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51)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08화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게, 베긴스. 사돈어른께서 어디로 가셨다고?”
“나르메르가 있는 체술관입니다. 도련님께서는, 사돈 어르신과 그 자 제분들을 체술관에서 일하도록 하실 모양입니다.”
“체술관이라, 무예를 익히신 듯 보 이기는 했다만……. 조예가 깊으신 가?”
“저도 그쪽으로는 까막눈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볼바르 경이 무척 이나 흥분하긴 했습니다.”
“볼바르 경이, 흥분했다?”
“예, 고수는 원래 고수를 알아본다 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아주 오 랫동안 볼바르 경을 봐왔지만, 이렇 게 흥분하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 지나가며 하던 얘기로는, 어쩌면 무 신(武神)일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델린 아르델은, 아르델까지 친히 방 문한 사돈어른댁이 아르델에서 ‘결혼 자금’을 벌겠다는 이 기막힌 이야기
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성대하게 치르지 않고 적절하게, 혹은 약소하게 치른다면 돈 문제는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최근 자유도시로 변하면서, 재정문 제도 아주 좋아진 데다 모아둔 돈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딸을 둔 아버지’ 입 장으로서는 아칸 프리우스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무엇이든, 제 손으로 해주고 싶은 마음.
그렇기에 더욱 고민되는 문제였다.
“정녕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는가.”
실무관 베긴스는, 델린 아르델의 마음을 모두 알아들었다는 듯 말했 다.
“네. 이번 일은 도련님께 맡겨두시 지요. 분명,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실 겁니다.”
델린 아르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 였다.
그래.
아들이라면, 무슨 생각이 있어도 있을 것이다.
♦ * *
우리는 그 길로 곧장, 나르메르 씨 가 운영하는 체술관을 방문했다.
“아니, 시장님! 수련을 마치고 내 려오셨다는 소식은 들었는데요.”
“……시장님 말고, 그냥 부르시던 대 로 불러주세요오. 아직 좀 어색해서.”
“하하,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런 데, 이분들은……”
나르메르 씨는, 내 뒤에 따라 들어 온 덩치 좋은 사내들을 가리키며 물 었다.
아무래도, 그도 느낀 것 같다.
프리우스 남자들이 풍기는 분위기 가 예사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장인어른께서 한 걸음 앞으 로 걸어 나오며 물었다.
“그대가 이곳 관장이시오?”
흡사, ‘도장깨기’라도 하러 온 것 같은 분위기의 장인어른을 보자, 나 르메르 씨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 어 붙어버렸다.
“그, 그렇습니다만……. 당신은 도 대체……
“인사드리겠소이다. 나는, 루인의 장인 되는 사람이오.”
“자, 장인이라면……. 아이린 아가 씨의…?”
“아직은 예비 장인이지만, 껄껄! 아칸 프리우스라고 하오. 그대가 내 ‘면접’을 봐줄 분이시구만.”
“ 면접이요?”
“잘 부탁하오!”
“••••••아, 예.”
나르메르 씨는, 장인어른의 손을 맞잡으며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 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고.
나는 그런 그에게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최근, 늘어나는 업무 때문에 고민 이 많으시지 않습니까?”
“그, 그렇지요. 기사단뿐 아니라 경 비대 모두에게 체술을 가르치라는 지침 이후에는, 몸이 열 개라도 부 족할 겁니다.”
“제가 그 해결책을 가지고 왔습니 다. 이분들을 특별 강사로 써주셨으 면 합니다.”
“••••••강사?”
난데없이 들이닥친 다섯 명의 사람 들.
장인어른, 어머님, 형님들.
이들의 실력은, 나르메르 씨처럼 극한의 체술을 연마한 이들에게는 숨긴다고 숨겨지는 수준이 아니다.
한눈에 자신과 비견할 강자들임을 알아본 나르메르 씨는 눈을 휘둥그 레 떴다.
“제가 이분들의 면접을 보라는 말 씀입니까?”
