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70)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27화
군단장들의 회의장.
이들은, 한 번에 터진 두 가지 사 건에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폭식의 층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패배였다.
「식이 죽었어.」
「순혈이 지다니?」
「정말 탐욕의 악마 놈 말처럼 됐
잖아.」
「어떻게, 식이 먹는 싸움에서 질 수가 있는 거지?J
「아예, 밥을 먹지도 못하도록 목 에 밧줄을 묶었다는군.」
「잔인해.」
「노예처럼 굶어 죽은 거야.」
「불쌍해.」
식의 패배는, 조금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설마 자신의 차례까지 오겠어? 하 던 그 오만함이 깨진 것이다.
「일원의 증표와 곡예사의 외줄.
두 가지 아이템을 모두 능숙하게 사 용하고 있어.」
「마신의 탑 게임 방식에 적응을 마쳤다는 거지시
‘■이제는 식의 식기 세트까지 가졌 어. 그건 정말 위험한 물건이라고.J
「이런, 더 무서워지겠는데.」
「진실의 비수 때처럼, 놈의 아이템 을 무력화시킬 방법은 없는 거야?」
「없어. 새로운 군단장 후보가 없 거든.J
문제는 탑 내부뿐만이 아니었다.
군단장들을 연거푸 당혹 시키는 상
황은, 마신의 탑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투 양상이었다.
‘■그보다, 아래에서는 왜 인간들을 이기지 못하는 거야?」
「놈들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력해. 인간들이 이렇게 강할 줄은…….J
‘■거기다, 드래곤까지 나왔다고.J
「드래곤? 용족은 이미 멸망했잖 아. 살아남은 용이 있던가?」
「있어.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 다고.」
「어디 보자.」
순간, 회의장 벽을 가로막고 있던
마기가 걷히며 탑 아래 상황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진짜잖아?」
성체로 자라지는 못했지만, 헤츨링 으로서 성장은 모두 마친 검은 용 드라카가 6군단 식의 악마들을 마음 껏 유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2군단장 시기의 악 마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r왜 용이 있다는 보고를 하지 않 은 거야?」
심술 맞은 여인의 얼굴을 한 시기 의 악마가 신경질을 쏟아내고 있는
상대는, 마신의 탑의 유일한 인간 군단장.
염왕, 테론 아르테미스였다.
「인간! 대답해! 왜 이 중요한 보 고를 하지 않은 거냐고! j
시기의 악마의 질책에, 염왕은 고 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몰랐다.
설마, 연합군에 드래곤이 숨어 있 을 줄은.
이미 역사 속에서 사라진 종족이다.
그런데, 한 드래곤이 억겁에 가까
운 시간의 굴레를 인내하며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다.
루인 아르델은 이 사실을 작정하고 숨겼고, 정작 연합군에서도 알고 있 던 이는 극소수였다.
이를 어찌 염왕이 알 수 있었겠는 가?
하지만, 인간계에 관한 모든 보고 는 염왕의 몫이다.
용에 대한 정보를 놓친 것은 사실 이니, 그의 책임이었다.
「저런 놈을 믿고 중대한 임무를 맡겼다니……. 나는 처음부터 저 인 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J
이번 사건은, 염왕을 탑 밖으로 쫓 아낼 좋은 빌미였고.
시기의 악마는, 이때다 싶어 염왕 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늙고, 멍청하고, 음침한 데다, 이 번 일은 무능하기까지 했지. 위대한 마족의 일에 한낱 인간이 개입할 때 부터, 나는 이런 일을 예상했었어. 결과를 좀 보라고. 상대 전력 체크 도 제대로 못 하고, 전투는 연전연 패.J
「저런 놈을 정말 군단장으로 놔둬 도 되는 거야? 어차피 진실의 비수
는 회수했으니, 그냥 권한을 빼앗고 쫓아버리는 게 어때?J
“제가 놓친 정보니, 반드시 제가 수습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네가? 드래곤을? 어떻게? 무슨 능력으로? 너를 뭘 믿고?J
「대답 못 하겠지? 그러니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시기의 악마는, 비아냥거리며 축객 령을 내렸고.
염왕은 고개를 숙인 채로 분노를 삭혔다.
‘시기의 악마……. 나를 시기하고 있는 것인가.’
시기의 악마가 염왕에게 시비 거는 일은, 비단 오늘 처음 있는 일도 아 니었다.
염왕이 군단장이 되던 날에도, 번 번이 트집을 잡지 않았던가.
