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7)
올 힘 마법사 027화
아카데미 대표팀 명단이 공개되고, 아카데미 측에서는 웅원팀과 의장대 를 구성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대표였던 나는, 이러한 행사들에서 열외 되어 온전히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대제전 직전에 가지는, 소중한 막 바지 점검시간이었다.
“이정도 신체 능력이면 어지간한 수련기사보다 훨씬 강한 것 같은
데.”
현재 나는《체술》을 11레벨만큼 올렸고, 굴터 경이 알려준 기사 공 용 교본인 ‘천무도’를 완벽하게 숙 달한 상태다.
“내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여기 까지다. 이후부터는 내 영역 밖이야. 이 자식…… 진짜 괴물이었잖아. 설 마 했는데 고작 한 달 만에 ‘천무 도’를 모조리 익힐 줄이야.”
이 이상의 체술을 익히려면 이제부 터는, 무투 비전서를 구하거나 직업 무투가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일종의 무투 초급반 졸업이랄까.
비단, 체술뿐만이 아니다.
틈틈이 하이델 교수님은 내 마법을 함께 봐주기도 하셨다.
“현재, 발열 가능한 마법은 5클래 스 입문 수준이군.”
현재, 내 마법 수준은 5클래스 입 문.
“열여섯에 5클래스 입문이라…… 가끔은 자네의 그 천재성이 두렵기 까지 하군.”
아카데미 평균이 2클래스 마스터와 3클래스 입문임을 가정해 볼 때.
그 무뚝뚝하신 하이델 교수님도 인 정할 만큼, 훌륭한 기록이다.
대마법사 프로이얀 이그니트가 나 와 똑같이 열여섯의 나이에 5클래스 입문에 들었다고 하니, 그와 비견될 만큼 매우 이례적인 기록.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레디안 왕국’ 안 에서의 기록이고.
대륙 전체로 범위를 넓힌다면 이를 초월하는 기록들은 더 많이 존재한 다.
현재 마법사의 왕이라 불리는 염왕 테론은, 열넷에 5클래스에 입문하고
열여섯엔 이미 6클래스 마법사가 되 었으니까.
물론.
“마법 방출 장애를 앓지 않았다 면…… 어쩌면 테론과 비견될지도 몰랐겠군.”
테론은, 나처럼 ‘마나 방출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것은 무척이나 큰 차이다.
그래.
내가 마나 방출 장애를 가지고 있 지 않았다면.
어쩌면 염왕 테론이 보여준 기록에
도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다 부질없지.’
부질없는 상상이다.
나는 이미 열여섯이 넘었고, 이미 5클래스 입문 마법사니까.
플레이어라는 아예 새로운 마법사 가 되었고, 하루하루 충실히 반복 퀘스트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 까.
“그렇지?”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스트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트랑은 목에 냅킨을 두르
며 말했다.
“당연하지! 잘 알고 있으면 얼른 밥이나 달라고.”
“하여간, 매일 밥. 밥. 전생에 밥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내가 언제 너 굶긴 적 있어?”
“밥 못 먹고 죽은 귀신? 비슷하지. 전생에 드라카는 너에 비해 한없이 게을러서, 밥 달라는 소리가 입에 붙어버렸거든.”
“걱정하지 마. 나는 내 새끼 밥은 절대 안 굶길 테니까.”
“오오, 멋있는데.”
체술, 마법, 퀘스트.
이 모두에 소홀함 없이 막바지 훈 련에 집중했고.
“그럼,《대제전》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마.”
“루인 힘내!”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아카데미를 떠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드디어.
《대제전》이 열리는 라이나크 제 국 연방의 공국, ‘알테인’으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 ♦ ♦
대제전이 열리게 될 라이나크 제국 연방 소속, 공국 ‘알테인’까지는 육 로로는 3주일 이상이 걸리는 먼 거 리지만.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는, 레디안 왕국에 단 2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초고속 ‘마나 열차’ 환승 구간이다.
‘마나 열차’
마도 문명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문명의 이기.
마나를 다루는 마법사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
‘마법사의 탑’에 정식으로 등록된 마법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이 초고 속 마나 열차를 이용하면, 공국 ‘알 테인’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 다.
물론, ‘마탑’에 등록되지 않은 나는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이는, 스트랑 역시 마찬가지.
“이야, 이런 게 다 있네? 요즘 세 상 좋아졌다니까. 나 때는 말이야. 제일 빠른 이동수단이 드라카 등에 올라타서 한참을 날아가는……
하지만, 《대제전》에 참가하는 학 생들은 이례적으로 ‘마나 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여기.
