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3)
올 힘 마법사 063화
마나 열차는, 알테인을 빠져나와 제국 연방의 수많은 국가들을 지나 치며 대륙 중심으로 내달렸고.
우리는 알테인에서 출발한 지 정확 히 세 시간 만에 목적지에 정차했 다.
“도착했습니다. 내리십시오.”
레버다인.
라이나크 제국의 수도이자, 마법사
들의 도시.
나는 열차 밖으로 보이는 웅장한 풍경에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었 다.
“……대단하네요.”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철옹성이라 불리는 레버다인의 높 디높은 성벽이 주는 위압감은 그 앞 에 서보기 전에는 결코 모를 것이 다.
고대에 존재했다는 거인족이 제아 무리 크다 할지라도, 이 성벽은 절 대 넘지 못할 테니까.
성벽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강줄기
는 어떠한가.
도시의 아름다움을 살려주는 동시 에, 그 어떤 적의 침입도 쉽게 막아 내도록 만들 것이다.
웅장하던 성벽과는 다르게, 성 내 부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아름다워.’
마법사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어 있 는 곳이니만큼, 신비롭고 고풍스러 운 분위기가 도시 곳곳에 배어있다.
조금은 고즈넉해 보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세련되어 보이기도 했다.
도시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밝았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알테인과는 다 르게, 시끌벅적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나는, 황궁으로 향하는 마차에 몸 을 실은 채 길고양이 씨에게 물었 다.
“사람이 엄청 많네요. 무슨 축제인 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은 조용한 편에 속하죠.”
“이게요?”
“장이 열리는 날에는, 이 인원의
세 배 정도의 인파를 보게 되실 겁 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이곳 수도에 있 는 사람들만 해도 레디안 왕국 전체 인구수는 될 것 같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달리는 마차에 누군가 치이면 어쩌나 싶을 정도였 지만.
다행히 마차는 안전하게 마차 전용 길로만 달렸고, 사람들은 익숙하게 피해 다녔다.
“황궁은 아직 멀었나요?”
“이제 다 왔습니다. 바로, 저곳이니 까요.”
넓다.
어찌나 넓은지 30분.
성문 도개교를 넘은 지 30분여 만 에 드디어 황궁이 모습을 드러내었 다.
건물 지붕들에 가려져 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곧 널 따란 광장에 들어서자 주변이 탁 트 이며 황궁을 대번에 찾아낼 수 있었 다.
도시에서 가장 넓고 세련된 건물을 찾으면 되었으니까.
“이 빗금을 넘는 순간 황제의 땅입 니다. 그러니 여기서부터는 도보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광장에서 하차하여, 2중, 3 중으로 삼엄한 경비를 지나 궁 내부 로 이동했다.
황궁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면서도 주변 구경을 빼놓지 않았다.
이 넓은 도시에서 가장 세련된 건 물이 황궁이라면…….
저기.
저기 있는 가장 높이 솟아 있는 건물은 뭐 하는 곳일까.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물.
분명 오늘 처음 보았지만, 나는 저 곳이 어떤 곳인지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곳은…… 마탑이군요.”
“네. 맞습니다.”
궁중 정원 외곽에 아찔한 높이로 고고하게 서 있는 건물.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특 유의 외관이, 마치 날카로운 송곳을
연상케 하는 곳.
달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성역.
마법사의 탑.
“대륙의 수많은 마탑 중, 가장 긍 지 높은 곳이지요.”
저곳은 프렐리아 대륙에 있는 수십 개의 마탑 중, 가장 역사가 짧은 축 에 속하지만.
긍지만큼은 가장 높은 곳이다.
왜냐?
마법사의 왕이 머무는 곳이니까.
염왕 테론이 경계의 마법사로서 살 아 있는 한.
레버다인은 영원히 마법사들의 수 도일 것이다.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황궁 안에서도 한참을 걸 어, 어느 대전 앞에 도착했다.
죄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황궁 건물 들 사이에서도, 유독 크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곳이었는데.
이곳이 바로.
“모란궁. 황태자의 별궁입니다. 안 에서 모두가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를 잡아먹겠다고 엄포를 놓은,
황태자가 있는 곳.
