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5)
올 힘 마법사 035화
알테인 스타디움에는 총 32개의 벤치가 존재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스타디움 벤치에 앉아 라 이벌 팀들의 경기를 관람한다.
개막식 첫 경기를 장식한 경기는,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와 오요타의 경기.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경기 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요타가 이기겠지, 뭐.”
“당연하지. 그보다 다음 경기가 라 이나크 마병 양성소인가?”
“응. 맞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승자의 예측 이 너무나 뻔한 쉬운 경기였기 때문 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바로 다음에 있 을 라이나크 마병양성소의 경기에 더 관심을 가지곤 했다.
하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려야, 가질 수밖 에 없는 순간이 등장했고.
이는, 바로 ‘포지션’이었다.
“뭐야, 왜 저렇게 서지?”
“설마…… 예열 작업과 투척 작업 을 나눈 건가?”
보통 예열과 투척은, 1명이 다 하 며 화력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 다.
하지만,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는 이를 세분화하려는 듯 대열을 크게 2개로 나누고 있었고, 오히려 운반 하는 사람까지 1명 더 빼놓은 상태 였다.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입가에는 조 소가 가득했다.
당연했다.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학생대 표인 루인 아르델.
그는, 여기 모인 모두를 상대로 1 등을 거두겠다고 오만한 발언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저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가?”
“역시 꼴카데미라니까. 저러니까 꼴찌를 하지 이 경기는 타임어택 방식인데, 저런 식으로 느긋하게 경 기해서 무슨 승리를 거두겠다고.”
“맞아. 더군다나 마나 폭탄 운반용 으로 1명을 빼놓기까지 했어. 화력 이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지. 안 그 래? 아이린?”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아이린 프리우스.
그녀는 시종일관 신중하게 경기장 을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은 대세의 생각과는 여 러모로 달랐기 때문이다.
벤치에 앉아 경기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아이린 프리우스는, 꾹 다 문 입술을 열었다.
“……가능해.”
“응? 뭐가?”
“아니, 오히려 이그니트 마법 아카 데미에 더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몰 라.”
“……아이 린.”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녀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
가능하다.
마나 폭탄 예열 작업은 기본적으 로, 시전 속도와 감웅력에 영향을 받는다.
그와 반대로 투척 작업은, 마법 방 출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두 가지 능력 모두 특출난 마법사 라면 혼자 2개의 몫을 해도 상관없 지만,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학 생들처럼 어중간한 실력의 마법사라 면?
‘역할을 나누어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이 현명한 방법이야.’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 이 따라붙는다.
‘문제는…… 학생의 장점을 어떻게 찾아내어 확신하고 배분하냐는 것.’
사람이 하는 일이다.
담당 교수들도 수십여 명의 학생들 이 가진 장점을 정확히 콕 찍어 배 분해 내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헌데, 학생대표가 이를 해낸다?
이는 학생들의 성적표를 모조리 뜯 어보아도 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오요타 쪽 미스릴 골렘 좀 봐! 벌 써 팔 하나가 뜯어졌어!”
“지금 뭐야? 오요타가 밀리고 있는 거야?”
막상 경기의 뚜껑이 열리고 나자, 아이린 프리우스는 허탈했다.
‘우연이 아니었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찾던 책인 ‘■마법과 검의 양자역학」을 한눈에 ‘귀해 보인다’ 고 말하던 루인 아르델의 안목.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루인 아르델은, 학생의 장점을 정 확하게 찾아내어 배분했고.
꼴카데미…….
아니,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는 보란 듯이 오요타를 압도해 나가고 있었다.
아이린 프리우스의 시선이 루인에 게 닿았다.
‘정말…… 뭐 하는 사람일까.’
남들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어 놓는 것.
이는 정말이지, 특별한 순간이다.
만약 그게, 꼴찌의 반란이라면 더 더욱.
나는 ‘플레이어의 눈’을 통해, 동기 들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포지션을 짜두었고.
이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헹커스! 예열 작업 속도는 지금 충분해. 모라! 아야케! 둘은 지금 투척 조를 지원해 줘.”
“알았어!”
중간중간, 투척 지원에 용이한 동 기들을 골라내어 포지션을 변경해 주며 분위기를 굳히는 것은 물론.
“제이슨! 이번엔 미스릴 골렘의 오 른쪽 팔을 겨냥해!”
“좋아! 오른쪽이라 이거지!”
경기 상황을 세세하게 지휘하며 감 독했다.
이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쿠어어어!”
“오른팔이 무너졌어!”
“다음은 골렘의 핵을 노려!”
“좋았어! 다들 조금만 더 힘내!”
최근, 내가 ‘악당’ 역할을 자처하며 ‘꼴카데미’라는 차별에 정면으로 맞 섰기 때문일까.
아니면, 더 이상 꼴카데미라고 무 시당하지 않겠다는 모종의 해방감을 얻었기 때문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동기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난 얼 굴로 오요타의 미스릴 골렘을 향해 마나 폭탄을 던졌고.
쾅! 콰아앙!
미스릴 골렘은 눈에 띄게 빠르게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동시에.
“뭐 하는 거야 이 자식들아! 더 빨 리해!”
세타 말키리의 페이스도 빠르게 무 너져 내렸다.
“이 굼벵이 같은 자식들! 무슨 수 를 써서라도 이기란 말이야!”
세타 말키리가 다급하게 외칠수록, 오요타 측에서는 실수가 튀어나왔 다.
예열이 채 끝나지도 않은 마나 폭 탄을 던지기도 했고.
