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53)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10화
한편, 스트랑과 드라카를 잠시 맡 고 있던 제이슨은 심드렁한 얼굴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나 참, 루인은 왜 안 오는 거야? 금방 돌아온다더니……
“바보 오빠, 여기서 뭐 해?”
“……어라, 루이나?”
제이슨은, 루이나가 자신에게 다가 오자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상견례는? 끝났어?”
“응. 아까 끝났지.”
“……루인은?”
“오빠는 지금 체술관에 있는데.”
“체술관? 거기는 왜?”
체술관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은 제이슨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 다.
“우아아악! 이 자식! 나는 홀딱 빼 놓고 혼자 재미있는 구경을 갔단 말 이지!”
“근데 오빠, 이 분은 누구야?”
응?”
루이나의 질문에, 제이슨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루인의 손님이신데……. 실은, 나 도 잘 몰라.”
“나랑은 대화를 안 해주시거든.”
“••••••그래?”
루이나는, 벤치에 앉아 육포를 우 물거리고 있는 드라카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루이나 아르델이라고 합니다. 루인 오빠의
여동생이죠.”
“루인?”
“네, 루인 오빠요.”
“루인!”
루이나는 무슨 상황이냐는 듯 제이 슨을 흘낏 바라보았고, 제이슨은 그 것 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 저 말만 하신다니까. 루인? 루인! 스트랑? 스트랑!”
“……그만 가볼게.”
루이나가 휙 하고 등을 돌리자, 제 이슨이 그런 루이나를 불러세우며 물었다.
“어, 어디 가!”
“ 체술관.”
“그럼 나는!”
“나야 모르지. 오빠도 할 일 없으 면 같이 가던가.”
“오, 그럴까?”
제이슨은 스트랑과 드라카를 향해 손짓했다.
“당장 루인을 만나러 가자고!”
“..루인?”
드라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포효했다.
“루우우이이이인!”
* * *
“흠흠, 장인어른.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소모적인 대련은……
“내 호기심.”
“예?”
“호기심이 말을 듣지 않는군. 나는 꼭 확인해야겠네. 우리 사위가 1년 사이에 얼마나 강해진 것인지.”
아, 그러세요.
일단, 하자고 하시니까 하기는 하 는데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장인어른께서 먼저 움직이셨다.
“그렇다면, 마음이 생기도록 만들 어 줘야겠군.”
U । «
그는 삽시간에 내게 좁혀오며 주먹 을 꽂아 넣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보인다.
턱
나는 장인어른의 주먹을 오른손으 로 가볍게 막아내며 중얼거렸다.
“정말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하, 물론이다.”
장인어른은, 내가 자신의 공격을 너무나 쉽게 막아내자 황당하기보다 는 허탈한 표정이셨다.
“그럼, 이건 어떠냐.”
장인어른이 주먹을 마구잡이로 쏟 아내기 시작하셨지만, 나는 모든 주 먹을 차례차례 받아냈다.
피할 수 있는 주먹은 피하고, 쳐낼 수 있는 공격은 쳐냈다.
반격할 틈이 생겼을 때는, 어깨를 밀어 넣어 가볍게 장인어른을 밀어 내기도 했다.
“읏차차, 평범한 공격은 통하지 않 는다는 것이냐?”
“••••••잉.”
이는, 나조차도 놀랄 만큼 비약적 인 발전이었다.
8성도 아니고, 9성 고수의 주먹이 이렇게 느리게 보이다니?
마치, 장인어른과 나 사이에는 좁
힐 수 없는 시간의 간극마저 존재하 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간극은, 대련이 길어질수록 점 점 더 명확해졌다.
“마, 말도 안 돼. 울 아부지가 밀 리잖아?”
“루인의 실력이 이 정도였다는 말 이야? 작년까지만 해도 분명……
“방어만 하고 있어. 반격은 일절 하지 않고……
슷! 스슷!
피하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고, 그 최선
의 방어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 유로운 것이다.
평범한 방식으로는 내 옷깃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고 판단한 장인어른 께서는.
“이번에는 조금 따끔할 거다.”
