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4)
올 힘 마법사 004화
《반복 퀘스트》
《신체 단련》
《플레이어가 되어, 세계파괴자 드 라카와 연결된 당신은 신체를 단련 하여 강해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주먹 지르기 : 0/100회》
《발차기 : 0/100회》
《돌려차기 : 0/100회》
※보상 : 힘 +10.
※보상 : 스킬 개방
“주먹 지르기? 발차기?”
마법사인 나에게는 다소 황당한 임 무다.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지.”
하지만, 지금은 의심할 때가 아니 다.
무엇이든 해야만 할 때다.
나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뻗어보았 다.
그러자.
《주먹 지르기 : 1/100)
퀘스트창의 숫자가 올라가기 시작 했다.
‘그래. 일단, 의심하지 말고 해보 자.’
나는 심호흡을 하고, 최대한 경건 한 자세로 주먹을 허공에 뻗기 시작 했다.
부웅-! 부웅-!
바람 가르는 소리와, 가빠지는 숨
소리가 치료실을 가득 메웠다.
《주먹 지르기 : 67/100)
100회.
마법 방출 장애로 생기는 잦은 현 기중 때문에 평소에 체력 관리를 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에는 땀 이 송골송골 맺히고 은근히 힘에 부 쳤다.
동작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숫자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퀘스트에 열중한 나머지 어
느새 헬렌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 조차 알지 못했다.
“완전히 날아다니는데, 아주?”
“헥…… 언제 오셨어요.”
“글쎄. 내가 센 것만 10개가 넘는 데?”
“죄송해요. 몰랐어요.”
“좀 쉬라니까. 누워 있다 말고 뭐 하는 거야, 갑자기?”
“……그게…… 좀이 쑤셔서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핑계인걸.
하지만 헬렌은 어깨를 으쓱이며 믿 어주었다.
“검사 결과 나왔어. 완벽히 정상. 이제 숙소로 돌아가도 돼.”
“정말요?”
“응. 나도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 겠는데, 너 상태 보니까 안심해도 되겠다.”
“하, 하하……
완벽히 정상이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헬렌에게 꾸 벅 인사했다.
“감사했습니다.”
“몸 이상하면 언제든지 찾아와야
한다? 알았지?”
“네. 그럴게요.”
치료실을 빠져나와 숙소로 향했다.
그러다, 아직 채우지 못한 퀘스트 가 떠올랐다.
《주먹 지르기 : 81/100)
‘이것만 끝내고 갈까?’
아카데미의 숙소는 모두 2인 1실 이다.
물론, 퀘스트에 집중할 만큼 공간
이 넉넉하지 못하다.
‘야외 훈련장으로 가자.’
나는 이미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 며 아카데미 밖으로 나왔다.
4월의 따스한 봄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운동하기 딱이지 않은가.
물론, 내게 향하는 몇몇의 불편한 관심들을 빼고.
“헐. 루인, 너 이렇게 돌아다녀도 괜찮아?”
“그, 그러게……. 너는 아까 분명
히……
아카데미 6학년 동기들은 모두 나 를 괴상한 괴물 보듯 바라보았다.
그럴 만도 하지.
불과 오늘 오전에 어떤 미친놈의 라이트닝 볼트를 맞고 바닥을 뒹굴 고 죽다 살아났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서 여유로운 얼굴로 기지개를 켜며 스트레칭이나 하고 있으니 놀 랄 수밖에.
“난 멀쩡해.”
하지만 나는 쏟아지는 시선들은 아 랑곳하지 않고, 전투훈련용 허수아 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야외훈
련장 가운데 섰다.
그리고 시원하게 기합을 넣어주고, 다시 허공에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 했다.
《주먹 지르기 : 98/100)
《주먹 지르기 : 99/100)
《주먹 지르기 : 100/100 (완료)》
금세 퀘스트 하나를 끝내고, 발차 기로 넘어갔다.
주먹 지르기.
발차기.
돌려차기.
애초에 이런 체술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가 맞는 자세인지도 모르는 주먹구구식 움직임.
그래서일까.
흐물흐물거리는 움직임에는 숫자가 올라가지 않았고, 최대한 집중하여 힘이 실린 정확한 발차기에만 숫자 가 올라갔다.
“쟤 좀 봐.”
“응? 루인이잖아? 쟤 지금 뭐하는
거야?”
