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92)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49화
아르델.
2차 인마대전이 발발한 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르델은 여전 히 평화로웠다.
전장의 불길도.
마족의 손길도.
그 어떤 위협도 닿지 않는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중소 국가.
아르델.
“들었어? 레버다인이 쑥대밭이 되 었다는데……
“영원한 권세를 자랑할 줄로만 알 았던 레버다인이 그렇게 무너지다 니. 믿기질 않는군.”
간간이 들려오는 비극적인 소식은, 멀리 떨어진 아르델까지 불안에 떨 도록 만들었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패전에 대한 우울함보다는, 종전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에 더 집중했다.
“그래도, 우리 도련님께서 놈들을
완전히 몰아내셨다는데?”
“이제 그 마신인지 뭔지 하는 놈 하나만 남았다는군.”
“하하, 이 빌어먹을 전쟁도 곧 끝 나겠어. 머지않아 돌아올, 우리 아들 들을 위해서라도 힘내자고!”
머나먼 타국 땅에서, 평화를 위해 싸우는 아르델의 아들들이 금의환향 하기만을 기다렸다.
곡창에 먹을거리를 풍족하게 쟁여 놓고, 거리를 깨끗하게 쓸고 닦았다.
춥고 시린 겨울이었지만, 돌아올 아들들만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머지않아 다가올 따스한 봄날에, 아르델에서 열릴 성대한 잔치만 생 각하면 웃음이 났다.
하지만, 이런 일말의 빛은 하루아 침에 퀴퀴한 어둠으로 바뀌었다.
“베긴스, 다시 말해보게.”
“……죽었습니다. 100명이 넘게.”
하루 밤사이, 1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서로의 심장을 찌르고 찔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은, 더 거대 한 재앙이 아르델을 향했다.
“크, 큰일 났습니다! 지금 거리 를……! 거리를 좀 보십시오!”
U | M
폭동이 다.
주신 프렐리아의 신자들이 일으킨 거대한 폭동.
순박한 시골 사람들이 살아가던 아 르델에는, 그 흔한 프렐리아 교단조 차 없다.
주신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기는 하 지만, 신에 기대기보다는 가까운 이 웃 주민의 어깨에 의지한다.
그렇다면, 저들은 다 누구인가?
“ 이주민들……
아르델이 받아들인, 타지에서 온 이주민들이었다.
이들은 날카로운 쇠붙이를 들고, 거리 여기저기를 쏘다녔다.
자신이 죽여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찾으려는 모습이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움직이는 폭탄과도 같았다.
델린 아르델은, 입술을 굳게 다물 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루이나……. 루이나는?”
“아가씨께서는 현재, 유모들과 방 에 계십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젯밤, 레버다인으로 부터 보고가 날아들었다.
프렐리아 교에 심취한 자들을 예의 주시하다, 모조리 격리하라는 내용 이었다.
하지만 이는, 알면서도 시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병들은 얼마나 있나?”
“아시다시피 전부 마신의 탑으로 출정해있는 터라, 도시를 지키는 병 사는 200가량이 전부입니다.”
고작 200명으로, 수만에 육박하는
시민들을 어떻게 모두 관리한다는 말인가.
“이 숫자로는, 당장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는 것도 역부족입니다.”
델린 아르델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하필, 아르델의 수호신 볼바르 페 튼이 자리를 비웠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자신이라도 나서서 막아야 한다.
델린 아르델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났다.
“나가야겠다. 내가 직접 저들을 설
득하겠다.”
그러자, 실무관 베긴스가 양팔을 크게 벌리며 막아섰다.
“안 됩니다. 저들은 설득이 통하는 상대가 아닙니다. 들으셨지 않습니 까?”
“그렇다고, 도시 전체가 불안에 떨 도록 손 놓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 지 않은가? 밖에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네!”
“현재, 한슨 경이 폭동을 진압하러 나가 있는 상태입니다.”
“……한슨 경이?”
현재 아르델에는 기사가 딱 1명
남아 있다.
한슨.
루인 아르델의 평민 친구이자, 아 르델 기사단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 으며 성장하고 있는 기사.
