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25)
올 힘 마법사 2부 외전
006화
“야! 너, 거기서!”
“..아”
뒤를 돌아보자, 12살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큰 체구를 가진 지원자가 나를 향해 씩씩거리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공격적인 표정에다, 격앙된 숨소리다.
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물었다.
“너! 네가 정말 탑주의 아들이냐?”
“ 뭐?”
“대답해! 네가 정말 에반 아르델이
냐고!”
“싸, 싸우는 건가!”
“오! 오오!”
안 그래도 이목이 쏠려 있는 부담 스러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호기심을 보였고.
“후우•…”
나는, 피가 달아오른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도전자다.
심장이 미칠 듯이 뛰고, 주먹이 파 르르 떨려온다.
괜히 다리가 후들거리는 기분이 들 기도 하고, 녀석이 갑자기 내게 달 려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막막 하기도 하다.
이게,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통상적 으로 일어나는 생리적인 현상인가.
“대답하라니까! 네가 정말 에반 아 르델이냐!”
녀석이 내게 한걸음 다가오자, 나 는 저도 모르는 사이 한 걸음 뒷걸 음질 쳐버렸다.
탑주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덤 벼드는 도전자들.
이러한 상황을 몇 번이나 예상하며 마음을 다잡았었지만…….
첫 번째 실전이란 이런 것일까.
두렵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대답해야 할까?”
“뭐야?”
아빠는, 이 같은 상황을 수없이도 많이 마주하셨겠지.
마법 방출 장애라는 특수한 상황에 서도, 아르델을 무시하는 녀석들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들었다고 들었다.
그 생각을 하면, 결코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다잡으며, 최대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질문 말이야. 내가 대답해야 하냐고.”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는 것.
이는, 간접적으로 내가 ‘에반 아르 델’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적당한 대답이 되었을까.
“그래. 네가 에반 아르델이다, 이거 지?”
녀석은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 작했고.
“부, 붙는다!”
“싸우면 말려야 하는 거 아냐?”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사람 들이 소리 질렀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누가 좀 말려주세요!
나는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동시 에 두 주먹을 들어 올렸다.
“와라.”
싸, 싸운다…….
처음으로 싸운다!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줄 알고 있었지만, 입학시험 첫날부터 누군 가와 싸우게 될 줄은 몰랐다.
절대, 얕보여서는 안 돼.
아빠와 엄마의 명예에 조금도 흠집 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그 짧은 사이에 마음을 다잡았지 만, 후회도 함께 밀려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볼바르 경을 붙잡 고 더 열심히 체술을 배워두는 건데!
꿀꺽.
“질 순 없어!”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주먹 사정 거리 안까지 들어온 녀석의 턱을 향 해 주먹을 뻗으려 했다.
하지만, 녀석의 움직임이 더 빨랐 다.
“에반 아르델!”
녀석은 사정없이 내게 달려들며 목
을 끌어안고 숨통을 조이는…… 것 이 아니라 포옹을 했고.
“진짜로 반갑다!”
“……어?”
“여기 입학시험을 치르면, 너를 만 날 수 있을 줄 알았지! 으하하!”
나를 와락 끌어안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까지 했다.
여기서 더 당혹스러운 점은, 놀란 황녀님이 녀석의 등을 사정없이 후 려갈기고 있는 점이다.
“놔! 당장 에반 님을 놔주라고! 나 도 아직 못 안아봤는데!”
황녀님, 우선 진정하세요.
아니, 일단 나부터 진정을 좀…….
뜨겁게 달아오르던 심장이, 얼음물 이라도 끼얹은 듯 팍 식어버렸다.
대체 이 녀석은 뭐야?
내가 황당한 얼굴로 녀석을 바라보 자, 또래보다 주먹 하나는 큰 체구 를 자랑하는 그 녀석이 내게 활짝 웃어 보였다.
“정말 반갑다! 에반 아르델!”
“아, 아니, 너는 대체 누구……
“응? 아, 이런. 아직도 내 소개를
안 했던가?”
포옹을 빙자한 사정없는 목조르기 를 시전 하던 녀석은, 팔에 힘을 풀 고는 내게 악수를 청했다.
“몬타 말키리다.”
몬타 말키리……?