골렘의 핵을 무자비하게 빗겨나가 는 오발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럴수록 세타 말키리의 얼굴은 급 격하게 일그러졌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오! 너희들 을 믿고 그딴 내기를 한 내가 멍청 한 놈이지!”
당연히 이길 줄 알았을 것이다.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고.
그 어떤 대비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패인.
그에 반해,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
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를 이렇게 만든 동기부여는 오 직 단 하나.
‘꼴찌 탈출.’
이런 동기부여는, 오요타가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덧, 오요타 측 미스릴 골렘의 핵은 그 보호막이 모조리 사라졌고.
마지막 한 방을 남겨두고 있었다.
첫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람 은, 제이슨이었다.
“끝이다……
제이슨의 특기는, 방출이다.
평소에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 지, 방출 능력만을 놓고 보자면 아 카데미에서 미켈 다음일 정도다.
이런 오늘의 제이슨은, 자신의 재 능을 한껏 만개하며 여기 모인 수만 명의 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 고.
“……이 개자식들아.”
멋들어진 자세로 마나 폭탄에 바람 마법을 섞어내 골렘의 핵을 향해 집 어 던졌다.
부우웅-!
쾌속의 속력으로 날아든 마나 폭탄 O
쨍! 째재쟁!
정확히 미스릴 골렘의 핵에 명중했 고, 이미 팔다리가 다 떨어져 나간 미스릴 골렘은.
콰과아아앙-!
산산 조각나며 그대로 공중분해 되 었다.
이는, 장관이었다.
하늘에서 분해된 골렘의 몸에서는 폭죽이 터져오르며 허공에 거대한 플래카드가 걸렸고.
여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 승리.》
“이, 이겼어!”
이 문구를 확인하자마자 쏟아지는 환호성.
“이겼다!”
“와아아아아!”
서로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마음 껏 드러내는 동기들의 모습.
그리고.
“지, 지금 뭘 본 거야?”
“……꼴카데미가 이겼어?”
차가운 얼음물이라도 끼얹은 듯 충 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31개 학 교 학생들의 얼굴.
마지막으로.
“……하.”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 구겨지다 못해, 찢어져 버린 세타 말키리의 얼굴.
이 기막힌 3중주는 하나의 하모니 처럼 어우러져 장관을 만들어냈고.
나는 이 한 가운데서, 전율이 돋아 남을 느끼며 내 동기들을 향해 엄지 를 치켜들었다.
“잘했어.”
《마나 폭탄 던지기》
신선한 반전을 선보였던 첫 경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반전 없이 예상대로 진행되었다.
둠 프라임이 이끄는 라이나크 마병 양성소는 압도적으로 승리를 따내었 고.
또 다른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이 키 여대학당 역시 난적을 상대로 무 난하게 1승을 차지했다.
이길 팀은 이겼고.
질 팀은 졌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의 승리가 주목받았다.
“그럼, 이제 꼴카데미가 꼴카데미 가 아닌 거야?”
“오요타가 꼴찌지 뭐.”
“오요타가 꼴찌면 뭐라고 불러야 해? 꼬요타?”
“큭큭, 뭐야 그게.”
인식의 변화.
이는 작은 한 발자국에서 시작한 다.
방금, 우리는 라이벌 국가이자 호 전적이기로 유명하던 오요타를 상대 로 승리를 이루어냈고.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이 보았다.
하지만.
“이제 아무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 하겠지?”
“아직은 아냐.”
“……음, 아직 아니냐?”
“웅. 한 번 더 이겨야지……
이미 깊숙하게 박혀 버린 인식이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압도적으로.”
압도적인 승리.
그 누구도 손 가락질 하지 못하도 록.
우연에 기대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찍어누르는 승리.
제이슨은 이 단어가 마음에 드는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 렸다.
“압도적이라……. 그거 마음에 드 는데. 다음 경기는 우리 대표 차례 잖아. 압도적으로. 자신 있어?”
나는 그런 제이슨을 향해 장난스럽 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명색이 학생대표인데, 팀 원들이 차려준 밥상을 엎어버리면 안 되겠지.”
“그럼! 당연하지. 우리가 어떻게 이겼는데 큭큭.”
“수고했어. 정말로.”
그때.
[잠시 후 학생대표들의 ‘깃발 뺏기’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첫 번째 경 기는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루 인 아르델. 오요타 국립 마법교육원 의 세타 말키리. 다시 한번 알립니 다. 잠시 후……』
“대표, 네 차례야.”
“……그러네.”
개인전 경기가 시작된다는 안내 방 송이 흘러나왔다.
역시 첫 경기는, 우리와 오요타의 경기.
나는 고개를 돌렸다.
세타 말키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의 벤치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 르며 팀원들에게 호통치고 있는 사 람이 세타 말키리였으니까.
그 역시 방송을 들었는지, 내 쪽으 로 고개를 돌렸고.
두 개의 시선이 부딪혔다.
신경전이 오간다.
그래.
대회 성적을 떠나, 반드시 이겨야 만 하는 자존심 싸움.
이를 내 어깨 위에서 조용히 바라 보던 스트랑이 흥미로운지 중얼거렸 다.
“주인, 긴장되겠는데.”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조금. 물론, 다른 의미로 긴장되는 거지만.”
“다른 의미? 무슨 의미로?”
내 시선이, 알테인 스타디움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주최룸으로 향 했다.
저곳은.
“보여줘야지. 마법사의 왕에게.”
마법사의 왕이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