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96)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53화
꿰뚫었다.
죽은 마족의 껍질을 이어 만든, 봉 제 인형 위르킨.
그 단단한 갑피를 한 번에 꿰뚫었 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형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주저 없이 목뼈를 부순 다.
‘■구오오오!j
위르킨은 부러진 목뼈를 덜렁거리 면서 끝까지 덤벼들었지만.
파바바바밧!
주먹을 난사하여 쉴 틈 없이 몰아 치는 모습이, 복수와 파괴의 신 모 습 그대로였다.
아니, 여기에 더해진 마법의 위력 은, 쥬토 그 이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수준의 차이가 크다.
“괜히 순혈이 줄줄이 패배했던 것 이 아니었던가.”
마신은, 생각했다.
봉제 인형 위르킨을 비롯하여 준비 된 사냥개 모두를 풀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루인 아르델은, 눈앞의 적이 무엇 이든 부술 것이고.
공포에 굴복하지도, 두려움에 잠식 되지도, 자신에게 무릎 꿇지도 않을 것이라고.
무릎 꿇릴 수 없다면, 무릎을 부순 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미, 한 번 해봤던 일이지 않은가.
“억겁의 세월을, 또 한 번 고통 속 에서 몸부림쳐라.”
마신이 하늘을 열었다.
탑 천장이 열리며, 마계의 지옥도 가 펼쳐졌고.
마신의 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 * ♦
“큭 ”
순간, 머리가 핑하고 돌았다.
분명 처음 느껴보는 두통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익숙한 불쾌함이 정신을 마비 시킨다.
동시에, 탑 전체가 뿌리째 뒤흔들 렸다.
마신의 탑이 무너지는 것이다.
콰앙!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올리 자, 거대한 바위가 연거푸 머리 위 로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낙하하는 바위를 피해내고, 주먹으로 쳐내며 소리쳤다.
“ 마신은?”
“위야!”
위.
분명, 천장이 무너져 내려 뻥 뚫린 하늘이 보여야만 하는데….
왜 하늘이 까만 것일까.
단순히 밤이라서 어두운 것이 아니 다.
검은 하늘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불길한 기운이 엄습한다.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겠어.”
나는 무너지는 마신의 탑을 뒤로한 채, 돌아왔던 길을 고스란히 내달렸 다.
하지만, 탑의 붕괴는 걷잡을 수 없 이 빨랐다.
쾅! 콰아앙!
달리는 속도보다 탑이 주저앉는 속 도가 더 빨랐고, 이대로는 바위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길을 만들어내리라 결심하며 영력을 이용해 어둠을 향 해 주먹을 꽂아 넣었다.
쩡!
“뛰어내려!”
유리창이 깨지듯 탑의 내벽에 구멍
이 뚫렸고, 나와 스트랑은 주저 없 이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탑의 외벽을 꿰뚫고 나오는 순간.
쿠과과과광!
하늘 높이 솟아 있던 탑이 무너져 내리며, 나는 빠른 속도로 낙하했다.
척.
플라이 마법을 이용해 사뿐히 착지 하며 탈출에 성공했지만, 나는 조금 도 웃을 수가 없었다.
이질적이다.
정말, 여기가 내가 알던 세상이 맞 는가?
“없어.”
“ 응?”
“……태양도, 달도, 아무것도 없 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묵빛 세상으로 변했고, 소 용돌이치는 검은 하늘에 보이는 것 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마신의 그림자가, 태양마저 가려버 린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 지?”
그 순간.
쩌 쩌저저저정!
하늘이 반으로 갈라지며, 무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이런……
그것은, 지옥의 모든 찌꺼기가 모 여 하나로 창조된…….
혼돈.
그 자체였다.
* * ♦
“교, 교수님? 지금 하늘이
하늘이 검은 소용돌이에 집어 삼켜 졌다.
이는, 방어전을 치르고 있는 레디 안 왕국 수도에서도 너무나 선명하 게 보였다.
하늘이 심상치 않다.