“네. 이곳은 자유도시니, 제 가족이 라고 하여 제가 채용문제까지 함부 로 개입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최종 결정권은 결국, 관장님이신 나 르메르 씨에게 있습니다. 대신, 면접
을 볼 기회만이라도 부탁드리겠습니 다.”
나르메르 씨는,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이,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 ♦ ♦
나르메르 씨와 볼바르 페튼 경.
이 두 분은, 아르델이 자랑하는 최 고의 무인들이다.
어디서 하나도 보기 힘든 8성 고 수를 2명이나 보유하던 것은, 황제 마저도 신기해하던 일이지 않은가?
이처럼 자랑스러운 두 분이, 오늘 따라 유독 ‘작아’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아니, 누구라도 장인어른 옆에 서 면 자신이 작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나조차도 몹시 당혹스럽다.
“……이, 일단 면접을 진행하긴 하 겠습니다. 진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요.”
“최대한 공정하게 해주시오. 내 사 위 인맥으로 취직했다는 소리는 듣
고 싶지 않으니까.”
“그, 그런 이유가 아니라 다른 이 유입니다. 실례지만, 8성이 아니시 지 않습니까?”
“8성? 그게 뭐요?”
“예? 경지를 의미합니다. 단전에 느껴지는……
“그런 어려운 것은 잘 모르겠소. 나는 그저, 명상하고 수련만 했을 뿐이지.”
“명상……. 명상이라면, 무슨 생각 을 하시는 겁니까?”
“최대한 아무 생각을 안 하려고 노 력하지. 이게 처음에는 힘든데, 익숙
해지면 점점 무념무상의 상태에 빠 져들지.”
“무념무상……. 그리고요?”
“음?”
“또 어떤 수련을 하십니까?”
“그야,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하는 데……. 이거 내 채용 면접과 연관 있는 질문인가?”
“아.”
저도 모르게, 면접과 별개로 개인 적인 질문을 한 나르메르 씨는 헛기 침을 했다.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체술관에
들린 볼바르 경 역시 비슷한 반응이 었다.
“사돈 어르신. 실례가 안 된다면, 팔 한 번만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그대는 누구시오? 그대도 내 면접 관이신가?”
“아닙니다. 저는 아르델 기사단을 이끄는, 단장 볼바르 페튼이라고 합 니다.”
“아아, 기사 나리셨군. 그런데, 남 자 팔은 왜?”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입니다. 불 쾌한 제안이었다면 사과드리겠습니 다.”
“아니오. 마음껏 주무르시오
“감사합니다.”
볼바르 페튼 경은, 장인어른의 상 완근과 삼각근을 더듬거리시더니 묘 하게 얼굴을 붉히셨다.
아니, 얼굴은 왜 붉히시는데요.
장인어른은 이러한 관심이 싫지는 않으신지, 홍홍홍 하고 웃으시며 더 더욱 팔에 힘을 주셨고.
볼바르 경은,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으신 듯 탄성과 함께 말씀하셨다.
“나르메르. 자네는, 이런 몸을 본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저도 처음입니다.”
“그렇지. 무골일세. 이거, 너무 궁 금해지는데.”
분명, 시작은 ‘면접’이었는데 어느 샌가 팬 미팅으로 바뀌어있다.
아니면, 동물원이던가.
그게 무엇이든,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저 두 분은, 장인어른의 실력에 진 정으로 감탄하고 있다는 것.
“제게, 한 수만 가르쳐주셔도 되겠
습니까?”
그리고, 무인으로서 지대한 호기심 을 느꼈다는 것.
한 수 가르쳐달라는 말에, 장인어 른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럼, 나는 채용된 것인가? 이제 돈 벌 수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껄껄! 시원시원한 친구들이었구 만. 아, 그런데 말을 이렇게 편하게 해도 되나 모르겠군. 내 나이가 좀 더 많아 보이기는 헌데……. 몇 살 이시오?”
