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22
22화. 기적의 단서
셋은, 롤스로이스의 여신에게 입을 맞추는 서준을 바라봤다.
“애가 씩씩하네. 좋겠다. 건강해서.”
충기의 말에, 선하와 상정이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야. 말도 마라. 뱃속 있을 때부터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7개월 때였던가? 애가 거꾸로 서서 목에 탯줄이 감겼대. 며칠을 서서 잤어. 그러더니 막달에는 심장에 문제가 생겼대. 긴급수술 들어갔지. 겨우 빛을 봤는데, 안아주지도 못하고, 수술실로 보냈어.”
미소 지으며 말하는 부부의 눈이 촉촉해졌다.
“어찌 퇴원은 했는데, 얼마나 걱정이 됐겠냐. 하루에도 몇 번씩, 숨은 쉬는지 확인했다니까?”
“저놈 돌 때까지 하루에 3시간 겨우 잤어.”
한참이 지난 일인데도 상정과 선하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충기가 그런 부부를 존경스럽게 바라봤다.
“진짜 대단하네. 부모는···. 그래도, 다행이다. 지금은 건강하잖아.”
선하와 상정이 아련한 눈길로 아들을 바라봤다.
“가슴에 큰 상처가 있어서, 수영장 가는 걸 싫어해. 대중목욕탕도 안 가고. 지금도 때 되면 검사를 받아야 해. 또래 애들보다 체력도 약하고···.”
“그냥···. 아직도, 뭔가 미안해.”
“그때, 산부인과에서 대비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만 생각하면···.”
상정이 고개 숙인 선하의 손을 꼭 잡았다.
‘절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러니 자책하시면 안 됩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말하던,
산부인과 전문의가 떠올랐다.
‘이름이 특이했는데···. 록 뭐였던가?’
아무튼 지금 저렇게 건강하니, 뭐가 문제랴. 아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얼굴에 빛이 서렸다.
세상 행복해 보이는 부부를 바라보며, 충기가 흐뭇하게 웃었다.
문득,
이미 세상을 등진, 자신의 아버지도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이 나던 때부터, 저녁 식사 자리 외에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존재.
그도 자신을 보며,
그런 부모의 감정을 느꼈을까?
기억나는 거라곤,
할아버지와 일 얘기만 하던 모습.
‘아···.’
어느 날,
담장을 넘었던 날, 아버지의 승용차와 마주쳤던 적이 있었다.
분명 정면에서 얼굴을 가렸기에,
자신임을 알아봤을 가능성이 컸는데···.
조마조마했었지만,
별일 없이 넘어갔었다.
곧 고개를 저었다.
‘분명 보지 못했을 거야.’
아들의 비행을 눈감아 주는 그의 모습은, 상상이 되질 않았다.
할아버지의 명은 절대로 거역할 수 없었던 아버지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돌아가셨기에,
물어볼 방법도 없었다.
“아. 너 핸드폰은?”
“어제 오면서 버렸어. 형이 무슨 짓을 해놨을지 몰라서.”
선하가 치킨집 계산대 서랍을 열더니, 핸드폰 하나를 꺼내어 물티슈로 닦았다.
“이거 서준이가 1학년 때 쓰던 키즈폰인데, 화면 조금 깨진 거 말고는, 쓸 만할 거야.”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곰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스가 귀여웠다.
화면도 작았고,
성능도 좋지 못할 테지만,
충기에게 허락된 자유의 첫 상징이 될 것이다.
“고마워.”
“명의는 내 걸로 개통해 줄게.”
핸드폰이 바뀌었을 뿐인데,
왠지 새로운 신분이 생긴 것만 같았다.
***
창천 그룹 본사.
“경호원 셋이서 그거 하나 못 잡고···.”
김충석 회장이 이를 부드득 갈았다.
“행방은?”
“카드는 아직 사용한 흔적이 없고, 차는 움직였습니다. 지금 경찰 쪽에 언질을 넣어 놓기는 했지만, 조심히 진행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합니다.”
“언론은? 아직 반응 없지?”
“네.”
“일 처리 하고는···.”
EMP기획사 대표로 있는 강경환 사장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회장과 부회장의 심복이었다.