우지끈!
당장에라도 벼락을 쏟아낼 것처럼 화나 보이기도 했고, 저 하늘 위에 서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처럼 보이 기도 했다.
불안한 낌새를 감지한 하이델 교수 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모두 궁 안으로 들어간다.”
“예? 하, 하지만……
“어서!”
“에, 네!”
하늘은, 점점 악마의 얼굴로 물들 어가기 시작했고.
대륙의 모든 이가, 같은 장면을 보 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프렐리아 신성 공국의 폭도들을 진 압하던 황제의 연합군도 예외는 아
니었다.
“폐하, 다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황제는 고민했다.
완전 진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 다.
언덕 위에서 포격하며 폭도 대부분 이 학살당했고, 포격을 피해 달아나 던 폭도들은 입구를 막아선 지상군 의 창칼에 죽임을 당했다.
거세게 저항하던 마신의 기사들 역 시, 완벽한 포위진에 이렇다 할 활 약을 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완전히 소 탕할 수가 있는데…….
“우박입니다!”
“폐하! 피하십시오! 우박이 떨어집 니다!”
마신이 움직이고 있다.
황제는 인상을 구기며 명했다.
“병력을 뒤로 물리겠다. 모두 대피 하라.”
“대피하라! 머리를 보호하고, 숨을 곳을 찾아라!”
저마다 머리를 보호할 투구를 쓰거 나, 나무 아래, 임시 천막에 몸을 숨겼다.
O rz rz rz rz ।
—I—I―I―I—r!
이건, 단순한 우박이 아니었다.
찌꺼기 였다.
하늘이 절반으로 갈라지며, 무수히 많은 마계의 찌꺼기들이 땅으로 떨 어지는 것이다.
찌꺼기 세례를 피해 몸을 숨긴 연 합군과는 달리.
“와아아!”
프렐리아 신성 공국에 있던 폭도들
은, 이 찌꺼기에 환호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당해 피를 철 철 흘려도, 옆 사람이 죽어가건 말 건 상관없이.
이 더러운 찌꺼기가, 성스러운 신 의 축복이라도 되는 것처럼 환호하 고, 경배했다.
“저런 미친 자들……
이는, 모두가 혀를 내두를 만큼 기 괴한 모습이었다.
찌꺼기 세례가 점차 멎기 시작하 자, 황제가 다급하게 물었다.
“서부 연합군에서 특별한 보고는
없었나?”
“바, 방금 들어온 보고가 있습니 다! 놀라지 마십시오. 마신의 탑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마신의 탑이 무너져?”
당황스러운 보고다.
마신의 탑이 무너졌다는 것은 승전 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지금 돌아 가는 상황을 봐서는 오히려 불안감 만 가중된다.
“탑주가 한 일인가?”
“그것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 니다. 마신의 탑으로 들어갔던 탑주 의 생사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서부
연합군 측에 갑작스러운 습격이 일 어났다고 합니다.”
“습격? 갑자기 습격이라니?”
“벌레들의 습격이라고 하는데, 자 세한 보고는 아직……
“폐하! 저기 좀 보십시오!”
“..I”
갈라진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은, 찌꺼기만이 아니었다.
벌레다.
사람의 크기만 한 수천 마리의 벌 레가, 대륙 전체로 펴져 날아가고 있었다.
“저겁니다! 바로 저 벌레들이 습격 한 것입니다!”
“저, 저게, 마신의 군대?”
황제는 침묵했다.
프렐리아 신도들을 마인으로 변화 시키는 일은,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마신의 진짜 역습이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계 전체를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종류였고…….
“호, 혹시 탑주가 패배한 것은 아 닐까요?”
황제는 설마 하는 불안감을 털어내 며,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
두려움에 맞설 때다.
“마법사들은, 신호 마법을 하늘 위 로 일제히 쏘아 올릴 것이다.”
“……신호 마법? 유인하시려는 거 군요. 놈들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도록.”
“후방으로 조금의 병력도 보내서는 안 된다. 우리 선에서 저지한다.”
