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9)
올 힘 마법사 029화
공국 알테인행 마나열차 3호실.
오요타 국립 마법교육원의 세타 말 키리는 자신의 동행 교수인 말콤에 게 물었다.
“아까는 왜 말리셨습니까?”
모래 왕국 오요타는 부유층과 빈곤 층이 극심하게 나뉜다.
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 은 꽤나 부유하고 수준 높은 삶을 꽃피우지만.
반대로, 물이 귀한 척박한 환경에 서 자라는 이들은 극심한 가난을 경 험한다.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어려서부 터 ‘생존’에 대해 알게 되고 자연스 럽게 체력을 기른다.
덥고 메마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는, 투쟁과 약탈이 필수였기 때문 이다.
이는, 마법사가 되기 위해 모인 이 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오요타 대표인 ‘세타 말키리’ 는 평민 출신으로 매우 거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천운으로 마법에 재능을 타고나 마 법교육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그의 불같은 성정은 달라지지 않았 다.
싸움.
싸움.
싸움.
마법 뒤에서는 언제나 싸움을 통해 분쟁을 조율했다.
매년 치러진 ‘마법제전’에서도 별 반 다르지 않다.
천성이 게으르고.
배고픔이란 모르고.
꼴에 마법사라고 앉아 있지만, 실 력은 쥐뿔도 없는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 돼지 놈들을 상대로 이만 한 게 없었다.
복날 개 패듯이 시건방진 면상을 때려주니, 반항 한번 해볼 생각을 못 하고 설설 기었다.
아카데미 대표라는 미켈 게리힐도 매한가지다.
졸업 후 자신이 좋은 자리를 소개 시켜 주겠다며 온갖 감언이설로 자 신을 꼬드겼고.
듣기 싫다며 한 대 때릴 것을 오 히려 두 대 때려줬다.
이는 확실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리고, 여기 오요타 측 교수인 말 콤도 이 효과를 기대하며 방관했다.
아니, 오히려 ‘권장’했다.
바로 앞 객실에 들어온 이들이 ‘이 그니트 마법 아카데미’라고 말해준 사람이 교수 말콤이었으니까.
그런데, 왜 말린 것인가?
“다시 묻겠습니다. 왜 말리셨습니 까?”
세타 말키리의 물음에, 교수 말콤 이 말했다.
“못 보았느냐?”
“뭘 말입니까?”
“아까 그 루인이라는 녀석. 다른 아카데미 놈들과는 눈빛부터가 달랐 다. 풍기는 분위기도 그렇고, 탄탄한 신체 조건도 그렇고.”
“그게 어떻다는 말씀이십니까? 오 요타에서 저보다 강한 또래는 없습 니다. 그딴 놈, 제가 이길 수 있습 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또 하나 더 있었지.”
말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조금 전 을 회상했다.
“그 하이델이라는 교수 놈. 분명히
웃고 있었다.”
“••••••예?”
이게 무슨 말인가.
이그니트 아카데미 측 교수가 웃고 있었다니.
“책으로 얼굴이 가려져 있어서 너 는 못 보았겠지만, 나는 보았다. 그 교수……. 너희를 보며 웃고 있었어. 마치 너희들의 싸움을 기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래.
하이델 교수는 세타 말키리와 루인 의 싸움을 보며 남몰래 미소 짓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제자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하는 순전한 ‘호기심’이 었고.
이 호기심 뒤에는 분명, 짙은 자신 감이 숨어 있었다.
그 미소에서 말콤은 일종의 ‘소름’ 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그 루인이라는 녀석. 우리가 모르 는 분명히 대단한 무언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일전에 네가 상대했던 미 켈 게리힐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녀 석이야.”
말콤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세타
말키리도 더 따지고 들 수 없었다.
그래.
분명 루인의 기세는 이제껏 자신이 봐왔던, 탐욕에 찌들어 나약하기 짝 이 없던 ‘꼴카데미’ 녀석들과는 많 이 달랐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붙게 될 녀석이지만, 오 늘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녀석에 대 해 무언가 알아낼 때까지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 알겠습니다. 교수님.”
♦ ♦ ♦
마나 열차는 쉴 새 없이 라이나크 제국 연방 소속 공국 알테인을 향해 달려갔다.
이렇게 달리는 십여 분 동안, 객실 내 분위기는 묘하게 변해있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행커스를 중심으로 뭉친 10명의 ‘미켈 사단’ 들의 태도였다.
“우리 첫 경기가 뭐였지?”
“첫 경기는 대표 없이 치르는 단체 전이야. 루인 없이 해야 하는 싸움 이라고.”
“아, 루인이 빠진다고? 우리끼리 할 수 있을까?”
“해내야지. 절대 지면 안 되지.”
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질투심과 얼룩진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있던 이들이 별 시답잖은 내용 이긴 했지만 ‘전략 회의’를 하기 시 작했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도 달라져 있었 다.
“루인, 이번 애로우 볼 경기에서 행커스가 수문장을 맡았으면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해?”
“응?”
내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은근히 친한 척 호감을 표하기도 한다.
행커스 역시 마찬가지다.
“홈홈. 내가 수문장이라는 거지?”
수문장이라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 을 맡게 되었다는 것으로 자존심을 회복한 그는, 묘하게 들뜬 얼굴로 대화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이들에게 더 이상 따지 고 들거나 냉담하게 굴지 않았다.
미우나 고우나, 어찌 되었건 이들 을 이끌고 대회를 치러야 하기 때문
이다.
