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56)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13화
내가 팔테온 대곡창에 도착했을 때 는, 이미 모든 전투가 끝난 상태였다.
전투는 분명 승리했다.
연합군은, 대곡창을 습격하기 위해 달려오는 반인반마들을 모조리 격파 했다.
황제는, 참혹한 전염병이 더 크게 확산되기 전에 뿌리 뽑았다.
하지만 캠프 분위기는 너무나도 무
기력 했다.
병사들은 승리를 자축하지도 않고,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지도 않았다.
너무나도 지쳐 보이는 병사들과 누 군가의 시신을 부여잡고 오열하는 일부 병사들.
그리고, 들판에서 썩어가는 시체들 을 보니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 것도 같았다.
내가 뜨거운 숨을 토해내자, 황제 가 내게 다가왔다.
“대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고 변 명하지 않겠다. 우리가 죽지 않으려 면, 죽일 수밖에 없었다.”
“전쟁은 그런 것이다.”
황제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독해져야만 했다.
지휘관이란 그런 자리다.
황제가 흔들리면, 연합군 전체가 흔들린다.
나는 시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들을 가여운 인간으로 여겼다 면, 내일 더 많은 이들이 소중한 것 을 잃었겠지요. 어쩔 수 없는 결정 이었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 전쟁은 이런 것이다.
황제와 여기 연합군은, 이런 비정 한 전쟁을 1년이나 계속해왔다.
“완전히 온 것인가?”
아르델로 돌아가지 않고 완전히 참 전한 것이냐는 질문이었고, 나는 고 개를 끄덕였다.
“제 예상이 맞다면, 이 근방에 분 명 염왕 테론이 있을 겁니다. 그를 만나야겠습니다.”
“……염왕이 있으리라 확신하는 근 거는?”
“대륙의 대장간인 메텔을 습격한 것도, 대륙의 밀밭인 대곡창을 습격 하려는 것도. 모두 너무나 인간적인
계획이니까요. 염왕이 계획했을 겁 니다.”
“그렇군.”
“이번에도 습격에 실패했으니, 다 음번 공격은 곡창이 아닐지도 모릅 니다. 어쩌면, 주요 마나 열차 환승 역을 공격할지도 모르겠군요.”
“식량을 못 뚫는다면, 보급로를 끊 는다……. 나도 예상했던 일이다. 대 비 역시 모두 끝났고.”
“저는, 염왕을 만나야겠습니다.”
“어디 있는 줄 알고 있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추측만 할 뿐입니다. 다만, 조만간 제 앞에 나타나리라는 것은 압니 다.”
“일전에 말했던, 그 초대장을 말하 는 것인가?”
“맞습니다. 우선, 저들이 처음 반인 반마로 변하게 된 근원지가 어딘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황제의 옆에 서 있던 부 관이 말했다.
“그건 제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말을 타고 이동하셔야 하니, 저를 따라오십시오.”
“감사합니다.”
부관이 마구간 방향으로 앞장서 가 자, 나는 황제를 향해 말했다.
“어쩌면,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겠 군요.”
“마신의 탑. 초대에 응할 생각인 가?”
“일전에 염왕이 경고했었습니다. 제가 초대에 응하지 않는다면, 오늘 이와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 라고요.”
“제게 충성 서약한 2만의 전투마법 사가 캠프로 모이고 있습니다. 그리 고, 아르델에는 제가 일전에 말씀드
린 ‘변수’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연 합군에 합류해 달라는 말을 전해놓 았으니, 폐하께서 필요하시다면 그 들을 쓰십시오.”
“영영 떠나는 사람처럼 말하는군.”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단지, 얼마 나 걸릴지를 모를 뿐이죠.”
이번에는 웃었다.
그러자, 황제도 덩달아 피식 웃음 을 터뜨렸다.
“너는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하는구 나. 처음 만났던 알테인에서도, 지금 이곳에서도.”
“폐하 역시, 많이 변하셨네요. 알테
인에서 처음 뵀던 것과는 많이.”
“너와는 술 한잔 제대로 나누지도 못했군.”
“다음에는 제가 놀러 가겠습니다. 술보다는,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립 군요.”
“다시 보자.”
나는 황제가 뻗은 손을 맞잡았다.
