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83)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40화
“이, 이게 무슨……
순간, 레시온 경의 눈이 커졌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생 처음 보는 이상 현상에 당혹스러워 하는 것이다.
“물러나요! 어서!”
내 호통에 번쩍 정신을 차린 그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기사들을 일제 히 뒤로 물렸다.
“뒤로 물러나라! 모두 탑주에게서 떨어져라!”
이는,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청백 기사들이 영문도 모른 채 뒤 로 물러나고, 1만의 병력이 파도처 럼 내게 쏟아지는 이 찰나의 순간.
《중력붕괴(重方前壞) – Lv 3》
《액티브 스킬 – 성장형.》
《신체 반경 ‘10m’의 중력을 수축, 붕괴시킨다.》
나는, 파도를 홀로 막아낼 것이다.
쩡! 쩌저저정!
땅이 폭발하듯 양쪽으로 갈라지며, 반경 10m의 공간이 점처럼 수축되 었다.
이는, 단순한 10m가 아니다.
r 키에에에에엑!丄
반경 수십 미터의 중력을 끌어오는 것이기에, 족히 수백의 마족이 피떡 으로 변했다.
중력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육신 이 찢어지고, 폭발했다.
그럼에도, 파도는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단단한 바위가 앞을 막아서 고 있다고 한들, 범람하는 파도가 바위를 피해가지는 않는 법이니까.
놈들은 파도처럼 끝없이 내게 달려 들었고, 오히려 내가 바라던 그림이 되었다.
“이게 탑주의 힘인가……
“이건 단순한 마법이 아니야! 이, 이런 마법은 난생처음 보는……!”
백, 수백.
아니, 수천이 달려들어도 좋다.
나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든다면,
그게 누구든 위대한 중력의 힘 앞에 한낱 먼지로 사라질 테니까.
연신 피바람이 몰아쳤고, 족히 2천 에 가까운 마족이 소멸했다.
범람하던 파도가 잠잠해진 것은, 이때였다.
“놈들이 공격을 멈췄습니다!”
내게 달려들던 놈들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듯 공격을 멈추고 아주 서서히 주변을 둥글게 포위하기 시 작했다.
나는 얼굴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계속 덤벼들어 줬으면 좋았을 텐
데, 아쉽네요.”
“……이, 이게 아쉬운 수준입니까? 족히 2천은 죽인 것 같은데요?”
“죽여도 죽여도, 놈들의 숫자는 여 전히 많으니까요.”
놈들의 지능이 조금만 더 낮거나, 3배로 성장하는 중력붕괴의 레벨이 조금만 더 높았다면.
절반까지도 줄여볼 수 있었을 테지 만,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제가 준비한 수는 여기까지입니 다. 이제 드라카가 올 때까지 버텨 보시죠.”
“예, 그래야지요.”
청백 기사단 20여 명과 나.
아무리 뛰어난 무위를 갖춘 소수 정예라고는 하지만, 끝없이 밀려드 는 수천의 마족을 상대하는 것은 무 리다.
드라카나, 본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 전부일 터.
그마저도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지 만…….
“옵니다.”
지금은, 길게 생각할 때가 아니다.
나는 양손 가득 마법을 움켜쥐고 달려드는 놈들을 향해 주먹을 꽂아
넣었다.
“뭐, 뭐야 이게?”
수십 명의 생존자를 태우고 본대에 도착한 제이슨은, 눈 앞에 펼쳐진 이 믿기 힘든 상황에 같은 말만 반 복했다.
“이게 대체 뭐냐고! 이런 상황에서 왜 다들 자고 있는 거야!”
당장 선봉대를 구하러 달려가도 모 자를 시간에, 본대 병력 모두가 깊
은 잠에 빠져 있다.
예외는 없다.
“일어나요! 일어나라고요!”
아무리 세차게 흔들어봐도, 찬물을 끼얹고, 뺨을 후려갈겨 봐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마치 살아있는 시체처럼 숨만 붙어 있을 뿐,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런 제기랄!”