그 역시 전쟁에 참전하고자 했지 만, 볼바르 페튼은 한슨을 아르델에 남겨두었었다.
자신이 자리를 비워야 하니, 누구 하나라도 남아 아르델과 가문을 지 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슨 경이 이런 말도 덧붙이군요. 절대 시장님께서 밖으로 나오지 못 하도록 막아달라고. 시장님께서 다
치기라도 하시면, 볼바르 단장과 도 련님을 뵐 면목이 없다면서요.”
“……하.”
델린 아르델은 신음을 토해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열불이 날 만큼 화가 났고.
기사 1명에 이 상황을 기대야 한 다는 것이, 미안하고 답답할 뿐이었 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이린 아가씨께서도 함께 가셨으니까요.”
‘아이린’이라는 이름에 델린 아르 델이 또 한 번 펄쩍 뛰었다.
“왜 말리지 않았는가! 아이린은 우 리가 지켜야 할 아이일세! 혹여나 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말리지 못했습니다. 아니, 말릴 수 가 없었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고집이 상당하시다는 것을요.”
“그리고, 아가씨를 막을 수 있는 기사도, 마법사도. 현재 아르델에는 없습니다. 그러니 믿으셔야 합니다.”
델린 아르델은 크게 숨을 토해내 며, 창밖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목검을 들고 있는 한슨 과 아이린 프리우스가 폭도들을 향
해 걸어가고 있었다.
♦ ♦ ♦
레디안 왕국의 수도가 발칵 뒤집혔 다.
프렐리아교 신자들이 일으킨 폭동 때문이었다.
이에, 레디안 왕국을 이끄는 쌍둥 이 국왕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패닉 에 빠졌다.
“병력이 없다니……! 그게 무슨 말 인가!”
“병력 대다수가 연합군으로 차출되 어 있기도 하거니와 폭도의 숫자가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1만이 넘습 니다. 이 모두를 제압하는 것은 현 재로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법사는? 궁정 마법사들은 뭐 하 고 있는가!”
“궁궐로 밀려드는 폭도들을 진압하 는 것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원군을 청해보는 것은 어떤가? 그래! 오요타! 오요타라면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오요타가 불 가능하다면, 아르델이라도……!”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
니다. 도와줄 여력이 남아있는 곳은 없습니다.”
“이런, 제기랄!”
1국왕의 입에서 상스러운 욕이 튀 어나왔다.
폭도는 넘쳐나는데, 진압할 병력이 없다.
한 나라를 이끄는 국왕으로서, 이 를 어떻게 타개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럼 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모든 영지로 파발을 보내두었습니 다. 현재로서는 자경단을 꾸려 자생 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이런 무책임한 일이!”
자경단을 꾸려라.
이는, 시민들에게 알아서 살아남으 라는 말밖에 안 되지 않은가.
쌍둥이 국왕은 비통함에 고개를 숙 였고, 이와 같은 소식은 곳곳으로 퍼져갔다.
“자경단을 꾸리라니? 우리보고 막 으라고?”
“싸울 수 있는 젊은 남자들은 죄다 연합군으로 차줄했으면서! 우리보고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
거친 폭도들 사이에서, 노인, 여자,
아이들만으로 자생하라는 것은 죽으 라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은 남아있 었다.
전쟁에 차출되지는 않았지만,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남아있었으니까.
바로, 마법 학교.
“들었어? 프렐리아 교인들이 폭도 로 변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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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o •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우리라도 나가서 싸워야지.”
“하, 하지만……. 아카데미 밖에서
마법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교칙 에 위반……
“그깟 교칙이 뭐가 중요해!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
적게는 10살부터, 많게는 16세까 지.
모두 어린 소년들뿐이지만, 이들은 본인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주 장했다.
“알잖아? 지금 이 나라에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우리뿐이야. 우리가 직접 나서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 고.”
“그, 그렇지만……. 하이델 교수님 말씀 못 들었어? 인마대전에는 신경 쓰지 말고, 학업에만 집중하라고 분 명……
“그건 폭동이 일어나기 전이잖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니까! 루인 아르델 선배님이 계셨더라도 분명 나처럼 얘기하셨을••••••!”