조금 전, 볼바르 경과 나르메르 씨 를 제압했던 그 기술을 사용하기 위 해 자세를 취하셨다.
나뭇잎 패기.
잔상이 남을 만큼 빠르게 이동하 여, 떨어지는 나뭇잎마저 찢어내는 9성 격투가의 정수.
이런.”
이번만큼은 쉽게 피하지 못할 것을 확신한 나는, 두 주먹을 들어 올리며 반격이라는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장인어른이 내게 쇄도해 오는 그 순간, 주저 없이 주먹을 뻗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내 예상과는 달리 우 려했던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장인어른이 나를 향해 쾌속의 속도 로 달려들던 그때.
“어 7”
스스 I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 다.
파앙!
치렁치렁한 검은색 로브를 입고, 중절모를 눌러쓴 중년 남자.
“……드, 드라카?”
블랙 드래곤, 드라카.
드라카가 펼쳐낸 9클래스 마나 배 리어는, 장인어른의 공격을 무참히 흡수해 버리며 활활 불타오르고 있 었다.
“ 응?”
“어, 엇…… 갑자기 뭐야?”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
모두가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당혹 스러워했지만, 가장 크게 당황한 사 람은 장인어른이셨다.
“뭐, 뭐야? 이걸 어떻게 막았어?”
“아무나 막을 수 있는 공격이 아니 었을 텐데?”
그게…….
‘아무나’가 아니거든요.
내가 뒤를 돌아보자, 스트랑이 이 마를 탁! 짚으며 고개를 숙였고 제
이슨은 ‘망했다……’고 중얼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확실히 이해했다.
“드라카……
“루인!”
드라카의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 빛만 봐도 알 수 있다.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드라카는, 무작정 나를 지키기 위해 끼어든 것 이다.
그는 한 손으로 나를 슬쩍 뒤로 떠밀기도 했다.
마치, 여기는 자신에게 맡기라는
무언의 표현과도 같았다.
“도련님. 이분은 대체 누구십니 까?”
“사돈어르신의 주먹을 한 손으로 막아내다니요?”
“아이고, 이런.”
드라카 이 녀석은, 가능한 오랫동 안 숨기고 싶었는데…….
아르델에 온 첫날부터, 모두가 보 는 앞에서 신고식을 해버렸다.
♦ ♦ ♦
장인어른은 기운이 빠지셨는지, 대 련을 중간에 포기하셨다.
“내 60년 넘게 산속에서 수련만 했건만, 속세는 이렇게나 강자가 즐 비한 곳이었던가?”
“헛살았군, 헛살았어.”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는 잘 모르지 만, 실력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강했 던 장인어른께서는, ‘속세의 강함’에 큰 충격을 받으신 모양이다.
하긴, 그러실 만도 하지.
오자마자 붙어본 사람이 볼바르 경
과 나르메르 씨에…….
탑주와 ‘드래곤’이었으니까.
상대가 나빠도 너무 나빴는걸.
“수련이 부족해, 너무나도 부족 해……. 나 같은 인간이 누굴 가르 치겠어.”
“장인어른,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방금 그 공격을 막아낸 남자는, 평 범한 인간이 아니거든요.”
“그래, 그렇겠지. 고작 30대 정도 로밖에 안 보이는 그런 무시무시한 강자를 평범하다고 말한다면, 60년 넘게 산속에 틀어박혀 수련만 한 나 는 멍청한 너구리겠지.”
“간절히 술 생각이 나는군. 출근은 내일부터니, 오늘은 좀 쉬어도 되겠 지?”
“그, 그럼요.”
“먼저 가보겠네.”
장인어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 시면서, 형님들과 함께 체술관을 빠 져나가셨다.
그러자, 볼바르 경이 내게 딱 달라 붙어 물었다.
“도련님.”
“방금, 중절모를 쓰고 있던 그 남
자가 누군지 물으시려는 거죠?”
“끌끌, 맞습니다. 눈치 하나는 빠르 시군요. 그래, 누굽니까?”
“ 그게••••••
아, 몰라.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작 게 중얼거렸다.
“드래곤이요.”