확신했다.
루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나태의 악마가 나타난 것이다.
제이슨은, 머리를 부여잡은 채 주 저앉아 울먹였다.
“하필, 왜 하필 이럴 때냐고……
친구가 사지에 남아 있다.
그런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당장에라도 지원군을 끌고 달려가 고 싶지만, 사지에 고립되어있는 저 들을 도울 병력 한 줌조차 없다.
무력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이 온 몸을 지배했다.
“위험한데……. 구하러 가야만 하
는데……. 이대로 놔두면 안 되는 데……
바보같이 같은 말만 반복하며 중얼 거리다, 실성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혼자서라도 도우러 가리라 결심한 것이다.
그런데.
“방금 뭐라고 했지?”
“..<?”
“누가 위험하다고?”
주저앉아 있던 제이슨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이보다 반 가운 얼굴이 또 있을까.
“프, 프리우스 가주님!”
아칸 프리우스.
그를 발견하자,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희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후-암! 잘 잤다. 으응?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던 거지?”
“뭐야, 이게 무슨 일이야?”
죽은 듯이 쓰러져있던 병사들이, 짜기라도 한 듯 일제히 깨어나기 시
작한 것이다.
이 거짓말 같은 상황에, 제이슨은 눈물 콧물로 범벅된 지저분한 얼굴 을 닦아내며 발악하듯 소리쳤다.
“모두 일어나세요! 루인과 청백 기 사단이 위험하다고요! 고작 20여 명 이 1만의 병력을 막아내고 있다고요!”
위험하다.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우던 그들 모두가.
상황 파악을 마친 아칸 프리우스 는, 더 듣지도 않고 앞으로 뛰쳐나 갔다.
그의 눈에는 오직, 모두 살아 있어야 한다는 간절함밖에는 남지 않았다.
* * ♦
“절대 물러서지 마라!”
청백 기사단 20여 명은, 모두가 등 을 맞댄 채 서로의 측면과 후방을 지켜주었다.
오직 눈앞의 적만을 상대하면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자, 이들은 믿을 수 없는 견고함을 자랑했다.
마치, 잘 단련된 한 사람처럼 느껴
질 정도였으니까.
나는 이들이 한결 편하게 버틸 수 있도록, 앞장서서 놈들 사이사이를 누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들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5분.
그리고, 10분.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는, 이 지 옥 같은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버티세요!”
버텨라.
버티고 버티다 보면, 반드시 지원 군은 올 테니까.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도착할 때 까지 싸운다고 생각하면 이미 도착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 무모하다.
애초에 불가능한 싸움이었던 걸까.
그저 희망 고문이었을 뿐인 걸까.
견고함을 자랑하던 청백 기사단의 전열이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으악"!”
마족의 공격에 팔을 베인 기사의 집중력이 흐려진 틈을 파고들어, 마
족의 도끼가 연거푸 날아든 것이다.
한 명이 자리를 이탈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측면과 후방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크윽! 단장님, 죄송합니다.”
“이, 일어나서 싸워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쿠, 쿨럭!”
삽시간에 난전의 양성이 되며, 도 끼가 빗발쳤고 청백 기사가 하나둘 자리에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부하들의 죽음에, 레시온 베이턴의 눈에서 피눈물을 쏟아졌다.
“이 개자식들이-! 감히 나를 죽일 수 있을성싶으냐!”
그는 롱소드를 각각 양손에 들고 광전사처럼 휘두르며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지만.
마족의 병력은 끝없이 밀려들었다.
레시온 경의 분전에도, 이 파도를 막아설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이 무기력한 상황에 이를 꽉 깨물었다.
“제기랄.”
저 눈물에 보답하고 싶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며 병사들 을 지키려던, 청백 기사 모두를 지
켜내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내 모든 걸 던져서라도.
이런 내 간절함이 어딘가에 닿았을까.
아니면…….
