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58)
올 힘 마법사 058화
출발 지점과 도착지점을 가르고 있 는 경계.
바닥에 짙게 그어진 이 노란 선을 넘었다.
동시에…….
“21분 27초! 1등으로 들어섰습니 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대제전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경기 트라이애슬론 우승은…… 이그 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루인! 루인 아르델입니다!”
“와아아아아아!”
“루인! 루인! 루인! 루인!”
배틀 서바이벌, 트라이애슬론 모두
2 관왕.
개인전 경기 전승.
종합 점수 단독 1위까지.
모두, 내가 ‘트라이애슬론’ 도착 라 인을 넘자마자 생겨난 기록들이다.
알테인 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이들 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 고, 내 이름을 연호해 주었고.
내 이름 앞에 ‘낙제생 출신’이 아 닌, 다른 칭호도 함께 붙여주었다.
‘차세대 마법사.’
한 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유망 주
그래.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어 버렸다.
이 기분을 뭐랄까…….
감히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나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보았던 누 군가가,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루인. 그동안 고생했어.’
대제전 기간뿐만 아니라.
지난 6년간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
갇혀있던, 내 암울했던 시절까지 모 두
그래.
보상.
그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보상을 한번 손에 쥐고 나니, 동시에 욕심도 생겨난다.
“루인! 루인! 루인! 루인!”
지금 내게 쏟아지고 있는 저 환호
성을…….
잃고 싶지 않아졌다.
그래서 경기 시작 전, 세타 말키리 가 내게 말했던 것처럼.
나는, 활짝 웃으며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고맙습니다.”
이는, 내게 쏟아진 환호성에 대한 ‘첫 번째 답례’였고.
둠 프라임이 독점하고 있던 ‘대회
의 주인공’ 자리를 완벽하게 빼앗았 음을 모두에게 공언하는 자리였다.
그래.
새로운 차세대 마법사.
대륙의 모든 마법사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낯선 이름.
루인 아르델.
이것으로, 지난 보름 동안 진행되 었던 대제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누군가 내게 길고 길었던 대회를 끝낸 소감을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 하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대제전은, 앞으로 펼쳐질 내 여정 의 발판일 뿐이니까.
대제전의 폐막식은 성대하게 치러 졌다.
폐막식 행사는 학교가 아닌, 라이 나크 연방 제국에서 준비하였는데.
제국 기사들의 연무 시범과 착검행 렬.
마탑의 마법사들의 퍼레이드가 진 행되 었다.
일련의 행사들이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
“……살다 살다 우리 학교 인장이 제일 위에 걸리는 것을 보게 되네.”
“그러게……. 꿈 아니지 이거? 꿈 이라면 깨지 말아라.”
제이슨의 말처럼.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의 작열하 는 번개 인장과 우리 아르델 가문을 상징하는 밤을 지키는 ‘달 부엉이’
인장이 스타디움 가장 높은 곳에 걸 리게 되었다.
참고로, 2등은 둠 프라임.
3둥은 아이린 프리우스였다.
시상식이 끝나고 밤이 되자, 어두 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불꽃이 연신 쏘아 올려졌고.
알테인 상업지구는 대제전 마지막 전야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를 이루었다.
이로써, 공식적인 대제전 행사는 모두 끝이 났지만.
우리들에게는 비공식적인 마지막 행사가 하나 남아 있었다.
바로, ‘대연회.’
“이야, 저게 다 몇 명이야……
대제전의 마지막 밤에 열리는 ‘연 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륙 각지에 서 먼 길을 달려온 귀족들을 태운 마차들이 줄을 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영지에서는 보기 힘 든 휘황찬란한 마차들이 신기해서 하나, 둘……. 세어보기도 했지만.
금세 포기했다.
모여든 귀족들만 수십 명에 수행원 들을 포함하면 족히 수백 명이 넘어
갔기 때문이다.
“많다, 많아. 그런데 저 숫자도 선 별된 숫자라며?”
“응. 어지간한 가문 아니면 초대도 못 받는 자리라던데……
하지만, 이 수십여 명의 귀족들도 대륙에서 엄선된 인원들이라고 한 다.
이곳을 찾는 귀족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염왕 테론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
둘째는…….
“저 사람들……. 전부 다 루인 보 러 온 사람들이잖냐.”
“그렇지. 오늘 주인공은 루인이니 까.”
재능있는 마법사들과 접촉하여 미 리 포섭하는 것.
이번 대제전에서 우승한 나를 비롯 하여 좋은 활약을 보여준 학생들을 축하해준다는 명목으로, 미리 연을 만들어 두는 것이 숨은 진짜 목적이 다.
이 학생들은 모두 몇 달 후에 각 마법 학교를 졸업하고.
앞으로의 거취를 선택해야 할 테니 까.
물론…….
“……그런데 정작 루인은 아무 관 심도 없어 보이는데?”
나는 별 관심이 없다.
내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을 대신 하자, 제이슨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 다.
“루인! 너 옷이 이게 뭐야? 이거 말고 다른 거 없어?”
“음, 없는데.”
“야이! 무슨 마지막 날 연회에서까 지 그런 누더기를 입는 거야? 깔끔 한 옷으로 갈아입어야지.”
“누더기라니? 이게 얼마나 편한 옷 인데?”
나는 입고 있던 베이지색 셔츠와 검은색 면바지를 흔들어 보였다.
누더기라니.
말이 너무 심하잖아.
하지만, 제이슨의 눈에는 영 차지 않는 모양이다.