그래, 돌아올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 * ♦
말을 타고 반나절을 서쪽으로 달렸 다.
반나절 간 본 것이라고는, 이미 폐 허로 변해 버린 도시의 잔해들과 무 수히 많은 시체뿐이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비릿 한 피 냄새와 역한 썩은 내가 뒤섞 여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은 것인가.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처음 역병이 발병한 근원지.
‘■풍요의 땅. 발리랜드」
나는 말을 몰아 아주 천천히, 시가 지 안으로 들어섰다.
풍요롭고,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였 을 것이라 짐작되는 이곳은, 사람의 그림자는커녕, 작은 흔적조차 찾기 가 힘들었다.
그 어떤 온기도 존재하지 않은 채, 며칠째 이렇게 방치되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들어선 나는.
“ 응?”
어느 주점 앞에 불이 환히 켜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허 속에 홀로 덩그러니 불 켜진 주점이라…….
순간 소름이 돋아났지만, 나는 말 에서 내려 주저 없이 주점의 문을 열었다.
‘그’가 있을 테니까.
벌컥!
문을 열자, 익숙한 로브를 입은 그 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 계셨군요.”
“자네라면, 올 줄 알았지.”
“당신의 일로, 무고한 이들이 너무 많이 죽었습니다.”
“분노를 가라앉히고, 일단은 앉으 시게. 나눠야 할 얘기가 많으니까.”
“한때는 인간이었지 않습니까? 어 떻게 인간을 상대로 이런 끔찍한 짓 을 할 수가 있습니까?”
“내가 한 일이 아닐세. 사랑과 나 눔의 신이 벌인 단순한 장난이지. 나는 그저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네.”
“ 장난?”
나는 염왕의 몸을 돌려세우며, 그 의 목을 부여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몸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흩어지고 생기기를 반복 했다.
“내가 경계를 넘었듯, 자네도 경계 를 넘었으니……. 직접 대면하는 것 은 내게 너무 위험한 일이지 않겠는 가?”
“뭐 하는 겁니까?”
“내 육신은 그분의 탑에 있네. 나 를 만나고 싶으면, 탑으로 들어와야 할 것이야. 어차피, 그러기 위해 여 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이제야 대화할 생각이 생긴 것이 라면, 자리에 앉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으니까.”
마신의 탑.
도대체 그게 무엇이길래.
내가 자리에 걸터앉자, 염왕이 이 야기를 시작했다.
♦ * ♦
13개의 군단.
이는, 13마리의 악마와 그의 추종 자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악마가 13마리였 던 것은 아니다.
마신을 비롯한, 악마는 본디 일곱 마리가 전부다.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식 탐, 욕정.’
인간이 금해야 할 7개의 죄악을 기반으로 생긴 이 미천한 존재들
이 땅에 뿌리내리면서, 앞서 땅 위 에 존재했던 일곱 고대 신들을 하나 하나 타락시켜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이려 했다.
염원과 기도의 신, 말레록.
사랑과 나눔의 신.
순결한 대지의 신.
풍요와 곡식의 신.
파도와 절제의 신.
어릿광대와 유랑의 신.
마지막으로, 복수와 파괴의 신 쥬토.
이들 중, 유일하게 복수와 파괴의 신 쥬토 만이 마신의 타락에 물들지 않아 영멸했고.
남은 여섯 고대 신은 모두 타락하
여, 지금의 13마리의 악마가 되었다.
그게, 13군단이다.
그리고 이제 막…….
“사랑과 나눔의 신이던 존재가……
“12군단장인 역병의 악마, 플레이 그가 되어 습격을 시작했네.”
습격이 시작되었다.
“이곳, 발리랜드는 시작이었을 뿐 이야. 곧 이성을 뒤흔들고, 사고를 마비시키며,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네. 2차 인마 대전이라고 부르는 이번 전쟁은, 올
해가 끝나기 전에 종전될 것이고. 인간의 패배로 말이지.”
“이걸 막을 방법이 궁금하겠지? 하 지만, 실체도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막을지 궁금하겠지? 그게, 자네가 탑을 올라야 하는 이유일 세.”
“마신의 탑에는, 정답이 있습니 까?”
