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50
50화. 컴백
녹음실에 들어선 진혁은, 밖에 있는 리키를 바라봤다.
잔뜩 지쳤지만, 눈빛만은 빛나고 있었다.
아마도, 이 곡들을 다듬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거라고 짐작되었다.
지금 거의 완성된 곡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가이드를 듣고 조금 손 봤던 것을, 제법 그 느낌 그대로 사운드를 꽉 채웠다.
동구 아저씨에게 들었듯, 상당한 실력자 임에 틀림이 없었다.
-시작할까요?
“네.”
가장 먼저 부를 노래는, 창밖에서 조마조마한 눈빛을 보내는 추지훈의 곡이었다.
그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애절한 짝사랑을 바랐겠지만,
진혁은 처음 듣자마자 고개를 저었었다.
‘어림도 없지.’
열아홉 진혁도, 마흔셋 진혁도.
애절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뤄질 수밖에 없는 사랑을 했다.
굳이 이래야 하는 걸까?
누구에게나 짝사랑의 경험은 있을 것이다.
그들의 아련한 그 ‘실패’를 건드리는 것은,
감정을 전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재미가 없지.’
그래서, 진혁은 곡의 느낌을 바꿔버렸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편곡했었고,
리키의 손을 거치자,
나름 만족할만한 색깔이 나왔다.
사랑이란,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상당히 유치해지기 마련이었다.
진혁이 마이크에 입을 가져갔다.
***
추지훈은, 오늘 처음 ‘SJ’의 보안 게이트를 누군가의 도움 없이 통과했다.
전속 계약을 마친 뒤, 일주 만에 나온 소중한 출입증을 만지작거렸다.
자신에게, 이 출입증을 선사한 은인이 녹음실 안에 있었다.
이미, 그가 손댔다는 곡은 들어 봤었다.
분명, 같은 곡이었지만,
전혀 다른 느낌에, 심장이 쿵쾅거렸었다.
부드러운 허밍이 엉성한 가이드를 꽉 채웠고,
멀리서 바라만 보며 가슴 태우던,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은 사라져 버렸다.
진혁이 직접 쓴 가사까지 입혀지자,
그 자리엔,
이뤄질 사랑이라면,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누군가가,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외치고 있었다.
마지막엔,
참 무책임하게도,
‘아니면 말고.’로 끝맺는,
어처구니없는 멘트까지.
곡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그랬기에, 오늘의 녹음은 정말로 기대되었다.
과연 어떻게 부를까?
잔뜩 기대도 됐고,
잔뜩 긴장도 됐다.
“원곡도 꽤 괜찮았어.”
지훈의 표정을 살피던 리키가 뜬금없는 칭찬을 했다.
기분을 챙겨주려는 것일까?
“아. 괜찮습니다. 훨씬 좋아졌을 거예요.”
지훈이 활짝 웃어주었다.
결코, 곡이 난도질당했음에 의기소침한 심정이 아님을, 굳게 어필하는 표정이었다.
지훈의 웃음을 본 리키가, 안심하고 스위치를 올렸다.
“시작할까요?”
-네.
발라드치고는 조금 경쾌한 리듬이 나오기 시작했다.
녹음실 안,
대형 신인 가수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이 보였다.
3. 2. 1
멜로디가 얹어졌고,
보컬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지훈과 리키의 눈이 점점 커졌다.
***
사실, 꽤 기대했었다.
그날, 즉흥으로 편곡한 곡의 느낌이, 워낙 좋았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한 일은, 그 편곡된 곡에 악기 소리를 얹은 것뿐.
리키에게 있어서,
이번 작업은 ‘노가다’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감정이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확고한 의지가 담긴 곡조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애초에, 이뤄지지 않는 사랑 따위는 부를 생각이 없었던 듯했다.
그날, 그 허밍을 들었을 때, 이번 녹음은 어쩌면, 이삼일이면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자신의 강박적인 철저함을 계산하더라도,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그랬는데···.