순간, 볼바르 경의 눈빛이 가늘어 졌다.
그러고는, 껄껄! 하고 웃음을 터뜨 리기 시작했다.
“껄껄! 드래곤이라! 하긴, 정말 드 래곤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드래 곤 정도가 아니라면, 그 엄청난 공 격을 한 손으로 막아냈겠습니까?”
“농담처럼 들리시는……
“아주 재 미 있는 농담이 었습니 다. 모쪼록, 그분의 정체를 숨기고 싶으 신 모양이시군요. 그렇다면, 더 이상 캐묻지 않겠습니다. 도련님의 ‘비밀 병기’ 정도로 생각하겠습니다.”
정말 드래곤이라니까요.
하긴, 생각해 보니 그 말을 믿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블랙 드래곤이 우리 체술관에 놀러 왔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라도 해봤 겠어?
“드래곤이라니, 껄껄! 드래곤!”
이처럼, 볼바르 경이나 기사들은 특별히 속이려 들지 않아도 속아 넘 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린 같은 ‘마법사’는 다 르다.
“루인 님.”
“네?”
“방금, 아빠의 공격을 막았던 그
남자 말이에요. 인간이 맞나요?”
7클래스부터는 마나의 흐름이 역행 하기 시작한다.
8클래스 이상은 세간에 알려진 바 가 거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9클래스라는 전무후무한 마나의 파동을 눈앞에서 직접 경험 했다면 어떨까?
“그 정도로 크고 짙은 농도의 마나 배리어를 다루는 마법사는, 제가 알 기로는 없어요. 아니, 없어야만 해 요. 루인 님이 시전했던 것보다 더 완벽한 마나 배리어였으니까.”
“아, 그건……
“누구예요? 그 사람?”
역시, 제이슨은 몰라도 아이린은 속일 수가 없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기로 결정했다.
“드래곤이요.”
그러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시지 그래요?”
“ 네?”
“드래곤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농 담이 너무 지나치잖아요. 드래곤이 왜 아르델에 있어요? 아니, 드래곤 이 있기는 한 종족인가요?”
그러게요, 왜 드래곤이 여기 있을 까요.
등을 휙 돌리고 몇 걸음 걸어가던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 서며 물었다.
“왜 안 붙잡아요?”
“네?”
“아까부터 자꾸 집착하게 만들잖아
요.”
“제가요?”
“드래곤이라니, 그거 농담 아니었 어요?”
“농담 아니었는데요.”
“……진짜 드래곤이라고요‘? 동화 속에 나오는 브레스를 뿜고, 하늘을 나는 용?”
“예.”
“아, 아무래도 제 눈으로 직접 확 인해야겠어요.”
아이린은, 내 손목을 잡아끌고 대 뜸 드라카를 찾아갔다.
그리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으 슥한 골목으로 데려간 뒤, 조용히 이렇게 물었다.
“그대는 정말, 드래곤인가요?”
그러자, 제이슨이 무슨 소리 하냐 는 듯 말했다.
“드래곤? 푸하! 무슨 소리야? 갑자 기 뚱딴지같이 드래곤은 왜 찾아?”
“제이슨 씨는 좀 조용히 해주실래 요?”
“대답해 보세요. 정말 위대한 드래 곤이 맞나요‘?”
“……루, 루인.”
드라카는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조용히 고개 를 끄덕였다.
그러자, 드라카가 폴리모프를 해제 하며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었다.
동시에, 아이린과 제이슨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어, 엄마야!”
“저, 정말……. 드래곤이 실존할 줄 이야……
나는 이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우리만의 비밀입니다. 마족
의 침공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최대 한 숨길 거예요.”
“이, 이런 일을 숨기신다고요? 어 떻게요?”
“생각보다 숨기기 쉬워요.”
“마, 말도 안 돼요. 이건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일이라고요.”
“아뇨. 숨길 수 있어요.”
단언한다.
숨길 수 있다.
“제가 드래곤이라고 직접 말했는데 도, 아이린 님은 믿지 않았잖아요.”
말해줘도, 못 믿을 테니까.
아이린은, 수긍했다는 듯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