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6)
올 힘 마법사 066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내게 반응 한 X구역의 아티팩트.
쿤칸의 이빨.
“이거, 그 녀석의 어금니잖아.”
“……웅? 너도 아는 물건이야?”
이를 보며, 스트랑이 흥미로운 듯 미소 지었다.
“대륙 전체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오우거들을 모두 하늘봉 아래로 모 여들게 만들어 최초의 ‘부족’을 탄
생시킨 대부족장 쿤칸의 어금니다.”
“……하늘봉의 부족장이라고? 그 럼, 혹시……
“그래. 너희 아카데미 지하에 잠들 어 있는 고대의 오우거, 킹그램의 아버지다.”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이 다.
스트랑의 말에 따르면.
세계파괴자 드라카, 그리고 힘의 정령 스트랑이 하늘산 봉우리에 100년간 머물렀던 시절.
이들을 ‘같은 식구’로 받아들인 오 우거가 바로 부족장 쿤칸이었다.
쿤칸에게 호의를 받은 드라카는, 쿤칸의 아들인 ‘킹그램’에게 마법을 가르쳐주고 인간의 언어를 가르쳐주 었다는 이야기는 킹그램에게 직접 들어서 잘 알고 있다.
나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세상 참 좁네.”
참, 세상이 좁게 느껴진다.
내가 어딜 가든지 간에 이 ‘오우 거’들과의 인연은 끊이질 않았으니 까.
하지만, 이에 대해 스트랑이 부정 했다.
“아니, 세상은 넓어. 단지 너에게만 좁게 느껴질 뿐이지.”
“무슨 말이야, 그게.”
“이 모든 게 다 우연이라고 생각 해?”
우연…….
아니, 우연을 가장했던.
이렇게 될 수밖에 없던 ‘필연’.
“쿤칸의 어금니는 이제껏 너를 기 다리고 있었던 거야. 네가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는데, 기다리지 못하 고 제 발로 너를 찾아온 것만 보아 도 알 수 있지.”
“이게 그렇게 대단한 물건인가?”
“가장 위대한 힘의 상징이지. 그리 고, 대부족장의 의지를 이어받았다 는 징표이기도 하고.”
딱 내 주먹만 한 크기의 어금니 조각.
단순히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그렇게 특별한 구석 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내셨군요! 쿤칸의 이빨이라니! 수백 년간 조용 하던 쿤칸의 이빨이 깨어나다니! 이 는, 알갈의 위대한 축복이리니!”
‘맛있는 멧돼지’ 씨를 비롯한 마법 사들의 기괴한 반응을 보아서는.
내가 무언가 대단한 사고를 치긴 친 모양이다.
이들이 가장 감탄하며 놀랐던 부분 으
빛무리를 뿜어내며 내게 날아온 ‘쿤칸의 이빨’을 내가 한 손으로 잡 아냈을 때다.
“무겁지 않으십니까?”
“조금 묵직하기는 한데, 딱히 무겁 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요.”
“쿤칸의 이빨은 성인 기사 다섯이 들어도 들지 못했던 물건입니다. 그 걸 X구역으로 옮기기 위해, 성인 기사 열 명이 기구를 이용하여 들어 올렸었죠.”
이 작은 물건을, 기사 열 명이서.
“아무래도 제 주인을 제대로 찾은 모양이군요.”
그래.
길고양이 씨의 말대로 물건이 제
주인을 찾았다.
대제전 우승자는 아티팩트에게 ‘선 택’을 받고.
이 선택은 절대적이다.
그 누구도 내가 ‘쿤칸의 이빨’을 가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게 설령.
“이제, 탑주님께 보고 드리겠습니 다.”
‘마법사의 왕’이라고 할지라도 말 이지.
♦ ♦ ♦
나는 쿤칸의 이빨을 들고 다시 방 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대제전 우승자에게 주어지 는 특혜들을 모두 받게 되었다.
막대한 상금.
위대한 아티팩트.
특별한 임무까지.
당장 내일 출발하게 되는 ‘수색 임 무’만 완수하게 되면 이곳에서의 일 정도 모두 끝나게 된다.
나는 그 전에 이 ‘쿤칸의 이빨’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게 뭘까?”
“원초적인 힘의 근원. 위대한 힘의 상징. 가장 강건한 의지를 이어받은 오우거의……
“아니, 그런 상징적인 의미 말고. 도대체 어디에 쓰는 아티팩트냐는 거지.”
X구역에 보관되어 있는 3개의 아 티팩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염왕 테론이 사용하는 알갈의 지팡 이야 워낙 유명한 아티팩트니까 제 쳐 두고.
