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37)
올 힘 마법사 2부 외전
018화
예상치 못한 방문객.
아이린 프리우스.
“이, 일단 들어오십시오.”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하이델 교수가 당혹스러워했다.
그에 반해, 6명의 엄마 군단은.
“……학부모시라고요?”
“혹시, 어디 출신……? 귀족이신가
요?”
아이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노골 적으로 무시하는 눈길을 보내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의상에 로브 두건을 단출하게 쓰고 있는 아이린 은, 명망 높은 귀족으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린의 얼굴을 모르는 입장에서 는, 여전히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 는 외모 때문에 오히려 아카데미 조 교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이린은, 초면부터 ‘출신’과 ‘신분’
을 물으며 기 싸움을 시작하려는 엄 마 군단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뭐야, 별꼴이야.”
“우리를 무시하는 거지, 지금?”
“재수 없어.
대신, 손에 들고 온 바구니를 하이 델에게 건네주었다.
“부학장님, 여기 받으세요.”
과일 바구니였다.
“흥! 고작 과일?”
“과일 가지고 생색은……
엄마 군단의 비아냥거림이 계속되
었지만, 아이린은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말했다.
“고생하시는 교수님들 드시라고 준 비했는데, 받아주시겠어요?”
“아, 하지만 받을 수가 없습……
“이 정도는 괜찮잖아요. 누구처럼 금화 자루를 건네며 청탁하는 것도 아닌데.”
“예?”
“받아주실 거죠?”
‘청탁’이라는 단어에, 엄마 군단의 대장인 ‘비에리 엄마’의 얼굴이 새
빨갛게 변했다.
‘뭐야, 이 여자.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일전에 아들을 좀 잘 봐달라는 의 미로, 하이델 부학장에게 청탁을 시 도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하이델은 그 어떤 돈도 받 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고, 비에리 엄마는 한낱 교수 따위에게 제국의 명문이라 불리는 비에리 가문이 모 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물론, 이 이야기도 아주 소수만 아 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어떻게 안 거지?’
순간, 비에리 엄마의 눈빛이 표독 스럽게 변했다.
‘감히…… 소문을 내?’
하이델 부학장이 신나서 여기저기 떠들어댔다고 여긴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비에리 엄마 는, 노골적으로 두 사람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역시 저급한 평민 출신이라 그런 지, 입도 가벼우시군요. 하이델 부학 장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리고 거기. 같은 학부모 입장이
라 신분과 상관없이 조금은 친하게 지내보려 했는데, 감히 나를 모욕하 려 하다니. 많이 시건방지다는 생각 안 들어요?”
“제게 하신 말씀이신가요‘?”
아이린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자, 비에리 엄마가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모르는 척하기는. 어디 출신인지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감히 나를 무시해? 아아, 설마 대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건가? 성도, 출신 영지도 없는 ‘평민’이라서?”
“그만하십시오. 비에리 어머님.”
“그만하긴 뭘 그만해! 옷차림을 보 아하니, 어디서 굴러먹던 삼류 마법 사 같은데 말이야.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까불어?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바로, 대 라이나크 제국 의 명문……
“비에리 가문. 가주는 엘버트 비에 리. 마법사의 탑 소속 마법사로, 현 재 7클래스 입문 마법사. 당신은, 엘버트 씨의 귀부인 되시겠고.”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줄줄이 나오 자, 비에리 엄마가 오히려 당황했다.
“……그, 그래. 그렇게 잘 아는 사
람이 까불어? 내가 누군지도 다 알 면서?”
“잠시만요, 언니.”
“ 응?”
그때, 옆에서 함께 인상을 쓰던 ‘엄마 군단’ 중 한 명이 속삭였다.
“저 여자. 방금 비에리 가주님을 보고 ‘엘버트 씨’라고 불렀어요.”
“ 응?”
비에리 엄마가 눈을 부라렸다.
다시 생각해 보니, 분명 자신의 남 편이 ‘엘버트 씨’라고 불린 것이다.
