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101
101화 학교 종이 땡땡땡
“그래서 지금은 약간 소강상태이기도 하고…….”
“흠. 도대체 활동하지 않는 이유가 뭐지? 지금 음원이 나온 지도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한국 방송에도 전혀 출연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참… 언제나 예측할 수가 없군…….”
직원의 보고를 듣던 스테빈이 미간을 좁혔다.
일본의 그 공연 이후 대만을 들러 호주와 미국 유럽까지, 모든 투어를 마친 상태였다.
한국의 공연은 3월 1일이 클라이맥스였고 그 이후로도 여기저기서 공연들은 펼쳐졌지만, 그 정도의 대규모 공연은 없었다.
인간 밴드도 이후 자취를 완전히 감췄기에, 온통 한국으로 쏠리던 관심들이 조금 여유를 찾았었다.
사실 이름값으로만 치면 어마어마한 자신의 사단이었기에, 나머지 공연들은 만석을 채우며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한국의 공연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사람들은 스테빈 사단의 일본 콘서트와 비교하곤 했다.
‘일본은 이제 다시는 가지 않는다.’
스테빈이 이를 악물었다.
60년 가까이 음악 판에서 굴러 왔지만, 이번 일본의 공연은 처음 겪는 일이었고, 남은 평생 악몽으로 기억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제 슬슬 여름 페스티벌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아… 그렇지.”
“회사 게시판에 한국 밴드 얘기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겠군.”
스테빈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미리 스케줄을…….”
“후…….”
“인간 밴드는 접촉이 아예 안 되는 상황이고…….”
그날의 아찔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 여름 페스티벌은 자신의 회사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페스티벌이다.
작년 ‘하늘 아래 음악 축제’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훨씬 더 거대하게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런 축제에 그들이 또 등장한다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그 무대로 집중될 것이 뻔했다.
그날의 공연은 결코 요행으로 성공시킨 공연이 아니었다.
스테빈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 모두가 한국의 음악에 촉각을 세운 상태였다.
일단 인간 밴드를 위시한 그날의 팀 모두가 앨범 작업에 들어갔고, 그로 인해 약간의 소강상태를 맞았다.
이대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난다면, 사람들은 현재 왕성히 활동하는 뮤지션들에게 고개를 돌릴 것이었다.
굳이 자신이 나서서 시들해질 관심을 다시 살려 줄 필요는 없었다.
“그들 외에는 누가 있지?”
“네, 원래 한국 인디 신을 장악하고 있던 드림캐쳐라는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음…….”
“그 기획사 대표도 꽤 인지도 높은 밴드의 리더입니다.”
“그래?”
“네, 실력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나비계곡이나 임도유 밴드보다 약간 아래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아, 박재경 밴드보다는 한 수 위로 보셔도 됩니다.”
직원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고, 스테빈의 눈이 반짝였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본데?”
“일단, 한국 밴드를 게스트로 데려온다는 명목은 그 밴드로 하고, 그밖에 경험이 별로 없는 밴드들로 마이너 스테이지를 채우면…….”
역시, 오래 함께 일을 해 온 직원은 이런 점이 편했다.
지금 스테빈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는 듯했다.
“예를 들자면?”
“그 밴드는 예전에 저희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메일도 보내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일 저희가 섭외한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때 한국 전용 스테이지를 배정해 주고, 저희가 고른 한국의 신인 밴드들로 채우게 하는 겁니다.”
“신인이라…….”
“세계 모두는 지금 한국의 음악 수준을 너무 고평가하고 있습니다.”
스테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고평가라.
사실 그들의 민족성을 이용한 공연 연출로 만들어진 무대들이었다.
굉장히 다이내믹했고 음악적 완성도도 높았지만, 각각의 연주 실력만 놓고 봤을 때 그 구심점인 인간 밴드 없이는 그런 대규모 합동 공연은 무리였을 것이었다.
어차피 그들이 빠진 한국 밴드들의 수준은 거기서 거기였다.
하물며 경험 없는 신인이라니.
“마이너 스테이지에 어울릴 만한 몇 그룹을 골라 놨습니다.”
“경험이 없는?”
“네. 맞습니다.”
그제야 스테빈의 입꼬리도 살짝 움직였다.
“전 세계인이 한국의 음악 수준을 알게 되겠군.”
본래 스테이지 수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무대였다.