모르시의 비늘은, 골드 드래곤 ‘모 르시-고니아’가 인간을 위해 자신의
비늘로 제작한 절세의 갑주라고 하 는데.
정작 인간들은 이게 ‘드래곤의 물 건’인 줄 모르고 있다.
드래곤과 직접 삶을 공유한 적이 있는 ‘스트랑’만이 맡을 수 있는 향 기인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두 가지.
지팡이와 갑주.
두 가지 아티팩트 모두 각각 사용 처가 명확하게 증명되어 있다.
하지만, 쿤칸의 이빨은 그렇지가 않다.
“검도 아니고, 방패로 쓰이지도 않 을 것 같고……
딱 내 주먹 정도 크기의 뭉툭한 원형 모양의 구체.
무기로 가공되지 않은 1차 원석 그대로다.
이제껏 그 누구의 손을 거치지 않 은 녀석이니까.
어떤 무기도 될 수 있겠지만,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철퇴로 쓰이려나?”
쇠사슬을 매달아 철퇴로 쓰이기엔
크기와 모양이 딱 적당해 보이기는 했지만…….
세상에 철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때, 스트랑이 말했다.
“우선은, 지니고만 있어도 효과는 충분할 거야. 쿤칸의 이빨은 네 힘 올 대폭 증가시켜 줄 테니까.”
그 말은, 사실이었다.
《힘》: 3,520
단지 ‘쿤칸의 이빨’을 소유하고만 있었을 뿐인데.
2,500을 가까스로 넘기고 있던 힘 이 무려, ‘1,000’만큼이나 상승해 있 었으니까.
이게 끝이 아니다.
“아직은 원석 그대로일 뿐이라 가 치가 떨어지지만, 나중에 그걸 무기 로 제작할 기회가 있을 거야. 그럼 효과는 더욱 늘어나게 될 테지.”
알갈의 지팡이.
모르시의 비늘처럼.
쿤칸의 이빨도 다른 무언가로 2차 제작된다면, 다른 아티팩트처럼 강 력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세상에 유일무이한 이 원석 을…… 과연 어떤 대장장이가 다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는 했지 만.
“지금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 니네.”
“ 맞아.”
당장 내 영역 밖의 일이니, 지금은 이걸 걱정할 때는 아닌 듯하다.
지금은.
“당장 내일 있을 네 ‘임무’에 집중 해.”
임무부터 깔끔하게 완수하도록 하 자.
다음 날 이른 새벽.
나는 오직 ‘길고양이 씨’의 마중만 을 받으며 조용히 마법사의 탑을 빠 져나왔다.
“여기. 활동비와 테시란으로 향하 는 마나 열차 티켓입니다. 그 외에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 중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임무 기간 은 정확히 한 달. 레바다인으로 돌 아오는 열차 티켓도 함께 들어있으 니 날짜를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 니다.”
“네.”
활동비와 신분증.
왕복 열차 티켓을 받았고, 이제 길 고양이 씨와의 용무는 끝났다.
하지만, 길고양이 씨.
그는, 꽤 복잡한 눈으로 나를 바라 보고 있었는데.
마치, 내게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
나는 물었다.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신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그게 무슨••••••
“개인적인 의견이 철저하게 배제되 는 마탑 소속 마법사로서 해야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 명의 ‘선배’ 로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는 뜻입니다.”
길고양이 씨.
여전히 나와의 대화는 ‘공적’인 대 화를 유지하려 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는 느끼고 있었 다.
‘사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사 이가 꽤 가까워졌음을.
“레버다인. 이곳은 모든 마법사들 에게 친절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그 렇지 않습니다.”
“••••••네?”
“자신의 발아래 있는 마법사들. 그 리고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마법 사들. 마법사의 탑은 마법사를 이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 평가하게 됩
니다. 본인도 아시겠지요. 루인 님은 철저한 후자에 속한다는 것을요.”
염왕 테론의 발아래를 거부하고 있 는 마법사.
황태자의 귀화제안마저 거절한 통 제 불가능한 마법사.
나.
그는, 내게 말하고 있었다.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모든 것을 의심하십시오. 이곳은 웃는 미소 뒤 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기고 있는 곳 이라는 것을요.”
조심하라고.
모든 상황을 의심하라고.
“이상, 길고양이가 아닌 ‘테일러 헤필버그’의 말이었습니다. 명심하십 시오. 그리고, 잊어주십시오. 마법사 길고양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 니까요.”
‘변절자 헤필버그’.
들어본 적 있다.