-어때요?
멍하게 있던 리키가 화들짝 놀랐다.
“그···. 완벽합니다.”
아니, 멜로디라인을 조금 건드리기는 해야 했다.
보컬은 완벽했지만,
그 완벽한 목소리가 얹어지자,
자신이 넣은 악기 소리 곳곳이 너무 초라해져 버렸다.
-다음 곡 갈까요?
“어···. 바··· 바로요?”
리키가 서둘러 컨트롤박스를 만져, 다음 곡의 MR을 찾아냈다.
그런 리키를 멍하니 바라보던 지훈이 그때까지 벌리고 있던 입을 겨우 닫았다.
20년 차 베테랑 프로듀서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실소를 터뜨릴 여유도 없었다.
이다지도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짝사랑이 있었던가?
고백도 하지 않았으면서,
그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면, 당신만 손해라니.
게다가, 그런데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운명이 아니지 않은가.’라는 쿨함까지?
결국 들어간,
‘아니면 말고.’
라는 마지막 멘트는 완벽한 마침표였다.
참 건방진 짝사랑이었다.
다음 곡의 멜로디가 시작되자,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녹음실을 바라봤다.
어쩌면,
준비된 세 곡 모두,
단 한 번 만에 녹음이 끝나버리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기에, 한순간도 눈을 떼서는 안 됐다.
***
진혁은,
열일곱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필 사랑’의 팬클럽 회장을 꿰찼던, 당돌한 고등학생을 떠올렸다.
‘야! 넌 공부 안 하냐?’
‘저 반에서 1등인데요?’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후 그 아이는,
가장 가운데, 가장 앞,
항상 그 자리를 지켰었다.
‘좋아해서 오는 건데, 왜요?’
당당함이 좋았다.
‘뭐, 혹시 또 모르지. 나중에 내가 오빠랑 사귈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간혹, 당황스럽게도 했다.
‘안 되겠다. 결혼하자. 이거 그냥 놔두면 고독사하겠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병원에 누워있던 중, 갑작스럽게 받았던 프로포즈.
‘왜? 싫어? 와. 씨. 셋 센다. 하나···.’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에게 주먹을 치켜들어 협박이라니.
갓 대학교를 졸업해 첫 직장을 얻은,
앳된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던 진혁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어차피 이어질 거였어. 우린.’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을까?
‘뭐, 아님 말고.’
지독히도 힘들었을 외사랑이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을까?
‘오빠는 운명 믿어요?’
첫 공연,
첫 만남에서,
방긋 웃는 교복 차림의 소녀가 했던 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이젠 믿을 수밖에.’
진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네. 형. 지금 가고 있어요. 형 거는 시럽 만땅! 맞죠?”
진훈이 양손 가득 커피를 들고, 로비로 들어섰다.
“응? 뭐요?”
녹음 시작한 지 30분 정도 되었으니, 이제 막 첫 곡을 진행 중이겠지.
하며, 느긋하게 움직였는데···.
“에이···. 농담을 해도···. 뭐? 뻥이기만···.”
진훈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 ‘악마 새끼’와의 녹음인데, 단 한 번에 모든 곡을 끝냈다고?
직접 보기 전에는 절대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커피가 쏟아지든 말든,
달리기 시작했다.
***
“뭐?”
서동구 대표이사의 손에서 핸드폰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에서 말소리가 계속해서 나왔지만, 볼살을 감싸 쥔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만 있었다.
‘큰일이다. 벌써 녹음이 끝나버렸다니.’
녹음하는 현장도 꼭 보고 싶었고,
당장 뛰어 내려가서, 진혁의 목소리로 녹음된 곡을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직, 앞으로의 컨셉조차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비주의로 나갈 때는, 어··· 우선 이름부터 띄우고···. 실루엣이었나? 뮤비? 그건 유투부로 먼저 알렸고···. 과거 기록들 먼저 관리해야 했던가? 앨범 커버는? 완전히 감추지 못한다면,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지? 아무래도 나이 때문에, 마이너스 요소가 있을 테고···.’