나와 제이슨을 포함한 다수의 학생 들은 처음으로 접하게 될 ‘마나 열 차’에 기대감을 표했다.
“으아, 이게 바로 마나 열차……. 나 오늘 처음 타봐. 이거 엄청나게 빠르다고 하던데.”
“이게 그거지? 왕실과 아카데미. 딱 두 개 있다는 그거. 라이나크 제 국 연방에는 이런 마나 열차 환승구 간이 100개는 넘게 있다는데.”
“당연한 소릴! 제국이랑 여기랑 같 겠냐? 우리는 약소국 중의 약소국이
라고.”
제이슨을 포함한 몇 명의 학생들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들의 얼굴에는 처음 맛보는 ‘마 도 문명’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넘쳤 지만.
그때, 이런 분위기에 초를 치는 한 남자가 있었다.
“쯧쯔. 촌놈들. ‘마나 열차’가지고 호들갑은……
“•…”뭐?”
“제이슨 데이먼. 촌티 내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이 자식이!”
“쯧쯔……. 천박하긴.”
녀석의 이름은 행커스.
미켈 게리힐의 수족으로, 미켈 게 리힐과 함께 작년에 ‘마법제전’에 참가해 보았기 때문에 마나 열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이런 행커스의 옆에는 약 10명가 량의 학생들이 서 있었다.
이들 모두, 쉽게 말하자면 ‘미켈 사단’이다.
“너희들, 이번《대제전》에서 루인 이 무슨 기적이라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포기해라. 운 좋게 1학 기 성적 좀 잘 받았다고 기고만장해 서는. 제까짓 게 대표는 무슨……
“맞아. 라이나크 마병양성소의 둠 프라임이나, 여대학당의 아이린은 귀신같은 마법사들이라고. 녀석들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너희들은 몰라. 하지만 미켈은 매년 이들을 겪어봤 지. 차라리 아카데미 대표가 미켈이 되었으면 승산이 더 좋았을 거라 고.”
“여하튼, 난 루인을 대표로 인정하 지 못하겠으니까 너희들 알아서들 하라고.”
‘미켈 사단.’
게리힐 가문 옆에 딱 달라붙어 콩 고물을 얻어먹으려는 이들.
즉, 이런 미켈을 이기고 대표가 된 내게 악감정을 품고 있다는 말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이런 사사로운 감정을 내비치는 것이 영락없는 철 부지지만.
나는 아카데미의 대표로서, 이런 놈들을 모두 품고 이번 대회를 치러 야 하는 입장이다.
“루인, 난처하겠는데?”
홍미롭다는 듯 웃는 스트랑의 말처
럼,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난처한 기색을 드러 내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오히려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미켈이 알면 참 좋아하겠어.”
“뭐?”
“개 주인은 당장 학교에서 쫓겨나 기 직전인데, 주인 잃은 개들의 충 성심은 여전하니까 말이야.”
미켈과 졸개들을 개 주인과 개에 비교하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 었다.
지금, 우리들보고 개라고 한
거냐?”
“다행이네. 너희 수준을 고려해서 최대한 쉽게 말했는데 알아들어줘서 말이야.”
“하…… 이게 아카데미 대표라고 눈에 보이는 게 없나.”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차갑게.
아니, 조금 더 공격적으로.
“그렇게 삐딱하게 굴면 미켈이 뭘 준대? 돈이라도 준대? 명예를 준 대? 아니면, 《대제전》을 망쳐놓으 면 게리힐 가문이 한 자리씩 주겠다 고 약속해 줬나?”
“루인, 너 이 새끼가 지금 우리를 뭘로 보고……
이들이 이렇게 나오는 이유.
모두 ‘게리힐’이라는 이름값을 믿 고 있기 때문이다.
쥐뿔도 없는 루인 아르델보다는, 여전히 미켈 게리힐이 황금 동아줄 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맞는 말이다.
적어도, 이 작은 약소국 안에서는.
하지만.
“잘 들어.”
정작 이번 대회에서 ‘미켈 게리힐’
보다 위에 있어야 할 사람은.
