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2)
올 힘 마법사 062화
연회는 늦은 새벽까지 지속되었다.
마법사들은 자신의 등에 날개를 달 아줄 더 큰 권력을 찾아다녔고.
권력자들은 억만금을 지불하면서라 도 품고 싶은 재능 있는 마법사들을 쫓았다.
힘이 곧 권력인 시대.
서로가 필요에 의해 교류하는 이런 자리는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만남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굴러들어온 황금 덩어 리를 뺑! 하고 걷어차 버렸지만.
‘시원하네.’
나는 내게 주어질 황금의 값어치를 조율하는 대신, 새벽 공기를 즐기며 테라스에 혼자 서있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다가왔다.
“루인 아르델 군.”
“……학장님.”
티리온 이그니트.
약소국 레디안 왕국의 마지막 자부 심이자, 내 든든한 조력자.
그는,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처지 인 듯했다.
“잠시 바람 쐴 곳을 찾고 있었는 데, 이런 곳에서 루인 군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
“학장님께서도 연회가 맞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나름대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네. 하지만, 앵무새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라 도저히 ■흥이 나질 않는 군.”
“ 앵무새요?”
내 질문에 학장님이 장난스럽게 말 씀하셨다.
“귀족들이 백이면 백. 루인 군에 대해 물어왔다네. 같은 대답을 몇 번이고 반복하려니 앵무새가 아니고 서야 배기겠는가?”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황태자 때문에 내게 직접 다가오지 못하니, 학장님을 통해서 나에 대해 물어온 것이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습니까?”
“직접 물어보라고 답해주었네. 나 는 루인 군의 선택에 개입할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까.”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는 내가 해야지. 아카데 미에서 자네를 위해 해준 것도 없는 데……. 나 대신 우리의 명예를 지 켜주어서 고맙네.”
나는 대제전이 시작하기 전, 학장 님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50여 년 전.
학장님이 학생이던 시절에 세웠던, 대제전 최고 기록.
개인전 준우승.
그 이후로 쭉쭉 떨어지던 순위표.
이를, 반드시 갱신해 보이겠다고 약속했었지.
이로써, 학장님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아카데미가 제게 해준 것이 아무 것도 없지 않습니다.”
“ 음?”
“학장님도. 하이델 교수님도. 가망 없던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 으니까요. 낙제되지 않고 졸업반으 로 올려주신 것도. 뒤에서 남몰래 힘써 주시던 것도 모두 다 알고 있 습니다.”
기억은 왜곡되지만.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아카데미에서의 지난 5년의 시간을 돌이켜보자면, 악몽 그 자체였지만.
그곳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도.
모두, 아카데미 안에 있다.
내게 있어 자부심 가득한 학교는 아니지만, 쉽게 저버릴 수 있는 곳 도 아니다.
그러니.
“저는, 아카데미 대표로서 당연한 일을 한 거죠.”
졸업하는 그 날까지.
나는 아카데미 출신일 것이다.
내 말을 들은 학장님은, 선선한 새 벽 공기를 크게 들이쉬고는 말씀하 셨다.
“그 말은, ‘전학’ 가지 않겠다는 말 로 들어도 되겠는가?”
“……역시 알고 계셨군요.”
“황태자의 악취미는 정평이 나 있 으니까. 짐작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 네.”
“네. 제게 전학과 귀화를 권하더군 요. 라이나크 마병양성소에서 졸업 하고, 제국민으로 살라고 말이죠.”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었을 텐데.”
“쉬웠습니다. 어쩌면 나중에 후회 할지도 모르지만, 후회는 나중의 몫 이니까요.”
“이유를 물어도 되겠는가?”
거절할 수 있었던 이유.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 지.
나는 아직, 세상을 제대로 겪어보 지 못한 16세 어린아이일 뿐이니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지난, 아카데미 41층에 있는 아티
팩트 ‘말레록의 눈’을 통해 보았던 내가 염원하는 세상.
그곳에는 ‘황태자와 황금’은 없었 다.
테론의 권좌가 놓여진, 아르델 영 지의 아름다운 모습만이 있었을 뿐 이다.