“이년이 감히, 우리 남편을 얕잡아
불러? 라이나크 제국의 차세대 최고 위원이 될 우리 남편을……!”
“자, 잠시만요! 언니!”
“이거 놔!”
“저 여자, 아무래도 이상해요.”
“이상해? 그래! 이상하지. 아니, 돌 았지! 내 정체를 알았으면, 잘 보이 려고 설설 기어도 모자랄 판에 눈알 뒤집고 까불고 있으니 미친 거지! 미친 게 아니면……
“아르델이 거나.”
“••••••뭐‘?”
“혹시, 아르델이 아닐까요?”
비에리 엄마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서, 순간 독기가 단번에 빠졌다.
남편의 상관.
마법사의 탑주 루인 아르델.
이 ‘아르델’이라는 이름에 본능적 으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서, 설마……
“아뇨, 어쩌면 정말일지도 몰라요. 언니의 정체를 알면서도 저렇게 당 당한 것도 이상하고. 거기다, 로브를 벗고 보니 무척 미인이잖아요? 마탑 의 안부인께서 그렇게 미인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거기다 이미 7클래스를 훌쩍 넘기 신 대마법사……
“아, 아이린 프리우스……
비에리 엄마는, 넋 나간 듯 중얼거 렸다.
언젠가 자신의 남편에게 들었던 이 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 문이다.
‘당신, 제국 내에서야 잔뜩 콧대 세워도 좋은데. 밖에서는 처신 똑바 로 하고 다녀. 혹시라도 그분들의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까.’
‘그분들이 누군데요?’
‘누구긴 누구야. 우리 탑주님 내외 분들이시지.’
‘당연하죠! 탑주님은 우리 가문의 생사를 쥐고 계신 분들인데. 당신이 제국의 최고위원이 될지 안 될지는, 모두 다 탑주님 뜻이라면서요?’
‘그렇지. 하지만 탑주님께서는 중 요한 사안은 꼭 아이린 님과 함께 상의하신다고. 괜히 마탑의 안주인 이라는 말이 나오겠어? 그러니까 두 분 모두에게 잘 보여야 해. 알아들 었어‘?’
‘걱정 마세요. 만나게 될 기회만
생기면, 반드시 이쁨받을 테니까.’
‘응. 마침, 우리 막내와 에반 도련 님께서 동갑내기시니까. 같은 학부 모라는 점을 이용해서 친하게 지내 라고.’
‘아주 제대로 알아들었어요. 본성 은 숨기고, 싹싹하게 굴라는 거죠?’
비에리 엄마는, 넋 나간 얼굴로 물 었다.
“호, 혹시……. 당신은……
“아이린 프리우스라고 합니다.”
“아아••••••!”
풀썩!
비에리 엄마는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탑주와 탑주의 부인이라면, 세상 누구보다 화려한 옷을 입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카데미에서 만나더라도, 그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정말 몰랐다.
이렇게 단줄한 옷차림을 하고, 수 행원도 없이 혼자 다닐 줄은.
“죄, 죄송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놀라서, 눈물도 나
오지 않았다.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파르르 떨 기만 할 뿐.
“제, 제가 마탑의 안주인을 모, 몰 라뵙고 결례를……
“아뇨.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과받아야 할 쪽은 제가 아니니까요.”
“그, 그렇다면……
“하이델 부학장님께 사과드리세요.”
아이린 프리우스.
‘학부모’ 입장으로 아카데미 방문 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카데미 안 에는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사
람이 많이 있다.
아마도, 바닥에 주저앉아 떨고 있 는 이 여자는 모를 것이다.
자신의 편인 줄로만 알았던 ‘엄마 군단’ 중에는, 일찌감치 아이린이 심어둔 눈과 귀가 있다는 사실을.
“죄송합니다! 하이델 부학장님. 용 서해 주십시오. 제가 정말 학장님께 못된 짓을……
“아뇨. 괜찮습니다. 그러니 어서 일 어나십시오.”
