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58)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15화
11군, 아르델 베이스캠프.
“ 조용하군.”
1군에서 11군까지.
13만에 달하는 연합군이 마신의 탑 을 에워싼 지도, 일주일이나 흘렀다.
하지만 마신의 탑은 퀴퀴한 마기만 흩뿌려댈 뿐, 마족 그림자 하나 보 이지 않은 채 고요하기만 했다.
이에,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듯 아 칸 프리우스가 몸을 일으켰다.
“벌써 일주일째야. 마족 놈들, 죄다 겁먹어서 안 나오는 건 아닌지 모르 겠군.”
그러자, 볼바르 페튼이 물었다.
“사돈 어르신은, 마족을 상대해 보 셨습니까?”
“아르델로 내려오는 길에 본대를 이탈한 마족 몇 놈을 마주친 적이 있지. 모두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약골들이 더군.”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저들이 겁 먹은 게 아니라, 마치 무언갈 기다
리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 다.”
“기다리다니? 뭘 말인가?”
“황제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역병 을 조심하라고.”
“그렇지, 역병. 우리가 천으로 입을 막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 사실 이것 때문에 더 답답해.”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참으십시오. 제 예상이 맞다면, 놈들은 역병이 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 다.”
“오호라. 그건 조금 설득력이 있 군.”
“ 네.”
볼바르 페튼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대치 상태가 아니라, 폭풍전야와도 같은 고요함이라는 것 O
분명, 놈들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때 였다.
피융-!
7군인, 이스트 포레스트 군 방향에 서 보라색 신호 마법이 피어올랐다.
이에, 아르델 군의 총지휘를 맡은 볼바르 페튼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났다.
“보라색……? 여, 역병! 역병이다!”
보라색 신호는 마족의 군대는 나타 나지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긴급한 상황일 때 올라오는 신호 마법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역병을 의미했다.
신호는 한 개가 아니었다.
피 융-! 피 유우우웅-!
7군의 신호와 동시에, 그 좌우에 대치하고 있는 6군과 8군에서도 각 기 신호 마법이 쏘아 올라졌다.
모두 보라색이었다.
“이, 이런……! 모두 무기를 들고
후방으로 이동하라!”
볼바르 페튼의 명령에 11군 모두 가 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6군, 7군, 8군을 제외한 다른 부대 모두 마찬가지였다.
전염병이 더 많이 번지기 전에, 각 각 후방으로 물러나며 서로 간의 거 리를 이격시키는 것이다.
그때 였다.
“저, 저길 보십시오!”
u । n
7군 방향에서 강렬한 붉은색 신호 마법이 피어올랐다.
이는, 마족이 등장했다는 의미였다.
역병이 퍼지기 무섭게, 시작된 침 공.
“역시, 이걸 기다린 것이었나.”
볼바르 페튼은 이를 악물며, 바로 옆에 있는 제국군 막사를 바라보았 다.
황제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때, 제국군 캠프에서 동시에 3개 의 신호 마법이 쏘아 올려졌다.
노란색, 적황색, 혹갈색.
“현재 위치를 사수……. 인근 5군 과 9군에서 병력 지원. 지휘관 재량
으로 소수 지원……
그때, 신호 마법에 어두운 아칸 프 리우스가 답답하다는 듯 물었다.
“지금 황제가 뭐라는 건가?”
“11군 본대는 대기하라는 명령입 니다.”
“제기랄, 대기? 놈들이 나타났는데 그냥 대기만 하라고? 이게 정말 맞 는 결정인가?”
“적의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전까지 섣불리 대형을 파괴하지 말 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지휘관 재 량으로 소수의 병력을 7군으로 지원 할 수는 있습니다.”
“오, 그게 정말인가? 그럼 당장 나를 보내주게. 마족 놈들과 싸우기도 전에 몸이 근질거려 먼저 죽을 것 같으니 까.”
“사돈 어르신을 보내는 것이 맞는 지 잘 모르겠군요. 현재 7군에서는 전염병이 퍼지고 있는 터라……
“내 사위와 약속했네. 여길 지키겠 다고.”
“……그랬지요.”
“많이도 필요 없네. 나와 내 아들 들만 보내주게. 이 천은 절대 벗지 않을 테니까.”