“그렇네.”
“이런 걸 왜 알려주는 겁니까? 그 냥 가만히 있으면, 뜻대로 될지도 모르는데.”
“그분께서 자네를 원하고 있으니 까.”
“……마신?”
“복수와 파괴의 신마저 타락시켜, 14개의 완벽한 군단을 만드는 것. 이건, 그분을 비롯한 내 사명이기도 하니까.”
마신이 계속해서 내 눈앞에 나타났 던 이유.
내가 처음 플레이어가 되던 날부 터, 영력의 조각을 귀속시키며 힘들 키울 때마다 아른거리던 이유.
이 모든 것은, 나를 타락시키기 위 함이었던가.
눈앞에 있는 염왕처럼, 자신의 추 종자가 되길 바라면서?
“……참, 멋지네요.”
“이건 의외인데. 설마, 그분의 뜻에 동조하는 것인가?”
“아뇨, 그럴 리가요. 그 복수와 파 괴의 신 쥬토라는 녀석 말이에요. 누군지는 몰라도, 멋지다고요.”
나는 현생을 살 것이다.
쥬토라는 존재가 전생의 나일지라 도,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생의 내 뜻과 전생의 녀 석의 뜻이 일치한다면…….
“어디로 가면 됩니까. 마신의 탑이 라는 곳.”
나는 내 전생의 케케묵은 원한까지 한 번에 풀어줄 것이다.
* * ♦
황제의 명령이 떨어졌다.
베이스캠프에 주둔하고 있던 11만 의 병사들을 비롯하여…….
마법사의 탑 소속 전투마법사 2만 이 한데 모여들었다.
이 중에는, 제국이 자랑하는 성전
기사단과 페르나의 마창기사단 윙드 후사르, 오요타가 자랑하는 사막의 그림자 같은 최정예 부대가 모두 포 함되어 있었다.
이런 쟁쟁한 전투부대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들은 따로 있었다.
“여기구나, 전장이.”
바로, 머나먼 남쪽에서 올라온 아 르델 군이다.
이들은 등장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 을 받았다.
“차, 창성 기사 볼바르 페튼이군. 묵시의 기사를 이겼다는 남자……
“그 옆에 있는 점잖게 생긴 남자는
누구지?”
“오요타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전사다. 본명은 마르타 첸. 무의미한 살인이 싫다며 사막의 그림자를 떠났었는데, 아르델에 있 었을 줄이야.”
“그럼, 저분들은?”
“……그건 나도 모르겠군.”
연합군에 처음부터 합류되어있던 아르델 군은 종 8천.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이 들은 고작 3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3천이라는 숫자가, 그 어떤 대군보다 든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저들 때문이다.
“이, 이랴! 훠이! 진정하라고!”
난생 ‘처음’ 타보는 말이 여전히 어색한지,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는 5명.
얼굴은 분명 처음 보았지만, 그들 이 얼마나 강자들인지는 한눈에 알 아볼 수 있었다.
“고수다. 최소 8성의 고수들이야. 거기다, 가장 선두에 있는 남자
“맞아, 저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강해.”
“도대체, 어디서 저런 고수들이 튀
어나왔지?”
프리우스.
이번 전쟁의 판도를 바꿀 변수들.
연합군 모두는, 프리우스 5인방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시했고.
때문에, 뒤에서 조용히 걸어오는 드라카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제이슨은, 드라카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후후, 이 사람들. 진짜 히든카드가 누군지도 몰라보고 있네.”
“제이슨!”
드라카는, 제이슨이라는 이름까지 배운 상태였다.
제이슨은 이런 드라카의 반응에 흡 족하게 웃으며 말했다.
“얼른 쑥쑥 커라, 드라카. 그래야 네가 전투에 나서지. 등 위에 나를 태워주기로 한 약속, 잊지 않았지?”
“제이슨!”
“흐흐, 이름하여 드래곤메이지. 들 어는 봤냐고!”
제이슨은, 드라카의 등 위에 올라 타 전장을 휩쓸고 다니는 상상을 하 며 미소 지었다.
그때 였다.
“어? 저, 저기! 하늘을 봐!”
누군가의 외침에 일제히 시선을 위 로 올렸다.
하늘이 붉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