“아이린 님! 제, 제발 오늘 일을 용서해 주십시오! 제 남편이 오늘 일을 듣게 된다면, 저는 가문에서
쫓겨날 겁니다!”
비에리 엄마가 아이린의 다리를 부 여잡고 울부짖었다.
“그러니 제발!”
용서해 달라고.
오늘 일을 잊어달라고.
아이린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제가 용서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불쾌하 군요. 존경받아 마땅한 교수님께 대 하는 그 무례한 태도가.”
“아, 아아……. 제발……!”
“오늘 일은 반드시 기억하겠습니 다. 만일, 훗날 엘버트 씨가 라이나 크 제국의 마탑 최고위원이 되신다 면……. 오늘보다 더 심한 일도 일 어나지 않겠습니까? 엘버트 씨만 불 쌍하게 되었군요.”
“나, 남편이 알면 안 됩니다! 저를 죽이려 들 겁니다! 제발! 제발 한 번만 살려……
“사죄하세요. 교수님께. 그리고, 아 이들에게.”
눈물에 심하게 번진 화장을 다듬을 정신도 없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고 또 빌었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었다.
하이델 부학장이 일어나라고 말해 도 소용없었다.
아이린이 완전히 용서해 줄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을 기세였다.
“어쩐다, 이러려고 온 게 아닌 데……
아이린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이델 부학장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괜히 소란을 일으켜서.”
“아, 아닙니다.”
“신입생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 식을 준비해 왔는데요. 지금 나눠줘 도 괜찮을까요?”
“아, 그러시군요. 마침 오전 수업이 끝날 시간이니, 지금이 좋을 것 같 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나눠주도 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비에리 엄마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빌고 있었고, 아이린은 그런 그 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말했다.
“거기 계속 그러고 있을 거예요?”
“••••••예?”
“아이들에게도 사죄하라고 했죠.”
“아, 네!”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학장실 을 나가려고 하자, 아이린이 그런 그녀를 막아섰다.
“지금, 그 꼴로 나가시려고요?”
“아, 제 꼴이……. 너무 추한가요?”
“화장부터 고치세요. 울었던 기색 도 모두 지우시고요. 지금 그 얼굴 을 아들이 본다면, 너무 마음 아프 지 않겠어요?”
“아, 아이린 님……
“아직 완전히 비밀로 해 주겠다는 말은 안 했으니 그런 표정 짓지 말 아요.”
“대신, 오늘 아이들에게 하는 모습 을 보고 결정하겠어요. 저를 도와 간식을 나눠주는 거예요. 무슨 말인 지 이해했어요?”
아카데미에 사사건건 따지기만 하 는 학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을 생각해서 찾아온 선의의 학부모.
아이린은 그런 모습을 보고자 했 고, 비에리 엄마는 또 한 번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울지 마요. 화장 지워지니까.”
“죄, 죄송합니다.”
“10분 뒤에 나와요. 저는 먼저 나 가 있을 테니까.”
드르륵!
아이린이 부학장실 문을 나와, 몇 걸 음 걸어가다 벽에 등을 기대어 섰다.
“어휴, 이 오지랖……
괜히 나서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 다.
아무래도, 10년 넘게 같이 살다 보 니 남편을 닮은 모양이라고 생각했 다.
부부는 닮아가기 마련이니까.
아이린은 머리를 긁적이며 등을 돌 렸다.
그리고, 눈앞에 서 있는 소년을 본 순간 완벽하게 아름다운 미소를 지 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 잘 지냈어?”
“역시, 엄마였어……
에반 아르델.
사랑하는 아들이 서 있었으니까.
“뭐야, 그 표정은. 엄마가 찾아와서 부끄러워?”
“아, 아뇨. 그럴 리가……
“엄마가 우리 아들 친구들 주려고 맛있는 거 人]’ 왔는데. 비에리네 엄 마랑 같이.”
“네? 정말요? 그 아줌마가 그럴 리가 없는……
“배고프지? 갈까?”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