규모도 작았고, 배정된 장소도 메인 무대와 동떨어진 곳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팀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마이너 스테이지’였다.
그렇기에 공연의 수준은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무대 설비조차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한국 전용 스테이지라는 이름을 붙이면, 호기심에 사람들이 들르기는 할 것이다.
평범한 수준의 밴드를 만날 테고, 어쩌면 수준 이하의 밴드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다른 무대들과 비교를 하게 되겠지.
한국 밴드들을 향했던 일시적으로 불타오른 관심들도 식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일본 공연의 그 짙은 패배를 덮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섭외 요청해 봐. 그리고 조건도 확실하게 얘기하고.”
“네. 그럼 신인 밴드들은…….”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인지도 없는 밴드들을 위한 이벤트… 아무래도 더 서툰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겠지?”
“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계속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스테빈이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하 직원이 나갔고.
그제야 비릿한 미소가 입에 걸렸다.
* * *
“어… 여기 맞지, 오빠?”
“맞는 거 같기는 한데…….”
두꺼운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 커플이 당황한 표정으로 라이브 카페 내부를 살폈다.
대충 보니 테이블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이미 두셋씩 차지하여 만석이었다.
무대인 듯 보이는 곳은 참 작았으며, 뭣보다…….
“저거… 회지?”
“그런 거 같은데?”
“관객들이 죄다…….”
각 테이블에 올려진 투박한 날생선들과 소주병들, 거기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림잡아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이들뿐이었다.
평소 서울의 라이브 카페들을 돌며 데이트하곤 했던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광경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 손님 또 왔다. 얼른 테이블 합쳐!”
“이쪽으로 오쇼! 여기 금방 치워 줄게.”
각자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어른들이 서둘러 안주와 술병, 술잔을 옮겨 자리를 합쳤다.
순식간에 테이블 하나가 비었고.
“여기도 회 한 접시! 아, 소주도!”
정신을 차려 보니 오래되어 푹 꺼진 소파에 앉은 그들이었다.
사이드 메뉴 하나 없이, 덩그러니 놓인 회는 참 푸짐했다.
‘아니, 아직 주문도 안 했는데…….’
“많이들 드세요!”
험상궂은 얼굴의 아저씨가 방긋 웃으며 소주병을 내려놓았다.
멍하니 회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자, 비좁게 모여 앉은 어른들의 모습이 보였고,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테이블 몇 곳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빠, 엄청 맛있다.”
“응?”
“살살 녹아.”
자신이 주변을 살피는 사이, 몇 점 입에 넣어 오물거리던 여자 친구가 활짝 웃으며 소주병을 땄다.
“야. 너 소주 안 먹잖아.”
“와, 이게 회를 입에 넣으니까 확 당기네. 얼른 먹어 봐.”
여자 친구가 집어 준 회를 한 입 받아 먹었고.
“오…….”
얼른 소주병을 들어 잔을 채웠다.
라이브고 뭐고 이곳의 회는 정말 꿀맛이었다.
신나게 젓가락을 드는데.
“아, 오늘은 공연이 있는 관계로, 모든 테이블은 제가 쏩니다.”
그 험상궂은 아저씨가 방긋 웃으며 소리쳤다.
“맘껏 드시고! 즐기세요!”
공짜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처음 이곳에 들어서며 느껴졌던 기시감들은 이미 훨훨 날아가 버렸다.
시골 인심은 참으로 후했다.
* * *
“야. 근데, 우리도 심사 떨어지지 않았나?”
“그러게… 동해 소년은 뭐길래 음원도 없이 점을 찍었지?”
“너 이 동네 출신 아니야? 뭐 아는 거 없어?”
선배들의 시선을 받은 효성이 우물거리던 회를 얼른 삼켰다.
“그… 여기서 누가 밴드한다는 소리는… 아마 여기 사장님일 거예요. 전에도 간혹 기타 들고 노래하기는 했거든요.”
“아까 그 무섭게 생긴 분?”
“네. 노래는 잘하세요. 좀 올드 해서 그렇지.”
“음…….”
“그냥 공짜 회나 실컷 먹고 가자.”
“그래.”
강릉에도 활동하는 밴드는 있었다.
그곳 대학교 동아리였고, 나름대로 자작곡들도 있었기에 인간 회사에 등록 심사도 넣었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반려’였다.
