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8)
올 힘 마법사 068화
“목덜미에 그려진 깨진 해골 문 신……. 위키드 메이지로군.”
“위키드 메이지?”
“응. 그 이상은 나도 잘 몰라. 아 는 것이라고는…… 겉으로 드러나는 ‘깨끗한’ 일 말고, 드러내고 싶지 않 은 지저분한 일들만을 맡아서 처리 하는 마탑 소속 마법사라는 것 정 도.”
“베일에 싸인 곳 치고, 구린내 안
풍기는 곳이 없지.”
“동감이야.”
일반인들은 ‘위키드 메이지’라는 이름조차 듣기 힘든 경우가 많지만.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이름’ 정도 는 알려져 있다.
우리 아카데미 졸업생 중 상위권 일부는, 위키드 메이지라는 단체로 스카우트 되고는 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문신, 이름같이 겉 으로 드러나는 정보 외에.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어느 정도 경지의 마법사들인지.
이들의 수장은 누구인지.
구체적인 내부 정보는 많이 드러나 있지 않다.
하지만.
오늘 처음 대면한 ‘위키드 메이지’ 에 대한 감상만큼은 확실했다.
“해볼 만해.”
둠 프라임보다 훨씬 아래.
아니.
오히려, 대제전에서 만났던 30명의 학생대표들이 더 강하다고 확신할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 다.
아직 ‘학생’ 신분이지만, 대제전의 학생대표들은 모두 4클래스 마스터 에서 5클래스 마스터까지.
어중간한 성인 마법사의 수준을 훨 씬 뛰어넘은 젊은 천재들이니까.
물론, 이중에도 예외는 있을 것이 다.
“아직 한 명의 실력은 확인하지 못 했잖아?”
“맞아.”
스트랑의 말대로, 아직 ‘리더’로 보 이는 1명의 실력은 확인하지 못했 다.
리더로 보이는 남자.
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정 이동 주문서를 사용하여 멀리 달아 나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전의 그 기분 나쁜 웃 음소리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 남자. 애초에 나와 싸울 생각 이 아니었어.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 시키기 위해 내 앞에 나타났을 뿐이 야.”
“그래서, 이제 어쩔 생각이야?”
그래.
녀석들은 아마도, 오늘처럼 내 앞 에 정면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 다.
뒤에서 몰래 감시하고, 지켜보며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하겠지.
내가 접근하면, 아마 같은 방법으 로 달아날 것이다.
나를 감시하는 것.
그게 그 남자의 ‘임무’니까.
더군다나, 녀석들은 내 ‘목적지’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테시란에서 시간을 버리 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
작정하고 도망치는 마법사를 잡는 방법.
답은 하나밖에 없다.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나도록 만들 어야지.”
다음 날.
나는 예의 그 마구간지기를 찾았 다.
“말은 준비되었나요?”
“오! 마법사님. 안 그래도 기다리 고 있었습니다요!”
마구간지기는 나를 보자마자 손뼉 을 짝 치더니, 마구간에서 황색 갈 기를 뽐내는 말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급하게 공수했지만, 아주 똑똑한 녀석입니다요. 인근 마을 경비대장 이 타던 말인데…… 군마 출신이라 길들이기도 쉬울 것입니다요.”
“네, 감사합니다.”
승마는 능숙하지는 않지만, 기본기 는 갖추고 있다.
안장에 발이 닿지도 않을 어린 나 이지만, 그만큼 어려서부터 말을 타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말의 편자를 점검하고 안장을 올린 뒤, 등 위에 올라 고삐를 세게 쥐었다.
히이이잉-!
말은 오랜만에 달린다는 듯, 기분 좋게 앞발을 들어 올렸고.
나는 테시란의 서쪽을 바라보았다.
목적지는 ‘하늘산 봉우리’.
갈 길이 멀다.
테시란의 서쪽으로 사흘을 내리 달 렸다.
이틀째 되던 날까지는 하늘산 봉우 리로 향하는 길목에 작은 마을이 몇 곳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정확히 삼 일째 되던 날부터는 그 마저도 없었다.
마을은커녕, 말이 쉬어갈 만한 작 은 거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황무지.
그 어떤 생명체도 살지 않는 메마 른 땅을 끝없이 내달렸다.
—하늘산
-오우거 출몰지역-
-접근 제한-
-테시란.
이 길의 끝에 ‘하늘산’이 있다는 수백 년에 사용되던 부서진 이정표
가 아니었다면.
아마, 달리는 내내 끝없이 의심했 을지도 모른다.
벌써 사흘이나 달렸지만, 지평선 끝에 걸려 있는 하늘산은 조금도 가 까워지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테시란을 떠난 지 정확히 사흘이 넘어가는 새벽.
“……거의 다 왔다.”
나는 목적지에 가까워졌음을 본능 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힘의 화신 스트랑이 ‘힘’에 반응하
듯.
쿵쿵쿵쿵!
내 포스 서클이 빠르게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느껴진다.
마나 대신, 주변을 충만하게 채우 고 있는 이 거대한 ‘힘의 잔향’.
어찌나 세게 반응하는지.
마치, 저 힘들이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나를 부르고 있는 저 충만한 힘과 는 별개로, 그 이상 하늘산과 가까 워질 수는 없었다.
“여기구나. 결계가……
어느새 투명한 결계가 내 앞을 가 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콩콩.
내가 말에서 내려 가볍게 결계를 두드리자, 스트랑이 말했다.
“여기서부터 하늘산 초입이야. 그 리고 저 위가 하늘봉 부족의 땅. 하 늘산 봉우리지.”
“네가 드라카와 머물렀던 곳이지?”
“맞아.”
나는 결계 벽에 손바닥을 갖다 대 고, 아주 약간 힘을 줘보기도 했다.