“잡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보낼 생각 하고, 언론에 발표할 자료 만들어. 음악은 이제 접고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미국으로 띄우자마자 풀어.”
“네. 회장님.”
경찰에서 차량 추적만 넘어오면, 움직인 경로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어차피 현찰은 갖고 있지도 않을 테고, 잠은 자야 할 테니 카드라도 쓰면, 바로 위치가 발각될 것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한,
그들의 손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래. 나가봐.”
김충석 회장은,
뛰쳐나간 동생의 안위 따위는 상관없었다.
다만, 그가 사고라도 쳐서 기업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심 걸렸다.
“겁쟁이 녀석이 발악하는군.”
삐.
인터폰이 울렸다.
“뭐야?”
-창천 물산 부사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충석이 대답하기도 전,
회장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약속도 없이 웬일이냐?”
우희가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허락을 받지도 않고, 접대 테이블의 주스를 따라 들었다.
“충기 오빠 그냥 놔줘.”
“흠. 니가 장난친 거냐?”
“그건 아닌데, 지금부터 장난치려고.”
“헛소리하지 말고, 신경 꺼라.”
“이번, 미국 소송.”
우희가 입꼬리를 올리자,
김충석 회장의 눈썹이 까딱였다.
“상대 로펌에 왜 우리 페이퍼컴퍼니 자금이 들어갔을까?”
“너···.”
“비밀 계좌 카피 뜬 거, 청강재단 법무팀에 보내주면 아주 재미있을 거 같은데?”
김충석이 이를 악물었다.
“어때? 내 장난?”
예전,
정치인의 아들과의 정략결혼 이후,
매사에 삐딱했던 막냇동생.
그간의 비리가 탄로 난, 정치인의 생명이 끝나 버렸고, 그때다 싶어 바로 이혼하더니 조금 잠잠했건만,
“일단···.”
우희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장난에는 놀아주지.”
김충석 회장이 소파 상석에 앉았다.
“단, 어디선가 다시 딴따라질한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나도 모르는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우희의 빙글거리던 입가가 살짝 떨렸다.
“일부러 찾아서 내쫓지는 않겠다. 이 정도면 됐지?”
우희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큰오빠의 시선을 겨우 견뎌냈다.
‘딱, 이 정도 인가?’
자신이 가진 최고의 패를 단번에 내밀었지만, 완전한 자유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분명, 김충석도 알고는 있을 것이다.
지금 장난에 놀아주지 않아도, 우희가 그 패를 사용하지는 못할 것을.
해외에서 사고를 칠지도 모를 놈.
차라리 한국에 있는 편이 나았다.
“혹시라도, 몰래 지원이라도 해 줬다간, 너까지 물러날 작정을 해야 할 거다.”
이 정도 협박이면,
적어도 기업의 이름에 먹칠은 하지 않을 터.
평생을 자기 혼자 뭘 해 보지 못한 셋째였다. 돈이 떨어지면 슬그머니 고개 숙일 것이다.
본래부터 갖지 못했던 사람이면 몰라도, 그렇게 풍족하게 살아온 인간이, 궁핍하게 살 수는 없을 터.
“가문을 떠나 자유를 찾고 싶거든, 죽은 듯. 숨만 쉬라고···.”
우희의 얼굴을 살피던 김충석 회장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전해.”
입술을 잘근 씹은 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
“선생님! 제가 정리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진혁의 앞에 앉은, 산부인과 전문의 록영이 눈을 반짝였다.
세계 가장 권위 높은 학술지에 실렸던 자신의 논문.
돌고래의 초음파가 인간의 뇌파에 끼치는 영향과 소리에 의한 의학적 접근.
그 논문을 준비하며 수많은 사례들을 접했었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클래식을 매일 들려줬더니 식물의 성장이 촉진되더라는 사례부터,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음악 치료 사례.
또는,
뇌종양 말기였던 이가, 매일 아침 불러준 아내의 노래로 상태가 호전된 사례.
명백한 증거가 없었기에,
논문에 싣지 못한 사례는 차고 넘쳤다.
몇몇은 미신이나, 과장이 섞여 있었기에 본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었다.
물론, 소리라는 것이 뇌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치료라니.
철저한 과학적 근거가 바탕이 된, 직업을 가진 그로써, 결코 믿지 못할 사례 천지였다.
