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13)
올 힘 마법사 2부 마신의 탑
070화
“……아하하.”
초롱초롱.
후배들이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 았고, 나는 어떤 말로 특강을 시작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그러기를 잠시.
나는 먼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고 마움을 표시했다.
“고맙습니다. 함께 싸워주셔서.”
이는, 2차 인마대전의 막바지에 폭 도들을 상대로 함께 싸워준 용기에 대한 감사다.
미완성된 실력으로, 위험한 싸움에 자진하여 나선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내 후배들은 그걸 실현했다.
“제가 여러분과 같은 입장이었어도 쉽게 해내지 못했을 일입니다. 그런 용기는, 존경받아야만 합니다. 고맙 습니다.”
내 인사에 한 후배가 얼굴을 붉히 며 소리쳤다.
“모두 선배님께서 할 수 있다는 용 기를 주신 덕분입니다!”
이 오글거리는 한 마디에, 모여 있 던 학생들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만, 멋쩍게 웃어버렸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칭 찬에는 익숙하지 않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손뼉을 가볍 게 치며 말했다.
“사실 오늘 이 만남은, 여러분들에 게 미안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강이 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거창한 무언가는 준비하지는 못했기 때문이
죠. 제가 탑주가 되기 전, 특강을 하겠다고 학장님과 약속을 했었는 데…… 그동안 너무 바빠 지키지 못 했었거든요. 공식적인 휴가를 받은 만큼, 이번에도 미룰 수 없어 이 자 리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학생이 소리쳤다.
“그냥 이렇게 얘기만 나눠도 좋습 니다!”
“푸흡, 그런가요?”
그 외침에, 많은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나 역시 그 모습이 순수하고 귀여 워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특강을 함께 참관하러 온 아 이린과 제이슨 역시 마찬가지다.
“후후, 귀여워.”
“으아, 나도 특강 하고 싶다. 특강 교수 제이슨! 일일 교수로 안 불러 주려나?”
“안 될 일은 없겠죠. 학생들이 얼 마나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왜 이래? 이래 봬도 나도 어엿한 마탑 소속 마법사라고. 거기다, 드래 곤 메이지로 후배들 사이에서 꽤 유 명세를……
“아, 드라카 등 위에 올라타 열심 히 응원하던 마법사요?”
“……아이린, 아프니까 뼈 때리지 마.”
둘은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며 즐거 워했고, 나는 본격적으로 특강…….
아니, 후배님들과의 데이트를 시작 했다.
내가 손짓하자, 대강당의 문이 열 리며 마법사 탑 문양이 그려진 로브 를 입은 마법사들이 들어왔고…….
“우와아!”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마법사들의 등장에 넋을 잃고 탄성을 흘렸다.
마법사들은, 거대한 자루 속에서 여러 가지 물건들이 가득 담긴 꾸러
미를 꺼내 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기 시작했다.
꾸러미 속에는, 선물이 들어있다.
“이것 좀 봐! 마법사의 탑 인장이 찍힌 로브야!”
“이건 마나 순환 팔찌 같은데?”
델타곤의 기념품 깃펜에, 로브, 메 텔에서 특수 제작한 마도 용품들.
거기다, 특강을 듣기 위해 아침도 제대로 못 먹은 후배들을 위한 간단 한 간식과 음료까지.
함께 싸워준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내 작은 성의이 자…….
“요즘은, 마법사 탑의 인식이 어때 요? 제가 아카데미에 다닐 때만 해 도, 생각보다 돈을 많이 못 버는 곳 으로 유명했는데.”
“최고죠!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곳!”
“그래요? 그럼 졸업하시면, 꼭 저 희에게 지원해 주세요.”
훌륭한 새싹들에게 바치는, 작은 뇌물이 랄까.