나도 몰랐던 내 무의식.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그곳에는, 내 이름 ‘아르델’이 있 다.
“저는 제 고향이 좋거든요. 제가 처음 마법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도…… 다 저희 영지 때문이었으니
까요.”
“나 역시 내 고향을 사랑한다네. 내 선조로부터 내려온 우리 이그니 트 마법 아카데미. 이곳이 내 고향 이지.”
“학장님도 고향을 위해 싸우시잖아 요.”
“그렇다네.”
“저도 그렇습니다.”
10살 이후로 단 한 번도 들리지 못한 내 고향.
아르델 영지.
영지를 떠날 때, 영지민들에게 약 속했었다.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 돌아오겠다 고.
하지만 재능 충만한 줄 알았던 그 어린아이는, ‘마법 방출 장애’로 좌 절했고.
6년 동안 단 한 번도 고향에 돌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대제전에서 우승한 지금이 라면…….
“이번 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방학 때 고향에 다녀오려고요.”
돌아갈 수 있다.
아르델 가문의 소영주가 집으로.
학장님은 마치, 자신의 어여쁜 아 기 손자를 바라보기라도 하듯 흐뭇 한 얼굴로 말씀하셨다.
“잘 생각했네. 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도 되었지.”
“또, 제가 누구에게 명령받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잖아요?”
누구의 삶도 아닌 내 삶.
권력과 결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 제 뜻대로 살겠습니다.”
내가 곧 ‘권력’이 되는 삶.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 이 남았다.
나는 대제전에서 우승했고.
이 우승에 대한 ‘특혜’를 누리기 위해서는 고향이 있는 레디안 왕국 이 아니라.
“내일이군……. 짧은 여정을 떠나 는 것이.”
“ 네.”
라이나크 제국 중심으로 가야 한
다.
바로, 레버다인.
제국의 수도임과 동시에 마법사들 의 수도.
이곳에서 ‘짧은’ 여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네가 얼른 학교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겠네.”
나는, 언제나 나를 믿어주시는 학 장님.
티리온 이그니트를 향해 고개를 꾸 벅 숙여 보였다.
“네.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
중립국 알테인.
대제전 기간 동안 연일 시끌벅적하 던 이곳에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 다.
축제가 끝난 지도 어언 사흘이 지 났다.
이 시간 동안 관광객들은 모두 알 테인을 떠났고.
“그럼, 루인 님. ‘레버다인’에서 뵐 게요.”
아이린 프리우스.
둠 프라임.
세타 말키리.
등등.
대회에 참가했던 모든 학생들 역시 알테인을 떠났다.
마지막은, 우리 아카데미 차례였다.
레디안 왕국 방향으로 향하는 마나 열차가 들어올 때, 제이슨이 나를 와락 껴안으며 말했다.
“루인! 잘 다녀와라!”
“야, 숨 막혀.”
“몸 건강하게 다녀와. 우리는 학교 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알았 지?”
“죽으러 가냐 내가?”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애 혼자 멀리 보내려니까 이 형님이 걱정돼 서 그런다. 내가 옆에서 이것저것 알려줘야 하는데.”
“……짜식.”
단체전 4등.
내 기대보다 낮은 순위였지만, 우 리는 말 그대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을 보여주었고.
그만큼 더 끈끈해져 있었다.
제이슨의 작별 인사가 조금 오글거 리기는 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아니, 좋다.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어. 훨씬 멋 있어져서 돌아갈 테니까.”
“이 자식!”
“루인!”
“퀙! 아오, 숨 막혀!-
내 작별 인사에 모두가 내게 달려 들었고, 그렇게 왁자한 작별 인사를 마쳤다.
동기들은 모두 마나 열차를 타고 레디안 왕국으로 멀어지기 시작했 고, 순식간에 작은 점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후우…… 혼자 남아버렸네.”
“그럼, 저희도 출발하겠습니다.”
“아, 네. 그런데……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그냥 ‘길고양이’라고 부르시면 됩 니다.”
레버다인으로 향하는 내게도 ‘안내 자’가 따라붙었다.
이름은…… ‘길고양이’.
마법사의 탑에서는 성과 이름을 버 리고 서로 괴상한 이름으로 부른다 고 하던데.
