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29
29화. 버스킹
크리스 제리와의 짜릿했던 클럽 공연 날.
플로어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여 열렬한 환호와 찬사를 받았다.
그저 꿈이라 여기며,
마구 즐겨댔는데,
어째선지, 그 꿈이 깨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미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했음에도,
‘이건 꿈이야!’를 반복하며,
현실도피를 시작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작스럽게 쏟아진 관심은, 너무나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크리스 제리는 함께 호주로 가자고 하질 않나, ‘KOS’클럽에서는 전속으로 일하자는 요청을 하기도 했었다.
그저 눈팅만 했던, 클럽 커뮤니티에는, ‘다온’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이 도배되었었다.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
그날의 그 공연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는 혼자 컨트롤 하긴 했지만, 순전히 ‘토끼 아저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무대였다.
그 후, 그 느낌을 떠올리며 홍대 클럽에서 몇 번 솔로로 디제잉을 했고, 순수하게 DJ로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아직도, 멍한 것은,
자기 맘대로 믹싱을 해대고, 마구 날뛰어도, 사람들은 무조건 찬사를 보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불과 며칠 만에 확 바뀌어 버린, 사람들의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유명해져라. 그럼 똥을 싸도,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다.’라던가?
그 유명세를 등에 업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면, 이것은 거짓 실력이었다.
토끼 아저씨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KOS’의 보안팀장도 만나봤지만, 고객 보안이라며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날, 자신이 밀어버렸던 C2K에게 어떻게든 접촉하려 했지만, 그도, 잠적했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체념하고,
지금의 유명세를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 이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꼬맹이에게 물어본 결과,
이 가면의 주인은, 지금 할아버지와 만나고 있는 사람 중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중에, ‘콜팝’이라는 것을, 초등학교 앞에서 함께 먹기로 약속하고서야 얻어낸 정보였다.
제법,
거래를 할 줄 아는 꼬맹이였다.
심호흡한 뒤,
치킨집의 문을 벌컥 열었다.
*
힘차게 저벅저벅 걸어 어른들에게 향했지만, 너무 가라앉은 분위기에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한, 다온이 할아버지의 옆에 앉았다.
“아. 다시 소개하지. 내 손녀딸이네.”
“안녕하세요.”
“와. 아저씨 안 닮았네요?”
“그러게. 다행이다.”
“진짜 이쁘네.”
“시끄러, 이것들아!”
다온이 앞에 앉은 아저씨들과 하나하나 눈 마주쳤다.
그리고, 말없이 가면 두 개를 탁자 위에 올려놨다.
다시 그들을 바라보자,
해맑게 웃음 띤 아저씨 하나가, 양손 손가락 두 개씩을 세워 머리 옆에 올리더니 까딱거렸다.
“아···.”
그, 나이에 맞지 않은 해맑은 미소에,
지난 며칠간의 맘고생이 한순간에 몰려와, 입술부터 떨려오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가··· 가르쳐 주셔서, 가···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니,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너 이시끼! 우리 손녀한테 뭔 짓을 한 거여!”
할아버지가 발작하듯 벌떡 일어났다.
***
“아···. 어떻게 이런 인연이···.”
할아버지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지만, 다온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곧 진정되었다.
“아저씨 성질 여전하시네.”
“그나저나 아쉽네요. 그 건물이 사라진다니···.”
“그러게···. 방법은 아예 없대요?”
“뭐, 말도 안 되는 사례가 있기는 한데······.”
짤막한,
홍대와 합정 상수 일대의 사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다온이 탁자를 두 손으로 팍 쳤다.
“그··· 사람들이 찾게 만들면 되겠네?”
“그렇지. 근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다온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할아버지. 지금 손녀딸이 얼마나 유명한지 모르지?”
“아··· 안다니까 그러네. 지금 어른들끼리 얘기 중이니까···.”
“어! 방법이 있다니까?”
어른들의 시선이 다온에게 향했다.
모두의 시선이 모이자,
다온이 팔짱을 끼고 턱을 세웠다.
“전에 그 건물에서 연습하던 ‘로이’알지?”