내가 아카데미를 다닐 때만 하더라 도, 마법사의 탑의 이미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길고양이 씨처럼 이름도 괴상하게 바꿔야 하고, 실력은 출중하지만 어
딘지 모르게 괴짜들이 모이는 곳이 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부유한 귀족 가문에 소속되거나, 궁정 마법사가 되면 마탑보다 더 커 다란 부를 쌓을 수 있다 보니, 이름 값과는 무관하게 기피되고는 했다.
물론, 내가 탑주가 되면서 마탑 특 유의 이상한 전통은 모두 사라졌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내 여기 모인 이들이 내 직속 후배들이기 때문일까.
“마법사의 탑이라니! 졸업 시험 탑 30명 안에 들지 못하면 지원도 못 하는 곳이잖아!”
“저도 가고 싶어요! 제발 뽑아주세요!”
마법사의 탑은, 후배들에게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괜히 흐뭇해지는걸.
“탑주님, 앉으십시오.”
“아, 고맙습니다.”
마침 길고양이 씨가, 내가 앉을 의 자와 마실 음료를 가져다주었고.
나는 의자에 걸터앉으며 후배들에 게 말했다.
“우리 거창하게 특강 하지 말고, 맛있는 거나 먹으면서 실컷 수다나 떨죠. 어때요?”
“좋아요!”
“드세요, 어서.”
후배들은, 신난다는 얼굴로 간식과 음료를 입에 대기 시작했고.
“먹으면서, 간단하게 질문 몇 개만 받아볼까요?”
“저요!”
“여기요!”
너나 할 것 없이 번쩍 손을 들어 올리는 백여 명의 학생들에게서, 몇 가지 질문을 받아보았다.
대부분 질문은, 인마대전에 관한 이야기였다.
마신의 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순혈의 악마들과의 게임은 어 떻게 승리했는지, 마신과의 마지막 전투는 어땠는지, 어느 날 갑자기 이주해온 3만가량의 동대륙인들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오오오!”
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학 생들은 마법을 처음 본 순수한 어린 아이처럼 반응해주었다.
개중에는 지금은 몇 클래스 마법사 인 거냐, 마법 방출 장애는 극복한 거 냐, 같은 개인적인 질문도 존재했다.
“글쎄요. 정확한 수준을 가늠하긴 어
렵지만, 누구도 가보지 못한 경지를 눈으로 보았다…… 라고만 해두죠.”
“누구도 가보지 못한 경지라면, 9 클래스 인가요?”
“그 이상이요.”
“응? 그렇다면, 10…… 10 클래스?”
“아아, 오해하지는 마세요. 제가 그 렇다는 건 아니니까.”
마신을 쓰러뜨린 그 마법은, 나도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다시 구현되지 않았던 마법이니까.
옛날 같았으면, 비밀이 너무 궁금
해 잠을 못 잤겠지만…….
나는 마음을 편안히 먹기로 했다.
“확실한 것은, 9클래스. 드래곤 이 상의 경지는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 러니까, 계속해서 정진하세요. 여러 분들 중 누군가가, 저도 밝혀내지 못한 궁극의 10클래스를 발견할지 도 모르는 거니까요.”
이 정도는, 숙제로 남겨둬도 좋을 테니까.
미래의 주인공은, 당신이다.
진부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마법사 를 꿈꾸는 후배들에의 심장을 뜨겁 게 만드는 말임은 분명하다.
후배들의 얼굴이 묘하게 붉어지며, 즐거운 상상을 하고는 했으니까.
그때, 후배 한 명이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내게 했다.
“내년에는……. 마법 제전이 열릴 수 있을까요?”
“……아.”
이건, 챙기지 못한 문제다.
마법 제전은 매해 마다 진행이 되 고, 이 제전에서 우승한 천재 마법 사들이 모이는 ‘대제전’은 4년마다 열리게 된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 이러한
마법사들의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탑주가 바뀌며 여러모로 어지러웠고.
작년 인마대전의 여파로, 그 어떤 행사도 모두 취소되었으니까.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 초 내내 인마대전에 시달리고, 피해 복구를 하느라 제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탓이다.
