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50)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07화
저녁 식사는, 특별한 손님들을 위 한 바넬리 유모의 특식 만찬이었다.
장인어른과 형님들은 아마, 이 정 도 요리는 처음 보셨을 것이다.
바넬리 유모의 음식 솜씨는, 정말 이지 끝내주거든.
“ 우와••••••
아이처럼 감탄하며, 벌써부터 포크 를 들어 올리고 있는 셋째 형님을
보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어머님께서는, 그런 형님의 손등을 탁 때리며 말씀하셨다.
“기다려.”
“ o 흐흐….”
■—ri T=i •
이런 어머님의 말씀에, 장인어른께 서도 슬그머니 포크를 내려놓으셨다.
아버지는 한사코 드셔도 된다고 말 씀하셨지만, 어머님께서는 아버지가 먼저 드셔야 먹겠다고 하셨다.
실랑이가 길어지자, 아버지는 별수 없이 먼저 포크를 들어 올리셨다.
“그럼, 먼저 먹겠습니다. 식기 전에
어서들 드십시오.”
“잘 먹겠습니다!”
동시에, 장인어른을 비롯한 프리우 스가 남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포 크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휘둘렀다.
“우와! 진짜 맛있어!”
“세상에 어떻게 이런 맛이!”
전장에서 창칼을 휘두르듯, 전투적 으로 음식을 해치워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덩달아 나까지 배가 부른 기분인걸.
어머님은 요리 비법이 뭐냐고 바넬
리 유모를 붙잡고 이것저것 묻기 시 작했고, 바넬리 유모는 유쾌하게 딱 한 마디 하셨다.
“아이고. 사돈 어르신이 되실 분이 신데,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말씀하 세요. 제가 다 만들어 드릴 테니까.”
“어머, 정말요?”
그 말에, 식사 분위기는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달콤 한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아르델 이야기, 요즘 흘러가는 세 상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작 중 요한 알맹이는 나오지 않았다.
바로, 나와 아이린에 관한 이야기.
그 이야기의 포문은, 의외로 장인 어른께서 제일 먼저 꺼내셨다.
“제가 일전에 사위 녀석과…… 아, 사위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하하, 얼마든지요.”
“감사합니다. 제가 일전에 사위 녀 석과 술을 한잔 나눈 일이 있습니 다.”
“술이요? 루인은 술을 못 마실 텐 데요. 재미없으셨겠습니다.”
“예, 그렇더군요. 사내 녀석이 고작 술 석 잔에 나가떨어져 버리더 니……
“ 여보.”
“흠흠, 죄송합니다. 여하튼, 제가 그날 술자리에서 사위에게 홀딱 반 해 버렸습니다.”
“그러셨습니까? 저는 못들은 얘기 군요.”
“제 아들 녀석들도 평생 찾지 못 한, 저와 아이린의 닮은 점을 얘기 해 주더군요. 어찌나 눈썰미가 좋고 말을 예쁘게 하는지, 아들 삼고 싶 은 구석이 있습니다.”
내가 그런 얘기를 했던가.
장인어른 얼굴 안 닮아서 다행이라 고 했던 것 같은데…….
음, 그러고 보니 기억날 것 같기도 하고.
장인어른께서는 쑥스러운지 뒷머리 를 긁적이시며 말씀하셨다.
“그래서 말인데, 사위를 제게 주십 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 여보.”
장인어른의 돌직구에, 아버지께서 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개를 숙이
셨다.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오히려 제가 부탁드리 고 싶습니다. 이렇게나 예쁘고 귀한 아이린 양을, 저희에게 달라고 말입 니다.”
“그 말씀은, 아이들의 결혼에 동의하 신다는 의미로 들어도 되겠습니까?”
“처음부터 반대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아이린 양이 이 저택에 머물던 날부터……. 저는 한 가족이 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이런 날이 오게 되면, 꼭 이런 부탁 을 드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 린 양을 저희에게 주십시오.”
장인어른과 어머님이 미소지으셨 고, 그 미소는 우리에게도 번져갔다.