‘그나저나, 교수님은……
조금 전 이상한 말을 했던 하이델 교수님은 그 뒤로 어떤 이야기도 하 지 않으셨다.
뭐가 아쉬우셨던 건지.
뭐가 재미있는 구경이었던 건지 묻 고 싶었지만.
조금은 예상 가능했던 범위였기에 따로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열차가 출발한 지 30분 정 도가 흘렀을 무렵.
[다음 내리실 곳은, 공국 알테인. 알테인입니다.]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내음이 흘 러나옴과 동시에 열차가 정차하며 문이 열렸다.
“도착했군. 가지.”
하이델 교수님을 선두로 우리는 들 어올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게이트 를 나섰다.
바깥의 풍경은, 더 이상 내가 알던 풍경이 아니었다.
“알테인이다.”
익숙했던 아카데미를 떠나 정확히 30분 만에 국경을 넘어 도착한 이 곳.
“여기가 바로, 라이나크 제국이라 는 거지?”
“멍청아. 정확히 제국은 아니야. 제 국의 그늘 아래 있는 연방공국이 지.”
“그거나 저거나.”
공국 알테인.
라이나크 제국 연방 소속 국가 중 한곳으로, 제국의 발아래 유일하게 ‘중립국’으로서 인정받은 국가다.
이곳에서만큼은, 사이가 좋은 국가 건 그렇지 못한 국가건 모두가 평등 한 입장에 놓인다.
설령 수십 년간 전쟁을 치른 원수 지간이라 할지라도, 알테인 안에서 검을 뽑아 들거나 유혈사태를 일으 킨다면.
대륙의 패자인 라이나크 제국이 직 접 나서 그 죄를 심판한다.
그렇기에 대륙의 모든 국가는 이곳 ‘알테인’에서만큼은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한다.
이러한 ‘중립국’이라는 이점 덕분 에 마법계의《대제전》, 검술계의
《소드 그랑프리》같은 대규모 국제 대회가 열리게 된다.
그래서일까.
알테인은 언제나 여유롭고, 부유하 다.
어딘가에 쫓기는 듯 바쁘게 살거 나,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도심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맥주를 마신다.
입고 있는 옷들 역시,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완전 다른 세상이네……
“그…… 그러게 말이다.”
“우리 영지도 레디안 왕국 내에서 는 부유하기로 열 손가락 안에 꼽는 데, 여긴 무슨 저택들이 전부 우리 영지의……
“조용. 자, 모두 마차에 탑승하도 록.”
마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기분을 제대로 느끼며,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8인용 운송마차 네 대에 올라탔 다.
마차는 우리를 도심 깊숙한 곳으로 데려다주었고, 20분여 정도를 달린
끝에 알테인의 중심 상업 지구에 도 착할 수 있었다.
“도착했다. 모두 내리도록.”
알테인 상업지구.
그중에서도 여관들이 모여 있는 숙 소 거리.
알테인의 중심 번화가로, 식당, 술 집, 각종 상점 및 여관 등이 모여 있어 하루에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표 골목이었다.
아주 재미있는 점은.
거리에 줄지어 서 있는 수십여 개
의 여관들에는 모두 각 마법 학교를 대표하는 인장들이 걸려 있다는 점 이다.
“이야, 이 많은 여관을 통째로 빌 린 거야?”
“하긴 수백 명이 동시에 머물러야 하니까……. 그래도 대단하네.”
《대제전》시즌을 맞춰, 도시 전체 가 일종의 ‘축제’ 모드로 돌입한다.
여관 같은 숙소들은 대부분 ‘마법 학교 학생’들을 위해 제공되며, 이 때문에 일반 여행객들은 숙소가 없 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런 목적으로 생겨난 도시 기 때문이다.
하이델 교수님은 상업지구 중심에 위치해 있는「따스한 정오의 여관」 이라는 숙소 앞에 멈춰 서셨다.
“앞으로 머물 숙소는 이곳이다.”
이곳에는 우리 아카데미를 대표하 는 인장인, ‘작열하는 번개’ 인장이 걸려있었다.
“이야! 여기 엄청 깔끔한데?”
“아, 빨리 짐 풀고 욕조에 몸 담그 고 싶어!”
척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숙 소의 모습에 동기들이 모두 헤벌레 미소 지었고.
이런 학생들을 바라보며, 하이델 교수님이 당부하셨다.
“혹여나 하는 말이지만, 실수로라 도 다른 마법 학교 숙소를 찾는 일 은 없도록. 괜한 시비가 걸려서 좋 을 것은 없을 테니까.”
교수님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웅? 왜 굳이 저를 보며 말씀하시 는 거죠?
이렇게 묻고 싶었지만, 내가 제일 요주의 인물임을 나 역시 인지하고
있으니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 다.
네네, 알겠습니다.
“《대제전》개막식은 앞으로 이틀 후다. 그 기간 동안은 자유 시간이 지만……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모든 움직임은 내게 보고 후 에 움직이도록 한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대제전》의 개막식은 이틀 후.
덕분에 하루가량의 개인 정비 시간 이 생겼다.
그럼, 이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 까.
우선, 퀘스트를 해야 하고.
난생처음 해보는 낯선 도시 구경도 해봐야 하겠고.
또…….
“여기, 재미있는 냄새가 나는데?”
“……무슨 냄새?”
“아무래도 이곳에 ‘드라카의 유물’ 이 있는 것 같은데.”
‘드라카의 유물.’
이것도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