원래 신은, 이런 엿 같은 상황에서 만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마저 아니라면.
《향상된 쿤칸의 모랄 너클에서 미 확인 스킬이 해금됩니다.》
하늘산 최고의 철잡이꾼 오메루쉬 는, 이런 극한의 상황까지 내다본 것일까.
《*투신의 현신》
《액티브 스킬》
《모든 바위를 파괴한다.》
《모든 강철을 절삭한다.》
《파도를 잠재우고, 산을 뚫어낸다.》
《무엇이든 부순다.》
《투신 쿤칸을 불러낸다.》
마지막.
(???) 물음표만 가득하던, 모랄 너클의 숨겨진 능력.
역대 가장 강인한 오우거로 손꼽히 는, 하늘산의 초대 부족장.
투신, 쿤칸이 나와 함께 싸우는 것 이다.
스킬이 발현됨과 동시에, 거대한 바람이 내 주위로 휘몰아치기 시작 했다.
하급 마족들은 가까이 범접할 수조
차 없는, 거센 바람.
「퀴 익‘?」
「퀴에엑!」
이 바람은 금세, 폭풍으로 변했다.
쾅!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퍼진 힘의 파동으로 인해 마족 열댓 마리가 죽 어 나갔다.
다리를 휘두르면, 반경 모든 것이 폭발했고.
무아지경으로 주먹을 난사하다 보 면, 일백 마리의 마족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이 질적인 감각마저 들었지만, 이것 하 나만큼은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눈앞에 누가 있건.
눈앞에 몇 명이 있건.
“부순다.”
무엇이든 부순다.
♦ * ♦
8만 연합군 본대가 출정을 시작할 무렵.
드라카와 제이슨, 그리고 아칸 프 리우스는 먼저 전장을 향해 날아가 고 있었다.
제이슨의 마음에는 온통, 불안감밖 에 없었다.
“1만이라고요. 1만. 벌써 20분은 넘게 지났는데……
말끝을 흐렸다.
자신의 입 밖으로 도저히 내뱉지 못할 ‘전멸’이라는 두려운 단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칸 프리우스는, 속으로 불안감을
억누르며 말을 아꼈다.
1만의 병력을 상대로 지금까지 버 티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 에 가까웠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역시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래, 버티기 힘든 시간이지. 하 나, 나는 내 사위가 이렇게 죽을 것 이라고는 상상되질 않는다.”
“저, 저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또 하나. 만약 선봉대가 전멸했다면, 마족의 군대가 진즉에 본대를 습격하지 않았겠느냐?”
“••••••어?”
아칸 프리우스의 말에, 불안에 떨 던 제이슨이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그렇네요? 선봉대가 패배했다면 진즉에 쳐들어 왔어야 할 시간인데. 그렇다면, 아직 싸우고 있는 거예 요! 살아 있어요!”
제이슨은,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 하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저 멀리 개미 떼처럼 모여있는 마 족의 군대는, 아직 너무 멀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있어요! 있어!”
놈들과 가까워질수록, 이 예상은 확신으로 변했다.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폭풍의 정중앙에, 소수의 청백 기사들이 분 전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루인 아르델의 모습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본 루인은, 몸짓 한 번 한 번에 마족을 ‘지워 버리고’ 있었다.
“이럴 수가……
단순히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압도하고 있다.
제이슨은 그 모습에 순수하게 감탄 했고, 아칸 프리우스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사위 녀석, 더 강해졌군.”
이제는, 오싹한 공포까지 느껴질 정도다.
“저기! 저기 좀 보세요! 본대도 오 고 있어요!”
더군다나, 후방에서는 8만 연합군 이 출정하고 있었다.
“그럼, 먼저 가 있으마.”
“예?”
아칸 프리우스는 주저 없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아버지!”
정확하게 청백 기사단 한가운데로 떨어진 그는, 아들들의 생사를 확인 하고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 집사람 허락 없이는 함부로 다쳐서도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