결국,
제대로 된 표본을 얻지 못해, 논문으로서의 가치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였던지라 관심을 받았었다.
오늘, 직접 자신이 보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면담한 산모들 모두 같은 얘기를 했다.
한둘도 아니고,
대기실에 있던 모두가 그랬다.
표본은 필요도 없는,
모두의 경험.
조금 전 있었던 일은, 절대 과학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일이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가진 능력은···.”
이 단어 밖에는 없는 것일까?
매일같이 꺼져가는 생명을 바라보며 바랐던 것.
의사로서 기댈 수 있는 마지막 간절함.
“기적입니다.”
진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
“선생님. 꼭 부탁드립니다.”
“아···.”
록영이 진혁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일입니다.”
가장,
확실히 검증된 과학에만 근거해야 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인정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분명,
그 음악은 방금의 기적과 큰 연관이 있었다.
록영이 진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산모들이 편안하게 듣고, 부를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없을까요?”
만일,
산부인과 전체에 그 음악이 흐르고, 산모들이 저마다 흥얼거릴 수만 있다면,
간혹,
기적이 필요한 상황에,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주 비과학적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때는, 어떤 것이라도 필요했다.
진혁이 미간을 좁혔다.
진혁 자신도, 방금의 기적을 목격했다.
본인이 시작한 것이지만,
확신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분명,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짐작했지만,
진혁이 홀로 만든 음악은, 무언가 부족했다.
그 음악이 요동친 것은,
누군가 따라부르기 시작한 후.
작은 파장은 점점 커졌고,
어느 순간,
진혁은 연주를 멈춘 상태였다.
악기도 멈추고, 콧노래도 멈췄다.
그리고,
진짜 감정을 담은 합창이, 대기실 가득 울려 퍼졌었다.
진혁의 눈에도 선명히 보인 빛줄기.
그건 기적이었다.
본인도 예측하지 못한 기적.
과연, 그 기적을 재연할 수 있을까?
정작 기적을 일으킨 진혁도 가장 궁금했다.
“음원을 만드는 자금은 부족하지 않게, 제가 후원하겠습니다.”
“아뇨.”
진혁이 방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단호한, 거절.
록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후원은 필요 없습니다.”
“네?”
“음원을 만들어볼게요. 저도 그게 가능할지 많이 궁금해요. 다만, 비밀만큼은 확실하게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색을 띤 록영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제가 만들어드리는 음악의 성과를 정확하게 알려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록영은 후원에 관한 얘기를 다시 꺼내려 했지만, 단호한 그의 표정에 더 이상 말을 잇지는 못했다.
기적의 사내가,
대기실로 걸어 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그 시선을 느낀 진혁이 방긋 웃으며 고개 숙였다.
그리고,
대기실이 떠나갈 정도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
“저··· 과장님?”
“응?”
“어떻게 하신 겁니까?”
민석은 그 기적의 광경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로 보아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은 맞는 것 같았다.
병원 원장이 극진히 모시지 않았던가?
그리고,
마지막 대기실 가득 울려 퍼진 기립 박수.
저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었다.
“그냥, 연주했고, 노래했어.”
진혁이 조수석 창밖을 바라봤다.
자신이 처음 음악을 하게 된 것은,
기뻐하는 아가타 수녀님을 보기 위해서였다.
순전히 그녀를 위한 연주였고, 그녀의 감정을 행복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행복해했다.
자신의 음악이 사람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은, 처음 피아노에 손가락을 올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다,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하는 성당밴드를 만나게 되었고, 무심코 잡았던 기타.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진혁의 연주는 모두를 놀라게 했었다.
피아노를 버리고, 기타를 잡은 것은 단순한 이유였다.
‘들고 다닐 수 있으니까.’
어른에 맞춰진 악보를, 작고 짧은 손가락으로 연주하기 위해 편곡했다.
그 크리스마스 공연은 아직도 생생하다.
단 한 명만을 위해 연주하던 그가, 처음으로 수십 명의 마음을 건드린 날이었으니까.
음악은 감정의 전달.
그렇게 정의 했다.
그 후,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움직였고,
젊음이 가득한 홍대를 알게 된 것은, 축복이었다.
