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7)
올 힘 마법사 067화
미행이 붙었다.
말 세필이 한 번에 나갔으니, 최소 인원이 3명 이상이라는 이야기일 터.
하지만, 나는 조금도 티 내지 않고 오히려 태연한 척 굴었다.
지금도 내게 끈질기게 따라오는 이 시선을 느끼고 있었지만.
내게 따라붙은 미행자가 누군지 확 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구간지기에게 말했다.
“내일 정오에 다시 오겠습니다. 괜 찮겠습니까?”
“예. 충분합니다. 이래 봬도 테시란 근방에서 나는 모든 말들은 모두 제 손을 거칩니다요. 내일 정오까지 타 고 가실 말을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요.”
“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요. 그럼 살펴 가십시오.”
어쩔 수 없이 테시란에서 하루를 묵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테시란 중심에 있는
어느 여관으로 들어섰다.
그러곤 다짜고짜 종업원에게 5골드 짜리 금화 한 닢을 튕기며 말했다.
“하루를 묵을 방. 그리고, 가장 빠 른 식사 하나.”
식사 하나에 보통 은화 4개 내지 5개 정도다.
숙박비를 포함하더라도, 5골드는 수십 배나 되는 과분한 금액이다.
종업원은 ‘이게 웬 떡이냐’ 싶어 황급히 고개를 숙이려고 했고.
나는 그런 종업원을 막아섰다.
“인사는 됐습니다. 대신 부탁이 하 나 있습니다.”
“예? 부, 부탁……. 아, 예. 말씀하 십 시오.”
“곧 누군가 다가와 저에 대해 물어 볼 겁니다. 이곳에서 며칠을 묵고 가느냐고. 제 방이 몇 호실이냐고. 그럼, 적당히 둘러대시고 제게 알려 주십시오. 그 사람들이 몇 명인지. 인상착의는 어떤지. 며칠을 묵고 가 는지. 그렇게만 해주시면 똑같은 금 화 다섯 개를 더 드리겠습니다.”
“다, 다섯 개……!”
“약속드리죠. 당신이나, 여관에 피
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평범한 여관 종업원이지만.
도시 중심부에 있는 여관이란, 워 낙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되는 곳이 다.
눈치 빠른 종업원은 금세 내 말뜻 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 염려 마십시오. 제가 이런 일 은 전문입니다.”
뭐가 전문이라는 걸까.
어쨌든 ‘돈’ 앞에서는 대부분 솔직 해지는 법.
나는 적당한 테이블에 걸터앉아 종 업원이 가져다준 에그 스크램블을 입에 밀어 넣으며 알게 모르게 주변 을 살폈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끈적 하게 느껴지던 그 찝찝한 시선은 느 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와 일정 거리를 유지 하며 정체를 숨기려는 듯했다.
그렇다면.
내가 자리에서 비켜줘야지.
“잘 먹었습니다.”
“아! 입맛에는 맞으셨습니까?”
“썩 훌륭하더군요. 저는 잠시 테시 란 구경 좀 다녀올까 하는데, 제 짐 좀 맡아줄 수 있겠습니까?”
시선을 보내자, 종업원이 알아차렸 다는 듯 내 짐을 받아들며 말했다.
“아, 예! 다녀오십시오. 짐은 손님 방에 올려두겠습니다.”
이런 일이 ‘전문’이라던 종업원은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내 짐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를 추적하는 미행자는, 분명 멀 리서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있을 것 이다.
내가 이렇게 보란 듯이 짐을 두고 숙소를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면.
여관으로 가서 나에 대해 캐물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끼를 던져 놓았고.
이제, 녀석이 그걸 물어버리기만 하면 된다.
누구일까?
같은 구차한 질문은 하지 않을 것 이다.
정답을 알고 있으니까.
‘라이나크 제국.’
정해진 대답이다.
겉으로는 내게 우호적인 듯하나.
자신의 발아래 두지 못하는 내게 결국은 등을 돌리게 될 곳.
아마도 내 능력에 지대한 ‘호기심’ 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의 왕께서 친 히 사람을 보내셨겠지.
