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75)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32화
몽마가 드래곤의 먹이가 되는 모습 을, 아주 생생하게 지켜본 두 순혈 의 악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
어떤 감흥으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을 침묵으로 일관하던 둘은, 서로 각기 다른 감흥으로 말 문을 열었다.
r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 몽마는 루인 아르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니까.」
4군단장 나태의 악마는, 이미 예상 한 일이었다는 듯 덤덤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3군단장 분노의 악마는, 붉 으락푸르락 얼굴을 잔뜩 붉히더니 폭발해 버렸다.
‘■이런 망할! 순혈이라는 녀석이 다 이긴 전투를 이렇게 망쳐 버리는 거냐!」
그의 말마따나, 전투는 분명 마족 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니, 예고치 않은 루인 아르델의 추방과 개방과 동시에 시작된 군단 장의 습격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도 록 ‘설계’되었다.
한데, 그런 몽마가 패배했다.
그것도, 비참하게 드래곤에게 잡아 먹혀서.
나태의 악마 역시, 그런 기분을 이 해한다는 듯 말했다.
「……뭐, 화날 만도 하지. 별 기 대 안 하고 있던 나도, 어쩌면 몽마 가 이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
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분노할 때가 아니야. 다음을 준비할 때지.J
「준비? 무슨 준비?」
r 몽마의 패배는, 루인 아르델과 대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만심 때 문이야. 녀석과 절대 마주치지 않으 면서, 연합군 전체를 말려 죽였어야 했다고.」
「지금 그런 분석 따위가 무슨 소 용이냐! 어차피 패배했는데!j
厂패배에서 배우는 거다. 질 만한 싸움이었고, 졌으면 왜 졌는지를 배 워야 하는 거다. 이 멍청아.j
「……뭐? 너 지금 내게 멍청이라
고 했냐!」
콰앙!
분노의 악마 정수리에서 뜨거운 용 암이 솟아났고, 나태의 악마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쯧, 또 시작이군.」
나태의 악마는, 상종도 하기 싫다는 듯 냅다 자리에 드러누워 버렸다.
그리고, 한껏 승리를 만끽하고 있 는 연합군 진영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녀석과 일대일로 맞서는 것은 불 가능해. 루인은 한낱 인간이 아니야. 파괴와 복수의 신 시절……. 아니,
지금은 마법까지 더해져 쥬토 이상 으로 강할지도 모른다고.J
하지만, 3군단장 분노의 악마가 코 웃음 쳤다.
「흥! 약해빠진 네놈들이나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러나 이 볼케이노 님 앞에서는 한낱 나약한 개미 새끼에 불과하다.」
「네가 우리 중 가장 강하다는 것 은 인정하겠지만, 글쎄. 나는 네가 무조건 이기리라 확신하지 못하겠는 데시
「놈에게 겁먹었나? 솔직히 말해 라. 겁먹었다면, 너 대신 내가 먼저
나가서 놈을 죽여주지.J
「말은 고맙지만, 그래도 순서라는 게 있는데 그럴 수는 없지. 내가 직 접 나선다.」
「세상만사 다 귀찮아하던 네가 웬 일이냐? 내가 대신 죽여주겠다는 데?」
나태의 악마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말했다.
「일단, 낮잠 좀 자고시
「그럼 그렇지.」
♦ ♦ ♦
드라카가 몽마를 집어삼킨 직후, 몽마의 노예가 되었던 4만의 병사들 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내,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이들은, 자신이 꾸었던 그 꿈같은 쾌락을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 었고…….
하마터면, 자신의 손으로 연합군을 찔러 죽일 뻔한 상황을 수치스러워 했다.
이 수치심은, 곧 분노로 변했다.
“내 몸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망할 자식들아!”
단번에 몸과 마음을 바친 가장 열렬 한 지지자에서, 떠올리기만 해도 치 를 떠는 무서운 폭도로 변한 것이다.