하지만.
“후아! 진짜 꿈쩍도 안 하네.”
결계는 작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 다.
물리적으로 절대 넘어갈 수 없는 결계.
그 어떤 사람도 비밀을 파헤치지 못한, 오우거의 성역이라 불리는 곳.
“여길 어떻게 들어간담……
이 결계의 비밀에 대해서 밝히는 것.
이것이 내가 여기에 온 이유.
나는 ‘힘’으로 부수는 방법은 포기 하고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일전에 스트랑이 내게 한 가지 조 언을 해주지 않았던가.
인간의 사고방식을 버리라고.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찾아 내면, 오우거의 성역에 닿을 수 있 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인간적이지 않은 사고 방식’이란 대체 뭐란 말인가.
“ 흐음••••••
철푸덕!
나는 한쪽 손바닥으로 턱을 괸 채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인간이라면, 분명. 이 결계를 부수 려고 했을 거야. 그렇지?”
“그렇겠지.”
“하지만 부수지 못했어. 애초에 인 간의 방법으로는 부술 수 없는 결계 인 거지.”
자, 그렇다면 생각을 뒤집어보자.
“만약 내가 인간이 아니라 오우거 였다면 이 결계를 어떻게 했을까?”
인간이 아니라.
오우거의 입장에서라면, 어떻게 했 을까.
“결계 안에 있는 오우거를 부르지 않았을까? 문을 열어달라고 말이 야.”
그냥, 친구 집에 놀러 온 것처럼.
부르는 거지.
인간의 언어가 아닌, 오우거의 언 어로.
내 말에 스트랑이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이제야 생각이 좀 트이는군.”
사실 절반 정도는 농담 섞어서 던 진 말이었는데.
음.
말하고 보니까 일리가 있잖아?
“……나 오우거와 의사소통이 가능 하잖아.”
“그래. 오우거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지.”
“잠시만. 그 말은…… 만약 저 안 에 오우거가 살아 있다면 내 말이 들릴 수도 있다는 말인가?”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하늘산 봉우리에 있는 오 우거는 모두 죽었다고 했는데?”
“그것도 ‘인간’들이 만들어낸 생각 이었을 뿐이지.”
그래.
하늘산 봉우리에 살던 오우거가 모 두 죽었다는 것도.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생각일 뿐.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상한 편견에 갇히지 마. 네 능 력은 편견에 순응하는 게 아니라,
편견을 부수는 것이라는 걸 항상 기 억하라고.”
오히려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지 않 은가?
“저 안에…… 오우거가 있구나?”
하늘산 주변을 꽉 채우고 있는 충 만한 힘들.
무수히 많은 오우거들이 아니라면, 이 힘들을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뒤에서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위 키드 메이지’의 노골적인 시선이 느 껴졌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결계에 가까 이 다가갔다.
이것이, 귀찮은 저 날파리를 내 앞 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덫’이 되기 를 기대하며.
나는 결계에 손바닥을 댄 채로 입 을 열었다.
“내 말……. 들리냐?”
당연하게도, 결계 안에서는 그 어 떤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다 생각이 있거든.
나는 안장에 묶여 있는 배낭 속에 서 ‘쿤칸의 이빨’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여기. 너희 부족장 쿤칸의 어금니 를 가지고 왔으니까. 들리면 문을 열어라.”
이것은, 열쇠.
동시에, 꿈쩍도 하지 않던 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테시란에서 하늘산 봉우리까지 사 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루인 아르델을 쉼 없이 추격하던 ‘비명의 마법사’ 는 먼발치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루인의 공격 사정거리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꽤 먼발치에서 지켜보느 라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 만.
루인이 결계를 두드려 보고, 밀어 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 고 있었다.
‘저딴 방법이 통할 리가 있나?’
종국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허 망한 얼굴로 결계를 바라보는 루인 아르델을 보면서.
코웃음 치기도 했다.
임무는 실패다.
그 어떤 학자도 마법사도 성공하지 못한 임무를, 고작 16살짜리가 무슨 수로 해내겠는가?
의심할 여지 없는 실패였다.
여기서 루인의 실패를 지켜보고, 레버다인으로 돌아가 보고하기만 하 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으..
이후 펼쳐진 모습 때문에, 비명의 마법사는 눈이 튀어나올 뻔한 경험 을 했다.
그 어떤 방법에도 꿈쩍도 하지 않 던 ‘결계’가 스스로 사라지고는.
“……드, 들어갔어?”
루인 아르델이 그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일전에 테시란 시장 거리에서 루인 에게 맞아 일격에 기절했던 부하들
이 곁에 있었다면, 내가 잘못 본 것 이냐 물어보았겠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은 혼자다.
헛것을 본 것은 아닐까, 눈을 비벼 보기도 했지만.
‘지, 진짜다.’
의심할 여지 없는 진짜였다.
자신의 임무는, 루인 아르델을 감 시하는 것.
임무는 절대적이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저 결계 안으로 들 어가야만 했다.
꿀꺽.
조금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비명의 마법사는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럽게 결계로 다가갔다.
그리고, 루인이 들어간 것처럼 자 신도 똑같이 결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주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 다.
하지만.
쿠
결계는 이미 예전처럼 닫혀 있는 상태였다.
“뭐, 뭐야?”
쿵쿵쿵.
아무리 두드려봐도 결계는 열리지 않았고, 그는 다른 입구를 찾기 위 해 결계 주위를 계속해서 더듬거렸 다.
그때 였다.
콰아아앙!
난데없이 비명의 마법사의 턱에 주 먹이 날아와 꽂히고는, 그를 사정없 이 날려 버렸다.
주먹의 주인공.
루인.
그가, 아주 사악하게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잡았다. 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