분명 처음 듣는 이름인데, 왜 이렇 게 낯설지가 않은 거지?
그건 아마도…….
‘말키리’라는 성을, 아빠 입에서 자 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너는 설마……. 세타 말키리 삼촌 의 아들?”
“응. 꼭 한번 보고 싶었다.”
녀석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4,111명의 지원자를 향해 떵떵거리 며 소리쳤다.
“에반 아르델은 오늘부터 내 제일 친한 친구다! 만약, 에반에게 깐죽 거리는 녀석이 있으면……! 이 몬타 말키리 님이 혼내줄 테니까 다들 잘 기억해두라고!”
뭐야, 도대체.
그런 걸 왜 네가 정하는 건데.
* * *
세타 말키리 삼촌.
이웃 나라 오요타의 마탑 최고위원 이자, 우리 아빠의 절친한 친구.
공적인 자리에서는 ‘탑주님,이라고 부르시다가도, 사적인 자리가 되면 ‘루인 이 자식!’이라고 소리치며 아 빠 멱살도 잡으신다.
물론 그럴 때면, 아빠의 가벼운 업 어치기 공격에 된통 깨지신다.
세타 삼촌 말에 따르면, 한때는 에
스페라나자에서 유명한 싸움꾼이셨 다는데…….
아무래도 뻥인 것 같다.
저렇게 약하면서, 싸움꾼은 무슨 싸움꾼?
“응? 세타 말키리 아들이라고? 내 가 알고 있는 그 세타?”
“우리 아빠를 아세요?”
“그럼, 알다마다.”
입학시험이 끝나고, 나는 곧장 제 이슨 삼촌을 찾았고.
제이슨 삼촌은, 나를 따라온 몬타 말키리를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리셨다.
“새삼 놀랍네……. 세타가 결혼했 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만큼 큰아들이 있었을 줄이야.”
지금으로부터 11년전.
오요타의 대제님께서는, 세타 삼촌 을 당시 3살이던 공주님과 강제로 약혼시키려고 하셨는데.
세타 삼촌은, 15년이나 기다릴 수 는 없다며 황급히 다른 여자와 결혼 식을 올리셨다고 한다.
고아로 자라서, 하루라도 빨리 가 정을 꾸리고 싶으셨다고 하셨던 것 같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가족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외부에 드러내는 것 을 꺼리셨고…….
나도 몬타 말키리를 오늘에서야 처 음 보았다.
몬타는, 제이슨 삼촌을 힐끗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에반. 이 아저씨는 누구 야?”
“응? 우리 아빠 친구.”
“아빠 친구라면, 탑주님의 친구?”
“ O ” 흐 •
“제일 친한 친구지.”
제이슨 삼촌의 대답에, 몬타 말키 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라고요? 탑주님의 제일 친한 친 구는, 우리 아빠라고 알고 있는데요.”
“으응? 세타 말키리가, 루인의 가 장 친한 친구다? 푸흡. 설마,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믿는 것은 아니 겠지?”
“허무맹랑이라됴!”
“으흥흥. 네 아빠는, 루인의 친한 친 구 열 손가락 안에도 못 낀다고. 저 기 저, 발가락까지 포함해야 간신히 꼽을걸? 루인의 가장 친한 친구는, 누가 뭐래도 나. 제이슨 님이시지.”
삼촌.
애 상대로, 참으로 유치하십니다.
하지만 몬타도 만만치가 않았다.
“제이슨? 혹시, 제이슨 데이먼?”
“뭐야?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 냐? 역시, 내 소문이 머나먼 오요타 까지 퍼진 거……
“아빠한테 들었어요. 아르델에는, 제이슨이라는 멍청하고 한심한 녀석 이 한 명 있다고.”
“뭐, 뭣? 멍청? 한심?”
피식.
승기를 잡은 몬타 말키리가 미소를 지었고, 9살짜리 애를 상대로 역습을 당한 제이슨 삼촌이 펄쩍 날뛰었다.
“세타 말키리, 이 깡패 같은 자식 이……. 아들에게 감히 그딴 얘기를 해? 누구는 못 할 줄 알고? 네 아 빠, 툭하면 주먹부터 날리는 깡패인 건 알고 있냐?”
