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71)
올 힘 마법사 071화
“……방금 뭐라고 했지?”
“부족장의 어금니를 이용하여 무기 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쿤칸의 이빨을 이용해, 무기를 만 든다고?
“그게 가능해?”
“부족장의 어금니는 워낙 무겁고 단단해서 아무나 다루지 못하지. 하 지만 나 오메루쉬. 하늘산 최고의 전사임과 동시에 철잡이꾼이다. 가
능하다.”
철잡이꾼.
오우거들이 사용하는 거대한 강철 병기들을 가장 먼저 잡는 오우거라 는 의미인데.
이는, 인간으로 치자면 일종의 대 장장이 다.
“전대 부족장 쿤칸의 의지. 가능하 다면 내가 직접 다듬어보고 싶다.”
잠시만.
이거, 생각지도 못한 소득인데.
“원하는 형태의 무기가 있는가?”
“잠시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천천히 말해도 좋다. 어차피 하늘 산의 철잡이꾼이 아니라면 다루지 못하는 물건이니까.”
원하는 형태가 있냐는 질문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검?
방패?
갑옷?
지팡이?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 봐야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꼭 무기가 아니라도 가능할까?”
하늘산에 들어온 지도 벌써 보름이 흘렀다.
그사이, 나는 하늘산 소봉의 어느 비어 있는 움막에 머물렀는데.
움막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아니 라 오우거의 기준으로 지어진 건물
인지라, 혼자 지내기에 과분할 정도 로 컸다.
덕분에 넓은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고, 나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 간을 체력훈련으로 보낼 수 있었다.
대제전의 바쁜 일정 때문에 진행하 지 못한 퀘스트들을 했고.
구보는 소봉부터 하늘봉까지 하늘 산을 왕복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물론, 내가 아무리 손님 자격으로 와있다지만.
마냥 놀지만은 않았다.
“오늘은 어디야?”
“센두마 고개를 넘어 사냥을 나갈 거다.”
“늑대 사냥이로군.”
오우거들은 하늘산 전역을 쏘다니 며 사냥을 통해 식량을 저장하고는 했는데.
나는 하루 중 꼭 몇 시간은 이들 을 따라나서 사냥을 도왔다.
토끼며.
사슴이며.
늑대며.
필요하다면, 하늘산 곳곳에 숨어 있는 야생 몬스터들을 사냥하기도
했다.
여기서 조금 놀란 점은, 눈에 보이 는 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오우거들은 절대 필요 없는 사냥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늘산이 제아무리 넓다고는 하 나, 모든 자원은 한정적이다. 나중을 위해 가만히 두는 것이 좋을 때가 있지.”
하늘산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니 까.
이는, 자연의 순환을 거스르지 않 으려는 일종의 약속이었다.
그래.
너무 넓어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 곳은 ‘결계’에 가로막혀 세상과 단 절된 곳이다.
이곳에 머물면서, ‘오우거들의 성 역’이 된 이유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이는, 마법과는 전혀 다른 오우거 들의 주술적인 방법이었다.
오메루쉬는 이를 ‘제사’라고 표현 했고.
실제로 하늘산에는 ‘제사장’이라는 직책도 존재했다.
이 ‘제사’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았다. 부족 을 재건해서 다시 성역 밖으로 나가 는 날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땅을 되찾겠다는 ‘희망’에 가까운 미신적인 힘이리라.
어쨌든 이렇게, 훈련.
사냥.
두 가지를 제외하고도 내 하루에서 크게 차지하는 한 가지 일이 더 있 었는데.
이는, 바로.
“어이, 오메루쉬.”
“……또 왔나. 인간.”
“나와라. 붙어보자.”
“끈질기군.”
오메루쉬와 팔씨름을 하는 것이었 다.
첫날, 오메루쉬에게 팔씨름에서 패 배하고 지난 보름 동안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도전했다.
단순히 퀘스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계속해서 도전하다 보니, 꼭 이기 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긴 것이다.
이길 때까지.
