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9)
올 힘 마법사 069화
하늘산 봉우리.
최초의 오우거들이 유일하게 살아 있는 최후의 땅.
그리고.
“……인간? 분명 얼굴은 인간인데. 킁킁. 냄새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냄새가 난다. 킁킁.”
“인간. 네가 어떻게 부족장의 유품 을 가지고 있는 거냐?”
루인 아르델.
오우거의 성역에 ‘최초’로 발을 들 인 인간.
나는 결계 속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 을 받았다.
가죽옷을 걸치고, 거대한 둔기로 중무장한 오우거들이 마치 사람인 것처럼 내게 말을 걸어오는…….
이 아찔한 느낌이라니.
“하하…….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 가 많은데 말이지.”
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뒤를 흘끔 돌아보았다.
‘위키드 메이지.’
나를 지켜보던 날파리가 결계 쪽으 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걸 어쩐다…….
내가 잠시 딴청을 피우자, 오우거 하나가 내게 성큼 다가오며 말했다.
“인간. 대답해라. 어떻게 우리와 대 화가 가능한 거지? 거기다 초대 부 족장의 유품을 네가 왜……
“좋아. 너희들이 궁금한 것 모두 대답해 줄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귀찮은 날파리가 하나 따라붙었거 드 ”
“……날파리?”
내가 뒤를 가리켰다.
“내가 여기로 들어오는 것을 저 마 법사가 보았거든. 저대로 가만히 두 면 마법사의 탑으로 돌아가 다른 마 법사들에게 이곳에 대해 알릴 거야. 그럼 곧 인간들이 벌떼처럼 들이닥 치겠지. 하지만 나는 그걸 원치 않 아. 아마, 너희들도 마찬가지일 테 고.”
“그러니까, 잠시만 기다려.”
나는 몸을 뒤로 돌렸다.
순간 마법사와 내 눈이 마주쳤지 만, 그것은 내 착각일 뿐이다.
결계 안에서는 밖이 이렇게 훤히 잘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조금도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유리 새장.
이곳은, 말 그대로 ‘다른 세상’이니 까.
“……이제 술래잡기를 끝내보실 까.”
테시란에서부터 줄곧 원하던 타이 밍이 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함정일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저 끈질긴 추격자가 내게 가까이 다가올 수밖에 없는 그런, 완벽한.
‘ 덫.’
“드디어 잡았다.”
나는, 내가 살던 세상과 오우거들 의 성역의 경계에 서서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리고, 결계를 넘어감과 동시에 주먹을 휘둘렀다.
술래.”
목표는, 턱.
빠각!
여지없이 주먹이 꽂혔고.
아그작. 무언가 박살 나는 서늘한 촉감과 동시에 마법사는 일갈의 비 명도 지르지 못한 채 뒤로 날아갔 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똑같은 방법으로 도망가지 못하도 록, 땅을 또 한 번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어스퀘이크.
콰과과과과광!
메마른 황무지가 갈라지며 그 속에 서 흙무더기가 솟구쳐올랐고, 날아 가던 마법사를 받아냈다.
그리고, 흙의 무게를 이용하여 그 대로.
쾅!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바닥에 처 박았다.
“쿠, 쿨럭! 비, 비겁하게 기습 O..”
마법사가 마법을 영창하며 반격할 준비를 하려 하자.
나는 ‘시간 굴절’을 이용해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 녀석의 턱을 또 한 번 걷어찼다.
프로즌 트리.
빠각!
“컥!”
마법사는 피를 왈칵 쏟아내며 그대 로 혼절할 듯 눈을 까뒤집었다.
하지만.
A A A수|
— — —— —— yA、•
갈라진 땅 위에서 돋아난 프로즌 트리는 녀석의 몸을 완벽하게 옭아 맨 상태였고.
그 압박감에 그는 기절하지도 못했 다.
“귀찮은 술래잡기는 이제 끝이야.”
“•…”우, 으어••••••
그저, 완전히 박살 난 턱 사이로 피와 침이 뒤섞인 타액을 질질 흘리 며 웅얼거릴 뿐이었다.
덫.
예상치 못한 기습.
완벽한 제압.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있는 마법 사는, 눈으로 내게 묻고 있었다.
‘저기에 어떻게 들어간 거야?’
‘안에는 뭐가 있지?’
정말 많은 것이 궁금한 표정이었는 데…….
이때 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게, 이 마법사의 마지막 표정이 라는 것을.
콰앙!
스치기만 해도 온 뼈가 바스라질 거대한 둔기가 날아와 그의 얼굴을 무참하게 짓눌렀고.
어느새 내 머리 위에는, 달빛을 완 벽하게 가릴 만큼 거대한 오우거가 서 있었다.
“뭐, 뭐 하는 거야?”
내 물음에, 오우거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네 말대로 귀찮은 날파리를 죽였 을 뿐이다.”
“……주,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잖
아? 기억을 지우는 방법도 있고. 아 니면 일이 끝날 때까지 어디 가둬두 면……
“귀찮다.”
잠시 간과하고 있었다.
이 녀석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 을
“이제 방해꾼이 사라졌으니……
인간의 목숨을 ‘날파리’와 같이 여 기는.
‘짐승’의 사고방식을 가진.
“대답해라, 인간. 너는 누구냐?”
오우거라는 것을.
그래.
나도 나를 미행했던 마법사를 ‘죽 이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 다.
그게 가장 깔끔한 방법이니까.
누군가를 죽이는 일.
이는, 언젠가는 반드시 겪게 될 필
연적인 일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모든 게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 다.
그것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 주 쉽게.
“주인. 명심하라고. 네가 상대할 녀 석들은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것이 통하는 종족이 아니라는 것을.”