“존명!”
“모두 방패를 들어라! 방패를 들고 마법사와 궁수를 보호한다!”
후방에는 삶의 터전을 잃고 비통해 하는 레버다인의 제국민들이 있다.
우리 모두의 가족이 있다.
다시는, 그들에게 비극을 선물해서 는 안 된다.
“쏴라!”
황제의 손짓에 맞춰, 마법사들이 일제히 신호 마법을 쏘아 올렸고.
여기저기로 흩어지던 벌레들은, 제 국 연합군의 머리를 노리며 날아들 었다.
* * ♦
“벌레들이 공격하고 있어!”
스트랑의 외침에 고개를 돌렸다.
5천은 족히 넘어 보이는 끔찍한 벌레들이, 대기 중이던 서부 연합군 을 공격하고 있었다.
대륙 각지로 날아가는 벌레들은, 후방의 무수히 많은 인간을 학살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선을 하늘 위로 고
정했다.
“마신, 놈 하나만 잡으면 끝나는 싸움이야.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어. 녀석을 잡아야만 해.”
“마신의 탑을 뚫고 하늘로 올라간 뒤로, 보이지도 않는 녀석을 무슨 수로?”
“아냐, 분명히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느낄 수 는 있다.
어디 와볼 테면 와보라는 듯.
저 하늘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나 를 부르고 있다.
“하늘 위로 올라가야 해. 최대한 빠르게.”
“무슨 수로? 플라이 마법은 속도가 너무 느려. 저 정도 높이를 올라가 려면……
“부유섬으로 올라갈 때 기억하지? 같은 방법을 쓸 거야.”
내 말에 스트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듯 말했다.
“……밧줄이면 되지?”
u O ”
“O’.
스트랑은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화
신이고, 원한다면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다.
그녀는 양 볼에 힘을 주며 튼튼한 로프로 변신했고, 나는 마신의 탑이 무너지며 남긴 바위에 로프를 고정 했다.
그리고, 플라이 마법을 이용하여 몸을 지면에서 살짝 띄운 상태 로•….
붕! 붕! 붕! 부웅!
로프 한쪽을 쥐고, 고정해 둔 바위 를 크게 돌리기 시작했다.
바위의 무게를 이용하여, 나 자체 가 투석차가 된다.
목적지는, 최대한 높은 곳으로.
“가자, 스트랑.”
“허리 조심하라고!”
힘차게 회전하던 바위가 정확히 수 직에 도착했을 때, 그대로 냅다 집 어 던졌다.
부웅!
동시에, 바위에 이끌려 위로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우, 우아”
엄청난 속력이다.
힘껏 집어 던진 덕분인지, 바위는 바닥으로 떨어질 생각조차 하지 않
고 끝없이 솟아올랐다.
가까워진다.
놈과 가까워질수록, 강렬한 마기가 내 목을 옥죄어 숨이 턱 막힐 지경 이었지만…….
녀석의 기운도 점점 강해진다.
“ 지금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트랑이 변신 을 해제했고, 허공에 멈춰 섰다.
제대로 찾아왔다.
검은 하늘 한가운데서, 마신이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네 진짜 모습이냐?”
그는,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이 아니 었다.
추악하다.
그동안 아름다운 여신의 가면을 쓰 고 추악함을 숨기고 있었지만, 가면 뒤에 감춰진 본 모습이 드러나자 너 무나도 추악했다.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심한 화상 자국.
전신에는 검버섯과 함께 우글거리 는 벌레가 들끓고 있었고, 정수리에 는 파충류의 더듬이와 같은 것이 꿈 틀거렸다.
“손대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모습 인걸.”
그러니, 최대한 빨리 끝낸다.
나는 너클을 꽉 움켜쥐고, 내가 가 진 모든 신력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상상이 만들어낸 파편일지도 모르 고, 단순한 환각일지 모르지만…….
나와 똑 닮은 누군가가 함께 싸워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신살 (神殺).
우리는 신을 죽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