“올해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내년 에는 반드시 열리도록 해야겠지요. 마법제전과 대제전은, 마법사들에게 좋은 기회니까요.”
내가 길고양이 씨를 바라보자, 그 는 가능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정을 조금 미룬다면 올 해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자, 후배들의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오, 올해도요? 정말인가요?”
내가 대제전에서 우승하며 유명세 를 얻은 것처럼, 대제전은 재능있는 마법사가 날뛸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되니까.
이렇게까지 열정적일 줄은 몰랐는걸.
몇몇 학생들이 욕심을 내자, 나는 결심했다.
“올해 말에는, 제전이 열릴 수 있 도록 최대한 힘써볼게요.”
“와아아아!”
“선배님 만세!”
“그리고 내년에는, 대제전이 돌아 오는군요. 2회 연속 대제전의 주인 공이 아카데미에서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는데.”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내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 어리지만, 계속해서 빛 나기보다는 누군가를 빛내주고 싶다 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짧지만 너무 치열하게 달려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금은, 마음을 가볍게 먹고 천천 히 걸어야지.
누군가가 빠르게 쫓아온다면, 뒤돌 아서 응원도 해주고, 보폭을 맞춰주 기도 하고.
내 삶을 즐겨야지.
그때 후배 하나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질문했다.
“탑주님! 결혼은 언제 하시나요!”
“ 예?”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내가 멍한
표정을 짓자, 학생들 십여 명이 연 거푸 손을 들며 물었다.
“맞아요! 궁금해요!”
“아니, 그걸 어떻게……
“제 고향도 아르델이거든요. 아시 는지는 모르겠지만, 탑주님이 올해 에는 결혼하신다는 소문이 이미 쫙 퍼졌는데요.”
아, 그렇구나.
반응을 보아하니, 이미 후배들 사 이에서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모양 이다.
“흠흠, 그게……
내가 아이린을 슬쩍 바라보자, 그 녀는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하기 전에 는, 구체적인 날짜를 정할 생각도 말라는 의미처럼 느껴졌고.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결혼, 저는 내일이라도 당장 하고 싶어요.”
“오오오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신이랑 싸우라면 싸우 겠고, 전설 속의 동대륙을 찾으라면
찾겠는데……. 한 여자의 마음을 얻 는 건 참 어렵네요. 그래서 말인데 요, 여러분들이 좀 도와줄래요?”
내 질문이 예상치 못한 종류였기 때문일까.
“아, 네에……
후배들이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아이린을 바라보며 최대한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나랑 결혼해 줄래요?”
여자들이 원하는 로맨틱한 프러포 즈가 뭔지, 나는 잘 모른다.
그저 짐작하기로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아름다운 꽃다발과 약
혼반지를 건네며 사랑을 맹세하는 것이 아닐까.
비록 여기, 아름다운 꽃다발은 없 지만…….
“오, 오오오오!”
우리의 결혼을 축하해 줄 꽃 같은 후배들이 잔뜩 모여 있으니…….
비슷한 상황 맞지?
“……루인 님.”
아이린은 감동이라도 받은 듯, 얼굴 을 잔뜩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 왔다.
나는 그녀를 꼭 끌어 안아줄 준비 를 하며 팔을 활짝 펼쳤고, 후배들 의 ‘꺄아악!’ 하는 비명은 대강당 전 체를 울렸다.
그러자 아이린은, 싱긋 미소를 지 은 채 내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복화 술 하듯 말했다.
“이런 거, 여자들이 별로 안 좋아 해요.”
“연애 정말 못하시는구나.”
아, 이번에도 틀린 건가.
하지만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품에 쏘옥 안겨 왔다.
“그래도, 밥 먹다 말고 한 프러포 즈보다는 듣기 좋네요.”
“이거, 승낙인가요?”
“승낙이야 진즉에 했죠. 일단은 웃 어요.”
우리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비명 을 지르는 후배들을 바라보았다.
“꺄아아아!”
“저희도 초대해 주세요!”
결혼식은 아무래도, 야외에서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