“음···. 그 중얼중얼거리던 힙합쟁이?”
“응. 걔랑 조만간 콜라보를 하기로 했는데 말이지.”
“어···. 콜라?”
“같이 공연하기로 했다고.”
“응. 그려. 근데 그놈 엄청나게 유명해지지 않았나? 니가 뭐라고 그놈이···.”
“아! 나도 유명하다고!”
“아무튼···.”
“그걸! 그 동네에서 하는 거지.”
“응?”
“어차피 게릴라식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대충 장소 흘리면, 못해도 몇백 명은 모일걸?”
주성돌할아버지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아무리 손녀딸이지만,
뻥이 좀 셌다.
“응 그려.”
가뿐히 무시하고 오랜만에 만난 중년인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니까. 앞으로 소방 점검이다 뭐다 건물을 괴롭힐 거여. 아마 몇 달 못 갈 테지.”
“아! 할아버지!”
다온이 재차 탁자를 쳤다.
“아저씨, 손녀분 말대로 해 봐도 될 거 같은데요? 우리도 있고.”
“응?”
“한두 번 모아서 될 일도 아니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아야 할 텐데, 동네를 그렇게 만들려면, 꽤 떠들썩해야 할 거거든요.”
“그렇겠지.”
“우리가 떠들썩하게 만들어줄게요.”
“아···.”
나이는 먹었지만,
앞에 앉은 이들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토끼 아저씨가 방긋 웃으며 다온을 바라봤다.
“그런데,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 있어서···.”
진혁이 고개를 돌려,
주성돌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그 개발이란 거, 아저씨한테는 좋은 거 아닌가요? 땅도 많으시잖아요?”
“뭐···. 금전적 가치로 따진다면야···.”
“그 가치를 포기하고서라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저희도 움직일게요.”
주성돌 할아버지는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지했다.
“진심이시죠?”
진혁이 방긋 웃었다.
마치, 어떤 대답이 나오더라도 다 이해해 줄 거라는 듯.
면죄부와 같은 그 웃음이,
주성돌을 더욱, 망설이게 했다.
지금껏,
지키겠다.
떠나야 하는 이들을 모른 척, 할 수 없다.
낡았지만,
자신들의 세월이 묻은 동네가 사라지는 것을 막고 싶다.
라고, 계속해서 말은 해왔지만,
어쩌면,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변호사와 머리를 맞댄 그 과정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였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셈을 하기도 했다.
아파트들 정 가운데, 10층짜리 대형 상가건물을 올리게 된다면, 대출은 어느 정도로 받아야 할지, 수익은 얼마나 나올지, 보상금은 어떻게 책정될지···.
사람이기에,
굴러들어온 큰 이득을 외면하지는 못했다.
겉으로만,
어려워질 상인들과,
함께 늙어온 친구들을 생각하는 ‘척’ 해왔을 수도 있다.
이미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
오랜만에 만난 꼬맹이는,
그런 자신의 속을 꿰뚫듯 빤히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것인가.
어쩌면,
지금 대답으로 진짜로 정부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쉽사리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참 못났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었다.
“아니! 우리 할아버지를 어떻게 보고!”
갑작스러운 손녀의 목소리.
“우리 아빠도 엄마도, 할아버지 재산에는 관심도 없거든요? 살날 얼마 남지도 않은···. 아. 이건 취소.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할아버지.”
주성돌을 향해 고개를 까딱한 다온이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할아버지는! 지금도 부족한 게 없는데, 더 욕심내실 분이 아니거든요? 저는, 그 동네 밀리는 거, 싫어요! 다 변하더라도, 고집스럽게 버티는 데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나요?”
“어··· 다온아···.”
“맞지? 할아버지?”
“응?”
“맨날 창밖으로 홍할머니 보는 낙으로 사시는 분이신데, 사방이 죄다 아파트로 막혀버리면 병나서 누워버릴지도 모르잖아.”
“그···. 마···말이 씨가 된다고···.”
“아. 병나는 거 취소. 암튼! 우리 할아버지가 그 동네를 얼마나 사랑하시는데! 그 언덕 위에 나무도 밀려버리면, 노인네들 어디서 모일 건데?”
