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72)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29화
6군단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연합군은, 모처럼의 휴식을 취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불을 피우고, 준비된 고 기를 익힌다.
오랜만에 만나는 푸짐한 돼지고기 에, 병사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 었다.
비록 술은 없었지만, 아쉽지는 않
았다.
술 없는 쓸쓸한 파티를 대신 달래 줄, 훌륭한 안줏거리가 있었기 때문 이다.
“드래곤이라니…… 나는 아직도 꿈 을 꾼 것만 같아.”
“그러게 말이야. 고향에 돌아가서 오늘 본 걸 말해도, 아무도 안 믿을 거야. 우리 와이프는 뻥을 쳐도 정 도껏 치라고 할 게 분명해.”
“못 믿는 게 당연하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할 장면이었으 니까. 쏜살같이 하늘을 날아가서는, 거친 브레스를 뿜으며 놈들을 쓸어
버릴 때는…… 정말 무시무시했다니 까.”
“큭큭, 나는 속이 다 시원하더군. 마족 놈들 덤벼들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질 때, 막힌 속이 뻥 하고 뚫려 버렸다니까.”
“아르델군에게 듣기로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탑주님이 데리고 오 셨다는군.”
“어린 탑주님이? 세상에……
드래곤.
이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더 가깝던 전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남은 전투도, 안심할 수 있겠군.”
“그러게 말이야. 지난 두 달 동안, 조금도 방심하지 않으시던 폐하께서 도. 조금은 안심하셨으니, 이렇게 고 기를 내리신 게 아니겠어?”
“하하! 그렇지. 그 말이 맞지!”
“이제 좀 적응할 만하니, 아들 녀 석이 보고 싶군. 이 빌어먹을 전쟁 이 얼른 끝나야 할 텐데.”
“자자, 다들 먹었으면 얼른 일어나 서 보초병들이랑 교대해 주자고. 이 럴 때일수록 느슨해지면 안 되지 않 겠어?”
“그래, 그러자고.”
이런 기분은, 비단 일반 병사들만
이 아니었다.
각 부대의 지휘관들도 비슷한 기분 을 느끼고 있었다.
오요타의 대제 텐진 무르나크는, 이미 전쟁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 했다.
“이번 6군단과의 전투에서 사상자 가 몇인 줄이나 아시오? 1천이 채 안 되오. 이는, 첫 번째 전투였던 12군단 때보다 훨씬 적은 피해란 말이지.”
“맞습니다. 7군단 이후로, 놈들의 전력이 너무나도 강해져서 조금 걱 정했는데……. 이제 한 시름 놓았습
니다.”
다수의 지휘관들이 이 의견에 동조 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바로, 아르델군의 볼바르 페튼이 그랬다.
“도련님…… 아니. 탑주께서 드래 곤의 존재를 아군에게까지 철저하게 숨긴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음? 그야, 적을 속이기 위해서지 않소?”
“맞습니다. 드래곤의 존재는, 마족 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대 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나, 놈
들은 이제 드래곤의 존재를 인지했 고, 이에 대비할 것입니다. 다음 전 투도 압승하리라는 것은, 너무 섣부 른 판단입니다.”
“허허, 경의 의견은 잘 알겠소 만……. 너무 딱딱하게 그러지 마시 고, 오늘만큼은 승리를 즐기는 것이 어떻소이까? 전투가 끝난 지 이제 반나절 지났소이다.”
“••••••예.”
황제는 이런 지휘관들의 대화를 조 용히 듣고만 있었는데, 그의 뜻은 볼바르 페튼과 같았다.
드래곤이 강한 존재이긴 하지만,
변수는 여기까지라는 마음으로 전투 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승리의 여흥을 즐기게 놔두고 싶었기에 특별히 말 을 아끼는 중인 것이다.
물론, 반드시 해야 할 말은 아끼지 않았다.
“드래곤, 너에게 빚을 졌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하라.”
황제가 말을 건 쪽은, 제이슨의 옆 에 앉아있는 멋들어진 콧수염이 인 상적인 중년의 남성.
바로, 드라카였다.
“필요한 것은, 루인이다.”
이제는 말을 능숙하게 하게 된 드 라카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인 아르델. 스트랑. 내 친구들이 보고 싶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녀석 들은 마신의 탑 안에 있고, 그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이 전쟁이 끝나야 만 하지.”