“쉬, 쉿! 교수님이야!”
“••••••응?”
언성을 높이던 학생이, 고개를 돌 렸다.
그곳에서는, 하이델 교수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아••••••
아차 싶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하이델 교수의 눈에는, 교칙을 다 같이 위반하자고 다른 학생들을 선동하는 모습으로 보였을 테니까.
벌점을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벌을 받게 될지 도 모르지.
하지만…….
“어, 어?”
“……그냥 가시는데?”
하이델 교수는, 이들의 대화를 못
들은 척하며 그냥 지나쳐버렸다.
그 모습을 보자, 싸워야 한다고 주 장하던 학생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 기 시작했다.
“하이델 교수님께서도 아시는 거 야! 우리라도 나서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저, 정말 그럴까?”
“응. 확실해. 일부로 못 들은 척해 주신 거야.”
“그, 그렇지만 우리가 나선다고 무 슨 도움이 될까? 우리 같은 고학년 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저학년들 은아직……
“간단한 로프 마법만 다룰 줄 알아 도 도움이 될 거야. 폭도들을 멀리 서 묶어버릴 수는 있을 테니까. 1학 년은 아직 너무 어리니까 놔두고, 2 학년들부터 시작하자. 내가 학년 대 표들을 만나볼게.”
“응, 알았어.”
일이 시작되었다.
루인 아르델이라는 걸출한 전투 마 법사를 배출해낸 학교의 후배들답 게, 결정도, 움직임도 빨랐다.
6학년 졸업반 학생들을 중심으로 아 카데미 자경단이 꾸려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소식은, 당연히 학장인 티
리온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학장님. 정말 말리지 않으실 생각 이십니까?”
하이델 교수의 물음에, 학장 티리 온 이그니트는 무덤덤하게 찻잔으로 손을 뻗으며 반문했다.
“그러는 하이델 교수님께서는, 교 칙을 위반하자는 학생들을 목격하시 고도 왜 말리지 않으셨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제가 왜 그랬 는지. 하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히 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대화를 듣는 순간, 어른으로서 부끄러워졌습니다. 저 어린아이들의 힘까지 빌려야 한
다는 것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계속해서 못 본 척, 못 들은 척, 이 대로 지켜만 보는 것이 좋을까요?”
“이미, 마음속으로 어떻게 할지 결 정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제 허락이나 의견을 구하시려는 것이라면, 저는 교수님의 뜻을 존중 합니다. 전투 마법 교수의 ‘특별 수 업’을 허락해드리겠습니다.”
그래.
이미 결정은 끝났다.
자신의 결정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 이 필요했을 뿐이고, 방금 그 확신
을 얻었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하이델 교수는 학장에게 고개를 숙 여 보이고는, 곧바로 소강당으로 향 했다.
그곳에는, 2학년부터 졸업반 학년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고.
“교, 교수님?”
하이델 교수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놀라고 있었고, 6학년 학생 대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교, 교수님께서 말리려고 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이미 싸우리라 결심했 습니다! 나가서 저희의 손으로 지키 겠습니다! 그러니 말리지 마십……
“어떻게 싸울 테냐?”
“저희는 아직 어리지만, 싸울 수 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께 수업도 열심히 들었고, 또 루인 아르델 선 배님은 저와 같은 나이대에 이 미……
“방법을 물은 것이다. 구체적인 작 전은 세운 건가?”
“••••••예?”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이델 교수는, ‘작전 계획’이라고 조악하게 쓰인 종이를 유심히 들여 다보기 시작했고.
몇 가지 세부적인 사항들을 수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저학년을 동원하여 로프 바인더 마법을 주력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은 좋으나, 아이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폭도들을 눈앞에 두고 긴장하여 사 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 오히려 고 지를 점령하여……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학생들은 하이델 교수의 허리를 끌 어안으며 환호했고, 하이델 교수는
오히려 자신의 학생들을 내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야말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