거침없는,
손녀딸의 말에,
주성돌 할아버지가 멍한 눈이 되었다.
자신은,
아버지를 설득해, 그들의 터전을 이득으로 바꿀 생각만 했었는데,
한세대 건너뛴 손녀딸은,
어쩌면, 자신에게까지 혜택이 내려갈 수도 있는 이득을 포기하면서, 노인의 세월을 지켜주려 하고 있었다.
주성돌 할아버지가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 어디 할 수 있다면, 해 보자.”
중년인들이 활짝 웃었고, 다온이 주먹을 쥐어 보였다.
희게 센 머리가 절레절레 흔들렸다.
***
“그··· 그때 난간에서 밀어 버린 건, 꿈인 줄 알고···.”
“응? 아냐 아냐. 아가씨 아니었으면, 겁나서 뛰지도 못했어.”
“아무튼! 죄송합니다!”
“괜찮대도, 덕분에 마지막 담을 넘었거든. 오히려 고맙지.”
덥수룩한 머리칼, 거뭇한 수염, 치킨집 조끼.
그리고, 전혀 위화감 없는 맑은 미소.
직접 대면한 C2K는 참 소탈해 보였고, 좋은 사람이었다.
역시 인터넷 찌라시는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 토끼 아저씨!”
“네.”
“그··· 저 요즘 디제잉 하는 거, 한 번만 봐줄 수 있을까요? 그날 느낌 살려서 하고는 있는데···. 이게 잘하고 있는 건지···.”
진혁이 방긋 웃었다.
“신나요?”
“네? 아. 저는 신나요.”
“듣는 사람들도 신난 거 같아요?”
“네. 신나 하기는 하는데···. 그게 제 믹싱 때문인지, 유명세 때문인지···.”
다온이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유명세도 실력이에요. 애초부터 신날 텐데, 유명한 사람이라서 더 신난 거죠.”
“네?”
“자신감 가져도 돼요. 그날, 제가 한 건 별로 없어요. 결국 다온씨가 그 스테이지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신난 거예요. 토끼 가면 쓴 아저씨 보다, 예쁜 여신이 보이니까 더 분위기가 산 거죠.”
“어···.”
토끼 아저씨는 다온이 가장 경계했던, ‘외모’적인 부분을 다르게 해석했다.
“외모도 실력이고, 유명세도 실력이에요. 거기에, 다온씨가 제대로 된 열기를 내뿜으니까, 더 신난 거죠.”
다온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을 더 믿어요. 제가 그날 들어봤을 때, 다온씨는 저보다 더 젊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니까요.”
방긋 웃는 그의 얼굴에,
다온은 더 이상 반문할 수 없었다.
“어차피, 우리 같은 거리에서 공연할 거잖아요.”
토끼 아저씨가 주먹을 들었다.
“그때, 서로 듣죠.”
다온이 주먹을 들어 화답했다.
*
“그럼! 계획 짜 볼게요!”
“그래. 기대되네. 어떤 판이 만들어질지.”
“오늘 감사했습니다. 아저씨!”
조수석에 오르기 전, 다온이 고개 숙여 인사하자, 롤스로이스의 문이 덜커덕 열리며 꼬맹이가 내렸다.
“누나. 알죠? 전화할게요.”
말은,
건방졌는데,
미소는 제법 귀여웠다.
***
진혁은, 이제 백발이 성성한 아저씨의 깊은 눈을 이해했다.
아마도, 망설였을 것이다.
진짜 바라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었다.
진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판은 깔렸다.
눈을 감고, 그 동네를 떠올렸다.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 그 사이로 정겹게 떠들어대던 아저씨와 아주머니들.
누구라도, 이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상황에서도 아저씨를 고민하게 만든 것들.
그가 지켜야 한다고 결정했다면,
누구도 건들 수 없을 곳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었다.
“버스킹.”
눈을 뜬 진혁이 입을 열자, 저마다 생각에 빠져있던 멤버들의 시선이 모였다.