이뿐만이 아니라, 뒤에서 이야기를 조용히 엿들으시던 바넬리 유모를 비롯한 저택 사람들도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그리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 니다. 저는 제 딸을 사랑합니다. 사 돈어른께서도 그러시겠지만, 당장 제 목숨이라도 바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랑받을 수 있는 곳에 시집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 다. 이곳 아르델이라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부모의 사랑만 못 하겠지만, 제게 아이린 양은 이제 루이나만큼이나 소중합니다.”
“ 응?”
아이린 옆자리에서 조용히 음료를 홀짝이던 루이나가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어머님께 서 활짝 웃으셨다.
하지만 장인어른께서는, 아직 끝나 지 않은 문제가 있으신 모양이었다.
“하나, 제 가진 능력이 변변치 않 은 것이 걱정입니다.”
결혼은, 현실이다.
두 개의 집안이 만나 하나로 합쳐 지는 과정에는, 분명 복잡한 무언가 가 존재할 것이다.
그중 하나가 돈이다.
“제가 배움도 짧고, 산속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돈이라도 부를 만한 것 들이 없습니다. 그래도 가족을 먹여 살릴 건사할 힘이라도 있으니, 지금 부터 이 녀석들과 일이라도 하면서 결혼 자금을 벌어볼 요량입니다.”
“저희도요?”
“그럼. 동생이 시집가는데, 오빠라 는 놈들이 힘 하나 보태지 않을 생
각이었냐?”
“그, 그건 아니지만……
“건설 작업이든, 육체노동이든 가 리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딸이 부끄럽지 않을 몫만큼은, 제가 꼭 준비하게 해주십시오.”
“사돈어른, 제발 그리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아닙니다. 딸 하나 덜렁 보내놓고 편히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자꾸 이러시면 제 마음이 불편합 니다. 제 부족한 아들과 아이린 양 과의 혼인을 승낙해 주시는 것만으 로도 큰 은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
습니다. 자금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돈이라면 아르델에서……
“아뇨. 제 뜻은 확고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딸 보내는 길에 보태고 싶습니다.”
장인어른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 한 눈으로 어머님을 바라보셨다.
“이번에는 당신이 반대한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소. 아이린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이번에도 빈손으로 보 내고 싶지는 않으니까.”
어머님은 그런 장인어른에게 옅게 미소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저도 이이 생각이랑 같습니다. 저 희 몫은 저희가 준비하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하도록 허락해 주십시 오.”
아버지는 난처하신지 그 어떤 대답 도 하지 못하셨다.
반대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이렇 게까지 고집하시는데 막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실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 만, 나는 잠자코 싱긋 웃어 보였다.
만약 내가 장인어른과 같은 상황이 었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았거든.
♦ * ♦
“돈은 어떻게 벌려고 해요?”
“그건 걱정하지 말거라. 몸 쓰는 노동이라면, 남들 세배 네 배는 거 뜬히 해낼 수 있으니.”
“아빠라면 열 배도 가능하시겠죠. 그 런데,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아이린은, 장인어른과 어머님의 뜻
을 이해하면서도 한 번만 다시 생각 해보길 권했다.
“모아둔 돈이라면, 저도 있어요. 학 교 다닐 때 장학금 받아둔 돈도 아 직 그대로 있고. 그러니까, 이번 일 은 제힘으로 알아서 할 수가……
“부탁이다. 이번만은 제발 내 뜻대 로 하게 해다오.”
하지만, 장인어른의 뜻은 확고하셨 다.
“속세에 나와 보니 깨달았다. 모든 이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아 등바등 일하고 있다는 것을. 어떤
여관 주인은 불량배 같은 놈들에게 뺨을 맞고도, 다음 손님에게 웃으면 서 주문을 받았고. 어떤 대장장이는 불을 만지다 손 하나를 잃었지만, 남은 팔 하나가 더 있지 않냐며 웃 으며 다리로 지탱한 채 망치를 두들 기더구나. 그들을 보며,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이켜보았다.”
“가족을 지켜낼 힘이 있어야 한다 는 핑계로, 매일 산속에 자빠져 일 은 안 하고 수련하고 명상만 했다. 결국엔, 내가 원하는 대로 막살았을 뿐이야.”