그러다,
사고가 났다.
진혁이 미간을 좁혔다.
마흔셋의 진혁으로 다시 돌아온 후,
다른 능력이 생긴 것인가?
영등포역의 연주를 기억해냈다.
그날,
진심으로 그들을 이해하려 했다.
그들의 고장 난 곳을 고쳐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그저 감정의 전달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들을 ‘치유’한 것이 아닐까?
만일,
그들이 가진, 아픈 곳을 더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면,
더 많은 이들을 치유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수석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뭔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갯속 환상의 동물처럼.
둥둥 떠다니는 무언가에 집중했다.
신호에 걸려 차가 멈췄고,
뭔가를 더 물어보려던 민석은, 눈을 감은 직장 상사를 보고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오늘 대기실에서의 기립 박수는 어마어마했다.
이토록 회사로 복귀하는 순간이 즐거울 줄이야.
흡연실에 가득할 직원들을 떠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또, 못 믿을 테지?’
***
합정동 임도유 밴드의 스튜디오.
소파에 퍼져있던 수찬이 벌떡 일어났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 ‘Box43’의 유투부 채널.
한국어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뭐야?’
[일어나!]그 아래 영어로 적힌 설명을 살펴보니,
-곡을 뺏기기 싫으면, 어서 나를 찾아와.-
서둘러 영상을 재생했고,
기적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편집도 진짜 예술이었다.
성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영상 속 수많은 인파.
‘와···. 무슨 영화도 아니고···. 응?’
뭔가 귀에 익은 멜로디에, 수찬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뭣보다,
어눌하지만 또렷한 한국어가 울려 퍼지자, 확신했다.
‘뭐야 이거?’
더 강렬하게 편집되었고, 가사도 대부분 영어로 바뀌었지만,
이 곡은 일요일 저녁에 여자친구가 들려줬던 곡이 확실했다.
시기상으로, 단 하루의 차이지만, 여자친구가 들려준 것이 먼저였다.
그 다듬어지지 않은 곡이, 제니스 스타일로 완벽하게 바뀌어 있었다.
두 곡을 모두 들어본 수찬은,
원곡자가 둘 중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표절?
‘Box43’이?
아래 멘트를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직 음원으로 나오지 않았고,
표절이라면, 굳이 한국어로 저렇게 외치지 않았을 테니.
뭣보다,
엄청난 노숙인의 인파를 비추며,
-내가 더 잘했어.-
마지막에 올라간 앤딩 자막.
여자친구가 말했던, 기적의 상황을 떠올렸다.
영상 속 몇몇 노숙인들이 일어나, 몸을 털어대던 장면.
영등포 노숙인 반 이상이, 집으로 돌아갔다던가?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
공연 트럭 뒤에 늘어선 인파는 그들 나라의 ‘홈리스’들이었다.
이건 마치,
영등포역의 그 종이봉투 밴드에게 보내는 도발의 메시지와도 같았다.
서둘러 외국 유명 커뮤니티를 찾았다.
수많은 추측성 기사들과 댓글들.
[리버풀의 기적]┗제니스 그는 역시 신의 재림인가?
┗새 앨범 나온다더니 이렇게 엄청난 짓을 저지르네.
┗으아악! 나도 저 현장에 갔어야 했어! 내 시계태엽도 돌려줘!
┗일어나!
┗이건 미쳤어! 진짜 기적이야!
처음부터 이들의 공연을 기적이라 명명한, 지역 방송국의 기사가, 가장 밀도 있게 상황을 묘사했고, 그 아래 달린 댓글은 어마어마했다.
[과도한 연출. 도대체 돈을 얼마나 쓴 것인가.]역시,
어디서나 빠지지 않는 음모론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고도 믿기 힘든 상황을 맞닥뜨리면, 다른 이유를 찾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열렬한 추종자인 수찬도,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여겼으니.
오히려,
저 노숙인들의 손에, 달러 한 장씩 건네줬다는 설이 더 믿을 만했다.
‘어째서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거지?’
그 관심받기 좋아하는 제니스가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잠잠하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렇기에,
지금 나온 정보는 모두 추측일 수밖에 없었다.
수찬은 서둘러 영상을 끄고,
여자친구의 번호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