바로 옆 동네에 붉은 점이 찍혔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밴드 멤버들이 모두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뭔가 괴상한 분위기였지만.
듬성듬성 썰린 회는 맛있었고.
소주는 엄청나게 달았다.
“어? 무대 세팅한다.”
“뭐야. 한 명 올라가는데?”
“혼자 하나?”
“그 아저씨 아닌데?”
지금껏 지도에 찍힌 붉은 점 중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유일한 공연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래서였을까, 본래 이 공간의 단골로 보이는 사람들을 빼고,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은 네 테이블이 전부인 것 같았다.
무대 준비가 끝난 듯, 통기타를 멘 까까머리가 엉거주춤 중앙으로 걸어갔다.
“어?”
“왜?”
“쟤가 왜 저깄지?”
효성의 입이 떡 벌어졌다.
* * *
진혁은 방파제 끝에서 이 청년의 노래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최악의 공연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큼은 정말로 우렁찼다.
잔뜩 위축되고, 잔뜩 떨었기에 발성이 제대로 될 리 없었음에도 굉장한 목소리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성량이었다.
거기에.
그 엉망진창인 ‘고래사냥’에 담긴 감정.
이 바닷가에서 나고 자랐으며, 외지 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그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감성이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순박한 청년을 붙잡은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약간의 발성법으로도 그의 음정은 상당히 좋아졌다.
본인은 잘 모르는 듯했지만, 굉장히 빠른 성장이었다.
물론 그에 비해 기타 실력은 평범하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사실 아직 공연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저 약간의 목표를 만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오늘 준비한 곡들은 누구나 알 만한 포크송들이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자작곡 하나.
무대란 경험하면 할수록 늘기 마련이었고, 평소에는 맛보지 못할 성장을 가져올 것이었다.
물론 좌절이 함께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무대 뒤 드럼에 기대어 앉은 진혁이 벌벌 떠는 제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뒤통수에 대고 해맑은 미소를 보냈다.
* * *
“어… 안녕하세요.”
희철이 고개를 숙이다가 마이크를 툭 쳤고, 스탠드가 휘청였다.
“그…….”
아저씨들의 놀리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무대 바닥을 바라보던 희철이 울상을 지었다.
‘아… 방긋 웃는 거 까먹었다.’
그리고.
‘박수랑 환호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건데!’
심장은 더욱 쿵쾅댔고, 자리를 찾지 못해 어색하게 내려간 손은 바들댔다.
기타에 연결된 어깨끈은 더욱 무겁게만 느껴졌다.
허리를 조금 더 숙이고 목을 더 꺾자, 무대 조명 밖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선생님의 얼굴이 거꾸로 보였다.
그의 새하얀 이가 참으로 원망스러웠다.
얼른 고개를 들었고, 이번에도 마이크를 툭 쳤다.
안면이 있는 아저씨들이 얄밉게 깔깔거렸다.
그리고 멍한 표정의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었다.
온몸이 떨려 왔고, 다리도 후들거렸다.
어라?
강릉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갔다던 성당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하자, 식은땀까지 나기 시작했다.
‘도저히 안 되겠으면 눈을 감고, 그래도 안 되면 뒤로 돌아.’
“어… 그게…….”
눈을 질끈 감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대로 몸을 돌렸고.
얄미운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그가 기타 잡는 시늉을 하며 방긋 웃었다.
‘에라 모르겠다.’
기타를 고쳐 잡고.
“아. 아.”
목을 가다듬고.
현을 향해 손가락을 부딪쳤다.
“나도 꿈이 있는데…….”
떨리는 목소리의 노래도 시작됐다.
* * *
제자를 바라보던 진혁이 이마를 짚었다.
마지막에 불러야 할 자작곡을 처음에 부를 줄이야.
노래를 시작하고는 눈까지 감아 버렸기에 진혁으로선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뒤로 돌았으면, 눈은 떠야지.
불안한 음정과 귀에 거슬리는 통기타의 삑사리.
하지만.
그를 바라보던 진혁의 표정은 점점 환해졌다.
다행히 코드는 제대로 진행하고 있었고.
‘옳지.’
조금씩 그의 목소리가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거친 파도는 나만을 위한 노래. 새하얀 뭉개구름 안주 삼아 끼룩 갈매기들과 소주 한잔.”
미간을 좁히며 클라이맥스를 뿜어냈고.