8만이라는 오롯한 연합군이 완성되 자, 우리가 일으킨 물결은 더욱 거 세졌다.
주인을 잃은 몽마의 하수인들은, 허둥지둥하다 범람하는 파도에 휩쓸 려 궤멸당했다.
과정은 뼈아팠지만, 결과만큼은 값 진 승리를 일궈낸 것이다.
“루인!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제이슨.”
“얼마나 많이 걱정했는지 알아? 궁 금한 건 또 얼마나 많은데.”
전투가 끝나자, 모든 이들의 관심 이 내게로 집중되었다.
마신의 탑 안에 있어야 할 탑주가 왜 여기 있는 것이며, 혈혈단신 적진 으로 달려가 불러낸 오우거며…….
설명이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본영으로 가자. 모두 기다리 고 있어.”
u o ” 흐.
나는 제이슨과 함께 제국군 본영으 로 이동했다.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조금 전에 지나쳤던 반가운 얼굴들을 다 시 마주할 수 있었다.
“내 사위! 보고 싶었다!”
“아악! 숨 막혀요!”
나를 보자마자, 숨 막힐 듯 와락 끌어 안아주신 장인어른을 비롯하 여…….
볼바르 경과 나르메르 씨.
“……탑주님.”
“다들 잘 지내셨죠?”
마법사 탑 최고 위원들과 황제를 비롯한 각국 대표들.
“루인.”
“……드라카.”
마지막으로, 드라카까지.
마음 같아서는 하나하나 붙들고 앉 아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그 마음 을 애써 억눌렀다.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 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투로 인해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추방되었습니다.”
“……추방이요?”
“마신은, 저를 자신의 부하로 삼고 자 초대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게임 들을 계획했습니다. 제가 패배하고, 악마들의 발아래 엎드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저는 승리 했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승리하 셨습니다. 상황이 점점 연합군의 우 세로 돌아가게 되자, 마신은 저를 추 방시키고 판을 새롭게 짠 것입니다.”
“판을 새롭게……. 그, 그래서 군단 장이 직접 나타난 것입니까?”
“네. 아마 다음 전투에서도 군단장 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럼, 탑주께서는요? 다시 마신의 탑으로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네.”
몇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고, 몇몇은 내가 전장 에 남는다고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돌아가는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 복잡한 얼 굴들이 었다.
“그래서, 저희가 이기고 있는 것입 니까?”
한 지휘관의 질문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이기고 있었 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4만의 연합군을 모조리 잃을 뻔한, 오늘과 같은 악랄한 상황을 또 겪게 될지 모르니까요.”
“ 아.”
내 말에, 지휘관들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래.
분명히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앞으로 남은 순혈의 악마는 마신을 포함한 넷.
이들이 얼마나 더 끔찍한 계획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아무것도 예측 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그래도, 결국엔 연합군이 이길 겁 니다. 저희는 언제고 방법을 찾을 테니까요.”
내 말에, 누군가 농담하듯 말을 던 졌다.
“9성 고수에 드래곤, 이제는 오우 거까지……. 아직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방법이 남았나?”
황제 였다.
장난스럽게 말을 던진 황제는, 옅 게 미소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아주 가볍게 나를 끌어안 았다.
“고맙다. 보고 싶었다.”
“……으음, 이런 말을 듣게 될 줄 은 몰랐는데요.”
“나도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 랐군.”
황제는 그 농담을 끝으로, 눈빛을 바꾸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신은 생각보다 강한 연합군의 위력에 겁
먹어 황급히 계획을 수정했다고 볼 수도 있다. 내 말이 맞나?”
“겁먹었다는 표현이 정확해 보이지 는 않지만……. 네, 결론은 같습니 다. 기존의 방법으로 승리할 수 있 었다면, 애초에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제부터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 이기도 하고.”
“맞습니다.”
“놈들은 무언가를 착각하고 있군. 놈들이 전력을 다하듯, 우리도 마지 막 퍼즐 조각을 얻음으로써 완벽한 연합군을 완성했다.”