아니면, 이상한 악취미를 가진 황 태자가 내 뒷조사를 시켰을지도 모
르는 일이다.
어디가 되었든, 둘 모두 내게 썩 반가운 이들은 아니다.
잡아야 한다.
내일, 말이 도착하여 하늘산 봉우 리로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 야만 한다.
미행이 붙은 것을 알면서도, 등 뒤 에 계속 따라오게 둘 수는 없는 노 룻이니까.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볼 것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테시란 을 정처 없이 떠돈 지도 어언 1시 간.
지금쯤, 여관에서 나에 대한 뒷조 사는 끝냈을 것이다.
그래서 여관으로 발길을 틀었다.
하지만 막상 여관에 도착해 보니, 내가 기다리고 있던 상황은 없었다.
“아무도 안 왔습니다.”
“•…”네?”
“저, 정말입니다. 손님이 나가시고 누가 제게 올까 긴장하며 기다렸는 데……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
는다.
종업원이 추적자에게 매수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이유도 아니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 보였으니 까.
“하지만, 조금 이상했던 일은 있습 니다.”
“그게 뭐죠?”
“한 3분 정도……. 아주 짧은 기억 이 없습니다.”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렇습니다.
테이블을 치우고 있던 제가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 이 바닥에 누워 있었 으니까요.”
말을 듣자마자, 단 한 가지 마법이 떠올랐다.
마인드 컨트롤.
상대방의 정신을 지배하여 조종하 는 6클래스 고위 마법.
정신이 지배당한 대상은 지배당했 던 당시의 기억을 모두 잃게 되고, 지배자는 피지배자의 기억을 훔쳐볼 수 있다.
이 마법을 이용해, 종업원과 나 사 이의 대화 내용을 모두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
내가 미행이 붙었다는 사실을 인지 하고 있다는 것을 저들이 확인한 것 이다.
예상보다 훨씬 치밀하고 강력한 ‘마법사’임이 확인되는 순간.
“……알겠습니다.”
나는 추적자를 잡을 다른 방법을 물색해야만 했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이를 고민하며 방으로 들어선 내 눈에.
곱게 접힌 쪽지 하나가 들어왔다.
쪽지에는.
[신변에 위협을 가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 나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 하지 말고 임무를 진행하도록.]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고.
꾸깃꾸깃.
나는 동시에 쪽지를 꽉 움켜 쥐여 보였다.
“내 방까지 몰래 들어와 놓고 는…… 이제 와서 신경 쓰지 말라 고?”
굳이 내 방에 이런 쪽지를 둔 것.
이것 자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지 내 신변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 는 협박이 아니겠는가.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고.”
벅벅.
나는 구겨진 쪽지를 찢어버리고는, 아예 짐을 모두 챙겨 여관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무작정 인파가 가장 많은 시장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스트랑이 물었다.
“어쩔 생각이야?”
“찾아내야지.”
“이래가지고 어떻게 찾아내겠다는 거야?”
“잊었어? 나 트라이애슬론 1등이 잖아. 달리기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 는다고.”
조금은 무식한 방법.
하지만, 그만큼 확실한 방법.
“술래잡기 시작이야.”
술래잡기.
지금 도망치는 술래는 나지만.
아마, 곧 그 술래가 뒤바뀌게 될 것이다.
왜냐고.
“미니맵을 열어줘.”
“……그냥 들이받아 버리겠다는 거 네.”
“물론이지.”
내게는 아주 튼튼한 두 다리와, 미
니맵이 있으니까.
“비명의 마법사님. 루인 아르델이 달아나고 있습니다.”
먼발치에서 루인 아르델을 지켜보 고 있던 3명의 마법사들.
이들 모두의 목덜미에는 으깨진 두 개골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으깨진 두개골 문신.
이는, 정식으로 마탑에 소속된 마 법사들은 아니지만.
마법사의 탑 지하에 머물며 염왕 테론 개인적인 지시를 받는 마법사 집단 ‘위키드 메이지’를 의미했고.