“그럼, 너는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를 비롯한 이 땅의 모두가 너에 게 빚을 졌다. 모든 인간을 대표해, 내가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으면 한다.”
“그딴 건 관심 없고. 나는 내 친구 와 다시 만나기 위해 싸우는 것뿐이 다. 그러니, 내게 신경 꺼라.”
“..그러지.”
애초에, 드래곤을 자신의 곁에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는 않았지 만…….
이렇게까지 무관심할 줄이야.
황제는, 처음 아칸 프리우스를 만 났을 때 받았던 ‘철벽’을 또 한 번 느꼈다.
아무래도, 아르델과 관련 있는 이들 은 자신과 인연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여기, 성전 기사단 단장 레 시온 베이턴 역시 아칸 프리우스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프리우스건, 드래곤이건…….
왜 아르델과 관련 있는 이들은, 하 나같이 황제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인가?
그래.
감히 황제에게 하대하는 이 시건방 진 드래곤을 향해 검을 뽑아야 할 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상대에게 벽을 느꼈
으면, 벽을 벨 각오로 검을 뽑으라’ 던 황제의 말을 떠올렸고.
스릉!
레시온 베이턴은, 주저 없이 검을 뽑았다.
그의 표정은, 칭찬받을 생각에 들 뜬 어린아이처럼 밝았다.
“이 망할 드래곤 자식! 어찌 감히, 폐하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냐?”
하지만, 주위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말을 꺼낸 레시온 베이턴 본인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상대는 드래곤이다.
드래곤에게 까지, 인간의 예법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아주 근본적인 의구심이 들었기 때 문이다.
“이런, 빌어먹을……
황제는, 경멸스러운 시선으로 레시 온 베이턴을 노려보았다.
분위기 파악을 못 해도, 어떻게 이 렇게 못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미안하다. 부하의 실수를 내 대신 사과하지.”
“ 괜찮다.”
황제는, 아차 싶은 얼굴로 서 있는 레시온 베이턴에게 턱짓했다.
대화에 끼어들지 말고, 어서 꺼지 라는 의미였다.
“……죄, 죄송합니다.”
레시온 베이턴은, 잔뜩 울상이 된 얼굴로 막사를 나섰다.
언제는 제국의 자존심이 검도 뽑지 못했다며 무안을 주더니…….
이제는, 뽑았다고 벌레 보듯 바라 본다.
“젠장.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서
놀라는 거야?”
레시온 베이턴은, 투덜거리며 성전 기사단이 대기하고 있는 막사로 들 어섰다.
황제의 막사에서는 이런 취급을 받 지만, 여기서만큼은 자신이 왕이다.
빠각!
“이 자식들이, 대낮부터 낮잠이야? 어서 안 일어나!”
막사에 들어오자마자, 입구에 놓인 간이침대를 걷어차며 호통을 쳤다.
기사들이 죄다, 웃통을 벗고 퍼질 러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시온의 이런 호통에도 기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원래 같았으면 허겁지겁 일어나 옷 을 챙겨 입어야만 하지만, 모두 반 쯤 넋 나간 눈으로 바닥을 뒹굴거릴 뿐이다.
개중에는, 헤벌쭉 웃으며 ‘단장님 왔어요오?’라고 중얼거리는 얼빠진 기사도 존재했다.
이에, 레시온 베이턴의 눈이 분노 로 희번득 해졌다.
“이, 이런……! 너희들까지 나를 무시해?”
황제에게 뺨 맞고, 부하들에게 화
풀이한다고 해도 소용없다.
본인은 기사단장이고, 기사들은 그 의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
“당장 모두 일어난다! 실시!”
하지만, 기사들은 여전히 요지부동 이었다.
스릉!
급기야 레시온 베이턴은 검까지 뽑 아 들었다.
그때 였다.
「나랑, 키스할래?」
“..I”
레시온 베이턴.
그의 눈앞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절세가인이라는 말이 부족 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었는데, 굴곡진 몸매를 얇은 블라우 스 하나로 가리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여인이, 갑자기 어 디서 나타났는가? 하는 기본적인 의 문 따위는 들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럴 만한 힘이 있었 다.
“어, 어서!”
보자마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레시온은 부하들 앞이라는 체통 따 위는 잊은 채, 허겁지겁 그녀를 끌 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키스를 나누며 한 손으로는 바지의 버클을 풀어 내리고, 한 손으로는 악마의 몸을 더듬었다.