“나만의 낭만이여.”
노래를 마친 그의 눈이 살짝 떠졌다.
그리고 선생님을 바라봤다.
‘어… 망했나요?’
진혁이 활짝 웃으며 엄지를 세워 줬다.
희철의 뒤 관객석에서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 * *
“야. 네 친구야?”
“아… 네. 그… 그렇긴 한데…….”
“와… 무슨 목소리가…….”
효성은 멍한 눈으로 무대 위 까까머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분명 자신이 아는 희철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성가대 테스트에서 들었던 어마어마한 노래 실력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더욱 놀라웠다.
사실 기타는 엉망이라고 봐도 좋았다.
군데군데 섞인 삑사리는 엄청나게 거슬렸으니까.
거기다 처음 시작할 때의 떨리는 목소리에 피식하고 실소를 머금었었다.
꽤 불안했지만 제법 음정은 맞췄기 때문이었다.
‘음치는 탈출했군.’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어떠한 기교도 들어가지 않은 그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종국에는 그 거슬리는 기타 소리를 완전히 묻어 버렸다.
너무나도 정직한 음정과 박자.
굉장히 흔해 보이는 코드 진행.
낮게 깔린 부분도 없었고 높은음도 없었다.
정말로 쉬운 노래였다.
마치 비교하자면.
‘학교 종이 땡땡땡?’
처음 듣는 노래는 너무나도 친숙했고,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도록 만들었다.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노래였지만.
누구도 무대 위 그와 똑같이는 부를 수 없는 노래.
‘이게 도대체 뭐지?’
그 단순한 음표로 만들어진 노래는 정말로 굉장했다.
단지 목소리만으로 만들어 낸 클라이맥스의 호소력은 소름이 돋았다.
“잠깐만. 마이크는 앞에 있잖아?”
선배의 말에 효성의 눈이 더 커졌다.
처음, 친구가 돌아섰을 때 마이크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었다.
생목으로.
그것도 돌아서서.
이 라이브 카페 전체를 진동시킨 것이었다.
무대 위에선 ‘고래사냥’이 한창이었고, 술에 취한 아저씨들의 난입으로 공연은 엉망이 되었다.
통기타와 마이크는 이미 이곳 사장님이 차지한 후였다.
효성이 주변을 둘러봤다.
처음에만 해도 쭈뼛거렸던 다른 테이블의 외지인들도, 환호하며 노래하고 있었다.
“와, 분위기 장난 없네.”
선배들도 벌떡 일어났다.
“우리도 놀자.”
효성도 서둘러 일어났다.
* * *
[와, 동해 소년 대박]└어? 거기 있었음? 나도 거기 있었는데? 여자 친구랑.
└아, 그 커플 중 하나임?
└빨간 커플티!
└오. 전생에 나라를 구했음? 여자 친구 완전 미인이던데?
└아무튼, 거기 분위기 작살이었음.
└회가 진짜 맛있었지.
└근데, 그쪽도 영상 찍은 거 없음?
└아, 고래사냥은 있음.
└다음 공연이나 기약해야겠다.
└아무튼 그 노래 아직도 흥얼거리고 있음.
└나도 다 기억남.
└무슨 뽀라리 노래도 아니고,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음.
└아… 나 자격증 시험인데, 그 노래 때문에 망했음.
└아… 명복을…….
[동해 소년은 또 뭐임?]└얼마 전에 강원도 끝자락에 떴던 빨간 점 얘기임.
└저거 아무래도 지인이나 알바 같음.
└맞아. 영상도 하나 없고, 친목질 같은 게시글 하나밖에 없잖아.
└근데, 얘넨 왜 음원이 없음?
└그러게? 오류인가?
└아무튼 어그로에는 먹이 금지.
└영상 하나 떴는데, 뭔 고주망태 된 아저씨들 노는 영상임.
└아, 그냥 씹으면 되는 정보구나.
└근데, 지금 작업 들어간 밴드들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임?
└진혁느님 보고 싶다.
└컴백 기원 98일 차. 비나이다.
└아멘!
└관세음보살!
강원도 구석 라이브 카페의 공연은 이대로 소리 소문 없이 묻혀 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인간 회사 지도에 뜬금없는 점이 또 생겨났다.
하나는 경기도 북쪽 부근이었고.
하나는 강원도 정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