매일 매일 계속.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때까지 결과는, 15전 15패.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나는 이제 막 플레이어가 되어 힘 을 쌓기 시작한 인간이고, 오메루쉬 는 수백 년을 단련한 하늘산 최고의 전사 중 한 명이니까.
“오메루쉬. 절대 봐주지 않는다.”
“바라던 바야.”
그래.
나보다 몇 배는 더 커다란 오우거 의 강철 같은 팔을 꺾어내는 것.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 지날 수록.
아니.
계속해서 ‘패배하는 경험’이 쌓일 수록, 배우는 것이 있었다.
“인간. 네 힘이 100이라 가정한다 면, 너는 지금 50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가진 힘을 온전히 사용해라. 쓸모 없이 버려지는 힘이 없도록.”
버려지는 힘이 없도록.
힘을 ‘제대로’ 쓰는 방법.
힘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
나는 오메루쉬의 조언을 받아들이 려 노력했고.
그렇게 10초.
20초.
25 초.
하루하루 조금씩 버틸 수 있는 시 간이 늘어나더니.
열흘쯤 지나자, 1분 가까이 버텨낼 수 있게 되었다.
어디 이뿐인가.
“..r
아주 순간적이지만, 오메루쉬의 팔 을 절반 이상 꺾어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메루쉬는 진심 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인간. 강해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 다.”
“그래? 하지만 아직 너를 이기지는 못하겠는데.”
“아니. 확실히 감을 좀 잡은 모양 이군.”
“뭐, 조금.”
“하늘산에 머물기로 한 날짜가 얼 마나 남았지?”
“사흘 정도?”
“……어쩌면 그 안에 나를 이길지
도 모르겠군.”
오메루쉬의 말처럼.
나와 오메루쉬 사이의 격차는 빠르 게 좁혀지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내 ‘힘’이 세졌기 때 문만은 아니다.
내가 가진 힘을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하늘산을 떠나기로 예정한 날을 이를 남겨둔 오후.
“어이, 나 또 왔다.”
“……바로 시작하지.”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평한 바위 앞에 마주 섰고, 오메루쉬의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느낌이 색다 르다.
“너, 긴장했냐?”
“ 뭐?”
“……아님 말고.”
오메루쉬는 여전히 강하지만.
처음 손을 맞잡았던 날처럼 ‘단단’ 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메루쉬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이다.
‘어쩌면, 이길 수도 있겠는데.’
딱, 이런 생각을 하며 팔에 힘을 주었고.
힘과 힘이 부딪혔다.
하지만, 처음처럼 단단하지도.
벽에 막힌 것처럼 답답하지도.
절대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 생각도 들지 않았다.
우리의 힘은 팽팽했고.
중심이 계속 이동하며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었다.
그렇게 3분.
억겁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지는 3 분 정도가 흐르자, 우리 둘 모두 땀 을 비 오듯 쏟아내기 시작했고.
오히려 지지대로 삼고 있는 바위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팔씨름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이 제는 근성 싸움이 되었다.
누가 더 승리에 간절한가.
누가 포기할 수 없는가.
이 차이가 팽팽하던 균형을 무너뜨 렸고.
천근만근 무겁던 팔이 순간 가벼워 졌다.
우지끈!
늙은 고목이 쓰러지듯, 묵직한 낙 하감과 동시에 오메루쉬의 팔이 넘 어간 것이다.
“아……
……이겼어?
현실감각이 부족하다.
17전.
16패.
그리고, 1승.
아주 오랜만에 맛보는 승리의 맛.
이는, 달콤하면서도 위대한 맛이었 다.
《퀘스트》
《하늘산의 이방인》
《오메루쉬와의 팔씨름 대결에서 승리 : 1/1(완료)》
《보상으로 ‘하늘산 오우거의 자긍 심’이 지급됩니다.》
《당신은 모든 오우거들로부터 ‘존 경’을 받습니다.》
오메루쉬가 입을 열었다.
“내가 졌다. 완벽하게. 루인 아르 델. 나를 몇 번이고 놀라게 만드는 군.”