뇌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했다.
“우아악!”
팽팽 돌아가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고,
성난 멧돼지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듯, 사무실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석준이 형! 나 좀 살려줘!”
창문에 볼살을 파묻은 멧돼지가, 포효하듯 울부짖었다.
적당한 신인이었다면,
무난하게 짜인 기획 중 하나를 떠올렸을 테지만,
지금, 이 나이 든 신인은,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뭣보다,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존재였기에,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울렸다.
“아! 나도 가서 듣고 싶다고! 왜 자꾸 전화질이야!”
괜히 성질부리며 화면을 바라봤는데, 모르는 번호가 찍혀 있었다.
“응?”
서동구 대표가 바닥에서 홀로 울고 있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네, 여보세요?”
살집 투실한 그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씨발! 형!”
눈물까지 맺힐 정도로 반가운 욕을 내뱉은 그가 환하게 웃었다.
***
충기와 장하가, 멀어져가는 택시를 바라봤다.
‘니들도 준비해라. 정규 앨범은 무조건 밴드로 갈 테니. 카지노 같은데 들락거리지 말고.’
다음 날,
사정을 들은 윤석준은, 그 자리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그리고, 바로 택시를 불러 서울로 향했다.
“와. 진혁이 소식 듣자마자 그냥 노빠꾸네. 저 아저씨.”
“그러게, 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냐.”
충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날,
킹덤 오브 스타에서 메탈리카의 곡을 들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날, 그 곡이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자신은 그 담장을 넘을 수 있었을까?
당연하다는 듯한 우연들이 겹치고 겹치자,
마치,
세상 전부가,
진혁의 음악 여정을 위해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야.”
“응?”
충기가 장하를 바라봤다.
잔뜩 미간을 좁힌 장하가,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두드리고 있었다.
“어···. 이거 설명하기가 어렵기는 한데···. 일단 따라와 봐.”
머리를 긁적이던 장하가 서둘러 리조트로 향했다.
충기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 뒤를 따랐다.
*
리조트 지하에는 문 닫은 노래방이 하나 있었는데, 이들은 그곳 가장 큰 룸에, 악기를 세팅해 두고 연습하는 중이었다.
그들만의 연습실에 들어선 장하가, 베이스 기타를 들었다.
“뭐야. 갑자기?”
“그···. 들어봐.”
앰프를 켠 장하가 마치 뭔가를 떠올리듯, 눈을 감고 미간을 좁혔다.
곧, 묵직한 베이스 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장하의 연주를 바라보던 충기의 눈이 조금씩 커지더니, 벌떡 일어났다.
서둘러 드럼 스틱을 챙겨,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장하의 울림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때론 멈춰서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했고, 어떨 때는 10분이 넘어가도록 연주가 계속되었다.
조금씩, ‘곡’으로서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고, 땀에 흠뻑 젖은 둘이 마주 봤다.
“와···. 이게 되네?”
충기가 놀란 눈으로 말했고,
장하가 활짝 웃었다.
***
장하는, 카지노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단숨에 빠져들었다.
흔히 사람들은 도박에 빠진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보곤 했다.
그들의 잘못도 있겠지만, 도박이란 너무나도 매력적인 것들투성이라서, 접하기만 하면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중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대부분 그랬다.
장하는 그 짧은 시간에 정신을 놓을 정도까지 갔었다.
도박을 한심하게 여기는 시작부터, 적당한 흥미를 느끼다가 승부욕이 발동되는 순간과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게임에 끌려다니게 되는 상태까지 이르렀고, 결국 정신을 놔 버렸다.
모든 과정이 너무나도 매끄러워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도박이라는 ‘늪’에 빠진 후였다.
확연히 전달된 극적인 감정.