마지막 퍼즐 조각.
황제는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돌아온 것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 루인 아르델.”
♦ ♦ ♦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알 아? 드라카! 모조리 불태워 버리라 고! 내 말에 드라카가 입을 쩍 벌리 며, 무시무시한 불길을 쏟아붓는 데……! 와, 너는 이 기분 절대 모 를 거야.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니까.”
일상으로 돌아왔다.
마족과의 전쟁터를 일상이라고 말 하기는 조금 이상한 감이 없잖아 있 지만…….
지난 몇 달간 지냈던 마신의 탑은, 너무나도 비일상적인 공간이었다.
이제는, 하루가 한 달처럼 길지도 않고.
먹지 않아도, 자지 않아도 멀쩡하 지가 않다.
배고프고, 졸리고, 피곤하다.
몽마와의 전투가 끝나자마자, 이
모든 생리현상이 한 번에 밀려왔다.
나는 입에 육포 조각을 밀어 넣으 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어, 제이슨. 드라카 너도.”
“보고 싶었다. 루인.”
“……어색해.”
드라카가 정상적으로 말하는 모습 은, 하루 종일 옆에 붙어있어도 익 숙해지지 않는다.
스트랑! 루인!
고작 두 단어밖에 못 하던 녀석과 이제는 어엿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니…….
아장아장 기어 다니던 아들과 처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게 되면 이런 기분일까.
그때, 내 옆으로 장인어른과 형님 들이 앉으셨다.
“사위가 이렇게 몸 건강히 돌아왔 으니, 내 이제는 더 바라는 것이 없 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자꾸 쓸 데없는 걱정만 늘어나더구나. 무소 식이 희소식인 것을 알면서도, 혹여 나 다치기라도 했을까 잠자리를 얼 마나 뒤척였는지 모른다.”
“거짓말. 밤에 쿨쿨 잘만 주무셨으 면서. 어찌나 코를 시끄럽게 곯던지,
불침번서는 병사들에게도 소문났다 고요. 오우거 코골이라고.”
“……꼭 그렇게 초를 쳐야겠냐, 아 들아?”
“말이 그렇다는 거죠.”
“험험, 그래. 내 사위가 얼마나 강 한지 잘 알기에, 걱정은 하지 않았 다. 그래도 이렇게 멀쩡한 모습을 보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하하, 결혼 약속해놓고, 아직 식도 못 올렸는데 다치면 안 되죠. 저는 멀쩡합니다.”
“끌끌, 그렇다면 다행이다.”
“아이린은요‘?”
“아르델에 남았다. 끝까지 따라오 겠다고 어찌나 고집을 부렸는지, 말 리느라 아주 힘들었다.”
“그 고집을 꺾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말리셨는데요?”
“아르델을 지킬 사람은 한 명 필요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지. 혼자 남으 실 사돈 어르신도 걱정되고, 루이나 양도 신경이 쓰이고. 그렇게 말하니, 바로 수긍하더구나.”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뭐가?”
“그냥요. 여러 가지로. 저희 아르델 군을 든든하게 지켜주시는 것도 그
렇고……
“쓸데없는 소릴. 가족이 된다는 것 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러니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큰 뜻을 품고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대답 대신 장인어른의 손을 꼭 맞잡았고, 장인어른께서는 남자 손길이 그리 나쁘지 않으신 듯 흡족 하게 웃으셨다.
그때, 내 맞은편에 볼바르 경께서 털썩 걸터앉으셨다.
“야식이라도 드십니까?”
아무래도, 불침번 배정을 이제 막 끝내고 돌아오신 모양이었다.
“오늘 하루는 유독 길어서 그런지, 출출하네요.”
“드실래요?”
“감사합니다.”
나는 그런 볼바르 경에게 육포를 권했고, 볼바르 경은 신난다는 듯 육포를 받아드셨다.
그때, 불현듯 궁금증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저기, 볼바르 경. 궁금한 게 있는 데요.”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