“글쎄……. 마법 때려치우고 체술 이라도 익히려는 건가?”
“에이, 설마. 그나저나 쟤 어떻게 저리 멀쩡해? 라이트닝 볼트에 맞으 면 분명히 즉사……
“다 들리거든?”
“……미, 미안.”
왜인지 모르겠다.
라이트닝 볼트를 맞고도 아무렇지 도 않게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일 까.
아니면, 나를 건들면 물어버린다는
이미지라도 생긴 것일까.
동기들이 나를 대하는 기류가 묘하 게 바뀌어 있었다.
“야야, 가자.”
흐-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해서 먼발치에 서 지켜보기는 해도, 누구 하나 시 비를 걸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슬금슬금 피하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이쪽이 내 입장에서는 더 편 했다.
《발차기 : 100/100회 (완료)》
“후우…… 후.”
어느새 발차기도 100회까지 끝냈 다.
확실히 주먹을 내지르는 것보다 정 확한 동작을 요구해서 그런지 더 힘 이 들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아직 돌려차기 100회가 남아 있다.
‘이거, 생각보다 힘든데.’
하지만, 오늘 꼭 끝을 봐야만 했 다.
내게 주어진 이 이상한 능력이 무 엇인지.
반드시 확인해야만 했다.
“간다.”
주먹에 힘을 꽉 쥐고 가상의 적을 노려보며 발을 뻗었다.
♦ ♦ ♦
하이델 교수.
성은 없다.
즉, ‘평민’ 출신이라는 말이다.
올해 40줄에 접어든 이 젊은 교수 는,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이루어 내었다.
배고픔은 타고난 것이었기에 참을 수 있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만큼 은 참지 못했다.
낮에는 농사일을 돕고 밤에는 잠을 줄여가며 글자를 배웠고.
동네 연금술사와 마법 조무사들을 찾아가 마나에 대해 귀동냥으로 깨 우쳤다.
이런 하이델의 노력을 알아본 영주 의 아들은 영주를 설득하여, 하이델 을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
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주었고.
하이델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카 데미에 입학할 수 있었다.
물론, 그에게 펼쳐진 것은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었다.
평민도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지 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 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꽤 훌륭한 성적으로 아카데미를 졸 업했고, 마법사의 긍지라고 불리는 ‘마탑’에 초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델은 마탑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평민 출신.’
이 꼬리표는, 그 일평생을 따라다 녔다.
정치적 알력과 권력 싸움이 벌어지 는 것에는 마탑 역시 예외는 아니었 고, 평민 출신인 그가 낄 자리는 없 었다.
하이델은 결국 도망치듯 마탑을 떠 났다.
그렇게 닿은 곳이 바로 이곳.
아카데미.
하이델은 이곳의 교수가 되어 후진 양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마음을 붇일 수 는 없었다.
결국, ‘마법人F 역시 귀족들이 권력 을 유지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음 을 알았기 때문이다.
귀족 중에 정말 진지하게 ‘마법’을 탐구하는 학생은 거의 존재하지 않 았다.
하이델이 만나 본 귀족들은 대부분 그랬다.
조금 해보다, 아니다 싶으면 포기 하기 일쑤.
재미로 시작했다가 금세 질려 하기 일쑤.
학생들은 평민 출신인 자신을 은근 히 아래로 보기도 일쑤.
귀족에 대한 깊은 ‘환멸’을 갖기에 는 충분했다.
그러다 만나게 된, 학생 한 명.
‘루인 아르델’.
혼자 힘으로 마나를 터득하고, 1클 래스 마법을 시전까지 했다는 마법 천재.
아카데미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왕 국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던 소년.
누군가는 장차 대마법사 될 것이라 말했고, 미래의 탑주가 될 재목이라
며 설레발을 치는 얘기도 있었다.
하이델의 입장에서, 루인은 모든 걸 다 가진 소년이었다.
부러울 만큼.
평민 출신으로 오로지 노력만으로 여기까지 온 자신과는 정반대로, 귀 족 출신에 재능이라는 여의주를 물 고 태어난 용.
하지만 그 용의 실속은 알고 보니, 겉만 화려한 빈껍데기일 뿐이었다.
‘마나 방출 장애.’
마법사로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질병.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하이델은 루인이 조만간 마법을 포기할 것이 라 여겼다.
하이델이 생각하는 ‘귀족’은 그런 존재였다.