그런데, 잠시만.
“방금 뭐라고 하셨죠?”
“모란궁. 황태자의 별궁이라고 했 습니다.”
“아뇨. 그다음에요. ‘모두’ 기다리 고 있다고요?”
“네.”
“모두라고요? 혼자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요? 누가……?”
그때.
덜컹-!
궁의 문이 활짝 열리며, 내부의 모 습이 펼쳐졌다.
귀족들.
아니, 궁인들까지.
족히 백 명은 될 것 같은 사람들 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채로 서 있었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 럼.
“어서 들어가십시오.”
그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환영인파의 중심에는 황 태자 쇼메르탄 라이나크가 화려한 예복을 입은 채 서 있었고.
“루인 아르델, 환영한다.”
그는, 나를 보며 웃어 보였다.
“‘내 제국’에 온 것을.”
따각.
내가 궁 내부로 발을 들이는 순간, 악사들의 음악이 연주되었고.
바닥에는 휘황찬란한 카페트가 깔 리며 그 위로 아름다운 꽃잎이 흩뿌 려 졌다.
걸어갈 때마다 양옆에 서 있던 궁 인들은 차례로 고개를 숙이며 내게 인사했다.
이들 사이를 걸어가기 민망할 정도 로 엄청난 환대행사다.
그래서, 나는 물을 수밖에 없었다.
“저를 위해 준비하신 겁니까?”
“질문하는 것이 버릇이군. 그래. 또 뭐가 궁금하지‘?”
“아뇨. 그냥, 뭐랄까……. 환영 인 사가 좀 과하다고 느껴져서.”
대제전이 큰 대회이기는 하나, ‘학 생대회’다.
학생대회 우승자에게 어울리지 않 는, 황송할 정도의 환영 인사라고 생각했지만.
황태자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 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뭐가 과하다는 거지? 대제전에서 우승한 마법사에게는 오히려 약소한 환영이다.”
그래.
황태자도.
여기 모인 제국민들도.
이곳의 그 누구도 의아하게 여기지 않는다.
“제국에서는 모두 이렇게 하지.”
제국의 스케일이랄까…….
내가 살던 아르델 영지라는 세상 과.
라이나크 제국이라는 두 개의 세상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너는 나에게 환대받을 충분한 가 치를 증명했으니, 촌스러운 티는 그 만 내고 이만 받아들여라.”
촌스러운 티라니.
거 참, 말 한번 심하게 하시네.
어쨌든, 성대한 환영 인사가 끝나 자 황태자가 손짓했다.
모두 나가라는 의미였고, 그의 손 짓에 맞춰 궁 안에 있던 궁인들은 일사불란하게 궁을 빠져나갔다.
“잠시 걷지.”
“ 네.”
황태자가 앞장서서 걸어가자 자동 으로 문이 열리며, 모란궁 내부에 있는 실내 정원이 나타났다.
정원 건물 내벽에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담쟁이덩굴이 장식처럼 피어 올라 있었고.
이를 보며 황태자가 입을 열었다.
“이맘때 황궁에는, 담쟁이덩굴과 글록시니아가 만연하고. 가을에는 로즈마리가. 겨울에는 베고니아 향 기가 궁을 뒤덮는다. 그리고 또다시 봄이 오면, 이렇게 샛노란 모란이
피지.”
느닷없이 꽃 이야기라니.
도대체 무슨 말이지?
“모란은 부귀를 의미한다. 나는 이 모란궁에서 레버다인의 모든 부와 권력을 쥐고 있지.”
“제국 본토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 겠지. 어떤가? 레버다인에 온 소감 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뿐인가?”
그럼, 뭐가 더 있어야 하나?
내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황태자가 말했다.
“내 말은. 궁에 들어온 뒤 생각이 바뀌지 않았느냐는 거다.”
“•…”아.”
무슨 말을 하나 했다.
당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를 부 숴 버리겠다더니…….
또 이 이야기다.
“다시 선택할 기회를 주마. 이 아 름다운 도시에서. 영원히 마르지 않 을 모란을 약속하지. 지금이라도 내 손을 잡아라.”