그는 이미, 욕정에 지배당한 상태 였다.
그 모습을 보자, 바닥에 누워 있던 기사들이 중얼거렸다.
“헤헤, 단장님 차례다.”
“아마, 절대 일어나고 싶지 않으실 걸요오?”
5 군단장.
색욕의 악마.
몽마(夢魔)라고도 불리는 그녀가 가진 위력은 이런 것이었다.
꿈을 이용해 타인의 정신을 지배하 여, 절대 해결되지 않는 공허한 욕 정을 평생토록 갈구하도록 만든다.
욕정이 있는 남자라면, 절대 그녀 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예외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그런데 왜 루인에게는 내 미모가 통하지 않는 거냐고.」
그런 의미에서, 몽마에게 루인 아 르델은 참을 수가 없는 존재였다.
「좋았어?」
“계, 계속!”
짧은 키스가 끝나자, 레시온 베이 턴은 넋 나간 표정으로 바닥에 드러 누웠다.
악마는 이미 그의 곁에 없지만, 레 시온의 정신은 악마와 격렬한 정사 를 치르는 와중이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성전 기사단뿐 만이 아니었다.
이미 8만 연합군의 절반 이상이
몽마에게 물들어 있었다.
반라의 미인이라는 환각을 보고, 야릇한 교성의 환청을 듣고, 있지도 않은 여인을 탐하고 있다.
순식간에 연합군 절반을 정복한 그 녀는, 입술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진작 이랬어야 했어. 순혈이 직 접 나서면, 이렇게 쉬운데 말이야. 안 그래?」
그녀의 시선이, 정면의 한 소년에 게 향했다.
그 어떤 유혹도 통하지 않는 남자.
「반가워, 구남친.」
루인 아르델.
마신의 탑에서 추방되자마자, 황급 히 연합군 캠프로 달려온 그는…….
몽마를 향해 말했다.
“구남친 같은 소리는 집어치우 고……. 전부 돌려놔. 당장.”
「그건 불가능해. 다들 몽마의 매 력에 흠뻑 빠져 버렸거든. 이미, 내 충실한 노예가 되어버렸다고. 오직, 너만 빼놓고.」
“••••••뭐?”
「너를 내 노예로 삼았으면 더 좋 았을 텐데, 아쉽다.J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몽마가 야릇한 미소를 날리자, 막 사 안에 누워있던 성전기사들이 일 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주인님을……
“주인님을 위해……
팬티 한 장만 걸친 서른 명가량의 성전기사들이, 검을 뽑아 들고 몽마 뒤에 섰다.
r이제, 좀 믿겨?J
“이, 이런, 정신 나간 일이……
「그냥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내 치마폭 아래서 쾌락을 즐기며 살
았으면 모두에게 좋을 뻔했잖아. 그 런데, 후회해 봐야 이제는 늦었어. 그분께서는, 더 이상 너를 원하지 않으시거든.」
「안녕, 구남친.」
몽마가 윙크하며 손 키스를 날렸 고, 이를 본 성전기사의 눈이 질투 에 지배당했다.
“이, 이, 이, 잇……! 죽어!”
“개자식! 죽어어어어!”
“주인님은 오직, 내 거야!”
7성 기사들이 일제히, 루인 아르델 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이로써, 탑 내부에서 루인 아르델 이 소유하던 아이템 모두를 회수했 습니다. 외부는, 보시는 바와 같습니 다. 몽마가 인간 연합군을 완벽하게 정복했습니다.”
염왕 테론은, 자신의 계획이 먹혀 들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 이겼다고 착각하고, 고기 파티
나 즐기고 있더니…….
몽마에게 완전히 정복당해 버리지 않았는가?
승리의 기쁨에 잔뜩 취하고, 배도 잔뜩 불러오겠다…… 아름다운 여인 이 유혹하자, 정신을 못 차리는 것 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마신 역 시,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둘로 흩어진 전장을 하나로 합 쳐, 판을 새롭게 짠다……. 제법 유 능한 전략가로군.」
“새로운 판에서는 마족의 군대가 승리할 것입니다. 병력 절반 이상이
미쳐 버린 지금 이 상황에서, 5군단 을 내보낸다면……. 놈들은, 궤멸할 것입니다.”
염왕은 눈을 빛내며 환하게 웃었 다.
“루인 아르델은, 제 손으로 미쳐 버린 연합군을 상대해야만 하겠지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