“그럼, 약속해 주십시오. 절대 7군
과는 접촉하지 않으시겠다고. 만약 위험한 상황이 생긴다면, 사돈 어르 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시겠다고. 만약 어르신께서 다치신다면, 저는 도련님과 아이린 아가씨를 뵐 면목 이 없습니다.”
“그러지. 약속하겠네.”
볼바르 페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큰 걱정은 되 지 않았다.
8성에 들어서는 순간, 어지간한 독 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저게 얼마나 대단한 역병인지는 몰 라도, 9성 고수를 물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진짜 걱정스러운 문제는, 6, 7, 8 군이 입을 피해다.
각각 메텔, 이스트 포레스트, 아이 젠아워군으로, 군사력으로만 따지자 면 가장 약한 구역에 속한다.
여차하면 부대 전체가 궤멸할지도 모른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칸 프리우스는,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볼바르 페튼의 어깨를 두드 리고는 아들들을 불러 모았다.
“가자, 몸풀기 운동하러.”
이들은, 모처럼의 나들이에 웃고 있었다.
* * *
12군단장, 역병의 악마 플레이그.
한때는 사랑과 나눔의 신이었다는 그는, 계속해서 나를 흔들었다.
“다, 달아나십시오! 도련님!”
“어서요!”
내가 무서운 전염병으로부터 도망 치거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꺄아아아악!”
“……제기랄.”
아르델 사람들로 꾸며진 이 가짜 상황극에 몰입하여, 내가 주저앉기 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모두를 외면했다.
「잠깐만. 왜 의심하지 않는 거 야‘?j
“무슨 말이냐.”
「이게 ‘가짜’가 아닐 수도 있잖아.
전염병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모 두…….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이라 고는 생각 안 해?」
‘■너는 지금,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영지민 모두를 못 본 척 죽이 고 있는 거야. 네가 죽이고 있는 거 라고.」
“닥쳐.”
그렇게 내가 무너지려고 하면, 회 유하기 시작한다.
「그냥 끝내자.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줄게. 눈 딱 감고 우리의 편에 서는 거야. 마신의 손에 입을 맞추
고, 그분을 위해 경배하면, 이 모든 악몽은 사라질 거야. 약속할게.J
자신들의 편에 서라고.
나는 그런 악마를 향해 중얼거렸 다.
“꼭꼭 숨어 있어라. 반드시 너를 찾아서 죽여 버릴 테니까.”
「말 안 통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 나 여전하네……. 그런데, 한 가지 알려줄까? 너는 나를 찾을 수는 있 어도, 죽일 수는 없을걸?」
“과연 그럴까.”
「낄낄, 두고 보자고.」
나는 모두를 외면했다.
개중에는 내가 얼굴을 아는 사람도 있었고,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주던 경비병도 있었다.
“도련님! 제발 저희를 살려주세 요!”
“흑흑, 제 아이가 죽어가요. 제 발••••••. 제발••••••!”
하지만, 나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왤까.
이 모든 게 거짓임을 알면서도, 가
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것은 왜일까.
본능적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저 택 인근이었다.
문득 마주한 벽에는, 오래된 낙서 하나가 선명하게 쓰여있었는데.
【루이나 2살 생일 축하해!】
이는, 내 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정교했다.
기억한다.
바로, 내가 적은 낙서였으니까.
악마는 어떻게 이런 사소한 것까지 그대로 재현해낸 것일까.
순간, 의심했다.
어쩌면 이건 가짜가 아닐지도 모른 다는 작은 의심이었다.
악마는 이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 았고, 나약해진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래, 이건 진짜야. 가짜로 위장 된 진짜지.J
「모두 살아 있다니까? 네 도움을 원하고 있어. 봐봐, 고통스러워하잖
아. 정말로 죽어가잖아. 얼른 도와주 라고!」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었다.
“유, 유모……
“도련님……
바넬리 유모.
그녀는 피를 왈칵 쏟으며, 바들바 들 떨리는 손으로 내 옷깃을 부여잡 으며 말했다.
“메, 메리아 님께서 이상한 역병에
걸려
“..Q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누구?”
“가, 가보세요……! 얼른 도련님께 서 가보셔야……
메리 아.
내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돌아가 신 엄마의 이름.
그 이름을 듣자마자 나는, 무언가 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저택을 향 해 달리기 시작했다.
