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47)
올 힘 마법사 047화
“……불러낸다고? 그게 무슨 말이 야?”
“일부러 소란을 일으키겠다는 말씀 인가요?”
세타와 아이린.
두 사람 모두,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뜨악한 반응을 보였다.
당연하다.
숨소리마저 죽이고 최대한 조용히 지나가도 모자를 판국에 오히려 소
란을 일으키겠다니.
하지만,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 가 있다.
“우리는 이제부터 중심마을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십여 개의 거점들을 지나가야 합니다. 저곳에는 울창한 수풀이 존재하고. 그 수풀 안에는 누가. 또 몇 명이나 숨어 있을지 모 르기 때문에 위험해요.”
“그래서요?”
“기습하지 못하도록 불러낼 겁니 다. 우리가 있는 쪽으로.”
“하지만…… 상대가 너무 많으면 요? 인원이 많아서 전면전은 불리할
수가 있는데요.”
나는 별것 아니라는 의미로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저희는 안 싸우면 됩니다.”
“••••••아.”
내 말에 아이린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세타 말키리 가 되물었다.
“뭐야, 무슨 말이야? 왜 자기들끼 리만 이해하고 그래? 나도 설명해달 라고.”
나는 그런 세타에게 말했다.
“체르키가 더미를 이용해 우리 위 치를 확인했어. 우리가 고작 3명이 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지금쯤 우 리를 탈락시키기 위해 15인 그룹이 움직이고 있을 거야.”
“음? 아마 그렇겠지. 그런데 그거 랑 무슨 상관이…… 아! 일부러 소 란을 일으켜서 적들끼리 마주치게 만들겠다는 말이야?”
“맞아.”
내 계획.
우리를 노리기 위해 다가오는 15 인 그룹.
그리고, 몰래 숨어서 맛있는 먹잇
감이 다가오길 기다리는 다른 학생 =.
이들을, 모두 한곳으로 불러낼 생 각이다.
프렐리아 대륙 극동쪽에 있는 마제 로스 해역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했 던가.
해적을 이용해서 해적과 싸운다고.
학생들이 해적은 아니지만…….
뭐 어때.
적을 이용해서 적을 물리친다는 뜻 은 통하니까 말이다.
“오호라…… 그래서 최선의 방법
이지만 그리 좋지는 못한 생각이라 고 했구나?”
“ 맞아.”
“좋아! 그럼, 이제부터 뭘 하면 되 지?”
세타는 이번 작전이 마음에 드는 듯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고.
나는 손가락을 튕기며 빙긋 웃어 보였다.
“모두의 잠을 깨워보자고.”
♦ ♦ ♦
10명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머물 수 있는, 배틀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대형 거점.
중심 마을.
이곳을 장악한 ‘15인 그룹’은 이번 서바이벌의 가장 거대한 포식자였 다.
경기 첫날, 이들이 탈락시킨 인원 만 벌써 5명이었으니까.
하지만, 출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우리 쪽 피해는 어느 정도지?”
“벌써 4명이 탈락했어.”
“제기랄. 둠 프라임만 아니었어도.”
칼리스의 팀인 7명을 상대하며 2 명의 학생이 탈락했고.
이런 와중에서 펼쳐진, 괴물 같은 둠 프라임의 게릴라 공격에 당해 또 2명을 잃었다.
총 4명이 탈락했고, 이로써 남은 인원은 11명.
하지만, 그룹의 리더인 딜리언 말 켄은 침착했다.
“괜찮아. 이제는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팀은 없으니까.”
그의 자신감은 사실이었다.
중상위권 학생 7명이 뭉쳐 사실상 2등 전력이라 할 수 있던 콜름 마 법학교의 칼리스 팀은 5명을 잃고 공중분해 되었고.
11명이 모두 한데 뭉쳐 있는 지금, 둠 프라임의 게릴라 공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거점이 안정되자, 이들에게 무서운 것은 없었다.
“이제부터는 한데 뭉쳐서 다 쓸어 버리면 돼.”
11 명.
