정도 걸 리셨겠군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 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데, 그보다는 조금 더 오래 걸렸습니다.”
“흠, 그렇군요. 최근 마족의 군대가 도처에 깔려있다고 들었으니, 멀리 돌아오신 모양이군요. 일주일 정도 걸리셨습니까?”
“그것보다 조금 더……
“……한 달이요?”
“조금만 더 쓰시지요.”
도대체, 이게 뭐라고 줄다리기하듯 밀고 당기는 것일까.
하지만, 델린 아르델은 지대한 호 기심을 느꼈다.
마에타 산악지대.
아무리 이곳에서 멀리 있다고는 하 나, 마나 열차를 타면 하루면 충분 하고.
혹여나, 말을 타고 왔다고 해도 넉 넉잡아 석 달이면 도착할 것이다.
“말을 타고 오신 모양이군요.”
“아닙니다. 걸어왔습니다.”
“••••••예?”
“11개월 걸리더군요. 걸어오느라, 언제 도착할지 몰라 기별을 넣지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화가 또 다시 뚝 끊어졌다.
델린 아르델은, 근 1년 동안 걸어 왔다는 저 말이 진담인지, 아니면 사부인의 농담인지 헷갈렸기 때문이 다.
‘루인, 언제오는 것이냐……
적막한 침묵만이 감돌자, 아칸 프
리우스가 어색하다는 듯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험험, 그럼 내 화장실에 가서 옷 좀 갈아입고 오리다.”
“얼른 다녀와요.”
그때 였다.
“왔어요!”
저택의 문이 벌컥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