‘게리힐’ 가문의 이름보다 무서워 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이번《대제전》은 너희들이 겪었 던 지난 ‘마법제전’들과 차원이 다 른 대회라고. 너희들도 알겠지만, 여 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게리힐’ 가문 따위와는 필요도 없을 만큼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거야.”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렇겠 지. 하지만 그딴 게 가능하겠냐고? 여기 참가하는 놈들은 모두 괴물들 이야. 애초에 돈 있고 될성부른 떡
잎들은 죄다 제국 연방의 유능한 마 법 학교로 유학 갔다고. 우리들 운 명은 결국 레디안 왕국은 벗어나지 도 못하고 게리힐 가문 밑에서 일하 게 될 운명이야. 그러니 너희들도 그딴 꿈 깨고……
나는 이런 행커스를 똑바로 바라보 며 말했다.
“가능해.”
내 단호하면서도 위압적인 대답에 행커스가 움찔거렸다.
마치,
‘이 녀석, 뭘 믿고 이러는 거야?’
라고 되묻는 듯했지만.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올림피아드 종목인 단체전은 개개 인의 능력보다는 ‘협동’이 중요한 종목들이야. 나는 너희들의 잠재력 과 재능을 고려하여 완벽한 하나의 팀을 구성할 생각이고. 자신 있어. 이미 머릿속에 계획을 다 세워뒀거 드 ”
“하지만, 나를 믿지 못하고 내 통 제를 벗어난 행동을 보인다면 너희 들까지 품고 갈 생각은 추호도 없 어.”
“그 말은…… 우리를 빼고 경기를
하겠다?”
“맞아. 팀워크에 방해되는 요소를 품고 가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허수아비들이 더 도움 될 테니 까.”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내 통제를 벗어날 거면, 아예 없 는 사람 취급을 하겠다.’
군주가 처음에 군중을 통제하기 가 장 쉬운 방법은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나는 아직 저들에게 군주로 인정받 지 못했고.
내가 뱉은 이 말은 양날의 칼이다.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팀이 와르 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여기서 나는, 한 가지 말을 덧붙였 다.
“물론, 너희 10명의 도움이 있다면 경기는 더욱 쉬워질 거야. 나는 자 신 있거든. 그러니 너희들도 잘 생 각해. 너희들이 아무리 게리힐 가문 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낸다고 해도. 여기에는 너희의 충성심을 알아봐 줄 ‘게리힐’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 을 잊지 말라고.”
공포, 그리고 지극히 차가운 현실 을 깨닫게 해주는 것.
제아무리 막 나가는 이들이라 할지 라도 ‘성공’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그래. 여기 ‘게리힐’은 없다.
모두 이그니트 아카데미에서 추방 당했거나, 추방당할 위기에 놓여 있 으니까.
지금 행커스를 포함한 ‘미켈 사단’ 이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성공’은 아카데미 대표인 내게 협조하는 것 이고.
아예 명단에서 제외시켜 버리겠다 는 내 말에 취할 수 있는 모습은, 단 한 가지다.
“……첫 번째 개인전. 못 이기기만 해봐. 만약 지기라도 한다면, 대제전 기간 동안 네 통제 따윈 듣지 않을 테니까.”
내 의견에 수락하는 것.
물론, 첫 경기에서 내가 승리한다 는 조건이 붙었지만.
“좋을 대로.”
어차피 승리할 예정이었으니, 상관 없다.
행커스가 독기를 가득 품은 채로 한 수 물러났고, 나는 아까부터 우 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하이델 교 수님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였다.
“……교수님.”
“팀 회의는 다 끝난 건가?”
“네.”
“인상적인 팀웍이군.”
그래.
다 듣고 계셨다.
하지만 교수님은 우리들의 다툼에 대해 ‘개입’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이셨다.
《대제전) 은 학생들의 대회다.
동행교수는 보조적인 안내자 역할
만 할 뿐, 팀에 대한 모든 권한 아 카데미 대표가 갖게 되는 것이다.
설령, 그게 팀을 망치는 길일지라 도 말이다.
“얘기 다 끝났으면, 이제 출발하도 록 하지. 시간이 다 되었군.”
“예.”
하이델 교수님은 손가락을 튕겨내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끝에서 뿜어져 나온 마나는 허공을 일렁거리더니 이내 곧, 2m가량 높이의 문을 만들어냈 다.
‘마도 문명’의 가장 위대한 위업
중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바로, 마나 로드와 마나 열차.
마나 로드는, 공기 중에 흩뿌려진 마나를 강제로 모은 하늘길을 말한 다.
그리고 이 하늘길을 달리는 마나 열차는.
무서운 기세로 아카데미를 향해 질 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