“여보가 새벽마다 나가서 사냥해
온 짐승이 몇 마리고, 베어낸 나무가 얼만지 알아요? 그동안 여보가 했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말아요.”
“아니, 그렇다고 내 역할을 다 했 다고 볼 수는 없어. 딸 시집보내는 데, 내 무엇 하나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잖아? 나도 우리 딸 이 입을 예쁜 드레스는 내가 해주고 싶다고.”
“우리야 결혼식도 못 올리고 대충 산속에서 부대끼며 살았지만, 아이린 은 절대 당신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 다면서? 내 생각도 같다오. 그러니, 이번만큼은 내 뜻을 믿어주시오.”
장인어른은, 든든한 세 명의 형님 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그럼, 오늘부터 나랑 아르델에서 일하는 거다. 일이라면, 뭐든 할 준 비가 되었겠지?”
“……무슨 일을 하시려고요. 평생 일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으시면서.”
“들고 나르는 단순 노동이라면, 나 도 할 수 있지 않겠냐?”
“아부지, 혹시나 해서 드리는 질문 인데요. 그냥 속세에 눌러앉고 싶으 셔서 이러시는 건 아니죠?”
셋째 형님의 날카로운 질문에, 장인 어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저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아무 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양이다.
속마음을 훤히 들켜 버린 장인어른 께서는, 헛기침하며 셋째 형님의 등 짝을 시원하게 때려버리셨다.
“아악! 아파요!”
“너는 얼른 가서, 내일부터 할 만 한 일 좀 알아보고 오너라.”
“왜요? 왜 하필 저예요?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부지면서?”
“한 대 더 맞고 가련?”
“……가요, 가.”
셋째 형님이 투덜거리며, 마을 방 향으로 걸어가려고 할 때.
나는 그런 형님의 손목을 잡으며 만류했다.
“잠시만요.”
“••••••응?”
“일자리, 구하실 필요 없으실 것 같은데요.”
내 등장에, 장인어른께서 말씀하셨 다.
“말리려고 해도 소용없다. 나는 이 미 결심했으니까.”
“아뇨, 말리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저도, 장인어른께서 다하고 싶으신 그 책임을 이해하고 공감하니까요.”
“••••••그럼?”
“구하시려는 그 일자리, 제가 드리 겠습니다. 내일부터 당장 일할 수 있는 것으로요.”
“응? 네가?”
“네. 제가 이래 봬도, 이 자유도시 의 지도자인 ‘시장’이거든요. 물론, 실질적인 일은 부시장인 아버지께서 다 하시긴 하지만……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면 나야 좋긴 하다만……. 그래. 어떤 일이냐? 청
소? 건설? 무엇이든 좋다.”
“장인어른의 특기를 살리시죠.”
“……내 특기라면, 싸우는 거 말이 냐? 알았다. 경비대에 넣어주려는 모양이구나.”
“단순 경비대로 쓰이시기는, 그 실 력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어머님을 포함하면, 하나도 믿기 힘든 8성 고수가 4명에,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던 9성 고수다.
“저희 아르델은, 기사단과 체술관 모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각각 볼 바르 경과 나르메르 씨가 운영하고 계신 데, 현재는 늘어나는 시민들
때문에 감당이 안 될 만큼 일손이 부족한 상태죠.”
“……그래서?”
“장인어른의 그 실력을 좀 나누어 주십시오. 일종의 특별 교관이랄까.”
“그러니까, 아르델 사람들에게 내 격투술을 가르쳐줘라……. 이런 것 이냐?”
“네.”
“허허, 그야 내게는 어려운 일은 아니다만……. 속세에서는 고작 그 런 일로도 돈을 벌 수가 있는 것이 냐? 아무리 생각해도 생산적인 일이 아닌데?”
“고작이라뇨. 장인어른께서 가르치 시면, 모르긴 몰라도 전 대륙에서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배우겠다는 사 람이 모여들 겁니다.”
“에이, 설마……
“확인해 보시겠어요?”
장인어른께서는, 여전히 믿지 못하 겠다는 반응을 보이셨다.
아버님!
세상에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제국의 황제를 찾아가서 ‘내 자리
내놔!’라고 소리치기만 하셔도, 황금 이 우수수 떨어지실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