“알아요. 그래도, 9살짜리 꼬맹이 상대로 유치한 싸움이나 거는 아저 씨보다는, 차라리 남자답다고 생각 해요.”
“와! 이거 진짜 세타 말키리 주니 어네. 어떻게 성질 더러운 것까지
똑 닮았냐?”
“제가 아빠 닮았는데, 아저씨가 보 태주신 거 없으시잖아요?”
제이슨 삼촌은 상처받았다는 듯 자 리에 주저앉으셨다.
“나도 진작에 결혼했어야 했어. 내 편 들어줄 아들 하나 없으니, 이거 서러워서 살겠나……. 친구 아들 보 호자 노릇에, 또 다른 친구 아들놈 에게는 한심하다는 소리나 듣고 있 고……
“……힘내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상처받은 제
이슨 삼촌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것 뿐이다.
한참 울먹이시던 제이슨 삼촌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너는 누구냐?”
“ 아.”
나를 따라온 또 다른 한 명.
바로, 어설픈 남장을 하고 계신 레 이지 황녀님.
차마 삼촌을 속일 수가 없었던 나 는, 황녀님에 대해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제이슨 삼촌은 그제야 알 것 같다
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라이나크 제국의 기사들 이 이렇게 깔려 있었구나.”
“응? 알고 계셨어요?”
“에반, 삼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 니야? 내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알아볼 수준은 된다고. 아 카데미에 들어올 때부터 제국의 기 사들이 변장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 고 있었지. 기사들의 수준을 가늠해 볼 때, 황녀님께서 오셨을 지도 모른 다는 짐작도 했고.”
“아아, 대단하신데요.”
나는 거기까지 계산하지는 못했는데.
제이슨 삼촌, 조금은 달라 보이는걸.
“처음 뵙겠습니다. 레이지 라이나 크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황녀님.”
제이슨 삼촌은, 우리를 번갈아 바 라보며 귀엽다는 듯 피식 웃으셨다.
“세상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천 재 마법사에, 아빠가 황제인 무시무 시한 황녀님에, 깡패 같은 세타 말 키리 주니어까지. 이렇게 삼종사 결 성이네. 조합 좋은걸?”
“깡패라됴!”
“큭큭, 미안. 어찌 되었건, 다행이
다. 루인이랑 아이린이 들으면 정말 좋아하겠어.”
“ 네?”
“아냐, 아무것도. 그냥 너희들 보니 까 옛날 생각도 나고, 보기 좋아서 그래.”
“뭐가 보기 좋으신데요?”
“아카데미에서 무서울 것 하나 없 는 삼총사. 너희들을 감히 누가 건 들겠냐? 안 그래?”
그런가.
모르긴 몰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황녀님.
그리고, 몬타 말키리.
이 두 사람이 내 옆에 있는 한, 내 아카데미 생활은 즐거울 것이라고.
이건 아마도, 우리 아빠가 보낸 치 열했던 6년간의 아카데미 생활과는 전혀 다른 느낌일 것이다.
아빠처럼 매콤하지는 않지만.
싱겁지도 않은…….
오히려, 달콤한 맛.
제이슨 삼촌도, 아마 이 부분을 가 장 안심하시는 것 같았다.
“친구라……. 언제든 좋지. 아, 그 보다 에반. 입학시험은 잘 봤냐?”
“뭐야, 제 시험도 안 보신 거예요?”
“미안.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 간 화장실이 급해서 다녀와 보니 이 미 끝났더라고. 어땠냐? 잘했어?”
“당연히 잘했죠、조금, 황당할 정도로”
“그렇지? 으흥흥, 내일 시험은 어 때? 또 잘할 거지?”
“ 당연하죠.”
“별로 걱정도 안 돼. 너는 무조건 잘할 테니까.”
도전자.
내가 그렇게 겁먹던 도전자를 만나 게 되는 일은, 어쩌면 먼 훗날이 될 지도 모르겠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에반 아르델, 호, 혹시 밥 같이 먹어도 될까?”
“••••••응?”
“방해됐다면 미안! 나, 나는 그 냥…….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서……
“웅, 당연하지. 어서 앉아.”
“고, 고마워!”
나, 꽤 인기가 좋은 것 같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