뭐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금 세 포기해 버리고 질려 하는 족속 들.
하지만.
‘•…”웅?’
루인은 달랐다.
‘마법 천재’에서 한순간에 ‘마법 불 구자’로 추락해 버리면 어떤 누구라 도 절망하고 포기하기 마련인데.
거친 환경에서 자라나는 잡초처럼 끝까지 버텨낸다.
그렇다고 희망이 보이지도 않았다.
교수인 자신이 보기에도, 루인의 마법사로서 생명은 끝이었다.
기대하면 기대할수록 더 큰 절망만 마주할 뿐이었다.
그런데도 루인은 절대 포기하지 않 았다.
‘어째서?’
귀족이지만, 귀족답지 않았다.
재능파인 줄로만 알았는데, 반대로 엄청난 노력파였다.
자신과 똑같은.
루인의 이런 모습은, 하이델이 귀 족들에게 품었던 깊은 환멸감과 선 입견마저 흔들어 버릴 정도였다.
그렇게 6년.
하이델은 한 발자국 멀리 떨어진 곳에서 루인의 성장 과정을 남몰래 모두 지켜보았다.
가끔은 아버지처럼.
또 어떤 때는 방관자처럼.
루인을 지켜보는 일은 무료하던 아 카데미 생활에 하이델이 처음으로 가진 흥미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쟤 좀 봐.”
“응? 루인이잖아? 쟤 지금 뭐하는 거야?”
“글쎄……. 마법 때려치우고 체술 이라도 익히려는 건가?”
우연히 보게 된 루인의 모습.
미친 듯이 주먹을 내지르고, 쉴 틈 없이 발을 뻗는다.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일반적인 근력 운동과는 달랐다.
마치, 정확한 동작을 찾기 위해 계 속해서 모양을 수정해 나가는 듯 보 였다.
루인을 유심히 지켜보던 하이델은 눈을 가늘게 떴다.
오랫동안 루인을 봐온 사람으로서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루인이 달라졌다.’
어딘가, 변했다는 것을.
이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던 하이 델이 별안간 등을 돌렸다.
‘알려주어야겠군.’
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쓸 시간이었 다.
《돌려차기 : 100/100회 (완료)》
100회를 채웠다는 글자를 보자마 자 나는 땅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헥, 헥……
돌려차기는 유난히 어려웠다.
‘평생 해본 적도 없는 발차기를 갑 자기 하려니……
축이 되는 왼발을 흔들림 없이 유 지해야 하고, 차는 오른발의 속도와 힘 역시 일정해야 했다.
정확한 돌려차기를 구사하면 숫자 가 올라갔다,
그 감각에만 의존하여 100회를 채 우는 것은 몇 시간을 소모해야만 했 다.
덕분에 이미 시각은 자정이 훌쩍
넘어 있었고, 기숙사 불은 꺼져 있 었다.
밤이 되어 싸늘한 바람이 불었지 만,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 올 줄을 몰랐다.
“끝났다……
무한한 힘의 근원이라던, 퀘스트.
그 첫 번째 임무가 모두 끝난 것 이다.
《반복 퀘스트.》
《플레이어가 되어, 세계파괴자 드
라카와 연결된 당신은 강해질 준비 를 해야 합니다.》
《주먹 지르기 : 100/100회 (완 료)》
《발차기 : 100/100회 (완료)》
《돌려차기 : 100/100회 (완료)》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힘이 +10만큼 올랐습니다.》
《‘스킬’이 개방됩니다.》
보상으로 주어졌다는 힘과 스킬.
“……이게 뭐지?”
의문도 잠시.
“ 어?”
나는 혈관을 타고 미세하게 흘러들 어오는 어떠한 무형의 물질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마나 서클을 맴도는 마나와 도 흡사한 물질이었으나.
오히려 마나보다 훨씬 근원적인 것 이었다.
바로, 힘.
‘정말…… 힘이 강해졌다?’
《힘 +10) 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
지 알 수는 없으나, 확실히 이전보 다 몸이 가벼워지고, 활기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뻗어보고 발차기를 해보니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들어가는 힘이 달라……
속도, 공기의 저항, 파괴력.
모든 것들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 져 있었다.
그래.
정말 원초적인 ‘힘’이 강해진다.
그렇다면 ‘스킬’은 뭐지?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낮은 목소 리로 말했다.
“스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