이는, 인간이 마족의 중요한 일에 관여하며 혁혁한 공을 세우던 일의 질투였다.
물론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속 보 이는 수작이었고.
‘질투가 과했군.’
그게 염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제가 수습할 수 있습니다. 맡겨주 십 시오.”
「병력도 하나 없는 허울뿐인 군단 장 주제에, 아까부터 뭘 어떻게 수 습한다는 거야?J
“왜 없습니까? 있지 않습니까. 당 신의 2군단.”
「……뭐?」
2군단을 빼앗기로.
스스로, 시기의 악마가 되기로.
“저도 군단장입니다. 당신의 권위 에 도전할 권한, 제게도 있지 않습 니까?”
「……하‘?」
그의 도발에, 시기의 악마는 말문 이 턱 막힌 듯 얼어붙었다.
「내가 지금 잘못 들었나? 인간인 네가 내 것을 빼앗겠다고?J
염왕의 표정이 어느새 바뀌어 있었 다.
그건 한낱 인간의 나약한 얼굴이 아니라, 인간의 고리를 스스로 끊고 경계를 넘은 마족의 얼굴이었다.
“안 됩니까?”
r이런 뻔뻔한 자식, 그걸 말이라 고……!j
「안 될 건 없지.」
「……뭐?」
「맞아, 안 될 건 없지. 녀석도 군 단장이니까.」
「군단장은 서로의 군단 및 아이템 을 빼앗거나, 양도할 수 있다. 처음 있는 경우지만, 문제 될 건 없다 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j
「뭐야, 혹시 인간에게 겁먹은 거
야? 왜 대답이 없어?」
「설마 거절할 생각은 아니지? 자 신 있다면, 도전을 승낙하고 죽여버 리면 간단한 일이잖아.J
「킥킥, 재밌겠다.」
여기 모인 이들은 모두 악마들이 다.
사사로운 감정, 사랑과 우정 같은 유치한 감정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단순한 쾌락.
그 순간의 재미에 충실한 이들이다.
인간이 2군단장의 권위에 도전한다
는 것은, 재미있는 구경거리다.
「인간이 세운 공을 시기하던 시기 의 악마. 그의 자리에 도전하는 인 간이라…….J
「이거, 상황이 재밌어지는데.J
「킥킥, 어서 승낙하라고. 결과가 무척 궁금해지는 참이니까.」
악마들의 독촉에, 시기의 악마는 얼굴색을 바꾸며 말했다.
「감히 내 자리를 넘봐? 주제도 모르고 순혈에게 오만방자하게 덤빈 벌, 영멸로 받아내겠다.」
언젠가는 하리라 다짐하던 일이다.
차라리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
2군단장.
부푼 숙원에 한걸음 가까워진 그
「웃어?」
미소 지었다.
긴장감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미소였다.
* * ♦
3, 4, 5군단장.
각각 분노, 나태, 색욕의 악마들은, 2군단장과 염왕이 겨루는 승부를 기 다리고 있었다.
r만약에 말이야……. 인간이 이긴 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j
「어떻게 되긴? 이기면 이긴 거 지.」
「그럼, 우리는 인간보다 못한 악 마인 건가?j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가 2군단장 자리에 또다시 도전해라.」
「으응, 그건 귀찮아. 나는 나태한 게
좋거든. 너는 어때? 화나지 않아?J
「별로. 놈은 우리 같은 순혈은 아 니지만, 자격이 있는 인간이다.」
‘■볼케이노, 너는 항상 그 인간을 좋아했었지. 하긴, 나도 그리 싫어하 진 않았어. 귀찮은 일 혼자 다 떠맡 아서 해줬으니까. 시기의 악마는, 그 점이 싫었던 모양이지만.」
‘■그럼, 너는 인간이 이기기를 바 라나?」
‘■으응‘? 그건 아니고. 그래도 순혈 이 지는 건 기분 나쁘잖아? 식의 패배는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서큐버스, 너는 어때‘?」
분노의 악마 볼케이노의 질문에, 색욕의 악마 서큐버스가 말했다.
「글쎄. 늙은이랑 질투에 눈먼 계 집은 관심 없어서. 나는 젊은 남자 가 좋거든.」
「……네가 좋아하는 젊은 남자. 저기 오는군.」
「어맛!」
서큐버스는 손뼉을 짝 치며, 자리 에서 일어났다.
마침 색욕의 층으로 올라오는 루인 아르델을 발견한 것이다.