“루인. 네가 파티와는 거리가 먼 타입인 건 잘 알겠는데. 원래 이런 날에는 좀 불편한 옷 입는 거야. 안 되겠다. 얼른 옷 벗어. 내 옷 벗어 줄 테니까 나랑 바꿔입게.”
제이슨은 잘 빠진 자주색 연미복을 입고 있었는데, 자신이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내게 주려고 했고.
나는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
“됐어.”
“아, 왜?”
“네 옷을 내가 왜 입냐.”
“내가 이렇게 꾸며 봐야 아무도 나
한테 관심 없을 테니까! 나보다는 네가 더 멋있게 보여야 할 거 아 냐.”
내가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
이는, 정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 다.
단지, 내 나름대로 사람들을 걸러 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잠시만. 루인이 저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하는 건가?”
“그럼, 당연하지! 저 사람들은 한 나라의 패권을 쥐고 흔드는 실세들 이라고. 오늘 잘 보여두면 두고두고 좋은 일이……
“아니지. 저 사람들이 루인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게 아니고?”
“……어라? 그, 그런가……?”
연회장과 파티.
아름다운 드레스와 연미복.
고풍스러운 음악까지.
잘 보이기 위해 갖은 가식을 떨고.
마음에도 없는 아첨을 하고.
눈에 띄기 위해 웃음을 팔고.
내 아버지 역시 귀족이지만, 평생 이런 쪽과는 거리가 머셨던 분이셨 고…….
나 역시 이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 았다.
그래.
옷 따위가 무슨 대수겠는가.
“흙투성이 연습복 안 입은 게 어디 야? 셔츠에 면바지. 이만하면 충분 하지.”
“그래. 내가 실수했다. 잘 보여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저 귀족들이 지. 하지만 귀족들의 사회란 게 그 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아요. 저기에 는 고지식하고 제멋대로인 영감들 천지라서 네가 복장에 예의를 갖추 지 않았다며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니까?”
“됐어. 네 뜻은 잘 알겠지만, 이 이야기는 이걸로 끝.”
나는 더 이상 ‘옷’ 가지고 이야기 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못 박아두었 다.
제이슨은 이런 나를 보며 다른 의 미로 대단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 다.
“너도 참……. 한결같다.”
“그게 내 매력이지.”
“아예 저 귀족 놈들이 귀찮게 굴면 연회장을 엎어버리지 그러냐.”
“수틀리면 정말 그럴지도 몰라.”
“……푸흡. 너라면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무섭다.”
우리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 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내 ‘입장’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루인. 안에서 기다릴게.”
“응. 이따 보자.”
대연회에는 낯간지러운 전통이 있 다.
대제전의 ‘우승자’가 가장 마지막 에 입장하는 것인데, 도대체 왜 이 런 것을 하는지 모르겠다.
뭐랄까.
마치, 가장 값진 경매품이 마지막 에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달까.
경매품 따위에 비교하면, 썩 기분 이 좋지는 않지만.
나는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뭐가 어찌 되었든.
“들어가십시오.”
내가 이 자리의 주인공이니까.
끼이익- 덜컹!
시종 두 명이 호화스러운 연회장 입구 문을 열었고, 환한 빛이 쏟아
졌다.
“호오……. 드디어 입장하는군.”
“자자! 다들 우승자를 맞이하세.”
동시에 왁자하던 사람들의 말소리 와 악사들의 연주 소리도 멈추었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깊 은 정적이 감돈다.
오직 내 등장만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
나는 내게 쏟아지는 시선을 느끼 며,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섰다.
호화롭다.
족히 천명은 수용 가능할 커다란 대연회장에는, 인공 정원까지 존재 할 정도다.
대연회장을 가득 메운 수십여 개의 테이블들.
이런 테이블에 앉아있는 수백여 명 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집중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모두 하나같이 연 미복이나 예복을 입고 있다는 점이 다.
오직, 나만 빼놓고.
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목례 했다.
“루인 아르델입니다.”
“올해의 우승자로군!”
한 귀족의 외침과 동시에 박수갈채 가 터져 나왔다.
짝짝짝짝……
대부분이 겉으로는 나를 반기고 있 었지만, 제이슨의 말처럼.
몇몇 귀족들 사이에서 미묘하게 나 를 밀어내는 기류가 느껴졌다.
‘복장이 저게 무슨……. 우리를 우 습게 보는 건가?’
‘예의가 없군. 도대체 어디 가문이 지?’
‘지방 소귀족 출신이라더니. 쯧쯧. 천박하긴.’
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보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클클, 보란 듯이 저러고 나온 거
야.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확실 히 알려주는 거지. 지금 눈치 볼 사 람은, 자기가 아니라 너희들이라고 말이야.”
“배짱 하나는 기가 막히는군요. 물 론, 조금 경우가 없어 보이긴 하지 만……
“그게 저 녀석의 매력이지.”
“……네.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데 요.”
“확실히 물건은 물건이야. 클클.”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이다.
내가 이런 복장을 일부러 ‘선택한’ 저의까지도.
그래.
이를테면, 나는 지금 세상에 단 하 나밖에 없는 진귀한 경매품이 되었 고.
저들은 쉽게 값어치를 매길 수 없 는 보물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니, 지금 눈치를 봐야 할 사람 은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 다.
나는, 앞으로 내 값어치를 마음껏 올려줄 귀족들을 향해 싱긋 웃어 보
였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즐 거운 연회 되시길.”
짝……!
내가 박수를 한번 치자, 동시에 악 사들의 음악이 흘러나오며.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