레디안 왕국의 귀족이자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 출신 학생이었지만.
자신의 모든 이름을 버리고 ‘라이 나크 제국’으로 귀화를 선택했던 헤
필버그 가문의 장남.
테일러 헤필버그.
그는, 길고양이가 아닌 내 아카데 미 ‘선배’로서 조언했고.
나는, 그런 선배에게 싱긋 웃어 보 이며 말했다.
“저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길고양이 씨.”
그러자, 테일러 헤필버그.
아니.
길고양이 씨 역시 미소로 답하며 말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고성(占城) 테시란.
한때는 프렐리아 대륙의 방패라 불 렸다.
마족 다음으로 인간들에게 가장 위 협적인 몬스터이던 오우거 부락.
‘하늘산 봉우리’를 지척에 두고 있 는 가장 큰 도시이기 때문이다.
오우거의 침략으로부터 대륙을 수 호하는 것.
이것이 ‘계획적으로’ 건설된 테시
란이라는 도시가 지니는 가치다.
덕분에, 어지간한 수도 부럽지 않 은 높은 성벽과 강력한 군사력. 강 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도시였다.
그래.
오우거들이 모두 사라지기 전까지 는 분명 그랬다.
하지만.
“……황량하기 그지없네.”
오우거라는 가장 위협적인 적이 사 라진 지금의 ‘테시란’은 유령도시 그 자체였다.
건물 외성벽은 알테인에서 보았던
‘폐성’과 다를 게 없을 만큼 관리가 소홀했고.
강인한 군사력 대신, 대낮부터 술 판을 벌이는 경비병들이 자리를 채 웠다.
전시에는 노인, 여자, 아이들 상관 없이 모두가 맞서 싸웠다는 용맹한 테시란 시민들은 사라지고.
거리에는 부랑자와 불량배들만이 넘쳐났다.
오우거라는 목적이 사라지니, 테시 란이라는 과정까지 모두 무너져 내 린 것이다.
‘그 유명한 대륙의 방패가 이렇게
되어 있다니……
책과 세상은 많이 다르구나.
나는 이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향한 곳은, 테시란에 유일하 게 있는 마구간이었다.
“쿠울! 쿠우우울!”
하지만 마구간 지기는 대낮부터 술 에 취해 대자로 뻗어 있었고, 나는 그 주인장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러자, 주인장이 느지막하게 눈을
뜨더니.
곧 쌍심지를 켰다.
“뭐야, 이 애송이는? 감히 내 단잠 을 깨워?”
말이 통하지 않겠는걸.
나는 품속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내 신분중.
서류에는 신원올 묻지 말고.
그 어떤 방문 목적도 묻지 말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라이나크 제국’과 ‘마 법사의 탑’의 인장이 떡하니 찍혀 있었다.
“허, 허억……!”
서류를 보자, 마구간 지기는 헛숨 을 삼키며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고 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죄, 죄송합니다요! 소인이 가, 감 히…… 마, 마법사님이신 줄은 모르 고……
“괜찮습니다. 말 한 필 얻을 수 있 겠습니까?”
“예? 마, 말이요?”
마구간 지기는 조금 당황하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그게……. 실은 드릴 만한 말 이 하나도 없습니다.”
“말이 없다고요?”
“예. 그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다른 마구간은 없습니 까?”
“예. 테시란에서는 이곳이 유일합 니다요.”
마구간에 말이 없다니.
이런 낭패가 다 있나.
내가 당혹스러워하자, 마구간 지기 는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다.
“그게 실은, 마구간에 보관되어 있 던 말이 총 세 필이었는데. 마침 오 늘 다 나가 버렸습니다요. 지난 몇 주간 파리만 날리고 있었는데…… 하필 오늘 손님이 몰리는군요. 허 허……. 하지만 마법사•님. 너무 걱정 하지는 마십시오. 딱 하루만 기다려 주신다면 제가 말을 구해볼 수 있을 것……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하루만 기다려주시면 제가 말을 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 했습……
“아뇨. 그 전에요. 지난 몇 주간 여행자라고는 한 명도 없었는데. 오 늘 갑자기 말이 다 나갔다고 하셨습 니까?”
“예? 예에.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왜……
테시란에서 말을 빌린 사람이…….
나 말고 더 있다?
이는, 과연 우연일까.
나는 조금 전.
길고양이 씨가 내게 했던 말이 불 현듯 떠올랐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동시에.
“……너도 느꼈어?”
“주인. 이제 느낀 거야? 나는 마나 열차에서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내게 은밀하게 쏟아지는 시선을 느 꼈다.
그래.
미행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