순간, 등 뒤에서 악마의 비웃음을 들은 것 같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 았다.
도착한 저택 입구는 테이블, 바위, 수납장 따위로 가로막혀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문과 창문 모두 누 군가 나무판자를 이용해 X 모양으 로 못질을 해두었다.
아무도 이 저택에서 빠져나가지 못 하도록 밖에서 틀어막은 것이다.
제기랄.
도대체 무슨 일이…….
쾅!
나는 문을 발로 강하게 걷어차며 안으로 들어섰다.
“ O ”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체 썩는 냄 새가 코를 훅하고 찔렀다.
생존자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바닥에 누운 경비대며 집사며, 시 녀 모두가 죽어 있을 뿐이다.
시체들 모두 차갑게 식은 것으로 보아, 죽은 지 꽤 오래된 것처럼 보 였다.
밖은 여전히 역병이 진행 중이었는
데…….
여기는 모두가 죽어 있다.
설마, 여기서 처음 역병이 발병한 것일까.
u । n
그때, 인기척이 들렸다.
2층이다.
나는 곧바로 낡은 목조계단을 밟고 뛰어 올라갔다.
달릴 때마다 끼이익, 하는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렸다.
저 인기척의 주인이, 내가 바라던
그 얼굴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2층에 도착한 순간…….
“•…”어, 엄마.”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 다.
엄마다.
얼굴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아, 오 직 그림으로만 추억을 떠올려야 했 던 얼굴…….
그 엄마가 침대에 누워 있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이마 는 땀으로 범벅된 상태였지만…….
분명 살아 있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달려갔다.
“ 엄마……
역병에 걸린 것일까.
그녀는, 고통스러워하며 신음을 흘 리고 있었다.
슬며시 뜬 눈으로 나를 발견하고 는, 아주 힘겹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곤 내 뺨을 부여잡았다.
차갑다.
“사, 살려다오……
그리고, 그녀가 뱉은 그 살려달라
는 말 한마디가 너무나도 차가워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엇 때문일까.
엄마가 나를 만나 가장 먼저 한 말 이, ‘살려달라’는 말이기 때문일까.
왜 이렇게 이질적인 거지?
뜨겁게 달아오른 심장이, 차갑게 식어간다.
달아오르며 마비되었던 사고가 점 점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러자, 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이 이렇게 이질적일 수가 없다.
“모두가 죽었는데, 왜 엄마만 살아
있는 거야?”
“으, 응?”
“왜 이런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거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응? 루인.”
엄마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눈물 을 흘렸다.
“아파. 머리가 너무 아파. 루인
“제, 제발…… 나를 좀 살려다오.”
그 눈물을 보자, 슬픔보다는 역겨 움이 치밀어 올랐다.
아르델을 완벽하게 구현해놓은 것 같았던 악마는, 중요한 한 가지를 놓쳤다.
내 엄마는…….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이런 상황에서 살려달라는 말을 하 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밀어내셨을 거다.
절대 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너도 병이 옮을지 모르니 당장 여 기서 나가라며,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셨을 거다.
돌아가시던 날도, 그러셨으니까.
“이 거였구나.”
“••••••응?”
“찾을 수는 있어도, 죽이지는 못할 거라고 하던 말. 너지? 악마.”
“••••••킥.”
순간, 고통스러워하던 그녀가 입꼬 리를 올리며 기괴하게 웃음을 터뜨 렸다.
厂꺄학학학학! 찾았네? 어떻게 알 았어? 아주 훌륭한 연기였는데.j
“너, 내가 못 죽일 것 같지?”
그녀는 목을 반쯤 돌리고는, 기다 란 혓바닥을 뱀처럼 내밀었다.
r 그-럴-것-같-은-데‘?J
그것도 잠시, 악마는 연약한 엄마 의 얼굴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났다.
“루인! 설마 나를…… 죽일 거니? 네 엄마를?”
“……이 가증스러운 새끼.”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던 나는, 그 녀의 목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크헉! 헉……!”
순간, 엄마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
이 흘러내렸지만.
나는 그 눈물을 외면했다.
아니, 엄마의 탈을 쓰고 조롱하는 악마에 대한 증오밖에 남지 않았다.
“이 개새끼가……”
《신력이 발동됩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꽂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