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44)
올 힘 마법사 044화
32명의 참가자를 실은 배는 선착 장을 떠나 배틀 아일랜드 초입으로 들어섰다.
여기서부터는, 각자 뗏목을 타고 섬으로 진입한다.
본대의 이동 동선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육지와 먼 곳에서 뗏목으로 옮겨 타기도 하고.
오히려 우리가 이쪽으로 갈 테니 오지 말라는 의미로 당당하게 향하
는 이들이 있었다.
딜리언 말켄이 이끄는 15인 그룹 은 철저한 후자였다.
“루인 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어 요.”
“다행이네요. 처음부터 틀려 버리 면 리더로서 체면이 어쩌나 고민했 는데.”
예상대로 15인 그룹은 중심마을에 서 가장 가까운 정박지를 향해 이동 했다.
이는, 철저한 보여주기식이었다.
우리가 저곳으로 갈 테니, 너희들 은 오지 마라.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보여주 기.
상황은, 이들의 바람대로 적중했다.
“으, 저렇게 우르르 몰려가는데 저 길 어떻게 가.”
“우리는 다른 곳에 내리자.”
무려 15명이나 우르르 움직이자 그 어느 팀도 섣불리 내리지 못한 것이다.
이는, 둠 프라임 역시 마찬가지.
“둠 프라임……. 아직 안 내렸는데 요?”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뇨. 곧 내릴 겁니다. 분명.”
둠 프라임은 승리와 인정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고.
그가 간절히 염원하는 ‘염왕’의 눈 에 띄기 위해서는, 조금은 무모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이는, 예상대로였다.
15인 그룹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 자, 둠 프라임도 뗏목으로 옮겨탄 것이다.
둠 프라임이 향하는 방향은, 중심 마을이 있는 정박지.
“……내렸네요.”
“네. 일부러 늦게 내려서 15명 모 두를 방심하게 만들 생각이에요.”
아이린 프리우스가 나를 빤히 바라 보았다.
그리곤 정말 궁금하다는 투로 물었 다.
“그런데, 루인 님은 어떻게 이 모 든 걸 예상하셨죠?”
“저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봤
을 뿐이에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혼자서 다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다.
그걸 둠 프라임도 알고 있었을 뿐 이다.
프리우스는 조금 감탄한 듯 옅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희가 리더 하나는 잘 뽑았네 요.”
“으음. 그런 칭찬은 경기에서 이기 고 나서 듣기로 하죠.”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자. 저희도 내릴까요?”
“네.”
나와 세타, 그리고 아이린.
우리 3명은 뗏목으로 옮겨타 배틀 아일랜드 서쪽으로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시선은 섬이 아니라, 후 방에 있는 배로 향했다.
배에 남아 있던 후발대 학생들의 이동 동선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근처에 한 팀이 내렸어.’
인원은 5명.
이들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소규모 거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 인했고.
나는 속으로 미소 지었다.
‘어서 오}.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우리는 섬에 상륙하자마자 우물에 서 목을 축일 만큼의 물만을 챙긴 후 빠르게 이동했다.
중간에 과일나무와 야생동물들을
발견했지만, 나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러자 세타는 불안한 듯 말했다.
“그런데 루인. 리더에게 반기를 들 생각은 없는데 말이야. 우리도 식량 좀 챙겨야 하는 거 아냐?”
“안 돼.”
“왜?”
“다른 팀보다 먼저 도착해야만 하 거든.”
현재 우리가 있는 이곳.
배틀 아일랜드의 서쪽.
서쪽은 야생동물이며 과일나무 같
은 식량이 풍족한 대신, 사람이 머 물 수 있는 거주 구역이 따로 마련 되어 있지 않은 곳이다.
만약 서쪽에서 하루를 머물려고 한 다면, 반드시 야영을 해야만 했는데.
주변은 온통 개활지라 특별히 몸을 숨길만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야간 급습에 취약하기 때문 에, 안전한 생존을 위해서라면 음식 만 챙긴 후 반드시 중심외곽 쪽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잠시 들리는 정류장이랄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도착한 이곳 은.