“쫓을까요?”
이 3인의 ‘위키드 메이지’ 중심에 있던 ‘비명의 마법사’라고 불린 남 자는, 피곤하다는 듯 눈을 감으며 말했다.
“어차피 녀석의 목적지를 알고 있 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 만……. 저렇게 놀아달라고 말하는 데 거절하기가 쉽지 않군. 거기다 대제전에서 우승했다는 우리 후배님
실력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럼, 어떻게 할까요?”
“쫓아라. 죽이지는 말고.”
“네.”
비명의 마법사의 지시에, 곁에 서 있던 마법사 2명이 건물 지붕 아래 로 뛰어내려 루인을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인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 지, 텔레포트 마법을 쓰지 않고 루 인을 뒤쫓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기다 테시란에서 가장 많은 사람 이 모여 있는 시장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터라.
추적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루 인의 흔적을 쫓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였다.
“놓치겠습니다.”
“추적 마법을 써라.”
“흔적이 남을 텐데, 괜찮겠습니 까?”
“그러면, 그것대로 재미있겠지.”
“ 네.”
이들은 하는 수 없이 추적 마법을 사용했다.
추적 마법의 단점이라면, 마나의 혼적이 진하게 남아 마법사인 루인
이 자신들의 위치까지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놓쳐 버리고 말테 니까.
“트레이스 볼.”
위키드 메이지의 손아귀에서 보랏 빛 구체가 생겨났고.
이구체는 루인 아르델의 흔적을 쫓 아가기 시작했다.
구체를 따라 루인을 뒤쫓던 위키드 메이지 2명은, 자리에서 우뚝 멈춰 섰다.
갑작스럽게 구체가 제자리에서 멈 춰 섰기 때문이다.
“……흔적이 끊어졌습니다.”
이를 보자, 뒤늦게 도착한 비명의 마법사가 말했다.
“아니. 흔적이 끊어진 게 아니야.”
“••••••네?”
“녀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 지.”
이는, 사실이었다.
콰앙!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나무 가판대 뒤에서 루인이 튀어나와 마 법사 한 명을 덮쳤기 때문이다.
빠각!
“••••••엌!”
부지불식간에 턱을 가격당한 마법 사 한 명이 자리에서 쓰러졌고, 쓰 러지려는 마법사의 팔을 잡고 그대 로 꺾어버렸다.
우드득.
“으아아아악!”
뼈마디가 아스라지는 소리와 동시 에, 루인은 다음 마법사를 향해 몸 을 날렸다.
“……홉!”
마법사는 빠르게 보호막을 둘러 몸 을 보호하려 했지만, 루인이 뻗는 주먹은 그 보호막을 그대로 꿰뚫고 들어가 미간에 적중했다.
빠각!
적중과 동시에 피가 터져 나오며 마법사가 뒤로 날아갔고.
순식간에 2명이 제압당하며, ‘비명 의 마법사’.
단 한 명만이 남게 되었다.
부하를 모두 잃었지만, 그는.
위기감이라도 전혀 없는지 이를 환 하게 드러내며 감탄할 뿐이었다.
“핫……, 하하하핫! 탑주께서 당부 하시던 이유가 있었어. 어떤 녀석인 가 궁금해서 장단 맞춰줬더니…… 이거 완전 괴물 같은 놈이었잖아?”
“너희들, 뭐야?”
“다 알면서 뭘 물어? 탑주께서 보 내셨다. 우리 후배님을 잘 ‘보호’하
라고 말이야.”
‘보호’라는 말에 루인이 인상을 팍 구기며 말했다.
“난 너 같은 선배님을 둔 적이 없 는데. 그리고 보호가 아니라, ‘감시’ 겠지.”
“그거나 저거나. 같은 말이야.”
“그래서, 이제 어쩔 거지?”
“내 임무를 다해야지.”
루인의 질문과 동시에, 비명의 마 법사가 품속에서 웬 종이 한 장을 꺼내며 찢어버렸다.
“또 보자고.”
그러곤, 보랏빛 연기를 내뿜으며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