“지금 그 거리에, 홍대처럼 공연 클럽을 만들 수도 없고, 갑작스럽게 없던 문화를 뒤집어씌울 수도 없어.”
“그건 맞지.”
“유명한 밴드가 노상에서 공연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모일 거야.”
“유명 밴드?”
“우리.”
“응?”
“서둘러야겠다.”
진혁이 테이블 위, 동물 가면을 바라봤다.
***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는, 평일에도 버스킹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열정을 뿜고 있었다.
구청에 신고해야 했고, 각자의 정해진 구역이 존재했다.
라이브 공연이라는 취지는, 이미 많이 퇴색된 상태였다.
MR 반주만을 틀어놓고, 노래만 부르는 이도 있었고, 유명 아이돌의 댄스를 커버하는 댄스팀들도 있었다.
예전에는 이 자유로운 문화에 사람들이 열광하기도 했고, 주변 상권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워낙 범람하다 보니, 공연 수준도 제각각이었으며, 버스킹존이 상당히 가깝게 위치해, 서로 경쟁하듯 볼륨을 높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제는 마냥 환호만을 받던, 문화는 아니었다.
어쨌든, 인지도가 낮은 뮤지션으로서는,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기는 했다.
더군다나,
유투부라는 미디어가 생기고부터는, 실황 영상 하나만 제대로 떠주면, 순식간에 유명해지곤 했다.
지금, 정 가운데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인 이 밴드도, 최근 공연 영상이 뜨는 바람에, 순식간에 떠버린 케이스였다.
“오늘도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멘트를 하던 보컬의 인상이 조금 굳었다.
옆쪽에서 공연하고 있던, 댄스팀의 볼륨이 갑자기 올라갔기 때문이다.
사실, 방금 곡을 연주할 때, 자신들이 먼저 볼륨을 올리긴 했었다.
그 앙갚음인지,
곡이 끝나자마자 저들이 소리를 키운 것이다.
옆에 공연하는 팀과 자신들의 팀은, 이 거리에서 고정 팬이 가장 많은 팀이었다.
그러다가 보니,
장르는 완전히 달랐지만,
알게 모르게 견제하고는 했다.
멤버들과 눈빛을 주고받았다.
다음 순서는 잔잔한 곡이었지만,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 터.
음향을 만지는 동료가 고개를 끄덕였고,
거친 샤우팅으로 시작하는 하드락이 울려 퍼졌다.
옆 댄스팀의 음량을 씹어먹듯.
*
민원이 들어갔고,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은 공연팀을 모아, 상황 설명과 함께, 적정 데시벨을 넘었다는 측정기 화면을 보여줬다.
몇 번이나 있었던 일이었기에,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경찰들도 대충 주의하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잠깐,
가장 떠들썩해야 할 중앙이 소강상태였고,
그 사이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진 후였다.
“에이. 오늘은 이만 접을까?”
“후···. 아직 30분 정도 남았는데···. 두 곡만 더···.”
동료와 말하던 보컬이 고개를 돌렸다.
“어? 저쪽은 버스킹존 아니지 않아?”
분명 의자들이 자리하고 있어, 장비를 세팅할 수 없는, 좁은 구간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뭐, 마술이라도 하는가 보지.”
“아니. 잠깐만, 노랫소린데?”
“응?”
동료도 갸웃하며 고개를 돌렸다.
“가보자.”
그냥 넘기기엔,
모여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자신들보다도 많은 관객을 모은 이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화단에 올라가 고개를 내밀어,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주인공을 확인했다.
작은북에 심벌 하나, 통기타를 든 사람이 둘, 심지어 키보드는 앰프도 연결하지 않았고, 자체 스피커로 연주하고 있었다.
마이크도 없이,
나오는 생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눈이 커졌다.
퀸.
너무나도 익숙해, 이제는 지겨운 느낌까지 들어, 딱히 커버하지 않는 곡들이었는데,
호소력 짙은, 토끼 가면의 목소리는,
그 어디서도 듣지 못한 새로운 곡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분명,
작은 소리일 텐데,
이 멀리까지 전달되는 울림이라니.
온몸에서 소름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