“우린 여기서 기다릴 거야.”
섬 중심으로 통하는 서쪽의 유일한 길목으로, 서쪽에 내린 사람들은 반 드시 이곳을 거쳐야만 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서두른 것이다.
누구보다 이곳을 먼저 선점하기 위 해서.
지나가는 이들을 기다리기 위해서.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적당한 나무를 두드리며 말했다.
“나무 위가 좋겠지?”
“이야……! 여기라면 주변이 다 보 이겠는데?”
우리 셋은 높다란 나무 위에 올라 챙겨온 물을 머금으며 휴식을 취했 다.
“세타. 아까 음식 좀 챙겨야 하지 않냐고 물었지?”
“응? 그랬지?”
“힘들게 그런 일을 왜 해?”
나는 세타를 향해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뺏으면 되는데.”
세타는 ‘뺏는다’라는 단어가 마음 에 드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전 의를 불태웠다.
“오호라……. 모두 뺏어버린다 이 거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흘렀다.
‘모두 다 빼앗아버리겠다!’라며 한 창 전의를 불태우던 세타 말키리가 조금 지친 기색으로 물었다.
“루인.”
“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 야. 만약 놈들이 이쪽으로 안 오고 서쪽에서 하룻밤 야영을 한다면 어 떡 하지?”
물론, 이 계획에는 ‘변수’가 존재한 다.
내 예측을 벗어나 내륙으로 이동하 는 것이 아니라, 서쪽에서 ‘야영’을 선택하는 것.
그렇다면 별수 있나.
“그럼, 하루 쫄쫄 굶는 거지 뭐.”
“뭐라고? 허, 허허허……
내가 순순히 인정하자 세타 말키리 가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내 예상대로라면 반드시 오늘 이곳을 지나쳐간다.
왜냐고.
“저기 봐.”
콰앙-! 콰아아앙-!
때마침, 섬 중심 방향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뭐…… 뭐야.”
세타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 고, 조용히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던 아이린 프리우스도 눈을 떴다.
“바, 방금 뭐야? 마법이야?”
“뭐긴 뭐야. 싸움이 일어난 거지.”
이곳은, 작은 인공 섬.
배틀 아일랜드.
마법사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싸움 이 일어난다면, 결코 모를 수가 없 다.
마법의 폭발음만으로 어디에 몇 명 이나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니까.
지금도 지축을 울리는 폭발음과 동 시에 솟구쳐 올라오는 검은 연기가 너무나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런 상황에서.
“세타. 네가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어쩌겠어?”
“옹……? 나라면 적이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 당장 싸우러 가겠지.”
“그래. 둘 중 하나야. 너처럼 폭발 음을 듣고 킬 포인트를 얻기 위해 싸우러 가거나. 혼란을 틈타 더 안 전한 곳을 찾아 숨어 들어가거나.”
사방이 탁 트인 개활지에서 떡하니 불을 피우고 야영을 하는 이들은 없 다.
바보가 아닌 이상, 거주지를 찾아 야만 하는 것이다.
이곳은 《대제전》
이곳에는 다행히 바보는 없다.
배틀 아일랜드에는 비어 있는 이십 여 개의 거주지가 존재하고.
이 거주지들은 학생들에게 안락하 고 평화로운 휴식을 제공한다.
지금도 이러한 거주지를 찾아 나서 는 이들이 즐비하다.
“••••••왔다.”
예외는 없다.
나는, 시야에 들어온 5명의 인원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금 전.
뗏목에서 내릴 때 확인했던 그 사 람들이 었다.
5 대 3의 싸움.
제아무리 강한 아이린 프리우스를 포함하고 있다 하더라도.
저들 역시, 한 학교를 대표하는 학 생들이 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는 싸움이
그렇기에 시작은 ‘기습’이었다.
“이 자식들.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 위에서 1시간이 넘게 기다리 던 세타 말키리는, 싸우지 못해 안 달 난 사람처럼 마법을 퍼붓기 시작 했다.