아무래도 사실인 모양이다.
어쨌든, 그는 20대 후반의 나이로 마법사의 탑에 소속되어 있는 정식 마법사다.
하지만 나이에 걸맞지 않게 ‘플레 이어의 눈’으로 이름조차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수준 높은 마법사였다.
최소한 ‘마법 학교의 교수’들과 동 급 혹은 그 이상의 실력이라는 의미 인데…….
이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그런데…… 제가 올해 16살이거 든요. 그러니 말씀 편하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이게 편합니다.”
매우 사무적이고 공적인 태도로 나 를 대한다는 것.
그 덕에,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어색해할 필요 없이 ‘레버다인’으로 향하는 마나 열차에 오를 수 있었 다.
[열차 출발합니다.]레버다인.
가장 거대한 마탑이 있는, 마법사 들의 수도와도 같은 곳.
첫 번째 해외여행인데 알테인에 이 어 졸지에 라이나크 제국 깊숙한 곳 까지 들어가게 되다니…….
아무래도 올해의 내 팔자에는 역마
살이 가득 낀 모양이다.
“그럼, 간단하게 일정에 대해 안내 를 드리겠습니다.”
길고양이 씨는, 열차에 오르자마자 사무적인 목소리로 내게 브리핑을 하기 시작했다.
“레버다인에 도착하는 즉시, 황궁 으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황제 폐하를 직접 뵙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작년부터 이런 일들은 황 태자께서 모두 맡아서 하시니까요.”
황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
나를 갖지 못한다면 부숴 버리겠다 는 그 황태자 말이지?
어째, 시작부터 아슬아슬한데.
“황태자님께서 직접 우승을 치하하 실 겁니다. 들으셨을지 모르겠지 만…… 대제전의 우승 상금은, 1만 골드입니다.”
“••••••네?”
1만 골드.
이 이름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휘 몰아치는 ‘숫자’들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자, 잠시만. 밥이 몇 끼야 그럼?’
식당에서 밥을 한 끼 사 먹으면 대략 10실버…….
100실버가 1골드니까, 1만 골드 는….
상상해 본 적도 없는 금액이라 쉽 게 감이 오질 않는다.
물론, 잘나가는 귀족들이나 갑부들 에게는 그리 큰돈이 아닐지 모르겠 지만.
아르델 영지에서는 다르다.
1만 골드.
저 정도의 돈이라면 아르델 영지
1년 총예산을 훌쩍 넘는 금액일 테 니까.
“그다음은 마탑으로 향하게 될 겁 니다. 그곳에서, 차세대 마법사에게 어울리는 아티팩트에게 ‘선택’받게 됩니다.”
“……선택을 받는다고요?”
“네. 어쩌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말 그대로 아티팩트 에게 ‘선택’되는 것이니까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는다고?
자아가 있는 것인가?
이를테면, 아카데미의 살아 있는 역사인 킹 그램처럼?
모르겠다.
자세한 건 나중에 보면 알게 되겠 지.
“마지막으로는 임무를 배정받게 됩 니다. 아시다시피 학생들은 정식 마 법사로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 무를 받으실 수 없으나……. 우승자 는 예외입니다.”
마지막은 ‘임무.’
이를테면, 일종의 ‘신고식’이다.
다른 마법사들보다 좀 더 성대하 게.
좀 더 화려하게.
나라는 마법사가 나타났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신고식.
“임무의 종류는 총 다섯 가지가 있 습니다만, 모두 우승자의 수준을 고 려하여 난이도가 측정되었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적 혀있는 임무목록 중에서 가장 마음 에 드는 임무를 하나 선택하시면 됩 니다.”
길고양이 씨는, 내게 양피지 한 장
을 건네주었다.
그 양피지에는.
‘수색’
‘토벌’
‘ 암살’
‘ 발굴’
‘지식’
총 다섯 종류의 임무가 부여되어 있었는데.
나는 이를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보
려 했다.
그때.
“•…”주인.”
내 어깨 위에 앉아 있던 스트랑이 무언가를 보고 반응했다.
“네 첫 번째 임무. 저걸로 하자.”
<*.
“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