숫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막강한 전력이다.
머릿수로 밀어붙이는데 이를 누가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이런 딜리언 말켄에게도 찝 찝한 존재는 남아있었다.
“녀석들은 찾았어?”
하루 종일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이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이린 프리우 스와 꽤 성가신 적인 세타 말키리.
그리고.
매 경기 독특한 전략을 들고나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루인 아르델.
딜리언 말켄은 이들의 행방을 팀원 인 더미술사 ‘체르키’에게 찾아낼 것을 지시했고.
“킥킥. 찾았어.”
체르키는 탈락자로 위장시킨 완벽 한 더미를 만들어 이들을 찾아냈다.
물론.
“서쪽 거점에 쥐 새끼들처럼 숨어 있는데? 킥킥. 아쉽게도 걸렸지 만……. 아쉽다. 정말 아쉽다. 거의 속일 뻔했는데. 킥킥……
루인 아르델에게 딱 걸리고 말았지 만.
여기서, 딜리언 말켄은 두 가지 이 유로 놀랐다.
“루인 아르델이 숨어 있었다고? 그 럴 리가 없는데……
“킥킥, 놈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그런가.”
첫째. 루인 아르델의 3인 팀이 선 택한 전략이 고작 ‘숨는 것’이 전부 였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
이게 놀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나저나…… 체르키. 네가 만든 더미가 걸렸다고? 어떻게?”
더미술사 체르키의 환영마법과 더 미 제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체르키는 11인의 아이들 중 하나 로, 염왕 테론에게서 ‘거짓도 진실 로 둔갑시키는 마법사’라는 이례적 인 칭찬을 들었을 정도니까.
물론, 더미는 단순한 인형이다.
마법도 쓰지 못하고, 살상력도 존 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미라고 확신하고 들쑤
신다면, 알아차릴 수 있는 여지는 있다.
하지만 누가 겉모습이 ‘완벽한’ 사 람을 더미로 의심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걸렸다.
체르키도 그게 의아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킥킥. 루인 아르델이라는 그 녀석. 놈이 알아차렸어.”
“……루인이? 어쩌다 걸린 거야?”
“킥킥. 모르겠어. 놈이 너무 확신에 가득 차 있었거든.”
“확신을 했다고?”
“기다려봐.”
빙그르르-
체르키가 비정상적으로 눈동자를 휙휙 굴렸다.
더미의 눈을 통해 보았던 세상을 다시 돌려보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해가 되질 않는 상 황이다.
“뭐, 킥킥. 따지고 들자면 의심을 살 만한 구석이 있기는 했는데…….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은 루인 그놈. 내가 더미라고 ‘확신’하고 있 었어. 냅다 주먹을 갈겨 버렸거든.”
확신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합리적인 의심의 결과물일까?
모르겠다.
참가자 대부분에 대해 파악하고 있 는 딜리언 말켄도, 루인 만큼은 아 는 정보보다 모르는 정보가 더 많으 니까.
하지만, 걸린 건 걸린 거고.
지금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다.
“……서쪽에 숨어 있단 말이지.”
성가신 녀석들이 숨어 있는 위치를 파악했고.
이들을 탈락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 다는 점이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친다면 녀석들은 또 어디론가 숨어 들어갈지도 모르 고.
다음에 마주칠 때는, 어쩌면 11명 보다 더 적은 숫자로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최대한 유리한 상황일 때.
판을 깔아야 한다.
딜리언 말켄은 이를 철저하게 활용
할 생각이었다.
“지금 당장 이동 준비해. 녀석들을 잡아야겠어.”
“11명 모두? 아니면 몇 명은 거점 에 남길까?”
“흩어지는 건 둠 프라임 때문에 위 험해. 그 녀석. 어딘가에 숨어서 우 리를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 모두 한 번에 이동할 거야.”
“알았어.”
루인 아르델.
혓바닥에 숨은 가시 같은 존재.
아무리 조그만 가시라도, 가만히 내버려 두면 상처는 덧나기 마련이 고.