오메루쉬가 나를 칭하던 ‘인간’이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처음으로 내 ‘이름’을 말해주었고.
그런 그의 표정에는 어엿한 ‘존경’ 이 깃들어있었다.
“이제 준비가 된 것 같군.”
“준비? 무슨 준비?”
그때. 나는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설마, 완성된 거야?”
“완성된 지는 오래되었다. 단지, 건 네줄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 지.”
쿤칸의 이빨로 제작된 내 ‘첫 번 째’ 무기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 ♦ ♦
“오메루쉬. 무기가 진작 완성되었 는데도 안 주었던 이유가 뭐야?”
“아까 말했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날 이기는 날을.”
“만약 너를 못 이겼으면?”
“이길 때까지 주지 않을 생각이었 다. 부족장의 의지는 우리들에게 중 요한 물건이니까.”
이런, 빌어먹을 오우거 같으니라고.
눈앞에서 도둑맞을 뻔했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약속한 기 간 안에 오메루쉬를 이겼고.
덕분에 내가 ‘의뢰’한 무기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들어와라.”
오메루쉬의 철제공방은, 단순한 움 막이 아니라 중봉에 위치한 거대한 동굴을 개조해서 사용되고 있었는 데.
팔씨름 때문에 이곳을 매일 같이 찾았지만, 안으로 직접 들어와 본 것은 처음이다.
이곳에 처음 들어와 본 내 감상은.
“후.”
무척이나 덥다는 것.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루의 뜨거
운 열기가 얼굴에 화악 쏟아져 나왔 다.
다음으로 느낀 두 번째 감상은.
“……저거야?”
“그렇다.”
이 이글거리는 열기 속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이 나올 것 같았다는 것.
공방 내부에는 오메루쉬를 제외한 ‘철잡이꾼’ 오우거 세 명이 무언가 를 쇠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는데.
저 쇠망치에 두들겨지고 있는 것이 바로, 내가 ‘의뢰’했던 무기였다.
바로, 장갑.
“이리 가까이 와라.”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철잡이꾼 오우거가 장갑을 향해 쇠망치를 또 다시 휘둘렀다.
하지만.
깡!
무지막지한 철망치에 두들겨지고도 장갑은 흠집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망치가 튕겨 나올 정도로 단단했다.
이는 장갑 겉에 부착되어 있는 ‘쿤 칸의 이빨’ 조각 때문이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쿤칸의 어금니
를 다듬어서 총 10개의 조각으로 만들었다.”
10개의 이빨 조각.
그리고, 이것을 장갑에 각각 다섯 개씩 부착했다.
일종의 너클(knuckle).
이런 방식의 무기는, 흔히 사용되 지는 않는다.
주로 뒷골목의 삼류 도둑들에게서 나, 혹은 약탈을 일삼는 몬스터들에 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주먹을 사용하는 내게는 그 어떤 명검보다 활용가치가 높은 형태다.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어금니가 10개로 조각났지만, 부 족장의 의지는 여전하다. 아니, 오히 려 더욱 증가 되었지.”
오메루쉬가 내게 너클을 내밀었고.
나는 그 너클을 받아들었다.
동시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쿤칸의 모랄 너클》
《제작자 : 오메루쉬》
《★★★★★★☆☆☆》
《하늘산 오우거 초대 부족장 쿤칸
의 어금니가 부착된 너클. 10개의 어금니 조각은 그 어떤 물리 공격에 도 부서지지 않을 것이며, 무엇이든 파괴해 낼 것입니다.》
《착용 즉시, 힘이 2,000만큼 증가 합니다.》
《고유 스킬 ‘부족장의 의지’를 익 혔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오메루쉬에
게 물었다.
“하늘산에 오우거 전사가 총 몇 명 이지?”
“음? 어림잡아 백이십 정도 될 거 다. 갑자기 그건 왜 묻지?”
잘 모르겠지만.
이 너클을 끼고 나니.
대체 갑자기 무슨 자신감이 이렇게 차오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싱긋, 웃어 보이며 한마디 툭 던졌다.
“전부 불러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