단순한 ‘치기’와 ‘호기심’으로 이곳 을 찾았지만.
누군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나 자,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다.
스트랑의 말대로 정신을 바짝 차려 야 한다.
이곳은 내가 살던 세계와 너무나 다른 곳이니까.
다음 송장이 될 사람은, 어쩌면 내 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 따라와라.”
나는 오우거들을 따라 하늘산 깊은 곳으로 올라갔다.
하늘산은 크게 세 가지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소봉.
중봉.
하늘봉.
이 중에서 우리의 목적지는, 가장 높이 솟아있는 하늘봉.
바로, 부족장이 머물고 있는 곳.
오우거 부락들이 모여 있는 소봉을 지나, 거의 90도에 가까운 급경사의 돌계단을 끝없이 올라가 중봉에 도 착했다.
이 중봉에서 거친 암벽을 타고 기 어 올라가니, 하늘봉에 닿을 수 있 었다.
하지만, 산 위에 또 산이 있다고 했던가.
“••••••어라.”
나는 분명, 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 높디높 은 절벽은 뭐란 말인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곳에는, 정말 하늘 끝까지 치솟 아 있는 거대한 ‘오우거’가 있었다.
하마터면, ‘산’으로 오해할 뻔한 거 대한 오우거가.
“•…”허허.”
전설 속이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에나 등장할 법 한 ‘거인족’이 있다면 이런 크기일 까.
하긴, 드래곤도 있고 말하는 오우 거도 있는데.
거인족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지.
그때, 산이 울렸다.
“나는 하르칸이다.”
아니, 정확히는 산이 울리는 것처 럼 쩌렁쩌렁한 위압감을 주는 하늘 산의 부족장.
하르칸이 말하는 것이었다.
“쿤칸의 유품을 가지고 있다고?”
“ 흠흠••••••
순간 반말을 할지, 존대를 해야 할 지를 잠시 고민했지만.
애초에 이곳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 지 않은가.
둘 모두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처음 생각대로 밀어붙이기 로 했다.
“ 맞아.”
“네가 어떻게 그걸 가지고 있지?”
“음…… 어쩌다 보니까 내가 갖게
되기는 했는데.”
“우리의 손님으로 환영할지, 아니 면 당장 찢어 죽이고 독수리 밥으로 던져 버릴지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 만 당장 결정하고 싶어지는군.”
그것 참 위협적인 협박인데.
“그러나 사실인걸.”
“아니. 그건, 인간이 다루는 물건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고, 쿤칸의 이 빨이 나를 선택했어.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나는 품속에서 쿤칸의 이빨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한참을 쿤칸의 이빨을 바 라보던 하르칸이 신기하다는 듯 말 했다.
“너에게서는 동족의 냄새가 나는 군.”
내게서 오우거의 냄새가 난다고.
물론, 수백 년을 씻지 않은 고약한 ‘오우거’의 발냄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본능적으로 맡을 수 있는.
‘힘’의 향기.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하르칸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맞아. 난 제법 힘이 세거든.”
“그래, 너는 누구지?”
내 소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까.
기왕이면, 임펙트를 남기는 것이 좋겠지?
“‘드라카-고니아’라고……. 알고 있 나?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곳, 하늘산에 머물렀던 드래곤 이 름인데.”
‘드라카’라는 이름이 나오자 순간, 하늘봉의 기류가 달라졌다.
“너…… 그 이름을 어떻게……
이는, 정말 순수한 의미의 놀라움 이었다.
인간의 입에서 ‘드래곤’의 이름이 나왔다는 것의 놀라움.
나는 그 놀라움에 쐐기를 박았다.
“킹그램에게 들었거든. 드라카는 100년 동안 하늘산에서 성대한 환 영을 받았다고 말이야.”
“키, 킹그램……? 아직 살아 있
나?”
“응. 우리 아카데미에 아티팩트로 서 살아있지. 내게는 일종의 ‘교수 님’이랄까.”
하늘봉을 중심으로 거센 바람이 불 었다.
이는, 하르칸의 콧바람이었다.
놀라움으로 부르르 떨고 있는 거대 한 오우거의 콧바람.
“그럼, 내 소개를 하지.”
나는 그런 하르칸을 향해 말했다.
“전대 하늘봉 부족장이던 킹그램의
친구. 쿤칸의 어금니가 선택하고, 세 계파괴자 드라카의 능력을 이어받은 인간.”
마지막은, 방긋 웃어주었다.
“이래도, 나를 찢어 죽이고 독수리 밥으로 던져 버릴 건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산이 부르르 떨었다.
아니, 하르칸이 전율하고 있었다.
“쿤칸의 의지를 이어받은 인간. 그 대의 이름은?”
“루인 아르델.”
“환영하마. 적어도 내게만큼은.”
“……그거, 참 반가운 소린데.”
나는 속으로 아주 짧게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독수리 밥이 되는 것은 피 한 모양이니까.
하지만, 나는 다시금 상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내 환영만으로는 부족하 다.”
“••••••웅?”
이곳은, 말 한마디로 1만 골드짜리 빚도 갚아내는 인간의 세상이 아니
라는 것을.
“하늘산의 모든 오우거들 앞에서 네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라.”
이곳은, 환영받고 싶다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야생’의 세 계라는 것을.
“내 가치를 증명하라니……. 어떻 게?”
“드라카가 하늘산의 모든 위대한 오우거들에게 환영받았던 그때처럼 똑같이. 힘으로.”
힘의 증명.
그래.
이곳은, 그런 곳이다.
‘힘.’
이것 하나만으로, 모든 서열이 정 리되고.
모두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세계.
하르칸은 하늘산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말했다.
“팔씨름을 준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