결국엔 곪게 만든다.
딜리언 말켄은 이 작은 가시를 아 예 송두리째 뽑아버릴 예정이었다.
“목적지는?”
“서쪽 거점. 적은 고작 3명이야. 하지만 상대가 상대니만큼 방심할 수는 없으니. 모든 화력을 쏟아부어 서 한 번에 끝낸다.”
하지만 이 야심한 새벽의 기습은, 딜리언 말켄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서쪽 거점에 도착 10분 정도를 남 겨두었을 때.
쾅! 콰과과과광!
“뭐, 뭐야? 싸움이라도 난 건가?”
“이 시간에?”
서쪽 거점 방향에서 엄청난 폭발음 이 터져 나온 것이다.
변수에 변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이 폭발음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쩌저정!
어두컴컴한 새벽하늘을 반으로 갈 라놓을 강력한 전격 마법부터, 지축 이 흔들리는 대지 마법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딱 보아도, 엄청난 난전이 벌어지 고 있는 듯했다.
이를 보며, 딜리언 말켄은 생각했 다.
아니, 확신했다.
‘우리가 기습한다는 사실을 예상하
고 도망치려다, 다른 학생들에게 걸 린 건가?’
가장 유력한 가설.
그렇다면 한창 싸움이 진행 중일 지금이 덮칠 절호의 기회였다.
“계속 이동해!”
11명의 인원은 수풀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전진했고.
이내 곧 서쪽 거점이 눈에 보이는 지척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찾았다!’
딜리언 말켄은 어둠 속에서 다수의
인영(人影)을 발견했고.
이들에게 선제공격을 날리는데 조 금의 주저도 없었다.
“홀리 애로우!”
그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
영창과 함께 거대한 빛의 화살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정면으로 쏘아져 날아갔고.
피이이잉-!
화살은 어두운 새벽공기를 빛으로 물들이며 날아갔다.
“뒤! 뒤를 봐!”
“기습이다!”
그리고 이 빛의 화살이 어두컴컴한 인영과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어?”
딜리언 말켄은 무언가 잘못되었음 을 느꼈다.
‘……루인 아르델이 아니잖아?’
그래.
저들은 루인 아르델 팀이 아니다.
잠시 소강상태.
혹은, 전투가 끝난 것이라 예상했 지만.
심지어, 예상하던 전투가 벌어지지 도 않은 모양이다.
저들 역시 난데없이 쏟아지는 공격 에 당황하고 있었으니까.
딜리언 말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 다.
‘어, 어디 있는 거지?’
루인 아르델을 황급히 찾아보았지 만, 찾을 수 없었다.
야속한 어둠은, 이들을 완벽하게 가려주고 있었으니까.
♦ ♦ ♦
“……저 신성 마법. 분명 딜리언 말켄입니다. 싸움이 시작되었어요.”
아이린 프리우스의 침착한 해설을 들으며 나와 세타 말키리는…….
아그작!
“우물우물……. 우리 이래도 되는 거야?”
“우물우물……. 어쩔 수 없잖아. 배 가 고픈데.”
사과를 베어 먹었다.
“아니! 그것 말고. 꿀꺽! 이렇게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냐는
거지.”
작전.
대성공이다.
우리가 선보인 짧은 폭죽놀이는 배 틀 아일랜드 전체를 잠에서 깨워 버 렸고, 아주 성대한 관심을 받았다.
인근 숲에 매복해 있던 학생들은 죄다 킬 포인트를 먹기 위해 소란의 근원지를 찾아 몰려왔으니까.
물론, 우리는 이미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뒤였고.
이에 질세라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15인 그룹도 우리를 찾아왔다.
나는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물우물……. 당연히 이대로 있 을 수 없지. 어떻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인데.”
“기회? 어쩔 생각인데?”
나는 남은 사과 조각을 모조리 입 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싹 잡아먹어 버려야지.”
작전명.
나를 잊으면 섭섭하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한창 정신 팔 려있을 때.
“……가자. 킬 포인트 먹으러.”
싹 먹어치워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