진혁과 함께해와서였을까?
그 감정이 명확하게 보이자,
순간 욕심이 생겼다.
이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늪에 빠지기 시작한 사람들을 건져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장하는 잊어버리기 전에 이 확연한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온 즉흥적인 리듬이, 충기의 도움으로,
다듬고 다듬어 완성되었다.
“멜로디도 붙이고 싶기는 한데···.”
“이대로 진혁이한테 보낼까?”
충기의 말에 장하가 머리를 긁적였다.
매번, 진혁의 감정만을 따라갔던 멤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재의 곡은 워낙 명확한 감정을 갖고 있어서, 멤버들의 감정이 끼어들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공연에 중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내뿜었던 사람은 안상정이 유일했다.
그날은, 정말 누구라도 잡고, ‘사랑’을 얘기해야만 할 것 같았던 날이었으니까.
진혁의 원곡은, 원래 그런 감정이 아니었었다.
장하가 조금 더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이건, 진혁이 없이 완성해보고 싶어.”
충기가 피식 웃었다.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감정을 담은 곡을 만들고 싶기 마련이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 모두 ‘리듬’파트였다.
막말로,
한국에서만큼은 ‘도구’취급받기도 하는, 스포트라이트 뒤에 존재하는 말 그대로 ‘세션’의 대명사.
친구의 ‘욕심’을 이해한 충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동네에 음악 하는 사람이 있을까?”
충기가 동의하자, 장하가 방긋 웃었다.
두 ‘박자 쟁이’들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
“재무제표!”
“이쪽에 정리해 놨습니다.”
“연습생 리스트는 여기 있습니다.”
“현재 고정 프로그램 들어가는 아티스트명단과 계약 갱신 현황도 뽑아놨습니다.”
“10년간 회계 기록은?”
“그···. 양이 많아서, 지금 직원들이 옮기고는 있습니다.”
“알았어.”
SJ 엔터테인먼트가 전에 없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최근, 거의 사용되지 않던 ‘중앙 회의실’에는 각 부처 담당들이 모여,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몇몇은 직접 본 적이 있었고, 몇몇은 소문으로만 전해 들었던,
SJ 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대주주이기도 했다.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을 바라보던 서동구가 투실한 배를 쓰다듬었다.
현장을 뛰어다니는 것은, 얼마든지 자신이 있었지만, ‘경영’또는 ‘기획’만큼은, 도저히 실력이 늘지 않았었다.
‘믿을 만한 놈이, 너 밖에는 없다.’
그 말에, 덥석 대표 자리를 맡았었다.
꾸역꾸역 버티고는 있었지만, 사실 한계를 느낀 지 오래였다.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란 질병은 모두 겪는 중이었다.
그 지긋지긋했던, 소화불량과 위산과다가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서동구의 투실한 볼살이 자꾸만 실룩거렸다.
직원들이 그간의 경영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 진혁이 녹음한 곡을 들으러 갔었다.
그렇게 피해 다닌, 홍보팀장과 마주하는 바람에 움찔했지만, 그녀도 이미 넋이 나간 후였다.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가,
‘와···. 이걸 어떻게 포장하죠?’
라고 말했었다.
동구도 녹음된 곡을 직접 듣게 되었고,
기대하긴 했지만,
이건 정말로 엄청났다.
단 세곡으로 이루어진 미니 앨범.
각 곡의 성격은 제각각이었고, 도저히 한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였다.
‘이건 무조건 된다.’
앨범도 앨범이었지만,
‘기획’의 최고봉이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서동구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SJ 기획사의 ‘신인’은 대중음악계를 뒤집어 버릴 것이 확실했다.
“도착하셨답니다.”
직원의 말에,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원망, 안쓰러움, 무게감 있는 ‘만약’, 아픈 손가락, 죄책감.
부정적인 감정만이 가득했던 누군가가,
든든함, 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멧돼지가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