“저는 40대이고, 볼바르 경께서는
50대 중반이십니다.”
“내가 형이로군.”
“네,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아직 면접이 모두 끝난 것 은 아닙니다.”
“뭐가 말인가? 방금 채용 되었다면 서?”
“연봉 협상이 남았습니다.”
“••••••음?”
여기까지는 나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르메르 씨는 도대체 ‘연봉 협상’ 이라는 카드를 왜 꺼내 드신 걸까.
“저와 한 수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면, 그 후에 정확한 연봉을 결 정하겠습니다.”
“나와 싸워달라는 건가? 내 관장의 명령이니 따르기는 할 테지만, 뭐 좋은 모습을 보겠다고 그러는가?”
“호기심이라고 해두겠습니다.”
“내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그 호 기심이 사람을 단명시킨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네. 역적으로 몰려 죽 은 우리 조상님이 그랬거든. 흘흘.”
장인어른께서는, 분명 웃으라는 농 담으로 던지신 말이지만.
그 농담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이들
의 표정은,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아르델 최고의 무인들을 상대로, 이렇게나 당당한 모습이라니.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조차 없다.
“그건 그렇게 하도록 하고. 여기, 내 아들 녀석들도 여기서 일할 수 있겠는가? 가능하다면 꼭 좀 부탁하 고 싶은데.”
8성 고수가 셋.
이렇게 부탁할 필요도 없다.
하나하나가 ‘모셔가기도 힘든’ 사 람들이 니까.
나르메르 씨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합니다.”
* * *
연봉 협상을 위한 대련이 열린다는 소식에, 아르델의 기사들 모두가 모 여들었다.
“단장님의 대련을 지켜보게 되다 니, 도대체 어떤 상대이길래?”
“듣기로는 시장님의 장인어른이시 라는데?”
“시장 사모님이라면……. 프리우 스? 거기에도 엄청난 고수가 있는 모양이군.”
“루인의 장인어른이라고? 정말?”
어느덧 6성 기사를 노려볼 만큼 강해진 한슨을 비롯하여, 루이나의 남자친구 후보 헬스크 베이턴 녀석 까지 왔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지만, 정작 프리우스 형제들은 심드렁했 다.
“아빠, 살살해요.”
“맞아요. 내일부터 우리 상관이 될 분들인데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잖
아요. 흥분해서 힘 조절 못하지 좀
말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싸움에 한해 서는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초조해진 나는, 볼바르 경에 게 말했다.
“저기, 볼바르 경.”
“네, 도련님.”
“장인어른 주먹을 저도 받아봐서 아는데요. 무지하게 강하시거든요. 혹여나 경께서 지시기라도 하면 지 켜보던 기사들이 충격을……
“그러니 더더욱 기사들이 관전해야 지요.”
“ 네?”
“저희 아이들은 제가 최강인 줄로 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봐야지요. 벽 위에는, 또 다른 벽이 있으니 자만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망신당할지도 모르는 장면을, 후배 기사들에게 일부러 보여주려 하신 다…….
기사로서는 모르겠지만, ‘기사단장’ 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선 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
대련은 원래 총 두 차례 열릴 예 정이었다.
장인어른께서 나르메르 씨를 먼저 상대한 다음, 볼바르 경과도 한번 붙어볼 계획이었는데…….
방금, 수정되었다.
“그냥 한 번에 끝내지. 뭘 두 번씩 이나?”
“……2대 1. 정말 가능하시겠습니 까?”
“뭐든 한 번에 하면 좋지 않겠어? 하지, 얼른.”
8성 고수 2명을 한 번에 상대하겠 다는 이 발언은, 무척이나 도발적으 로 들렸지만…….
장인어른께서는 도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아무런 뜻이 없었다는 것이 옳다.
그의 눈에는, 대련할 두 사람의 실력 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아니, 모른다.
눈앞의 이들이 얼마나 강한지.
자신은 또 얼마나 강한 것인지.
정작, 본인이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