「저 녀석, 힘도 무지하게 세다지?
내 취향이야.」
그러고는 흥분된다는 듯 쪼르르 자 신의 층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자리에서 멈춰 섰다.
‘■누가 이겼는지, 나중에 나한테도 알려줘?」
r안 그런 척하더니, 궁금하긴 한 모양이군. 이기고 돌아와서 직접 확 인해라.」
「응? 그러지 뭐.」
서큐버스는, ‘제까짓 게 내 앞에서 버티겠어?’라고 중얼거리고는 콧노 래를 부르며 문을 열었다.
그러자, 나태의 악마가 작게 중얼 거렸다.
「……이길 수 있다면 말이지.」
「응? 그게 무슨 말이냐? 너는 서 큐버스가 진다고 생각하는 거냐?」
「물론 서큐버스가 식보다 더 고위 악마긴 하지만, 루인 아르델 입장에 서는 식이 더 까다로운 상대라고 생 각하거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볼케이노의 질문에, 나태의 악마가 자리에 냅다 드러누우며 말했다.
「뭐랄까, 루인 아르델에게는 색욕
이 없어 보인달까……. 색욕이 없으 면 말짱 꽝이잖아.」
「말도 안 된다. 세상에 색욕 없는 인간은 없다. 서큐버스의 유혹에 버 틸 수 있는 남자도 없다.」
「여기 있잖아. 전부 귀찮아서 여 자도 멀리하는 나.」
‘■너는 예외다니
「큭큭, 어쨌든 서큐버스가 이겨주 면 나야 좋지. 승부건 게임이건, 너 무 귀찮거든.」
햇빛이라고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처럼, 백지에 가까운 새하얀 피부.
여전히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 나 태의 악마는, 순간 눈을 반짝였다.
「오, 열렸다.」
마침, 2군단장 방의 문이 열리고 있던 것이다.
「누가 이겼지?」
저곳에서 걸어 나오는 이가 승자 다.
♦ * ♦
「구, 군단장이 되고 싶다고 밝히 던 날……. 처음부터 이럴 속셈이었
나? 내 자리를 빼앗으려고?J
“••••••그래.”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마신의 탑의 일원이 되던 날부터, 매일매일 염원하던 일이다.
그가 가진 질투의 그릇은, 시기의 악마 못지않았고.
자신이 저들보다 못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네가 나를 시기했듯, 나 도 네 자리를 질투하곤 했지.”
오늘, 확신을 얻게 되었다.
2군단장 시기의 악마는, 피를 철철 흘리며 쓰려져 있고.
악마의 목을 쥐고 있는 이는 염왕, 자신이다.
「너…….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 었어……. 언젠가는 우리 뒤통수를 칠 것이라 생각했지…….j
“너와 나는 많이 닮았다. 나도 그 렇게 생각했으니까.”
r미친 새끼…….j
“그래서 우리가 상극인 것이다.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마음이 편해지지.”
그 말을 끝으로, 염왕은 2군단장의
생명력을 모조리 흡수하기 시작했다.
r 크아아아아악! _)
“아아……
2군단장은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나뭇잎이 바스라지 듯 사 라졌고.
염왕은,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 지는 ‘영생’의 기운에 깊은 탄성을 내질렀다.
“이것인가? 이게 진짜 영생인가?”
충만하다.
생명력이 어찌나 충만했는지, 손등 의 자글자글한 주름이 빳빳하게 펴
졌고.
거울에 비친 노쇠한 얼굴은 온데간 데없이 사라지고, 탱탱한 피부의 젊 은 남자로 바뀌었다.
젊어진 것이다.
낯익으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40 년 전의 젊은 테론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신선한 공포로 다 가왔다.
하지만 그 공포 뒤에는, 무한한 환 희가 숨어 있었다.
“햐
젊음.
이것은, 노인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리라.
「인간이 이겼네? 거기다, 젊어졌 잖아.」
「서큐버스가 보면 또 환장하겠 군.J
분노, 나태.
두 악마는, 테론의 환한 미소를 보 며 진심을 가득 담아 축하해 주었 다.
「인간. 1만 마족을 이끄는, 새로 운 2군단장이 된 것을 축하한다.」
그러자, 테론이 반문했다.
“……인간?”
이 짧은 반문에는 ‘도대체 누구보 고 인간이라는 것이냐’는 의문이 담 겨 있었고.
「…….」
「…….」
두 악마는 묘한 공포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염왕 테론.
그는 이미, 완벽한 질투의 악마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