“뭐, 뭐야!”
“기습! 기습이야!”
쾅! 콰과과광!
탁 트인 개활지에서의 기습.
그것도, 시야 범위를 벗어난 나무 위에서 쏟아붓는 마법은 전혀 예상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엌……
선두에서 걸어오던 학생 한 명은, 세타가 시전한 강철의 창.
아이언 스피어를 얻어맞고 뒤로 쓰 러 졌다.
“그렇지! 이거지!”
오랜만에 맛보는 타격감.
세타는 잔뜩 신이 난 얼굴로 다음 마법을 준비했고, 그 빈틈을 아이린 프리우스가 메꿨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손뼉을 부 딪 쳤다.
짝!
손바닥에서는 엄청난 마력과 함께 사무치는 극한의 냉기가 피어올랐 고, 냉기는 주변을 삽시간에 점거하 더니 하늘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5클래스 냉기 마법.
블리자드.
얼어붙은 하늘은 거대한 눈보라를 불러일으켰고.
하늘에서는 날카로운 진눈깨비들이 휘몰아치며 적들을 유린했다.
“이야, 아이린 프리우스. 역시 그 명성은 허풍이 아니었잖아! 저런 고
위 마법을 표정 변화도 없이 시전하 다니!”
세타의 말.
완벽하게 공감한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구경만 하 고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마력이 었으니까.
하지만,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 었다.
“윽! 크윽! 아, 아이린 프리우스다! 저쪽은 3명이야!”
상대도 확실히 강한 마법사들이다.
수적 우위를 확신했는지, 베리어 마법으로 버텨내며 2명의 마법사가 블리자드의 눈보라를 피해 넓게 퍼 졌다.
다섯 명이 우리가 있는 나무를 에 워싸는 형국이 되었고.
“쏟아부어!”
순식간에 마법 세례가 쏟아졌다.
드디어, 내가 움직일 차례였다.
“읏차!”
나는 나무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한 마법사의 후방으로 파고들어 갔다.
“어딜!”
하지만 녀석은 내 등장을 예상한 듯, 공기 파동을 쏘아내며 거리를 벌렸다.
확실히 내 특징을 파악하고 대비책 을 마련한 것이다.
그럼, 이건 어떨까.
“뭐야……
“사, 사라졌어.”
시간 굴절.
쌩-! 쌔앵-!
200% 이상 빨라지는 내 움직임은 눈으로 좇기도 힘들 것이다.
일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던 나는, 급속도로 한 마법사의 후방을 파고 들어 정강이를 걷어찼다.
빠각-!
“커엌!”
마법사는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하 며 뒤로 나자빠졌고.
나는 단 일격에 한 명을 탈락시킬 생각으로 내가 시전할 수 있는 최고 위 마법을 시전했다.
익스플로전 마나 번.
뭉글뭉글.
내 주먹에서는, 힘으로 대체된 붉 은 마나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이 마나는 점점 아주 짙은 ‘향’을 풍기며 퍼져갔고.
내 마법의 정체를 확인한 학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익스플로전 마나 번! 모두 피해!”
하지만, 피하지 못했다.
“어딜 가려고! 이 자식들이!”
퍽! 퍼버벅!
세타 말키리가 쏟아낸 수십여 개의 강철 창이 땅에 처박히며 이들의 발
을 묶은 것이다.
동시에.
“이따 보자.”
“으 으으..”
파앙!
내 주먹 끝에서 기폭제가 터져 나 왔다.
초고열의 폭발 마법.
익스플로전 마나 번.
이 열화의 불길은 모든 것을 태워 버리기라도 하듯 쓰러진 학생을 집 어삼켰고.
순식간에 입고 있던 방어구가 녹아 내리며 강제 텔레포트 되었다.
나는 목을 우두둑 꺾으며 말했다.
“이제, 3 대 4네?”
녀석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뒷걸음 질 쳤고.
나는 그들에게 아주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나저나, 우리가 먹을 식량은 두 둑히 채워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