만약, 상대가 황태자가 아니라.
결혼을 약속한 여인이었다면, 참으 로 달콤했을 법한 말이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실로 잔 인한 말이다.
이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실내 정원 처럼.
영락없는 ‘황태자의 수집품’이 되 라는 말이었으니까.
어차피 대답은 정해져 있다.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까만 잠시 고 민했을 뿐이다.
“저, 실은 꽃 알레르기가 있거든 요.”
“……이제는 그런 티 나는 거짓말 까지 하는군.”
“티가 났나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황태자님의 호의만큼은 감사히 받겠 습니다.”
쇼메르탄 라이나크.
그는, 떨떠름한 얼굴로 손짓했다.
그러자 한 시종이 상자 하나를 들 고 나타났다.
“1만 골드. 대회 우승자에게 지급
되는 포상금이다.”
“아, 이건 감사히 받겠습니다.”
“부족하다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 도 좋다. 네가 레버다인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모란은 언제든 열려 있 을 테니.”
협박.
다음은, 돈으로 회유하려는 속셈인 가.
모든 것을 다 가진 황태자가 내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 지만.
“이 정도 돈이면, 평생 써도 부족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돈은 충분하다.
그러니, 이곳에 또 발을 들일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과연, 그럴까?”
“돈은 물과도 같지. 한번 쏟아내기 시작하면 그 끝을 모르거든.”
황태자는 여전히 나를 포기하지 않 는 듯했지만.
♦ ♦ ♦
“대화는 끝나셨습니까?”
“네.”
“이제 마탑으로 모시겠습니다. 탑 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황태자와의 일정이 끝나자마자, 곧 바로 다음 일정으로 불려가게 되었 다.
황태자, 그다음은 마법사의 왕.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사람들을, 하루에 골고루 불려 다니면서 보게 되다니…….
새삼스럽게 내 인생이 많이 바뀌었 구나란 생각이 들면서도.
“이 궁에 사는 사람들은 다들 체력 이 좋겠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 넓은 곳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 려면 말이에요.”
하루 종일 궁을 뛰어다닐, 이곳 궁 인들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하지만 길고양이 씨는 농담이라고 는 조금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두도록 하 죠.”
“•…”네.”
황궁 내에서 말을 타는 것은 금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 서 걸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도 엄청 높아 보 이던 마법사의 탑 바로 앞에 도착하 자.
‘끝이 안 보이네.’
그 높이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게 솟아 있다.
그래.
나는 이곳에서 아티팩트를 선택받
게 되고.
내가 수행할 임무를 선택하게 된 다.
마탑 위로 들어가는 마나 게이트를 시동하던 길고양이 씨가 내게 물었 다.
“그런데, 다음 임무는 선택하셨습 니까?”
임무.
마나 열차에서 임무목록만 확인했 을 뿐.
어떤 임무를 선택할지에 대한 대답 은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결정은 했다.
나는 일전에 스트랑이 내게 했던 조언을 떠올리며 말했다.
“네. 선택했습니다.”
“뭘 선택하셨죠?”
“수색입니다.”
“……수색이 요?”
‘수색.’
개척되지 않은, 혹은 개척이 불가
능한 지역에 대한 수색 및 정찰.
임무 목록에 기재되어 있던 5개의 임무 중에서.
유일하게 ★★★★★ 별 다섯 개가 붙어 있던 임무가 바로.
수색.
내 대답에 길고양이 씨가 눈썹을 일순간 꿈틀거리더니, 우리가 만난 이후로 가장 사적인 질문을 내게 건 넸다.
“……굳이 가장 어려운 임무를 선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음, 그냥요. 재밌어 보여서요.”
“궁금해지는군요. 과연 탑주께서 뭐라고 말씀하실지.”
그래.
나도 궁금하다.
임무목록에 쓰여 있던 수색 지역.
바로.
** 하늘산 봉우리**
**접근 불가 지역**
하늘산 봉우리.
이곳은, 드라카가 100년을 머물렀 던 지역이자 살아 있는 고대의 오우 거.
킹그램의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